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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 13
S#1. 미란의 빌라 일각 (밤)
미끄러지듯 들어서 멈춰서는 세훈의 자동차… 운전석 문이 열리고, 손에 목걸이 케이스를 든 세훈, 내려선다.
미란의 빌라 출입구를 향해 다가가는데…
S#2. 미란의 빌라 주방 (동 시각)
조리대 앞에 선 미란, 콧노래까지 흥얼흥얼대며 샐러드를 준비하고 있다.
한켠엔 오븐에 넣도록 손질된, 싱싱한 연어 두 마리도 보이고… 각종 야채들을 바구니에 가득 담아 개수대로 가져간다.
수돗물을 트는데… 수돗물은 쏴~ 하는 소리와 함께 거세게 흘러내리기 시작하고…
이때 오븐에서 예열이 다 됐는지 땡!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자 오븐 도어를 열려다 장갑을 찾기 시작하는데…
두리번거리던 시야에 싱크대 일각 벽에 걸려 있는 주방용 장갑이 들어온다.
손을 뻗지만 닿을 듯 닿을 듯 닿질 않는데… 휠체어를 고정시키고, 어정쩡한 포즈로 일어서려 한다.
개수대에선 쏴~ 흐르는 물소리가 여전히 거세게 들리고 있고…
한편, 장갑을 집으려고 주춤 주춤 일어나 결국 서는데… 그리고 손을 뻗어 장갑을 집는다.
이때 미란의 어깨 너머, 저 멀리로 다가가면, 경악한 얼굴로 우뚝 선 세훈의 모습이 들어온다.
목걸이 케이스를 꽉 움켜쥐고 서 있는 세훈의 모습에서 터질 듯한 분노가 배어 나오고…
미란의 뒷모습을 매섭게 노려보다 싸늘히 돌아 나가는데…
S#3. 미란의 빌라 마당 (밤)
매서운 얼굴로 우뚝 서 있는 세훈, 맨 담배를 입에 문 채, 지퍼 라이터를 켰다 껐다~… 를 반복하고 있다.
라이터 불빛이 어둠 속에서 깜빡이는데, 그 모습에서…
P CUT - 미란의 빌라 부엌 (※13부 2)
미란, 휠체어를 고정시키고, 어정쩡한 포즈로 일어서려 한다.
개수대에선 쏴~ 흐르는 물소리가 여전히 거세게 들리고 있고…
한편, 장갑을 집으려고 주춤 주춤 일어나 결국 서는데…
미란의 빌라 테라스 (※추가 상황)
미란 : 내가 걸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이제 포기해요!
미란의 빌라 거실 (※11부 49)
테이블 위에 찻잔과 티 프레스 포트 놓여 있고…
세훈 : (몸을 숙여 포트 안의 프레스를 올리려는데, 뻑뻑해서 잘 올려지지 않는다.
힘주어 잡아당기는데, 순간 미란의 다리에 뜨거운 차가 쏟아지고 마는, 놀라) 괜찮아!
미란 : (고통을 참을 수 없어, 단말마 비명이 터져 나올 듯한데… 이를 악물고 참으며 빙긋이 웃어 보이기까지 하는)
감각두 없는 다린데, 무슨 상관이에요!
어느덧 세훈의 손에 들린 담배는 필터까지 타 들어가고 있다.
마지막 한 모금을 길게 핀 후, 담배의 불똥을 힘껏 튕겨 버리는데… 그 모습에서 극도의 분노가 느껴지고…
일각에 놓아둔 목걸이 케이스를 들고 차가운 얼굴로 미란의 빌라 현관을 향해 성큼 성큼 걸어간다.
허공을 가르며 저 멀리로 날아간 담배 불똥이 반짝하는데…
S#4. 테라스
테이블 위엔 샐러드와 연어 요리, 와인 등 차려져 있고… 촛불과 화병으로 한껏 로맨틱한 분위기를 낸 듯 하다.
한편, 세훈과, 미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고…
행복이 가득한 얼굴의 미란, 목걸이 케이스를 열어보는데, 화려한 세공의 에메랄드 목걸이가 들어 있다.
미란 : (감격하며 꺼내들며) 어머… 너무 이쁘다! (애교스레 웃으며) 돈 좀 썼겠네!
세훈 :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보는)
미란 : (신나있는, 목에 대보며) 어때요? 잘 어울려요?
세훈 : (무덤덤한) 응.
미란 : (곱게 째려보며) 어쩌면 이렇게 무뚝뚝할까!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당신이 채워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세훈, 일어나 다가가는, 목걸이 후크를 채워주는데, 분노로 인해 손이 살짝 떨리는…
미란 : (환한 얼굴로) 고마워요, 윌! … 내가 많이 사랑한다는 거 알죠?
세훈 : (의식적으로 옅게 웃지만 그 눈빛 날카로운데… 자리로 다가와 앉은 후, 물잔 들어 천천히 마시는…
그 모습에서 위협적인 기운이 느껴지고)
시간경과
무표정한 얼굴의 세훈, 포크 내려놓는… 접시엔 음식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미란 : (빤히 보며) 왜 이렇게 안 먹어요! 입에 안 맞아요?
세훈 : (무표정한) 아냐, 속이 안 좋아.
미란 : 소화제 가져오라고 할까요?
세훈 : (표정은 부드럽지만 눈빛은 날카로운) 됐어! … (울화가 치미는지 물잔을 들어 마시고는 은근히 떠보는)
요즘 병원은 잘 다녀? 내가 런칭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병원도 같이 못 가줬네!… 상태는 어떻대?
미란 : (내심 찔끔하는, 그러나 능숙하게 거짓말하며 씁쓸한 척) 맨날 그 날이 그 날이죠 뭐…
세훈 : (순간 분노로 얼굴 슬쩍 굳는)
미란 : (불쌍한 얼굴로) 내가 걸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이제 포기해요! 난 이대로두 행복해요…
세훈 : (오버랩, 건조한) 그래? (뚫어져라 보며) 이대로도 행복해?
미란 : (환하게 웃으며) 물론이죠, 내 옆에 당신이 있잖아!
세훈 : (쓴웃음 흘리며 뚫어지게 보는)
미란 : (그 시선에 어색하게 웃는, 애교스런) 왜 그렇게 쳐다봐요!
세훈 : (부드럽지만 뼈 있는) 당신 눈이 보고 싶어서!
S#5. 미란의 빌라 거실
한켠에 놓인 스탠드 불빛이 거실을 비추고 있고…
세훈과 미란, 약간의 간격을 두고 소파에 나란히 앉아 TV를 보고 있다.
TV에서는 자연 다큐멘터리가 방송되고 있는데, <사마귀의 먹이 사냥, 교미 장면> 등 흐르고 있다.
세훈 : (시선은 TV에 향해 있지만 딴 생각에 빠진 얼굴이고)
미란 : (인상 찌푸리며) … 끔찍해! 윌, 채널 좀 돌려요! 무섭잖아요…
세훈 : (무표정한 얼굴로 보며) 당신이 무서운 것도 있어?
미란 : (곱게 눈 흘기다가 TV로 시선이 가며 혼잣말) 왜 저러는 거야!
세훈 : (화면에 흐르는 사마귀를 보며 의미 심장한 목소리인) 앞다리로 서서 몸을 흔드는 건, 이파리처럼 보이게 해,
적을 방심하게 만드는 거야! (뚫어지게 보며) 그러다 먹이감이 다가오면 단숨에 낚아채거든!
동시, 화면으로 다가가면, 먹이를 단숨에 낚아채는 사마귀의 모습이 보이는데…
미란 : (동시 시선, TV에 향해 있는데, 사마귀에게 잡혀 먹는 곤충을 보고는 안타까운 듯) 어머! 불쌍해라… 빨리 도망가지!!
세훈 : (무표정한 얼굴로 내뱉지만 날카로운) 타이밍을 놓쳤잖아.
그래서 시간이란 건 지나버리면, 잡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거야…
미란 : (순간 날카로운 기운에 힐끔 쳐다보는)
세훈 : (옅게 웃으며, 툭 던지듯 내뱉지만 뼈 있는) 사마귀는, 짝짓기를 하다가 먹이가 충분하지 않으면, 수컷을 잡아먹는데!
미란 : (별 생각 없이) 생긴 것 만큼 끔찍한 곤충이네!
세훈 : (픽 웃는데, 얼굴에 냉소가 가득하고)
미란 : (순간 그 표정을 놓치고 마는, 슬쩍 일각 벽시계를 보는데,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다. 은근히 눈치 살피며)
안 가요? 11시가 다 되가네요!…
세훈 : (무덤덤한 얼굴로 시선 여전히 TV에 향한 채) 가야지…
이때 미란의 핸드폰이 날카롭게 울리는…
그러자 세훈, 이 시간에 누군가 하는 얼굴로 미란을 힐끗 보는… 다시 시선이 TV로 향하고…
한편 미란, 슬쩍 세훈의 눈치를 살피며 핸드폰 플립을 여는…
미란 : (통화하는데 서둘러 끊는 분위기다, 영어로) 그래, 고마워! 그래…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께… (핸드폰 플립을 닫는)
세훈 : (무덤덤한 얼굴로 힐끗 보는)
미란 : (빙긋이 웃으며) 친구예요! 대학 동창… (애교스레) 여자에요!
