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1월에 자이뿌르 외곽 산밑에 자리한 '위빠사나 명상 센터'에서 열흘동안 명상했던 이야기를 해보겠다. 그곳 명상센터에서는 명상하는 열흘 내내 묵언이고, 아침은 간단한 죽 종류, 점심은 인도식 탈리, 저녁은 짜이 한잔에 바나나 하나만 먹는 소식을 한다.
새벽 4시 30분 기상, 밤에는 9시 30분에 취침. 하루 종일 주어진 시간표에 따라 생활한다.
시간표
4.00 a.m 기상
4.30 a.m to 6.30 a.m 명상
6.30 a.m to 7.15 a.m 아침 식사
7.15 a.m to 8.00 a.m 휴식
8.00 a.m to 11.00 a.m 단체 명상(필수)
11.00 a.m to 12.00 noon 개별적으로 명상
12.00 Noon to 12.30 p.m 구루와의 면담
12.00 Noon to 1.00 p.m 점심 식사
1.00 p.m to 2.30 p.m 명상
2.30 p.m to 3.30 p.m 단체 명상(필수)
3.30 p.m to 5.00 p.m 개별 명상
5.00 p.m to 5.30 p.m 차 공양
5.30 p.m to 6.00 p.m 휴식/포행
6.00 p.m to 7.00 p.m 단체 명상(필수)
7.00 p.m to 8.30 p.m 고앵까 선생님의 불교강의 비디오테이프 보는 시간
8.30 p.m to 9.00 p.m 명상 지도
9.00 p.m to 9.30 p.m 질의 문답 시간
9.30 p.m 취침
단체 명상이 4시간이고, 개인적으로 하는 명상이 6시간 가량 된다. 하지만, 왔다 갔다 하며 쉬는 것 빼면, 하루에 한 8시간 가량 명상한다.
첫날과 둘째 날에는 호흡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만 집중하는, '아나빠나 명상'을 한다.
셋째 날은 '위빠사나 명상'의 준비 단계인데, 코 주위의 감각을 느끼는 명상을 한다.
넷째 날부터는 본격적인 '위빠사나 명상'을 시작한다.
위빠사나 명상은 부처님께서 수행하신 수행법이다. '위빠사나(vipassana)'는 '사물을 바라본다'는 뜻의 빨리어 이다. 위빠사나의 주된 명상 방법은 머리 위에서부터 발끝까지 온몸의 감각을 관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몸의 부분 부분을 나눠서 천천히 관을 해 나가고, 익숙해지면 부분을 넓혀간다. 그렇게 관을 해 나갈 때 주의해야 할 것은 그 어떤 감각에도 분별심을 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기분이 좋은 감각은 기분이 좋다던가, 기분이 나쁜 감각은 기분이 나쁘다던가 하는 분별심을 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감각이 일어나도 그냥 그 감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리고 바라만 보지 반응하지 말아야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고통을 느끼는 것은 항상 모든 것에 반응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좋은 것이 있어, 그것이 좋다고 반응하다 보면 그것에 집착이 생기고, 집착이 생기면, 그 집착으로 인한 고통이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또, 싫거나 화가 나는 것이 있어, 그것에 싫은 반응을 하게 되면, 감정적인 균형을 잃게되어 마음이 고통스럽게 된다는 것이다.
위빠사나 명상의 주된 가르침은 '알아차림'이다. 좋으면 좋은 것을 알아차리고, 싫으면 싫은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알아차린다는 것, 그것은 바로 몸을 통해서 가능한 것인데, 색 - 수 - 상 - 행 - 식 의 순서로 외부 물질세계는 우리의 마음 안으로 자리한다. '색'은 외부 물질세계이고, '식'은 우리의 내부의식이다. 수 - 상 - 행 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바로 우리들의 몸이다. 그래서, 감각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우리의 몸을 빈틈없이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외부의 것들이 우리 몸에 접촉될 때, 그 감각이 좋다거나 나쁘다는 분별을 주게 되면 그 마음은 '업'이 되고, 그 업은 다시 '상카라(행동)'를 만든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여지없이 다시 고통의 윤회를 되풀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얀마 사람이신 '고앵까' 선생님의 강의와 함께 실제로 명상을 해보니까,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 깊이 이해되어서 좋았다. 막연히 마음자리를 바라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젠 정확히 어떤 것을 알아 차려야하고, 어떤 것을 멈춰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열흘은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주 값어치있는 시간이었다. 수행은 매일 매일 하는 것이지만, 기회가 또 된다면 열흘동안 그렇게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는 명상 센터에 또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모두가 부처님 되는 하루 하루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