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산 사고
ㅡ 이대규
망할 놈들,
무주까지 와서
내도리 어죽 빙어튀김
도리댕댕으로 뱃속 채우고
북창마을 머루와인에 취한,
양수발전소 상부댐 전망대에서
덕유산 향로봉 무주 스키장
사방 팔방 휘휘 돌아보다
이내 북창마을로 내려가는
망할 놈들,
신록 단풍 비단 치마에만
군침 질질 흘리는 백치,
쥐라기 백악기 시대에
하늘 땅이 함께 만든 요새
사고(史庫)를 지어
지키려 했던 조선의 역사
바다 건너, 휴전선 너머로
사라진 아픔도 모르는
붉은 치마 살짝 들췄다고
적상(赤裳) 속살이 보이더냐
천일폭포 물벼락 소리에
깨어난 맑고 푸른 눈으로
적상산성 돌담길을 따라
안국사 호국사 절집에 가야지
고려장군 길을 막는 거대한 바위
오랑캐 무찌르듯 단칼에 베어냈다는
최영 장군 장도바위도 만나야지
망할 놈들,
양수발전소 측량 설계를
오래 전에 일본 사람들이 했다고
선견지명이 있다고 말하는,
렉서스 도요다가 최고라고
일제가 좋다고 염장지르는
망할 놈들,
처서 가기 전에
적상산 사고를 봐야지
망한 나라 되찾은 광복절마다
사고치는
이 망할 놈의 자식들
ㅡ 졸시, 적상산 사고 (2024.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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