세훈 : (묘하게 웃는) 누가 뭐래?
미란 : (보며) 더 있다 갈꺼예요?
세훈 : 가야지! (일어나는… 보는)
미란 : 왜요?
세훈 : (무표정한 얼굴로) 침실까지 안아다 줄게!
미란 : (이내 환하게 웃으며) 그래 줄래요?
세훈 : (미란을 들어 안고는 침실을 향해 가는데)
미란 : (행복한 얼굴로 안겨) 나한테 뭐 할 말 있어요?
세훈 : (오버랩, 자백할 기회를 주려는 듯한데) 당신은 나한테 할 말 없어?
미란 : (웃으며) 물론 있죠! 사랑한다는 말!!
세훈 : (쓴웃음 짓는, 고개 슬쩍 돌리는데 얼굴에 냉기가 흐른다)
S#6. 서린 그룹 내 정민의 방 (동 시각)
책상 위, 재떨이에서 타고 있는 담배… 집어 들어 비벼 끄는 손, 다가가면 정민이다.
창 밖의 야경을 등지고 책상 앞에 앉아 스크랩북을 넘기고 있는 중인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얼굴, 차갑게 굳어진다.
스크랩북으로 다가가면 세훈의 기사가 실려 있는데…
- “윌리엄 장, 21세기 新 마케팅 신화 이룩한 한국인! 서린 그룹에 CEO로 취임!! 이란 헤드라인 아래
세훈의 사진과 함께 기사 실려 있다. (※6부 51)
- [우수 기업 탐방] 재벌 세습 근절에 앞장선 서린 그룹 - 장세훈 CEO 영입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다.
- 서린 그룹, 전문경영인체제로 재도약! 오너 아들 프리미엄은 없다.
헤드 카피를 쳐다보는 눈동자에 분노가 치밀고… 그 모습에서
P CUT - 공장 근처 기차길(※7부 38)
세훈 : 난 원칙에서 어긋나는 것과는 타협하지 않습니다. 서 이사님이 사주 아들이란 후광이 아닌,
당당한 자신의 능력으로 서린에서 자리 잡아주길 바라는 겁니다.
P CUT - 제주도 별장 회의실 (※10부 6)
세훈 : (영어로) 이제 우리가 손을 잡았으니 단 1%의 가능성도 100%의 확신으로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세훈, 합작 계약서에 싸인 한 후, 로즈만과 계약서를 주고받는다.
악수하는… 그 모습 무척이나 당당하고 멋지다.
P CUT - 서린 그룹 내 쇼룸 (※11부 29)
세훈, 외국인 바이어에게 지은을 인사시키자 지은과 외국인 바이어, 몇마디 대화를 나눈다.
이어 세훈, 지은에게 브로셔를 펼쳐 보이며, 무대 위 모델이 입은 의상과 비교해주며 설명을 해주는데…
정민, 창가에 등진 채 서 있다. 다가가면 얼굴에 쓴웃음이 흐르다 매섭게 굳어 진다. 그 얼굴 위로…
지은(소리) : - 싫어졌어요, 정민씨가! 이제 분명한 이유 되죠!
- 사랑 같은 거 하기 싫어요! 그냥 다 잊자구요! (※12부 46)
어느덧 책상 앞으로 다가온 정민, 스크랩북을 거칠게 닫는다.
그리고 책상 위 일각에 휙~ 던져 버리는… 상의를 챙겨들고 사무실을 나서는데…
S#7. 사무실과 연결된 복도
방을 나선 정민, 엘리베이터를 향해 터덜터덜 걸어간다. 그 모습 뒤로, 텅빈 사무실 내부가 보이고…
어느새, 엘리베이터 앞에 선 정민,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한편, 텅빈 사무실로 다가가면 일각에 놓인 팩스에서 영문으로 된 서류 한 장이 나오고 있는데…
일각 벽시계는 밤 11시가 다 되어간다.
S#8. 서린 그룹 1층 피닉스 매장 안
텅빈 매장 안, 출입구 앞에 선 지은, 매장 안을 둘러보고 있다.
시야에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가 들어오고… 입구에 설치된 안전 경비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불을 끈 후 문을 열고 나가는데…
S#9. 서린 그룹 일각 거리 (밤)
지은,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이때 정민의 스포츠 카, 서린 그룹 입구를 나오는, 이내 지은의 앞을 그대로 지나쳐 가버린다.
한편, 자신의 앞을 지나쳐 가는 정민의 스포츠카를 발견한 지은, 무심결에 멈칫 선다.
속력을 높이며 쌩~ 하니 달려가는 정민의 스포츠카를 바라보는 지은의 눈동자에 왠지 모를 서운함이 묻어 나오고…
CUT - 정민의 차안 (동 시각)
핸들을 잡고 있는 정민, 사이드 미러에 비치는 지은의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마음이 편치 않은 얼굴인데, 그러나 엑셀러레이터를 더욱 힘껏 밟는…
멈칫 서 있던 지은의 얼굴에 쓴웃음이 흐르고, 이내 버스 정류장을 향해 힘차게 걷기 시작한다.
S#10. 미란의 빌라 앞 (밤)
정차된 벤츠에 오르는 세훈, 이내 운전석 문이 쾅~ 닫히고… 거칠게 출발하는데…
S#11. 몽타주
-강변도로 (밤)
질주하고 있는 세훈의 벤츠, 그 모습 뒤로 일렬로 늘어선 가로등 불빛들이 빠르게 흩날리듯 멀어지고 있다.
-세훈의 차안
운전석에 앉은 세훈, 매섭게 굳은 얼굴로 핸들을 잡고 있다. 가증스런 미란의 행동들을 생각하니 분노가 삭혀지질 않는지,
핸들을 움켜 쥔 손에서 분노가 배어 나오는 듯 하다.
한편, 차창 너머엔 유람선 한 척이 강물을 가르며 유유히 지나가고 있는데…
S#12. 지은의 집 앞 골목 (늦은 밤)
지은, 맥없는 걸음으로 집을 향해 걷고 있는… 그러다 멈칫 서는…
시야에 저 일각에 우뚝 서 있는 세훈의 모습이 들어온다.
한편, 지은을 발견한 세훈, 터벅터벅 다가와 서는…
지은 : (무슨 일 인가 해서 보는)
세훈 : (복잡한 눈으로, 낮은) 친구 좀 해줄래? 술친구면 더 좋구!…
S#13. 지은의 집 일각 놀이터
가로등 불빛… 그 아래 벤치엔 세훈과 지은,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앉아 있다.
그 모습, 친근하고 편안해 보이는데… 세훈과 지은의 손엔 맥주 캔 들려 있고…
세훈 : (착잡한 얼굴인)
지은 : (조심스레 묻는) 나 때문에 곤란스러운 일 있었어요? 혹시 정민씨가… (말 이으려는데)
세훈 : (오버랩, 시선 맞추며) 아니! 그런 일 없어!
지은 : (안심인데)
세훈 : (묘한 눈으로 보며) 서 이사랑 그렇게 된 거 나 때문이니?
지은 : (쓴웃음 지으며, 단호한데) 당신 때문, 아니에요, 문제는 나인 거죠!
(덤덤한) 사랑을 하려면 혼자서 견뎌 낼 줄도 알아야 하는 건데, 난 그거 잘 못하잖아…
세훈 :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내심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 등 복잡한 심경이 뒤엉켜 얼굴 굳는데) …
지은 : (착잡하지만 툭 던지듯 내뱉는) 신경 쓰지 말아요! 사랑 때문에 아파 본 사람은, 사랑 때문에 울지 않으니까!
(쓴웃음) 단지 정민씨한테 미안할 뿐이죠. 사랑 할 줄도 모르면서, 사랑만 받으려고 했으니까!
세훈 : (그저 말 없이 맥주만 마시는, 분위기 바꾸려는 듯 한데) 일은 어때? 할 만해?
지은 : (옅은 미소) 재밌어요!
세훈 : (오버랩) 재미? … 브랜드 매니저가 된다는 거, 쉬운 일 아냐! (걱정스런) 치열하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해!
지은 : (빙긋이 웃으며) 난 말이죠, 무슨 수를 써서라두 꼭 브랜드 매니저가 되고 말겠다는 생각, 하지 않아요.
그냥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라는 걸 조금 더 얻을 거구,
그러다 보면 나두 모르게 브랜드 매니저가 되어 있겠죠!
