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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 : 2010년 5월 2일(일) 산행코스 : 울대고개-송이바위-사패산-포대능선-포대정상-도봉주능선-자운봉-오봉능선-오봉(660m)-여성봉(495m)-송추 (6시간 소요)
원래 산행 계획은 의정부 안골유원지 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잡았으나 버스기사가 길을 찾지 못하고 지나쳐 한북정맥이 지나는 울대고개(울치)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작년 이맘때쯤 한북정맥을 하면서 사패산에서 이곳으로 하산한 추억이 스친다.
'의정부'라는 이름은 역성혁명을 일으켜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왕자들 간에 골육상쟁이 벌어진다. 그러자 정사에 뜻을 버리고 오랫동안 함흥에 머물다 환궁하던 길에 부왕을 마중 나온 태종의 환대를 거부하고 지금의 호원동 전좌마을에서 잠시 머문다. 그동안 조정 대신들이 이곳에 와서 국사를 논의했다고 해서 당시 최고 관청인 '의정부(議政府)'라는 명칭을 지명으로 삼게 된 유래를 지니고 있다. 울대 마을에서 의정부시 가능동으로 넘어가는 울대고개(울치 鬱峙)는 고개가 매우 높고 험하여 넘을 때 매우 답답함을 느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울대는 "울(마을)+대(터 大)=마을이 있던 터"라는 뜻이라고 한다.
비법정 탐방로로 들어선다. 국립공원입장료를 징수하던 시절 입장료 징수가 어려워 샛길로 지정된 듯 하다. 재빨리 몸을 숨기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숨 가쁘게 치고 오른다. 왼쪽으로 사패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사패산 -왼쪽이 송이바위
331봉 화생방훈련장을 지나 정맥길을 따라 사패산으로 향한다. 안골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고 곧이어 송이바위를 올라선다. 송이바위에서 시원한 조망을 감상하고 다시 내려와 우회하여 사패산 정상을 오른다.
▲사패산 송이바위(일명 호빵바위)
▲송이바위에서 바라본 사패산
▲송이바위에서 바라 본 전경
북한산 국립공원은 북한산(일명 삼각산)과 도봉산을 아우르고 있다. 도봉산 북쭉 끝 봉우리가 사패산이다. 사패산은 의정부시 의정부동과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지난 1990년대 중반까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회룡사 스님들의 '사패산 터널공사 반대'로 더욱 유명해졌다. 사패산의 어원은 선조임금의 여섯째딸인 정휘옹주가 영의정 유영경의 손자 유정량에게 시집갈 때 선조가 하사한 산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임금이 큰 공을 세운 신하나 부마에게 하사하는 땅을 사패지지(賜牌之地) 라고 한다.
▲사패산정상에는 산불감시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사패산 정상은 삿갓 모양의 바위로 돼 있으나, 막상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너른 바위 위에 여러 개의 골이 패여 마치 밭의 고랑 사이에 흙을 높게 올려서 만든 두둑처럼 생겼다. 영락없는 밭이랑이다. 옛날 이곳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나중에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골을 따라 약 30여m 내려가면 천길 벼랑이다.
발걸음을 되돌려 삼거리에서 사패능선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원각사로 내려서는 갈림길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원각사를 거쳐 송추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 갈라진다.
▲포대능선으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길
포대능선은 대공 감시를 하기 위한 대공포대가 있었던 데서 포대능선의 명칭이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포대능선의 끝에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난다. 이곳은 전망이 아주 뛰어나다. 건너로 보이는 수락산 불암산과 그 아래의 상계동 아파트단지가 한눈에 보인다.
망월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난다. 포대정상에도 산불감시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일방통행이다. 우회하여 진행한다.
도봉산(道峰山, 739.5m)은 백두대간의 분수령에서 서남쪽으로 뻗은 한북정맥을 따라 철원, 포천, 양주지방 첩첩의 연봉으로 산경을 이루어 오다가 서울 도봉구와 경기도 양주시·의정부시에 걸쳐 높이 솟구친 산으로 우이령을 경계로 북한산과 이어진다. 도봉산의 이름은 도를 닦는 봉이라는 설과 불가에서는 상서로운 기운이 돌아 조선왕조를 여는 길을 닦았다 해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지만, 큰 바윗길이 산전체를 이루고 있어 도봉으로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도봉의 정상은 자운봉(紫雲峰, 740m)이다. 높은 산봉에 붉은 빛의 아름다운 구름이 걸린 모습을 불가에서 상서로운 기운을 뜻하는 자운봉이라 한다. 자운봉과 나란한 만장봉(萬丈峰, 718m)은 화강암의 희고 큰 바위벽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오른쪽 마지막 봉우리는 선인봉(仙人峰, 708m)이다.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로 이루어진 자운봉과 마주한 신선대는 감히 오르지 못할 정도로 수직 암봉을 이루며 바라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압도될 정도로 가히 장관이다.
자운봉은 프로급은 맨손으로 오를 수 있으나 일반인은 엄두를 못 내고 대신 신선대에 올라 정상의 기분을 낸다. 신선대는 예전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오르면서 적당한 거리에 손과 발을 이용해 잡고 디딜 곳이 있고 철난간을 설치해 놓아 산행 초보자가 아니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신선대(神仙臺)에서 천천히 감상하는 자운봉과 만장봉, 그리고 선인봉의 자태는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이러한 도봉산을 두고 의정부시민들은 ‘으뜸 원(元)’자를 써서 ‘원도봉산’이라 구분한다. 하지만 정식 명칭은 엄연히 도봉산이다.
▲신선대
숨 가쁘게 계단을 오르면 오봉고개 갈림길이다. 북한산 국립공원 내 도봉산 북쪽능선에 솟아 있는 여성봉과 오봉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북한산 오봉은 한 마을의 다섯 총각들이 원님의 외동딸에게 장가들기 위해 상장능선의 바위를 오봉에 던져올리기 시합을 벌여 현재의 기묘한 모습의 봉우리가 만들어졌다는 재미있는 유래가 전해진다.
오봉전망대(1봉)에 오르면 5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오봉의 참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오봉(五峰, 660m)은 다섯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암봉들의 특징은 저마다 바위 하나씩을 이고 있다. 오봉에 서면 주변의 풍광에 매료되어 자칫 발을 헛디뎌 추락사 할 수 있기에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념해야 하며 사망사고 발생지점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1봉까지는 평이한 형태로 접근이 가능하지만, 2봉부터는 암벽등반 대상이어서 전문 클라이머들만이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접근하고 있다.
오봉에서 여성봉까지 1.2km 거리는 산책로처럼 걷기 좋은 편안한 길이다.
다섯 개의 암봉이 나란히 줄지어 있는 오봉이 우람한 남성을 상징한다면 오봉에서 뻗어 내린 여성봉은 수줍은 듯 오봉을 올려다보며 여성의 엉덩이를 상징하는 형세를 하며 신비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성봉(495m)은 기묘한 형상에 고개를 돌려야 할 정도로 영락없는 여성의 엉덩이를 쏙 빼닮았다. 자연의 조화란 참으로 놀랍고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여성봉에서 잠시 머무르며 신비한 모습에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기념촬영을 한다.
▲여성봉에서 본 사패산
▲여성봉에서 본 오봉
하산은 송추남능선을 따라 오봉탐방지원센터로 내려선다.
송추계곡은 입구부터 상류까지 수십 개의 음식점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계곡가에 평상과 자리를 깔아 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예부터 소나무와 가래나무가 많아 소나무 송(松) 가래나무 추(楸)를 붙여 송추(松楸)로 지명을 정했다고 한다.
▲뒤풀이-묵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