스크랩 안내 강은철동문(14회) ♬삼포로 가는 길

[19회 한덕수]

♬삼포로 가는 길/강은철



1절

바람부는 저 들길 끝에는

삼포로 가는 길이 있겠지



굽이 굽이 산길 걷다보면

한발 두발 한숨만 나오네



아~~~뜬 구름 하나

삼포로 가거든

정든 님 소식 좀 전해주렴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구

사람도 이젠 소용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



2절

저 산마루 쉬어가는 길손아!

내 사연 전해 듣겠소



정든 고향 떠난지 오래고

내 님은 소식도 몰라요



아~~~ 뜬 구름하나

삼포로 가거든

정든 님 소식 좀 전해주렴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구

사람도 이젠 소용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

조회수 : 1981

2004-01-20 오전 10:10:51

난 아무래도 늦바람(?) 체질인가!-죽음을 각오한 라운드, 가수 강은철

작성자 : 이종현   

얼마전의 일이다. 문자로 느닷없이 롯데호텔서 작은 잔치가 있으니 참석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다름아닌 '삼포로 가는 길' 주인공 강은철 선배였다.

마침 연습장에서 문자를 받아 전화를 걸었더니 난리가 났다.
본인도 사실 그룹 문자는 처음 보냈는데 글이 짤려 들어가서
많은 사람들이 '뭔 일이냐?"고 물어왔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쉰 줄에 얻은 알토란같은 아들 돌이다보니
잔치사유를 생략한 채 그냥 밥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그의 노래처럼 "잘나가다 웬 삼천포로 빠지는가!"였다.

필자는 잔치날 롯데호텔에 갔다가 긴급 사회자로 수혈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
강은철 선배의 즉석 제안으로 귀한자식 '민준'이의 돌찬치 사회를 보기로 했지만 난감했다.
"오늘 여기 오신분들은 혹시 적잖히 놀라거나 당황스러우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주욱 테이블을 둘러보니 정말 다소 당황스러운 얼굴들이었다.

'혹시 강은철씨의 환갑잔치라 생각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숨긴딸 결혼식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고
그러나 오늘 잔치의 주인공은 바로 2녀1남중 막내 민준이의 돌잔치입니다"
웃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힘찬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돌찬치 축하송이 이어졌다.
"최백호, 하남석, 전영록, 남궁옥분, 홍서범, 조갑경......"
내로라하는 원로가수들이 한 살바기 민준이의 돌 축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내가 알기로는 앞으로도 그렇고 이후로도 이렇게 늙수그레한
아니 곧 손주를 봐야할 가수들이 돌잔치를 축하해 줄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것이다.
보통의 돌잔치, 연예인들의 모임에 가보면
대부분 20대나 30대들이 축하곡을 불러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쉰에 맞은 아들의 돌잔치가 빛나 보이는 것은
민준이가 뱃속에서 5개월 됐을 때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으로 실려간 적이 있었다.
2년 전 형도 테니스를 치다 같은 증세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기에 불길한 예감까지 들었다.
다행이 백병원이 집 근처라 생명을 건질 수 있었는데
5분만 늦었어도 끔직한 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하마터면 아버지 없는 쓸쓸한 돌이 될 뻔 했기에 쉰살의 아버지와
머리가 히끗 히끗한 원로 가수들이 불러주는 노래는 돌잔치집 분위기를 더욱 업 시켰다.
아무래도 그의 새로운 생명은 바로 골프가 아닌가 싶다.

97년도에 늦게 시작한 골프에 빠져 1개월만에 싱글에 진입하는 대기만성형 골퍼였다.
학교다닐 때 야구선수 생활을 해 지금도 임팩트시 보면
야구공이 방망이와 밋트되는 자세와 비슷함을 발견하곤 한다.

강은철 선배의 스윙은 호쾌하다.
170cm(반올림해서)의 키에서 뿜어나오는 파워는
정말 50을 넘긴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파괴력이 있다.
남달리 다른 사람보다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어서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골프를 통해 자연과 조우하게 되고
또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정신도 키울 수 있어 정신건강에 매우 좋았다고 한다.
매일같이 연습장에 나가는 것도 삶에 있어 또 하나의 활력소가 됐던 것이다.