세훈 : (속 깊은 뜻에 내심 놀라는) ! … (시선 맞추며) 참, 많이 변했어!
지은 : (쓴웃음 지으며 툭 던지듯) 세월이란 건 대단한 거니까! 나 같은 여자두 철들게 만드는 거니까!
세훈 : (안쓰러운 눈으로 보는데, 눈동자 흔들리는)
지은 : (시선 피하는, 일어나며) 일어나야죠!
세훈 : (동시 일어나며, 애달픈) 지은아!
지은 : (순간 울컥하는)
세훈 : (뚫어져라 보며) 아무리 멀리 도망가려고 해도, 너한테 벗어날 수 없을 거 같다! (울컥하는) 우리 다시… (말 이으려는데)
지은 : (오버랩, 울컥하지만 단호한데) … 나에게 만약 사랑이란 게, 다시 허락된다면, 그 사람… 분명 당신은 아닌 것 같애!
세훈 : (울컥 치밀어 올라 안타까운 눈으로 보는데) …
지은 : (오버랩, 그 시선 피하지 않고 보는, 단호한) 미란이 때문두, 정민씨 때문두 아니에요!…
(이내 외면하며, 아버지의 죽음이 떠오르는) 우린,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니까!
(읊조리듯 하지만 단호한데) 우린, 이미 끝난 사람들이니까…
세훈 : (시린 눈으로 보는데)
지은 : (차분한) 잠시나마 옆에 앉아 있었던 건, 오늘만큼은 친구가 돼 주고 싶어서였었어!
(시린 눈으로) 당신 얼굴이 슬퍼 보여서! (쓴웃음 지으며) 그 정돈 내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잘 가요…
(진심이 느껴지는) 다신 오지 말아요! (돌아서 가는)
세훈 : (시린 눈으로 우뚝 서 그저 바라만 보는)
지은 : (천천히 걸어가는데, 눈가에 눈물 맺힌다)
S#14. 정민의 저택 밤 전경
S#15. 정민의 저택 거실
나이트가운 차림의 서문수 소파에 앉아 경제지 보고 있는데…
이때 커피 잔을 든 계모, 부엌 나와 소파로 다가와 앉는…
서문수 : (힐끗 보며) 잘 밤에 먹물 같은 커피는 왜 마셔? 속 버려!
계모 : (은근히 염장 지르는) 나야 한창인 나인데, 상관 있나 뭐!
서문수 : (오버랩, 툭 던지듯) 뭐가 또 갖고 싶은 거야?
계모 : (순간 찔끔하다가 이내 애교스런) 당신 쏙 빼닮은 아들!
서문수 : (기가 막혀 픽 웃는데)
계모 : 참, 여보! 그 여자 말이에요, 정민이가 쫓아다니는 그 이혼했다는 애.
서문수 : (보는)
계모 : (궁금해 죽겠다) 헤어지겠대요? 끝내겠대요?
서문수 : (혼잣말하듯) 알아듣게 얘기했으니까 시끄럽게 굴지 않겠지…
계모 : (오버랩) 얼마나 집어 줬어요?
서문수 : (툭 던지듯) 한푼두 안 줬다!
계모 : (오버랩) 좀 집어 주지 그랬어! 그래야, 뒤탈이 없지! (바싹 다가와 앉으며) 내가 만나 볼까? 떨거지들 띠여 내는 덴,
나 따라 갈 사람 없잖아… 당신, 옆에 들러붙는 것들, 내가 다 떼냈잖아! 한번 만나 볼까? 응?
서문수 : (픽 웃으며) 살판났군!!
이때 현관문 소리 들리며, 정민 들어서는…
한편, 서문수와 계모, 시선이 정민에게로 향하는데…
정민 : (성큼성큼 다가와 서문수를 향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S#16. 정민의 저택 서재
서문수, 책상 앞에 앉아 있고, 그 앞에 정민 굳은 얼굴로 서 있다. 긴장이 감도는.
서문수 : (내심 놀란 얼굴이지만 덤덤한 척) 이유가 뭐냐?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덴 이유라는 게 있는 거 아니냐?
정민 : (은근히 비아냥) 비정하신 회장님의 아들이, 회장님을 닮아 가겠다는데, 뭐 별 다른 이유가 있겠어요!!
서문수 : (참으며, 충고해 주는) 정민아, 상대를 미워하면 판단력이 흐려지는 법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 따윈 들어내는 거 아니다! (의자에서 일어나며) 다음 주에 발령 내마!
정민 : (동시, 간절한 눈으로) 약속하나 해 주세요! 그 여자, 가만 둔다구!
서문수 : (발끈해 보는데)
정민 : (도전적이지만, 간절한) 아버지가 원하는 아들이 되기로 했으니까, 제 부탁 하나는 들어 주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서문수 : (매섭게 보는)
정민 : (간절한 눈으로) 들어 주세요! 아버지께 처음 하는 부탁이란 거 아시잖아요!
서문수 : (멈칫하는)
정민 : (보며, 차분한) 걱정 안 하셔두 되요! … 축복 받지 않는 결혼, 절대 안 할 겁니다, 그 여자!
서문수 : (고민스런 얼굴인데)
S#17. 서린 그룹 이른 아침 전경
S#18. 정민의 방 앞 사무실
출근한 여비서, 핸드백을 책상에 놓아 둔 뒤, 정민의 방을 향해 다가가 문을 연다.
순간 놀라 문 앞에 멈칫 서는…
S#19. 정민의 방
책상 위에는 서류들(RMC, 신규펀딩 계획안, 투자 예산 분석 현황, 해외 로드쇼 실행 계획안,
피닉스 런칭 프로모션, 피닉스 런칭 전략안, 피닉스 홍보․마케팅 전략안 등)이 한가득 쌓여 있고…
한편, 책상 앞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던 정민, 놀란 얼굴로 문 앞에 서 자신을 쳐다보는 여비서를 보는데…
정민 : (짓궂은) 내가 사람 놀래키는 재주두, 갖고 있다는 거 몰랐죠?
여비서 : (민망해 웃는데)
정민 : (툭 던지듯) 앞으로 이수정씨, 좀 피곤해질 거예요! 아무래두 내가 많이 부려먹을 것 같은데!!
여비서 : (웃는)
정민 : 경리팀 가서, 내부용 손익 계산서 좀 가져다 줘요! 참 커피두 한 잔 주면 고맙구!
여비서 : 네… (목례 한 후 나가는)
정민 : (시선 다시 서류에 향하는, 그 모습 진지한데)
이때 인터폰 날카롭게 울리는, 그 소리 다급하게 들린다.
S#20. 서린 그룹 로비 (동 시각)
세훈, 들어서는… 수위와 인포메이션의 여직원, 출근하는 몇몇의 직원들, 세훈을 향해 인사한다.
그러자 세훈, 인사에 답하며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는데, 이때 매장을 지나치고, 순간 무심결에 멈칫 선다.
이내 시선이 매장 뒷유리문에 머무는… 그 눈길 애달프다.
CUT - 1층 피닉스 매장
텅빈 매장 안, 유니폼을 입은 지은, 정리정돈 하는 등 진열대를 닦으며, 청소 중이다.
잠시 후, 지은 돌아서는데, 유리문 너머 걸어가고 있는 세훈의 뒷모습이 들어온다.
세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눈길, 아련한데…
S#21. 세훈의 방이 있는 복도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세훈 내려서는…
이때 세훈을 발견한 직원남1, 저 복도 일각에서 당혹한 얼굴로 달려온다.
직원남1 : (다급한) 사장님, 큰일났습니다! 로즈만사에서 클레임이 걸려 왔습니다!
세훈 :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다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인데) 이유가 뭡니까?
직원남1, 세훈에게 설명하고, 세훈 얼굴 굳어져 이것저것 물으며 회장실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그 모습에서 긴장이 감도는데…
S#22. 회장실
두 눈을 감은 서문수, 소파 상석에 앉아 있고, 얼굴에 노기가 가득하다.
한편, 박전무와 임원1,2, 그리고 정민 앉아 있는데… 분위기 무척이나 무겁다.
이때 노크 소리 들리고… 세훈, 심각하고 어두운 얼굴로 들어서는…
한편, 서문수 여전히 두 눈을 감고 미동 없이 앉아 있고…
박전무와 임원1,2 들어서는 세훈을 못마땅한 눈으로 쏘아본다.
정민은 그저 묵묵히 앉아 있는데…
시간경과
세훈 : (착잡함에 굳은 얼굴인)
박전무 : (일부러 서문수를 자극하려는 듯) 바다 건너 있는 놈들두 다 알고 있는 판에,
우리만 짝퉁이 돌고 있는지 몰랐다는 게, 말이 됩니까?
임원1 : (세훈을 지칭하듯) 내부의 누군가가 도안을 넘기지 않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 일이겠죠!
