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 태풍
저는 태풍(颱風)이라고 합니다. 간략히 소개드리자면 저는 북태평양 남서해상에서 발생하는 중심부근 최대풍속 17㎧ 이상의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저기압입니다. 영어론 Typhoon이라고 하죠.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폰(Typhon)인데 땅의 여신 가이아(Gaia)와 땅 밑 지옥을 관장하는 타르타로스(Tartarus) 사이에 태어난 100마리 뱀의 머리와 강력한 손과 발을 가진 용(龍)이었다는군요.
그러나 너무 파괴적이어서 제우스(Zeus)의 공격을 받아 불을 뺏기고 폭풍우 정도만 일으킬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제가 왜 이 시점에 신문의 전면에 나섰냐고요? 찌는 뜻 한 폭염이 계속되던 8월이 내주 초면 끝나
9월이 시작되면 제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9월에는 태풍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올해는 최근 2~3년간 이렇다 할 피해를 준 태풍이 없었던 점을 근거로
기상청에서 "규모가 꽤 큰 1~2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라는 예보를 내놨습니다.
대기균형 맞추는 기상현상
풍속 초당 50m 이상이면
콘크리트 집도 무너져
명칭 14개국 10개씩 제출
피해 크면 이름 영구 제명
이제까지 큰 피해를 준 태풍이 대부분 추석(올해는 9월 22일) 무렵 북상 했
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9월에는 보통 5.1개의 태풍이 생겨, 그중 0.8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가장 큰 피해를 줬던 '사라'(1959년), '매미'(2003년)', '나비'(2005년) 등이 모두 '9월 생(生)'입니다.
저는 대개 남 북위 5도 이상 지역에서 해수온도가 영상 26도 이상이고 대기 중에 소용돌이가 존재할 경우 발생합니다.
. 적도 지방이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생기는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생기는
기상현상으로, 쉽게 말하자면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강력한 에너지를
공급받아 고위도로 이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
저는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열에너지와 수증기 공급이 약해지면 힘을 점차 잃게 됩니다.
특히 육상에 상륙하면 수증기 공급이 중단되므로 소멸단계에 접어들게 되죠.
태풍의 강도는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과
영향권의 넓이로 평가됩니다.
표에서 보듯 최대풍속 17~24㎧를 '약한 태풍'이라 하고
△25~32㎧는 '중간 태풍' △33~43㎧는 '강한 태풍'
△44㎧ 이상은 '매우 강한 태풍'이라고 합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에서 정의하는 '슈퍼(Super) 태풍'도 있는데,
이 경우는 최대풍속이 65㎧ 이상입니다.
크기(영향권)에 따른 분류로는 300㎞ 미만은 '소형', 300~500㎞는 '중형',
500~800㎞는 '대형', 800㎞ 이상은 '초대형'으로 분류합니다.
제가 '중간급' 이상으로 발달하면 그 위력은 대단합니다.
35㎧ 이상이면 기차가 엎어지고, 40㎧에선 사람이 날아가며, 5
0㎧에선 콘크리트로 만든 집도 붕괴될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엔 '매미'가 쓸고 간 2003년 9월 12일 제주도 서쪽 고산 지역에서
순간 최대풍속이 무려 60㎧에 달했습니다.
폭우를 동반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기상청의 태풍경보에 따르면 3급(풍속 17~24㎧)이 발령되면 100~229㎜의 비가, 2급(〃 25~32㎧)은 250~399㎜, 1급(33㎧ 이상)은 400㎜ 이상의 비가 내립니다. '루사'가 한반도를 강타한 2002년 8월 31일 강원도 강릉에는 하루에 870.5㎜란 엄청난 비가 내렸습니다.
제 이름이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더군요. 1999년까지 태풍 이름은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부터는 세계기상기구(WMO)가 아시아 국가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권역 내 14개 국가에서 제출한 10개씩(총 140개)을 각 조 28개씩 5개조로 구성해 순서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다시 1번부터 쓰게 되지만 회원국에 막대한 피해를 준 '루사' '매미' '나비' '상산'(2006년) 등은
영구 제명 처리돼 재사용이 금지됐습니다.
가령, 지난 10~11일 한반도를 거쳐간 제4호 태풍 뎬무(Dianmu)는 중국이
제출한 이름 중 하나로 '천둥·번개를 관장하는 여신'이라는군요.
다음 순번은 북한이 제출한 '민들레'(5호)였는데 아쉽게도(?) 한반도를 거치지 않은 채
지난 25일 베트남 해상에서 소멸됐습니다.
한국이 제출한 10개 태풍 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입니다. '고니'까지 8개가 이미 사용됐고 연내에 '메기', '독수리'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입니다. -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