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의 방편을 의심하지 말라(열 번 째 선지식, 승열 바라문)
승열 바라문이 선재 동자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만약 그대가 이 칼산 위에 올라가서 몸을 불구덩이에 던지면 모든 보살행이 청정해질 것이다.”
선재 동자가 바라문의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사람 몸 받기 어렵고, 고난을 여의기 어려우며
깨끗한 법을 얻기 어렵고, 부처님 세상 만나기 어려우며
육신의 온전한 감각기관을 갖추어 태어나가기 어렵다.
부처님 법 듣기 어렵고, 선지식 만나기 어려우며
선지식과 함께 살기 어렵고, 올바른 가르침을 따르기 어려우며
바른 생활을 하기 어렵고 바른 법을 따르기 어렵다.
혹시 마왕이 시키는 것이 아닐까?
마의 험악한 무리가 보살인 것처럼 선지식의 모양을 꾸며 나의 선근과 정진을 방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바라문은 동자가 자신의 정체에 대해 잠시 의심하는 것을 알고, 가르침을 설해준 뒤 게송을 읊었다.
발심한 보살이 선지식의 가르침을 순종하면
모든 의심과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하여 흔들리지 않는다.
마땅히 알라. 이런 사람들은 광대한 이익을 얻으리니
보리수 아래 앉아서 최상의 깨달음을 이루리라.
바라문의 게송을 들은 선재 동자가 몸을 불두구덩이에 던지기 위해 칼산에 올라갔다.
동자가 떨어지는 중간에 선주삼매를 얻었고, 몸이 불꽃에 닿자마자, 고요하고 즐거운 신통삼매를 얻었다.
-제 34 입법계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