세훈 : (기가 막혀 매섭게 보는)
박전무 : (더욱 기세등등 설치는) 런칭이 코 앞인데, 장사장은 대체 브랜드 관리를 어떻게 한 겁니까?
합작 성사만 시켰다구 다가 아니지 않습니까?
서문수 : (오버랩, 여전히 눈감은 채 낮지만 날카로운) 다들 나가봐!, 장사장만 남구!
모두 : (모두 일어나 목례하고, 나가는데)
서문수 :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정민을 향해) 서 이사는 좀 있어!
정민 : (멈칫 서는)
한편, 회장실을 나서던 박전무, 세훈을 못마땅한 얼굴로 힐끗 쳐다보고 나가는…
그 뒤를 임원1,2 나가고… 이어 문 닫히는…
서문수 : (눈뜨며, 세훈을 향해 날카로운) 자네 뭐 하는 사람이야!
S#23. 피닉스 매장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매장 안… 지은과 여직원2, 나란히 서 있다.
매장 체크 리스트를 손에 든 샵 마스터, 매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다가오는…
샵마스터 : (흡족한) ‘니트-그레이’하고, ‘토트백-베이지’는 우리 매장 매출을 따라 올 점포가 없다구
영업부에서 칭찬이 자자해요! 자! 오늘도 활짝 웃으면서 즐겁게 하루를 시작합시다!
(물품 목록표 건네는) 이지은씬 어제 빠진 상품들 보충해 주세요!
지은 : (받아들며) 예! 점장님!
여직원2 계산대로 다가가고…
한편, 지은은 매장 출입구 뒷문을 향해 가는데…
이때 전화벨 울리는…
여직원2 : (수화기 드는) 네, 피닉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전화 끊고는 샵마스터 향해) 점장님, 전무님이 찾으시는데요!
샵마스터 : (의아한 듯) 날?
S#24. 박전무의 방
거만한 자세로 소파에 앉은 박전무, 그 앞에 샵 마스터 서 있다.
샵마스터 : 찾으셨습니까?
박전무 : (앉으라고 손짓하는)
샵마스터 : (앉는)
박전무 : (의미심장한) 이지은이 말이야…
S#25. 회장실
서문수, 책상 앞에 앉아 있고… 세훈과 정민 그 앞에 서 있다.
서문수 : (차가운) 자네, 발 밑에 얼음이 녹으면 어떻게 된다는 거 알지? 런칭, 코 앞이야! 알아서 해!
세훈 : (착잡한) 예, 물건이 언제 풀렸는지 바로 알아보고 해결책부터 찾겠습니다!
서문수 : (일부러 자극하는) 자넬 의심하는 사람이 많아!
세훈 : (어이없지만 참는)
정민 : (단호한) 말두 안 되는 억지라는 거 회장님두 아시잖아요!
세훈 : (내심 놀라 왜 이러나 하는 얼굴로 보는데)
정민 : (그저 무표정한 얼굴인) …
세훈 : (복잡한 얼굴인데, 서문수 향해) 리스크 만큼 플러스 알파 내겠습니다!
서문수 : (중얼대듯 툭 던지는) 그렇게 못하면 다 토해놓고 사표 써야지…
세훈 : (얼굴 굳는)
서문수 : (세훈을 보며 날카로운) 어떤 놈인지 꼭 찾아 내!
세훈 : (순간, 본능적으로 정민을 흘낏 보는데)
정민 : (속내를 읽은 듯 도전적인 눈으로 보는)
세훈 : (외면하며, 서문수를 향해 목례하고 나가려는데)
서문수 : (동시) 참, 다음 주에 서이사, 재무담당 부사장으로 발령 낼 거니까, 그렇게 알어!
세훈 : (놀라 얼굴 슬쩍 굳는)
서문수 : (그 표정 놓치지 않고 보는) 자리라는 게 사람 만드는 거니까, 너무 걱정 마!
세훈 : (반기를 들지 못하는) 예, 알겠습니다!
정민 : (건조한 얼굴로) 잘 부탁합니다! (손 내밀어 악수 청하는)
세훈 : (내민 손잡아 악수하는데 미심쩍은 얼굴이다)
S#26. 박전무의 방 앞 복도
문 열리고, 샵 마스터 나오는…
이때 어둡게 굳은 얼굴의 세훈, 복도를 지나가다 이 모습을 발견하는…
왜 박전무의 방에서 나오나 하는 의혹의 눈으로 보는데…
샵마스터 : (세훈을 발견하자 다가와 목례하고 가는)
세훈 : (혹시 서문수가 박전무에게 지시 해, 지은을 내몰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걱정스러운,
그러다 성큼 성큼 걸어가는데)
S#27. 비상 계단
비닐 포장이 된 옷가지를 한아름 안아든 지은, 계단을 오르고 있다. 옷가지 위에 가방과 벨트 소품이 얹혀 있고…
소품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오르고 있는데… 그 모습 위에.
직원남2(소리) : (걱정스런) 이러다 장사장, 떨려나는 거 아냐!
동시, 지은 그 소리에 멈칫 서는…
한편, 저 위 계단 일각엔 직원남 2,3,4 모여 담배 피며 이야기 나누고 있고…
직원남3 : 런칭도 하기 전에 클레임까지 걸렸으니,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죠!
직원남4 : 참, 얘기 들었어요? 서정민 이사, 곧 부사장 발령 난대요.
직원남3 : (나직이) 혹시, 서이사 조작극 아냐? 장사장 조용히 몰아내려는!
직원남2 : 이 사람들이,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직원남3 : 그렇잖아요, 부사장 다음 사장인데, 슬슬 사장자리 꿰차려면 명분을 만들어 놔야죠!
직원남4 : 아이고~ 우리 CEO 쫓겨나는 거 이제 시간 문제네!
직원남2 : (담배 끄며) 쓸데없는 소리들말고 어서 서둘자고! 오늘 중으로 다 수거 해야돼!
한편, 직원남들의 이야기에 계단을 오르다 멈춰 선 지은, 세훈의 걱정에 얼굴 굳어져 있다.
S#28. 엘리베이터
복잡한 얼굴의 세훈, 텅 빈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다. 엘리베이터 문은 서서히 닫히고 있고…
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리는데…
세훈의 시야에 엘리베이터 앞에 선 정민의 모습이 들어온다. 그 순간 부딪히는 두 사람의 시선에서 날카로운 긴장이 흐르고…
한편 정민, 무표정한 얼굴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성큼 들어서, 층수 버튼을 누른다.
엘리베이터 문 닫히고… 이내 무거운 침묵 흐르는데… 엘리베이터 숫자판엔 불이 켜지고, 내려가기 시작한다.
한편 세훈, 엘리베이터 문(※스테인레스)에 비치는 정민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동시, 세훈의 시선을 느낀 정민, 엘리베이터에 문에 비친 세훈을 도전적인 눈으로 보는…
정민 : (툭 던지는) 날 의심하는 겁니까?
세훈 : (오버랩, 건조한) 난,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툭 던지듯 말하지만 뼈 있는) 아무리 개인적인 감정이 있다고,
설마 그런 짓까지 했을리 있겠습니까!
정민 : (발끈해 자극하는, 픽 웃으며 툭 던지듯) 글쎄요… 난 장사장님처럼 젠틀하지 못해서 얼마든지 그럴 수도 있는데!!
세훈 : (매섭게 보는)
이때,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그러자 정민, 차갑게 굳은 얼굴로 내려선다.
세훈, 서서히 닫혀지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정민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그 눈길에서 분노가 묻어 나온다.
S#29. 복도
차갑게 굳은 얼굴의 정민, 휘적휘적 걸어가고 있다. 그러다 순간 멈칫 서는…
S#30. 회의실
세훈과 호진, 창 앞에 마주 보고 서 있다.
호진 : (걱정스런) 지적 재산권 보호 센터에는 신고했다! 곧바로 수거 작업 착수하겠대!
세훈 : (생각에 빠져 고개만 끄덕이는데) …
이때 노크 소리 들리고, 직원남1 들어와 목례하는…
직원남1 : (보고하는) 동대문, 남대문, 이태원에서, 어제 낮부터 유통됐다고 합니다!
… 각 부서에서 인원들 착출해 지금 수거 중입니다!
세훈 : (고개 끄덕이는) 수고했어요! 나가보세요!
직원남1, 목례하고 나가려고 돌아서는데…
세훈 : (순간 뭔가 떠올라) 김차장님!
직원남1 : (돌아보는) 예, 사장님!
세훈 : (의미심장한) 로즈만사에서 팩스 들어온 게 몇 시죠?
직원남1 : 밤 11시로 수신 시각이 찍혀 있습니다!
세훈 : (의미심장한) 그래요… (보며) 나가보세요!
시간경과
세훈 : (날카롭게 짚어보는) 카피가 유통되기 시작한 게 어제 낮인데… 밤 11시에 벌써 클레임이 통보됐다?
