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인상깊게 보았던 한편의 영화는 오랫동안 우리의 정신세계를 차지한다.
얼마전에 피터팬 DVD를 샀다.
우리 진영이가 너무 재미있게 보아서 2편을 또 샀다.
원래는 없는 2편을 디즈니사에서 만화영화로 만든 것이다.
두 편의 피터팬을 본 뒤 진영이의 머리 속은 온통 피터팬뿐이다.
피터팬,웬디,팅커벨 그리고 악어와 후크선장.
잠자리에 누워서도 나에게 많은 것을 물어본다.
“아빠! 아빠도 피터팬 본적 있어”
난 책이나 영화를 본적이 있냐는 질문인줄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응,아빠도 어렸을 때 피터팬 봤지”
그런데 그 뒤부터가 문제였다.
“피터팬은 영국에 나타나는데 어떻게 보았어?”
대부분 응 하면 질문이 끝나는데 진영이의 궁금증은 이미 그 선을
넘어 피터팬을 만나본 적이 있다는 아빠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건,피터팬은 날아다니니까 세계 어느 곳이든 갈수있어.”
“그러면 팅커벨도 보았어?”
“그럼. 물론 보았지.”
“으응…아빠는 좋겠다.나도 피터팬 만나 보았으면……”
“우리 진영이도 피터팬을 만날수 있을거야”
“아빠! 피터팬이 아빠 만나면 기억할수 있을까?”
“글쎄. 그런데 피터팬이 웬디를 커서 만나도 기억하잖아.
아마 기억할수 있을거야.”
“아빠! 그런데 후크 선장도 만났어?”
“아니. 아빠는 네버랜드에는 안갔어.그래서 후크선장은 못만났어.”
“난 다음에 후크선장 만나면 어떻게 하지?”
“진영아 그땐 이거 있잖아. 똑딱,똑딱…”
“아~ 그렇지 시계소리내면 악어인줄 알고 도망가지”
진영이와 세휘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은 잠자리에서 혀를 입천장에 대고
똑딱 똑딱하며 시계소리를 내면서 즐거워 한다.
산타클로스의 정체를 이미 작년에 알아버린 우리 진영이.
그런 진영이가 아직까지 피터팬과 팅커벨을 믿고 있다.
피터팬을 너무나 만나보고 싶어하는 간절한 표정의 진영이를
곁에서 보고 있노라면 너무나 사랑스럽다.
어른들에게는 없는 아이들만의 그 순수함이 내 마음속에 한 가득 행복을 채워준다.
진영이가 스스로 알기 전까지 피터팬의 비밀을 알려주지
않아야겠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딸이다.
우리 진영이가 이 다음에 커서 결혼을 하구
그래서 진영이의 아이를 낳아서 키울때 읽어 보았으면 하고
진영이에게 쓴 편지랍니다.
물론 편지 봉투 넣어 봉하고 상자에 보관하여 놓았지요.
비닐장수 아빠를 만나 광주에서 태어나고, 대전에서 유치원을 다녀
고향에 대한 개념과, 아름다운 추억이 우리 보다는 덜 하겠지만
그래도 순수하게 자라주어 고맙답니다.
우리 진영이가 이제 8살이 되었어요.
다음달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지요.
은새 유치원을 빛낼 선배로 원장선생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답니다.
자료실에 우리 진영이 사진 있는거 알지요.
잘봐 두시고 혹시 며느리 삼으실 분은 미리 말씀하세요.
하긴 빨리해도 한 5번째쯤 되겠지만.
예쁜 우리 진영이.....
진영이 자랑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입 니 다.
쭈~ 우 ~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