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 보문품」 게송 부분을 중심으로 관음신앙의 네 가지 상념, 칭명, 예배, 공양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음신앙의 실천 방법 중 첫째는 상념(想念)입니다.
항상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앉으나 서나, 오고 가고, 쉴 때나 일할 때 늘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칭명(稱名)입니다. 늘 관세음보살 명호를 부르는 것으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예배(禮拜)입니다. 관세음보살님께 항상 절을 하는 것으로 1배, 2배, 백배, 천배…, 이렇게 자꾸 관세음보살님을 향해서 예배를 올리는 것입니다.
넷째는 공양(供養)입니다. 관세음보살님께 꽃과 향, 과일, 곡식 등을 정성껏 공양 올리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 보문품」을 보면 상념, 칭명, 예배, 공양 등 네 가지의 관음신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게송 부분에 상념과 같은 내용으로 상원(常願)과 상청앙(常聽仰)이란 말이 나오는데 상원은 항상 관세음보살님께 발원한다는 뜻이고 상청앙은 관세음보살님을 늘 우러러 보고 공경하고 사모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관세음보살 보문품」의 경문과 게송 부분이 서로 보충해서 관음신앙에 대한 원만한 내용을 이루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 보문품」 게송을 살펴보면 중생에게는 여러가지 환란이 닥쳐 고통을 겪는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장애, 마장, 업장 등 많은 어려움을 당하게 되는데 그 성격을 보면 밖에서 일어나는 장애가 있는가 하면 안에서 일어나는 장애도 있습니다.
밖에서 일어나는 장애는 바람의 재앙(風災), 물의 재앙(水災), 불의 재앙(火災), 감옥을 면치 못하는 옥살이 재앙도 있고 도둑떼를 당하는 재앙, 전쟁터에 나가는 재앙 등이 있습니다.
반면 안에서 일어나는 재앙은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세 가지 독성,
즉 탐독[貪]과 진독[塵], 치독[置]이라고 하는 삼독(三毒)과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이라는 여섯가지 티끌 때문에 본래 깨끗한 마음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겁니다.
즉, 중생이라고 하는 것이 삼독에 중독되어 있는데 마음 속에 독이 섞여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욕심내는 마음, 화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이 섞여 본래 청정한 심성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 삼독은 내부적으로 독성이고 재앙이기 때문에 심각하며 이 세 가지 독성에서 자유롭게 되면 성불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불교는 옛부터 인도의 재래적인 방식에 의해서 출가· 삭발하는 법도가 있습니다.
출가를 한다는 것은 색성향미촉법이라는 육진(六塵, 여섯 가지 티끌)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며
삭발은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사고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요?
가령 중생들은 밖의 세력이 좋아지면 행복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권력이라든가 재물의 세력, 사람의 세력을 쫓습니다.
결혼을 할 때도 며느리, 사위를 잘 얻으려 하고 똑똑한 자식을 낳으려고 하는데 이것이 사람의 세력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서로 마음만 통하면 된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부모님과 부딪칩니다.
그러나 몇 년만 지나게 되면 스스로 판단이 잘못됐다, 혹은 자신이 너무 무모했나 보다 하면서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요. 나이 많은 분들은 그렇지 않죠.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입니다.
어른들은 현실적인 세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식이 택한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한사코 반대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을 잘 맞아야 행복하다’, ‘재산이 많아야 행복하다’ 혹은 ‘권력이 있어야 행복하다’ 하는 마음이 중생의 마음입니다.
이렇게 범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사람, 재산, 권력을 중심으로 보는데 부처님이 깨닫고 보니까 아무리 사람을 잘 만나도 마음에 독성이 있는 한 행복하지 않다는 겁니다.
권세가 있어도, 재물이 많아도 마음에 독성이 있는 한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는 거예요.
그래서 밖으로 펼쳐진 세력에 의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마음을 돌려서 행복을 찾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 이것이 사고방식의 전환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꾼다는 의미로 머리를 깎는 겁니다.
바로 삭발의 의미입니다. 그러나 뭇 중생들은 여전히 밖에서 무엇인가를 구해서 행복해지려고 합니다. 결국 道를 닦는다는 것은 마음을 바꾼다는 것임을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종범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