한국에서 카피가 돌기 시작한 지 10시간 만에 미국에서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호진 : (놀라는) 아무리 정보가 빠르더라도 최소한 1주일은 지나야 국내에서도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
세훈 : (오버랩, 매섭게 굳어 툭 던지듯 말하지만 날카로운) 시간텀이 안 맞지! … 작정을 했군!
호진 : (오버랩, 흥분해) 분명 누군가가 널 물 먹일려구 한 짓거리 같다! (세훈의 얼굴을 보다가 문뜩) … 서이사?
세훈 : (무표정한 얼굴인)
호진 : (더욱 흥분하며) 너 밀어내려고 하는 놈, 서이사 밖에 더 있어!
세훈 : (차분한) 날 밀어내고 싶은 건 사실이겠지만, 출혈을 감수하면서 까지 그럴 사람은 아냐!
(쓴웃음) 냉철한 장사꾼 아들인데, 그런 짓 못 하지, 아니 절대 안 하지!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며, 창을 향해 다가 가는)
호진 : (답답해 넥타이 조금 풀어 헤치며) 그럼 누구야?
세훈 : (생각에 빠진 얼굴로 창 밖을 내려다보는, 기계적인 손놀림으로 담배에 라이터 불을 붙이며 툭 던지듯) 글쎄, 누굴까!?
S#31. 거리 (낮)
도심의 거리를 질주하고 있는 정민의 스포츠 카…
CUT - 정민의 차 안
핸들을 잡고 있는 정민, 얼굴 굳어 있다.
신경질적으로 엑셀러레이터를 밟아대고… 속도계 바늘은 점점 올라가는데…
이때 저 멀리 신호등에 황색 신호가 깜빡이며, 신호가 바뀌려는 찰나다.
그 순간 정민의 스포츠 카는 더욱 속력을 높여 쌩하니 교차로를 건너는…
S#32. 미란의 빌라 거실
소파에 기대앉은 미란, 영화(※제니퍼 챔버스 린치 감독의 미스터리 멜로 -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를 보고 있는 중이다.
한껏 취해 집중한 얼굴인데…
TV에선 여자의 다리를 자르는 장면이 흐르고 있다.
한편, 미란의 얼굴엔 비틀린 남자 주인공의 사랑을 공감한다는 듯한 표정인데…
이때 현관문 거칠게 열리며 매서운 얼굴의 정민, 성큼 성큼 들어선다.
정민 : (매서운) 윤미란!
미란 : (차가운 얼굴로 바라보는)
시간경과
미란, 소파에 앉아 있고 그 앞에 정민 매서운 얼굴로 서 있는…
정민 : (버럭 소리치는) 니 사랑 놀음 때문에, 우리 회사에 돌아 올 리스크가 얼만지나 알아!!
미란 : (기가 막힌다는 듯 시치미떼는) 물증을 갖고 와서 말해! (빤히 보며) 증거두 없이 죄인취급하지 말구!
정민 : (기가 차 노려보는데) …
미란 : (쏘아보며) 아무리 친구라도 경우는 지켜야 하는 거 아냐? (기막힌 다는 듯 보며 쏘는) 대체 무슨 증거로 날 몰아세워?
정민 : (오버랩, 차가운) 너 밖에 더 있어? 넌, 장세훈 때문에 눈이 뒤집혔잖아!
미란 : (픽 웃으며 시치미 떼는) 눈이 뒤집힌 건 사실인데, 나, 아냐!!… (빤히 보며) 이렇게 몰아붙이는 거,
혹시 나한테 뒤집어씌우려는 거 아냐? (날카로운) 정민씨두 지은이한테 목숨 걸었잖아?
정민 : (오버랩, 기가 막히는) 그래, 나 그 여자한테 목숨 걸었다! 하지만 난, 너처럼 떳떳하지 않는 사랑, 그런 거 안 해!
왠줄 알어? 난 그 여자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싶으니까!
미란 : (오버랩, 비아냥대는) 허세 섞인 도도함 그게 서정민 매력이긴 하지!
정민 : (분노가 터질 듯 하지만 한편으론 불쌍하단 생각까지 드는데) 윤미란, 니 자신을 한번 돌아봐. 니 모습이 얼마나 추한지!
미란 : (순간 모멸감이 터질 듯해 매섭게 쏘아보는데)
정민 : (빤히 보며) 사랑과 집착을 혼돈하지 말아라… 넌, 장세훈이란 남자, 사랑하지 않아!
단지 그 남자를 고꾸라뜨려 니 손안에서 쥐고 흔들고 싶을 뿐이지!
미란 : (버럭 소리 지르는) 나가줘!
정민 : (픽 웃으며) 충고하나 하고 하자!… 그 사람 마음을 가질려고 노력 해봐! 빈 껍데기 말구…
그래야 버림받기 전에, 상대가 가책이라도 느끼는 거니까!
미란 : (발악하듯) 나가!! (매섭게 보며) 날 몰아붙이고 싶으면, 내 앞에 증거를 가져 와!
정민 : (오버랩) 증거? 그래… 열심히 찾을 테니까, 넌 변호사나 준비해 둬라…
(차갑게 보며, 툭 던지듯) 니가 불행하다고 나까지 불행하게 만들지 말아라… 제발!!
(쓴웃음 흘리며) 여자랑 얽히면 좋은 꼴 못 본다더니, 내가 지금 딱 그 꼴, 됐다! (매섭게 쏘아보다가 휙~ 돌아 나가는…)
한편, 현관문 쾅~ 닫히고…
미란 : (차가운 정민의 뒷모습을 보며, 표정 싸늘히 굳는. 불안함에 눈동자 흔들리는데, 그러다 재빠르게 수화기 집어드는)
S#33. 몽타주
- 동대문 M쇼핑몰
자루에 와르르~ 쓸어 담기고 있고 짝퉁 가방들…
붐비는 손님들, 무슨 일인가 해서 보는데.
서린 직원들과 ‘지적 재산권 보호 센터’ 점퍼를 입은 단속반, 짝퉁 가방을 자루에 쓸어 담고 있는 중이다.
그 사이로 짝퉁 가방을 집어 담는 분주한 지은의 모습도 보이고…
한편 상인들, ”억울하다“며 불만스런 얼굴인데…
- 에스컬레이터
직원들과 센터 남자들, 사람들을 헤치며 서둘러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내려오는…
- 동대문 시장 거리
분주한 걸음으로 시장통에 있는 상점을 누비며 짝퉁 가방을 회수하는 직원들의 모습들… (서너 명의 여직원들도 섞여 있다)
단속반, 가게 안에서 짝퉁이 가득 담긴 자루를 들고 나오는…
- 동대문 D쇼핑몰 입구
세훈의 벤츠, 도착하고… 차에서 내린 세훈, 빠른 걸음으로 상가로 들어선다.
- 동대문 D쇼핑몰
세훈이 들어서자, 일각에서 직원남2과 몇몇 남자 직원들 달려와 인사하고 세훈의 뒤를 따르는…
- 세훈, 상점을 돌며 상인들에게 “어디서 받았습니까” “연락처 부탁합니다, 생김새가 어땠습니까? 등 이것저것 묻는데.
그러자 상인들, 불안한 얼굴로 “ 우린 땡처리 된 건지 알았죠“ ”연락처를 어떻게 압니까“
”키가 (제스처 취하며) 이 정도 되는 젊은 친구든데!” “꽤 훤칠하게 잘 생겼더라구요!” 등 설명하는…
- 세훈도 직원들과 함께 짝퉁 가방 회수해 박스에 담는데…
이때 시야에 일각 상가에서 가방을 수거하고 있는 지은의 모습이 들어온다. 그대로 선 채 바라보는.
- 지은, 전시돼 있는 가방을 집어들며, 상인에게 이것저것 캐물으며 수첩에 메모를 한다.
잠시 후, 가방들 챙겨서 자루에 담아 돌아서는데,
이때 일각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세훈이 시야에 들어오자 순간 눈빛 흔들린다.
이내 세훈을 향해 목례하는… 세훈과 지은, 서로를 안쓰러운 눈동자로 쓸어보는…
S#34. 동대문 D쇼핑몰 입구 (동 시각)
정민의 스포츠 카 상가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일각에 정차한다.
다가가면, 운전석에 앉은 정민, 굳은 얼굴인데… 그렇게 잠시 앉아 있다 운전석 문을 열고 내려서는.
S#35. D쇼핑몰 내 휴게실
세훈, 등지고 서 있는, 다가가면 피곤에 지친 얼굴이다.
이때 자판기 커피 두 잔을 든 지은, 다가오고 있고… 세훈 인기척에 돌아보면, 커피를 든 지은, 서 있다.