강은철 선배는 퇴원할 때 의사로부터 평소 즐기던 골프를 당분간 하지 말라는 권유를 받았다.
급격하게 힘을 쓰다보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퇴원 보름만에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하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병 문안을 왔던 동료가수 유익종, 이태원 선배 등이 고마워 골프 멤버들의 모임에
인사차 들렀다가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서 클럽을 들고 필드로 나간 것.

수술 후 기타백을 들 기운조차 없을 만큼 쇠약해 있었는 데도 이날 18홀을 모두 돌았고
스코어는 "77타" "메달리스트" 말그대로 '끼악!"이 아닐 수 없었다.
아마도 담당의사와 강선배 형수께서 알았다면 기철초풍할 노릇이었을 것이다.
아니 죽음을 담보로 플레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죽하면 동반자들이 우리 모두 심장수술 받자고 농담을 할 정도였다.

강은철 선배는 이 일 이후로 삶의 자신감을 얻었고 매사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주 온화한 성격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가수 세계서도 널리 소문이 나 있다.
유머감각도 남다르다.
물론 주변 지인들이 썰렁한 유머라고 놀리지만 청국장 같은 구수한 유머는
훈훈하나 온기가 느껴질 정도다.

2003년 6월로 기억된다.
포천에 있는 베어크리크에서 강은철선배, 유익종선배, 박학기와 함께 라운드 약속이 있었다.
한차로 가기로 하고 필자는 집에서 기다렸고 조금은 늦게 도착했다.
왜 늦었냐?고 하자 가수 박학기의 말이 이어졌다.
"집에 가니까. 형이 소퍼에서 책을 읽고 있드라구요.
저형이 왠일인가. 이 새벽부터 책을 읽고 있다니....
형이 잠이 안와서 밤새 책을 읽었다고 해서 놀랬잖아요.
그래서 형한테 뭔 소설이길래 밤새워서 읽느냐며 어떤 내용이냐고 말했더니
등장 인물이 하도 많아서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하잖아요."
필자는 얼른 "소설 제목이 뭔데?"라고 했다가 뒤로 자빠졌다.
"답: 전화번호부 책"
물론 웃자고 한 얘기지만 항상 유머가 살아 있다.

그린에서 약 2 -3m 남겨놓고 상대방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왜그래요"라고 하면 익살스럽게 "OK달라고"라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든다.
반대로 퍼팅 한 볼이 거의 OK 사정권에 오면 "오우 와!.
언니야 그 볼(시간을 끌며) 마크해 드려라"해서 또 한번 웃긴다.

또 골프장에서 라운드 하다가 캐디 언니를 향해
"나 언니보니까 화가 막나" 놀란 캐디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왜요?"라고 하면
"언니처럼 잘생긴 여자만 보면 화나"라고 해 라운드 분위기를 완전히 업 시킨다.
지난해부터 ASX(에이섹스)연예인 골프단 단장을 맡고 있다.

ASX 연예인 창단식날 20명의 기자가 모인 자리에서
"우리 에이섹스(ASX는 에프터 섹스인만큼 항상 철저한 서비스를....."이라고 해서
또 한번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었다.
가끔 필드에서 "어우! 강은철씨 아니세요"라고 하면
"또 삼태기라고 할려고 그러지"라며 건강한 웃음을 보인다.

주위 친한 지인들은 가끔씩 "강병철과 삼태기씨" "강산에"씨 하고 놀린다.
단 한번도 화를 내지 않고 항상 한결같은 미소로 맞아주는 그는 그린의 신사다.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73타이다. 파워플한 드라이버 샷과 정확한 아이언,
여기에 간결한 퍼팅은 그를 싱글골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강은철 선배는 30 후반에 결혼해 친구들보다 아이들이 어리다.
대신에 아주 젊고 미인 형수를 뒀지만....
골프 역시 40중반에 시작해 싱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쉰줄에 본 늦둥이 때문에 청년이 된 기분이라고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래도 난 늦바람(?) 체질인가 봐!"
물론 그 바람은 빼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