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그림이 올라온 곳 :
https://www.youtube.com/watch?v=_6cAfK9mJsI
▶ 옮긴이(잉걸)의 말 :
서기 1878년으로부터 약 3000년 전이면
3000 – 1878 = 1122
그러니까, 서기전 1122년이다.
그렇다면, 마오리족(사실, ‘마오리’라는 말은 마오리어로 māori는 '보통의', '일반적인'이라는 형용사이며, 의역하자면 ‘죽을 수 밖에 없는’이라는 뜻이다. 이것이 ‘사람’을 뜻하는 ‘~인[人]’/‘~족[族]’과 합쳐지면, ‘보통 사람’/‘일반인’ →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그러니까 ‘마오리인’은 그냥 ‘사람’/‘인간’이라는 뜻이다. 겨레로서의 마오리인은 자신들을 ‘마오리’가 아니라 ‘탕아타 훼누아(Tangata whenua)’로 부르는데, 이는 '땅의 사람'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마오리’인의 정확한 이름은 ‘탕아타 훼누아’인이다 – 잉걸)이 아오테아로아로 건너오기 2422년 전에도 모아새가 살았다는 이야긴가?
서기 1500년, 그러니까 영국인이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의 마오리식 이름)에 건너오기 269년 전에 모아새가 사라진 걸 보면, 마오리족은 아오테아로아로 건너온 지 2세기 동안 모아새를 ‘열심히, 부지런히’ 잡아 죽였고, 결국 그 때문에 모든 모아새가 사라졌으며, 남은 것은 모아새의 뼈와 마오리족이 후손들에게 ‘말’과 ‘입’으로 전한 마오리족과 모아새의 충돌뿐이었던 거고?
그렇다면, 모리셔스 섬의 도도새가 사라진 게 포르투갈 선원들의 탓이듯이, 모아새가 사라진 건 마오리족의 탓이다.
단, 제 3자(‘순혈’ 한국인이니까)인 나는 마오리족이 아오테아로아 섬의 자연에 미친 안 좋은 영향보다, 그 뒤에 건너온 영국인이 자연에 미친 안 좋은 영향이 더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마오리족은 모아새만 없앴지만, 영국인은 ‘양을 키우려고’ 아오테아로아의 숲을 태워 없앴고, 영국의 식물을 가져와 퍼뜨림으로써 아오테아로아의 옛 생태계를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오리족이 아오테아로아 섬에 온 뒤, 2세기 동안 모아새를 사냥해서 잡아먹었다면, 모아새는 키와 덩치가 크니, 얻을 수 있는 살코기가 많았을 것이고, 그들은 새의 알도 요리해 먹었을 가능성이 크니, 적어도 서기 14 ~ 16세기에 아오테아로아 섬에 살았던 마오리족들은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했을 것이다.
식인이 고기나 생선이 모자라서 생긴 풍습이라는 인류학자들의 설명을 염두에 둔다면, 서기 19세기에 영국인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마오리족을 헐뜯을 때 근거로 든 식인 풍습은 마오리족이 처음부터 지녔던 것이 아니라, 서기 16세기 이후 모아새가 사라지면서 고기를 먹기가 힘들어지게 되었고, 그 때문에 ‘모아새의 고기와 알을 대신할 것’을 찾느라 만들어진 건 아닐까? 서기 18세기 중반에 아오테아로아 섬에 도착한 영국인들은 서기 16세기 이후에 만들어진 마오리족의 식인 풍습‘만’ 보고, 그 풍습과 문화가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리고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판단한 것일 테고.
그렇다면 마오리족이 아오테아로아 섬에 왔을 때부터 식인종이었다는 비난은 잘못된 이해인지도 모른다)
(한마디만 더, 나는 ‘기묘한 밤’ 님의 움직그림들 가운데, 갈마[‘역사’]와 사회와 문화를 다룬 것들‘만’ 골라서 이곳에 소개함을 밝힌다)
- 단기 4357년 음력 2월 28일에, 비록 모아새의 멸종을 (독도 강치의 멸종이나 도도새의 멸종과 마찬가지로) 애도하나, 그렇다고 해서 아오테아로아 섬의 생태계를 망친 적이 있는 영국인들이 무죄가 되는 건 아님을 말하고 싶은(나아가 마오리족이 원래부터 ‘야만인’이나 ‘식인종’이었다는, 유럽중심주의와 인종주의와 제국주의에 바탕을 둔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싶은) 잉걸이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