한편 지은, 세훈에게 커피를 건네는… 세훈 커피를 받아들며 옅게 웃는데…
지은 :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는)
세훈 : (속내를 읽은 듯, 낮은)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존재하지 않아! 걱정 안 해두 돼…
CUT - 휴게실 입구 (동 시각)
들어선 정민, 세훈에게 커피를 건네고 있는 지은을 발견한다.
정민의 눈에는 두 사람, 너무나도 다정해 보이고, 이에 질투가 치솟으며 매서운 눈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는데…
한편, 시선을 느낀, 지은 고개를 돌려보면, 쌩하니 걸어가고 있는 정민의 뒷모습이 들어온다. 이내 착잡한 표정이 흐르고…
동시, 정민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세훈, 이내 시선을 돌려 지은을 보는…
지은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묻어 나오자 슬며시 얼굴 굳어지고…
S#36. D쇼핑몰 주차장 (밤)
정차한 자동차를 향해 성큼 성큼 다가가고 있는 정민, 그 얼굴 차갑게 굳어 있다.
이때 “서 이사님!” 하고 부르며 지은, 그 뒤를 따라 오고 있는데…
어느새 자신의 차 앞으로 다가온 정민, 지은의 부름에도 대꾸 없이 운전석 문을 여는…
다급히 다가온 지은, 정민 앞에 선다.
정민 : (냉랭한 눈으로 보는)
지은 : (복잡한 눈으로 보다가 조심스레) 할 얘기 있어요!
정민 : (차가운) 해요!
지은 : (멈칫하는 차마 말을 꺼내기가 곤혹스러운, 순간 내가 경솔했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는데)
정민 : (속내를 읽은 듯 매서운) 내가 만든 조작극인 거냐고 묻고 싶은 거야? 장사장 몰아내고 싶어서!
지은 : (경솔한 행동을 후회하며 착잡해지는, 얼른 얼버무리며) 아니에요! 그런 거…
정민 : (오버랩, 차갑게 웃으며) 아니면 다행이구!! (매섭게 보며) 가! 집어 던져 버리기 전에!
지은 : (당혹스러운데) ! …
한편, 운전석에 오른 정민, 차 문을 쾅~ 닫고 거칠게 출발한다.
그 모습을 후회의 눈으로 지켜보고 서 있던 지은, 자신의 경솔함과 정민에 대한 미안함에 주저앉을 듯 한데…
시간경과
활짝 문이 열려진 봉고차에 한가득 수거된 짝퉁 가방이 든 자루들과 박스가 채워져 있다.
세훈도 직원들과 함께 부지런히 마지막 자루와 박스를 싣는데…
한편, 지은 일각에 서 있는데, 자신의 경솔한 행동과 정민에 대한 미안함에 얼굴 어둡다.
잠시 후, 지은을 비롯한 직원들, 세훈에게 목례하고 차에 오르고… 봉고차 출발하는…
한편, 세훈의 벤츠도 출발을 하는데…
S#37. 바
빈 언더락에 얼음 두 세 개 담아 넣는 손. 다가가면 바텐에 홀로 앉은 정민이다.
술병 들어 잔에 따른 후 천천히 마시는… 자신을 의심하기까지 한 지은에 대한 서운함에 정민의 얼굴에 쓴웃음 번진다.
하지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해지려는듯, 언더락 들어 이마에 살며시 갖다대는… 그 눈빛 공허하지만 날카롭다.
S#38. 서린 그룹 입구 (늦은 밤)
봉고차 한 대가 정차되어 있고…
작업복 차림의 직원들, 시장에서 회수한 짝퉁가방이 담긴 박스, 자루 등을 창고로 나르고 있다.
한편, 작업 점퍼를 입은 지은, 박스를 안고 입구로 들어서는데…
이때 작업 점퍼 차림의 세훈, 박스를 이미 창고에 내려놓고 나오는… 서로를 바라보는데, 주고받는 눈빛 복잡하다.
이내 지은, 세훈의 시선을 외면하고 서둘러 들어가고…
직원남2 :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며) 일단 동대문 일대에 풀려있는 건 전량 회수한 것 같습니다!
이때, 입구를 들어선 봉고차 한 대가 멈춰서고, 직원남4 내리는.
직원남4 : (다가와 세훈을 향해) 남대문, 이태원 것들 다 회수했습니다!
세훈 : 고생 많았습니다! 자, 창고로 나릅시다! (박스 들고 들어가는데)
S#39. 물품 보관실
창고 한켠에 짝퉁 가방이 가득 담긴 박스, 자루 등이 어지럽게 쌓여있고,
한편 일각에 몇 개의 짝퉁 가방이 나뒹구는 등 산만하다.
지은을 비롯한 직원들 회수한 물건들 창고에 실어 나르느라 정신 없이 드나드는데…
시간경과
직원남2 : 전부 옮겼습니다! 소각장 트럭은 내일 3시에 맞췄습니다!
세훈 : 수고들 많았어요! 늦었으니까 오늘은 이만 접고, 박스 테이핑 작업은 내일 합시다!
(직원남2 보며) 회수된 가방들이 전부 같은 공장 제조품인지 확인 작업 해주십쇼! 그럼 내일 봅시다!
직원들, 세훈 향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들어가십시오“ 등 제각각 인사하고…
세훈, 창고를 나서는… 일각에 서 있는 지은, 세훈의 뒷모습을 안쓰럽게 쳐다본다.
세훈의 뒤를 이어 직원들 하나 둘씩 우르르 몰려 나가기 시작하고… 뒤쳐져 서 있던 지은, 창고의 불을 끈다.
CUT - 이때 저 일각 두꺼비집에서 스파크가 살짝 이는…
한편, 그 소리를 듣지 못한 지은, 찰나의 순간처럼 문을 닫는데…
S#40. 서린 그룹 입구
세훈, 일각에 정차된 자신의 자동차로 다가가고 있는데, 그 뒷모습 지쳐 보인다.
잠시 후, 운전석 문을 여는…
S#41. 한강 둔치
세훈, 한강둔치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얼굴에 번민이 역력한데…
그 모습 위에…
호진(소리) : 아무리 정보가 빠르더라도 최소한 1주일은 지나야 국내에서도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
세훈(소리) : (오버랩, 날카로운) 시간텀이 안 맞지! …
그러다 손목 시계를 본 후,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고 버튼을 누르는…
세훈 : (얼마의 신호가 울리다 연결되는, 영어로) 어떻게 됐습니까?… (실망의 빛이 역력한) 그래요…
(쓴웃음 지으며) 로즈만 사에서 어떻게 먼저 정보를 캐치했는지, 나두 지금 그게 궁금한 겁니다! 네, 부탁드립니다!
(전화 끊고, 긴 한숨 내쉬는)
그대로 잠시 있던 세훈, 일어나 차를 향해 걸어가는데, 그 모습 위로 날이 밝아 오고 있다.
S#42. 세훈의 차 안
핸들을 잡고 있는 세훈, 초췌한 얼굴이다.
라디오 채널을 이리 저리 돌려보다가, 결국 확 꺼버리는… 엑셀러레이터를 밟는데…
S#43. 이른 아침 거리
세훈의 벤츠, 새벽의 한산한 도로를 달리고 있는…
그 모습 위에 핸드폰이 울리는데…
미란(소리) : 나예요! 윌, 오지 말라구요…
S#44. 미란의 빌라 거실
세훈, 막 들어 왔는지 거실 일각에 서 있고, 그 앞엔 휠체어 앉은 미란, 있고…
미란 : (내심 불편하지만 애써 태연하게) 뭐 하러 왔어요, 같이 안 가두 된다는데!
(정민이가 말을 했나, 은근히 눈치 살피며 걱정하는 척) 회사 일 때문에 정신 없잖아요…
세훈 : (툭 던지듯 말하지만 뼈 있는) 사표 쓰면, 당신이 나 먹여 살려 줄텐데 뭐가 걱정이야!
미란 : (이 남자가 왜 이러지 하는 눈으로 보다가 혹하는 심경에) 우리 다시 미국 들어갈래요? …
(진심인) 윌, 난 여기 정말 싫어요!
세훈 : (의미심장하게 옅게 웃고) … (냉랭한 눈으로 보며) 물리치료 하러 2시까지 가면 되지? 잠깐 눈 좀 붙일게…
미란 : 그래요…
세훈 : (미란의 침실을 향해 다가가는)
미란 : (뒷모습을 보며, 낮게 한숨 내쉬는, 불안함에 얼굴 어둡다)
S#45. 미란의 침실
지친 얼굴의 세훈, 침대에 몸을 눕히는데… 그 모습 위로…
세훈(소리) : (날카롭게 짚어보는) 카피가 유통되기 시작한 게 어제 낮인데… 밤 11시에 벌써 클레임이 통보됐다?
한국에서 카피가 돌기 시작한 지 10시간 만에 미국에서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그러다 순간 뭔가 발견하고, 벌떡 일어나는데…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세훈의 시선을 쫓아 빠르게 다가가면,
저 일각 서랍장 위에 놓인 여러 액자들 중 학사모를 쓴 미란과 금발의 여자(셀리)가 환히 웃으며 찍은 사진이다.
