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한 세상을 찾아서
Street Photos, 동네 산책길에서
사진에 취미를 가지면서 오래전부터 소위 '미니멀'한 풍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니멀 포토'란 일반적으로 피사체의 배경이 단순하고, 피사체 자체도 작고 심플한 이미지를 말한다. 비록 피사체 자체가 작다고 해도 주변 배경이 단순하면 그 주피사체는 더욱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미니멀 포토는 단순히 크기 만으로 단정짓지는 않는다. 사진에서의 '장노출' 기법도 피사체 및 배경을 단순화시킨다는 점에서 '미니멀 포토'에 속한다. 영국의 세계적인 흑백사진작가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의 작품들이 이에 속한다. 케나의 사진은 세상의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 듯한 빛의 독특한 풍경으로 새벽이나 밤 시간에 길게는 10시간에 걸친 장노출로 촬영하기도 한다. 그는 이런 방식의 사진활동을 통하여 ‘고요(Tranquility)’의 아름다움을 즐긴다. 그는 “이 순간의 소리없음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기네”라고 말한다.
'미니멀리즘'이란 용어는 색, 모양, 선 및 질감과 같은 최소한의 구성요소만을 사용하는 “현대 예술가”들의 표현기법이기도 하다. Less is More라는 표현이 말해주듯이 더 줄일수록 더 많아진다는 게 미니멀리즘의 가치이다. 미니멀리즘은 요즘 사진 뿐만 아니라 미술, 건축, 음악, 무용, 문학, 철학 등에서도 하나의 추세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암튼, 동네를 산책하면서 눈에 보이는 풍경들, 특히 미니멀한 풍경들이 내 시선을 멈추게 한다. 심플함, 그 여유공간이 참 좋다. 한평생 너무 어수선하게 살아온 것 같다. 더욱 여유로워지고싶다. 심플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