매섭게 굳은 얼굴의 세훈, 성큼 성큼 다가가 액자를 거칠게 집어 드는데…
P CUT - 미란의 빌라 거실 (※13부 5)
미란의 핸드폰이 울리는…
세훈, 이 시간에 누군가 하는 얼굴로 미란을 힐끗 보는, 그러다 다시 시선이 TV로 향하고…
한편 미란, 슬쩍 세훈의 눈치를 살피며 핸드폰 플립을 여는…
미란 : (서둘러 끊는 분위기다, 영어로) 그래, 고마워! 그래…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께… (핸드폰 플립을 닫는)
세훈 : (무덤덤한 얼굴로 힐끗 보는)
미란 : (빙긋이 웃는) 친구예요! 대학 동창… (애교스레) 여자에요!
액자를 움켜쥔 세훈의 모습에서 터질 듯한 분노가 배어 나온다.
이내 방문을 향해 거침없이 다가가다 순간 멈칫 서는…
그러다 너무도 기가 막힌지 허탈한 쓴웃음 마저 번지는데, 하지만 눈빛은 분노에 날카롭게 번뜩인다.
S#46. 지은의 집 오전 전경
S#47. 지은의 집 거실
야멸찬 얼굴의 조현숙과 외출복 차림의 착잡한 얼굴인 지은, 전화 수화기 붙들고 실랑이 벌이고 있는 중이다.
조현숙 : (차가운 얼굴로) 얘가, 왜 이래, 정말! 너 이거 안 놔!
지은 : (수화기 뺏으며 단호한) 이러지 말아요! 우리 끝났어요!
조현숙 : (오버랩, 날카로운) 니 말 못 믿어! (수화기 다시 확~ 뺏으며) 내가 서군이랑 직접 통화하기 전까진 안 믿어!
지은 : (버럭 소리치는) 그 집에선 난 절대루 안 된대!
조현숙 : (순간 놀라 보는데)
지은 : (내심 씁쓸한) 정민씨두 다 맘 정리했어요!
조현숙 : (충격인, 맥빠져 수화기 그대로 놓아버리는) …
지은 : (어두운 얼굴로 수화기 바로 놓는데)
조현숙 : (소파로 다가와 앉은, 멍하니 있다 버럭) 이렇게 된 거, 다 그 놈 때문이지? (세훈을 원망하며) 망할 놈의 인간!
지은 : (듣기 싫은) 그 사람이 무슨 잘못이 있어! 나 때문인 건데!
조현숙 : (오버랩, 쏘아대는) 얘가, 지금 어디서 그 놈을 싸구 돌아?
지은 : (덤덤한)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설득하는) 처음부터 정민 나한테 어울리는 상대가 아니였구요!
엄마두 나두, 욕심부린 거였잖아…
조현숙 : (소파에 기대 한숨만 들이쉬고 내쉬는) …
지은 : (맥없는) 다녀올께요! (현관을 향해 가는)
조현숙 : (쏘아대는) 그 놈의 회사는 일요일두 없다니?
지은 : 일이 좀 생겼어요! (신발 신는데)
조현숙 : (차갑고 단호한) 너 만약 그 놈이랑 다시 눈이라두 맞으면, 나 혀 깨물고 죽는다! 니 아빠 그 놈 때문에 죽었어!
지은 : (얼굴 굳어) 꿈에두 그런 생각 안 해요! 좀 늦을 거예요! (이내 문 닫고 나가는)
조현숙 : (소파에 기대, 한숨 내쉬는) 되는 일이 없어! 되는 일이…
(버럭) 당신은 대체 거기서 뭐하우!! 꼬박 꼬박 제사상만 받으면, 단가!
S#48. 서린 그룹 낮 전경
S#49. 서린 그룹 사내 식당
점심 시간, 붐비는 식당 풍경… 일각엔 여진과 영은 나란히 앉아 있고 맞은 편엔 호진 앉아 있다.
이때 여진의 시야에 식판을 들고 다가오는 복자의 모습이 들어오는데…
여진 : (영은을 보며 속닥이는) 온다!
영은 : (복자를 힐끗 보더니 잽싸게 여진의 팔짱을 끼고 밥 먹기 시작하는)
호진 : (픽 웃는데)
한편, 앉을 자리를 찾던 복자, 시야에 나란히 앉은 여진과 영은의 모습이 들어오자 이내 표정, 일그러지는…
이때 호진, 복자를 향해 “남피디! 이리 와!!’하며 손짓을 하고.
그러자 떨떠름한 얼굴의 복자, 피하려다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보이려 다가와 자리에 앉는데…
하지만 팔짱을 낀 채 서로 먹여주는 여진과 영은의 모습을 보자 울컥 치밀며 어이가 없다.
복자 : (여진과 영은을 보며) 밥을 먹을 때두 아주 들러붙어 있구만!
영은 : (배시시 웃으며) 우리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이핼 좀 하세요!
여진 : (영은의 입에 넣어주며 너무도 다정한) 도라지 무침이 상큼한 게 아주 맛있다!
영은 : (받아먹은 후, 여진의 입에도 도라지 집어 넣어주며 콧소리까지 내는) 그럼 자기두 아 해~
여진 : (이내 아~ 하고 받아먹는)
복자 : (기가 차는, 저분으로 김치 집으며 애써 태연한 척) 니글거려서 김치부터 먹어야겠네!
영은 : (동시, 자신의 식판에 담긴 김치를 집어주며, 얄미운) 그럼 이것두 드세요!
복자 : (어이가 없는) 고맙다!
영은 : (쌜쭉 웃어 보이며) 고맙긴요! 남피디님 덕분에 나랑 우리 여진이랑 사랑을 꽃피웠는데!
복자 : (심통이 나는) 뭐 사랑이 밥 먹여 주는 건 아니지~
여진 : (오버랩, 얄밉게 쌩끗 웃어 보이며) 사람이 밥만 먹구 살수 있나요!
복자 : (어이없어 한마디하려다, 빤히 보는데)
여진 : (복자를 향해 얄미운) 그럼 천천히 꼭꼭 씹어 많이많이 드세요! 우리 먼저 일어납니다!
여진과 영은, 식판을 들고 나가고…
복자 : (영은의 뒷모습에 대고 기가 차 궁시렁) 내가 콧구멍이 둘이라서 산다!
(수저 툭 내려놓으며 여진의 뒷모습을 원망의 눈으로 보다가) 형! 어떻게 하루아침에 태도, 바루 돌변할 수 있는 거지?
호진 : (빙긋이 웃는) 복자야! 너, 스테레오 살려구 돌아다녀 본 적 있어?
복자 : (뜬금 없는 얘기에 멀뚱히 보는)
호진 : 남자한테 여자란 스테레오를 고르는 것과 비슷하거든!
(일사천리로) 처음엔 성능이 다양한 걸로 이것저것 찾으며 돌아다니다가, 다리두 아프고~
다음 달 날아올 카드 값 청구서도 떠오르구, 그러다 보면 결국엔 미니 콤포넌트를 사게 되거덩!
(마치 독백하듯) 스피커가 작긴 해두 자리도 안 차지하구 또 다루기도 쉽잖아!~ 그렇게 마음을 굳히면서!…
아마 여진이두 그런 게 아닐까!
복자 : (씁쓸한 기분이 들어 얼굴 일그러지는)
호진 : (은근히 약올리는) 지금 니 기분이 어떤지 내가 솔직히 말해 볼까?
복자 : (오버랩, 버럭 소리지르는) 솔직히 말하지마!
S#50. 물품 보관소
CUT - 켜졌다, 꺼졌다… 두서너 번 반복되는 형광등 불빛…
일각 벽의 두꺼비집 앞에 선 직원남2, 스위치 눌러보고 서 있다. 그 옆엔 직원여1 서 있다.
직원남2 : 괜찮은데! 내일 손보라고 할게.
잠시 후, 지은을 비롯한 직원여2, 사무실 직원남,3,4,5,6 들어서는…
한켠엔 짝퉁 가방들이 한가득 쌓여 있고… 일각엔 엄청난 분량의 빈 박스들도 보인다.
직원여2 : (들어서며, 한켠에 쌓인 짝퉁 가방들을 원망스런 눈으로 보며) 이놈의 짝퉁 때문에, 비번인데 쉬지두 못하구…
으휴~ 지겨워! (다가와 짝퉁 가방을 발로 슬쩍 걷어차는)
직원남2 : (웃으며) 어서들 서둘자구!! 소각장으로 실어 나를 트럭, 3시에 도착 한댔어!
(직원들 보며) 최대리랑 이지은, 박음질 다른 것들 체크 좀 하구, 나머지 사람들은 박스에 담아!
모두들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지은과 남직원3은 짝퉁 가방의 박음질을 살피고,
나머지 사람들은 한켠에 분류되어 한가득 쌓여있는 짝퉁 가방들을 박스에 담기 시작한다.
시간경과
박스들(짝퉁 가방을 수거해 담은)은 출입구 왼편, 오른편 여기 저기 널려 쌓여가기 시작하는데…
직원남2 : (박스 마무리 작업하며) 테이프 좀 줘봐!
지은 : (테이프 건네는) 아무래두 모자라겠어요! 제가 나가서 테잎 좀 더 사 올게요! (출입구를 향해 가는데)
직원여1 : (지은의 등뒤에 소리치는) 음료수 좀 사 와요!
직원여2 : (일손 놓고는, 지은을 향해) 생수두요!!
지은 : (돌아보고 웃으며 나가는)
S#51. 물리치료 병원 앞
미끄러지듯 들어서 멈춰서는 미란의 자동차…
세훈, 뒷자리에서 내려선다.
한편 뒷자리에 앉은 미란, 안아 내려 달라는 듯 두 팔을 벌리는데…
그 순간 미란을 바라보는 세훈의 눈길, 매섭고 차가운… 하지만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안간힘을 다해 누르며 미란을 안아든다.
미란을 휠체어에 앉힌 후 휠체어를 밀고 입구를 향하고…
이때 최군, 재빠르게 달려와 출입구 문을 열어 준다.
그 순간 세훈, 고맙다는 듯 최군을 향해 눈인사를 하는… 하지만 그 눈길 날카롭고 매섭다.
최군, 내심 찔리는지 세훈의 눈길을 피하는데…
S#52. 서린 그룹 입구
지은, 입구를 나서고 있다.
이때 편안한 차림의 정민, 들어서는… 두 사람, 서로를 발견하는데…
그러나 정민, 이내 외면하며 걸어가고…
한편, 지은 용기를 내 재빠르게 다가가는데…
지은 : (미안한 얼굴인데) 미안해요… 나 어제 잠시 정민씰 의심했었어요!
정민 : (차갑게 보는)
지은 : (시선 피하며 눈가에 눈물 맺혀) 미안해요… (발걸음 떼며 가려는데)
정민 : (동시, 막아서는)
지은 : (멈칫하는 그러다 이내 비켜 가려는데)
정민 : (다시 막아서는)
지은 : (맥없는) 비켜 주세요…
정민 : (순간, 눈동자 흔들리는 그러나 도전적인) 못 비킨다면?
지은 : (복잡한 눈으로 보다가 시선 피하며) 비켜 주세요! 마주 서있는 거, 힘드니까… (비켜 가려는데)
정민 : (오버랩, 시린 눈으로 보며) 그대로 있어! … 잠시만이라도 이대로 마주 서 있자! …
지은 : (멈칫하는데)
정민 : (뚫어져라 보며) 당신을 보면 미운 생각 들었어두, 돌아서면 그만이었다! 날 의심한 거, 이미 용서했어.
지은 : (울컥하는 그러나 외면하는데)
정민 : (뚫어지게 보며) 이지은… 니 맘 열기가 너무 힘들다!…
지은 : (차갑고 단호한데) 아무리 노력해두 좋아질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우린!… (비켜 가려는데)
정민 : (오버랩, 시린 눈으로) 다 참을 수 있는데, 당신이 날 외면하는 건 정말 못 참겠다!
지은 : (울컥하는, 시선피하며) 이러지 말아요, 차라리 날 미워해요! (성급히 비켜 가는)
정민 :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우뚝 서 있는데)
S#53. 정민의 방
문이 벌컥 열리고, 굳은 얼굴의 정민, 들어선다.
단호한 지은을 생각하니 서운함에 화가 치미는… 거칠게 책상을 확~ 쓸어버리는데…
동시, 책상 위의 서류와 물건들이 우르르~ 바닥으로 내팽겨쳐지고…
그러나 마음을 접을 수 없는지 방안을 이리저리 서성인다. 그러다 방문을 열고 휙~ 나가는…
S#54. 서린 그룹 내 화장실
세면대 앞에선 정민, 거칠게 세수하고 있다.
잠시 후, 물기가 어린 얼굴로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보는데…
거울 속에 비치는 정민의 눈동자, 슬퍼 보인다.
S#55. 물품 보관소
박스들은 (짝퉁 가방을 수거해 담은) 출입구 왼편, 오른편 여기 저기에 켜켜히 쌓여 있고, 거의 천장에 닿을 듯하다.
마무리 되어가는 분위긴데…
지은을 비롯한 사람들 여전히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정민과의 마주침으로 인해, 지은의 얼굴 어두운…
직원여2 : (일손 놓고) 휴~ 배고프다!! 다 된 거 같은데, 우리 밥 좀 먹여주세요! (궁시렁) 점심 시간 지난 지가 언젠데!
직원남2 : (웃는, 시계 본 후) 그럽시다! 트럭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 좀 있네!
사람들 장갑 벗고, 옷을 터는 등… 직원들과 직원여1,2, 직원남2에게 뭐 먹을까요?
차장님이 사주실 거죠? 등 떠드는…
사람들, 출입구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하고…
이때 직원남2, 지은을 향해 돌아보는…
지은 : (그대로 선 채 박스 안아 옮기며) 전 생각 없어요. 다녀들 오세요!
직원들, 출입구를 하나 둘 나서고…
이때 출입구를 향해 걸어가던 직원여2, 일각 바닥에 놓여진 생수병을 무심결에 발로 툭~ 찬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 듯 이내 나가버리고… 쓰러진 생수병의 물은 바닥에 흘러 흥건하다.
한편, 혼자 남은 지은, 박스에 테이핑을 하고 있는데…
이때 형광등이 깜빡대기 시작하고…
순간, 박스에 테이핑을 하던 지은, 일손을 멈추고 깜빡대는 형광등을 올려다본다.
깜빡대던 형광등이 이내 꺼져 버리고… 내부에 어둠이 드리운다.
동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스파크가 일어나는데…
지은 놀라 주춤하고…
그와 동시, 일어난 스파크는 불통을 일으켜 결국 불통이 한켠에 쌓아둔 박스에 튀어 버린다.
이내 불이 붙어 박스가 타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한편, 경악한 지은, 출입구를 향해 뛰어간다.
동시, 불타던 박스는 순식간에 옆 박스들로 옮겨 붙으며, 일순간에 불길이 퍼지기 시작하는데…
작동된 화재경보기에선 요란하게 싸이렌이 울리기 시작한다.
한편, 출입구를 향해 뛰어가던 지은, 바닥에 흥건히 고인 물에 휘청하며, 그만 미끄러져 넘어지고 마는…
불길은 다른 박스들로 순식간에 계속 옮겨 붙으며, 더욱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경악한 지은, 발목이 시큰거리지만, 후다닥 일어나 출입구를 향해 다급히 달려가고…
이때 불타던 박스들이 우르르 출입구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S#56. 서린 그룹 로비
화재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고… 당혹한 얼굴의 경비원, 프론트 데스크에서 수화기를 든 채, 신고 중이다.
이때 당혹한 얼굴의 정민,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뛰어오는…
시야에 로비를 향해 다가오는 사람들(물품 보관소에서 작업을 했던)의 모습이 들어온다.
그러나 지은의 모습이 보이질 않자 사색이 되고…
동시, 직원남2 들어서는…
정민 : (당혹한 얼굴로) 이지은!… 이지은씨, 어딨습니까!!
직원남2 : (당혹해) 창고에…
정민 : (사색인 얼굴로 정신 없이 물품보관소를 향해 달려가는데)
S#57. 몽타주
- 계단을 성큼 성큼 뛰어 내려가는 정민, 거의 넋이 나간 얼굴이다.
- 한편 물품 보관소 안, 불타던 박스들은 여전히 우르르~ 출입구를 향해 쏟아지고 있다.
겁에 질려 사색인 지은, 어찌 할 바를 몰라 허둥대는…
- 어느새 창고 앞에 도착한 정민, 출입구 문을 힘껏 열어제치려는.
하지만 쏟아진 박스들로 인해 문이 다 열리지 않고, 작은 틈새만 겨우 벌어지는…
정민의 시야에 불 속 너머로 사색인 지은의 모습이 들어온다.
- 한편, 불길은 점점 더 거세지고… 경악한 지은, 뒷걸음질을 치는…
- 당혹한 정민, 있는 힘껏 몸을 날려 문을 밀지만 아무리 애써봐도 더 이상 문이 움직이질 않는다. 미칠 지경인데…
이때 시야에 저 일각 유리창이 들어오고, 재빠르게 달려간다.
이내 일각에 놓인 소화기를 집어 들어 유리창을 향해 힘껏 던진다.
한편, 유리창은 요란한 굉음과 함께 부서지고… 거침없이 유리창을 넘어 불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정민의 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