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킹왕짱' 이라더니…
제자들 구하고 실종된 이해봉 교사
원광대 역사교육학과.
그에게 보내는 동료 교사의 편지에 눈물 바다
안산=김백겸 기자 2014-04-22 18:58:42
정대연 교사가 세월고 침몰 과정에서 학생들을 구조하다 실종된 이해봉 교사에게 쓴 편지ⓒ 민중의소리
지난 21일 열린 세월호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촛불 기원행사에서 '세월호' 침몰사고로 실종된 단원고등학교 2학년 5반 담임 이해봉 교사에게 부치는 편지가 낭독되자 주위는 온통 눈물 바다가 됐다.
이 교사는 침몰 당시 난간에 매달린 학생 10여명을 구조하고 남아있는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배로 들어갔다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고 2학년 5반은 현재 9명이 구조됐다.
중학교 때부터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다던 이 교사는 원광대 역사교육학과로 진학했다. 1학년 때 아버지를 잃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학교를 졸업한 뒤 착실하게 임용고사를 준비, 일년 반 만에 역사 교사로 부임하게 됐다. 첫 부임지인 고잔고에서 5년간 근무한 그는 올해 2월 단원고에서 교편을 잡은 지 두 달만에 사고를 당했다.
이 교사는 첫 수업 때 자신을 바다 ‘해’, 봉황 ‘봉’, 바다의 ‘킹왕짱’이라는 농담으로 소개했다고 한다. 그의 제자 중 하나는 단원고 2학년 교무실 앞에 “바다의 ‘킹왕짱’이라면서 왜 소식이 없나요. 빨리 돌아오세요”라고 적은 쪽지를 붙여두기도 했다
그의 한 제자는 “역사는 ‘올바르지 않은 역사를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위해 배우는것’이라고 이해봉 선생님이 알려줬다”며 “정작 지금 저는 할수 있는게 하나도 없으니 역사를 다시 배워야 하나 보다. 선생님이 빨리 오셔서 저희가 올바르게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결혼 4년차인 부인을 남겨두고 있다.
이 교사에게 편지를 쓴 정대연 성호중학교 교사는 지난해부터 혁신학교연구회에서 만난 사이다. 혁신학교는 획일적인 수업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학교 형태로 젊은 교사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정 교사는 2~30대의 젊은 교사들이 모인 연구회 안에서도 누구보다 열정적인 교사로 이 교사를 기억했다.
정 교사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대피시킨 다음 실종됐다는 기사를 보고 눈물이 났다”며 “머릿속으로 생각한다고, 매뉴얼이 있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것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교사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모의 아픔이 먼저이기에 선생님의 마음을 어디서든 전할 수 없었다”며 “아이들을 잃은 우리 교사들은 죄인이지만 딱 한 번 용기 내 해봉 선생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편지를 낭독했다.
다음은 정대연 교사가 이해봉 교사에게 쓴 편지 전문이다.
저는 현재 실종자 명단에 있는 이해봉 선생님과 연구회 등 각종 모임에서 참교육을 나누던 교사입니다. 해봉 선생, 촛불 진행 측에서 저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편 죄송했습니다. 아이들은 잃은 우리 교사들은 죄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선생님이 사고 당시 아이들을 대피시키다가 정작 본인은 실종되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예전 수학여행 사고가 떠올랐습니다. 추풍령 고개에서 버스 브레이크가 고장 났었지요. 그때 인솔교사는 아이들에게 안전벨트를 일일이 매게 하고 정작 자신은 사망한 사고였지요.
선생님!
이것이 교사의 마음이 아니겠습니까? 머릿속으로 생각한다고 될 일입니까? 매뉴얼이 있다고 될 일입니까? 아이들을 생각하는 교사의 마음이겠지요.
어찌 부모의 마음에 비하겠습니까? 그래서 선생님의 마음을 어디서든 전할 수 없었지요. 아이들을 잃어버린 죄인으로 있지만 오늘 딱 한 번 용기 내 우리 해봉 선생님의 마음을 전해 봅니다.
선생님! 이해봉 선생님!
지금 살아계신 거죠? 아이들 다독이며 그리고 희망과 용기를 주며 살아계신 거죠?
요즘 제가 어느덧 날카로워져 있더라구요. 작은 일에 아이들에게 큰소리치고, 혼내고…. 그 차가운 바닷물에서 다시 한 번 아이들을 마음껏 사랑하고 정성으로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을 생각하니 제가 그렇게 못나 보이더라구요.
선생님!
이해봉 선생님. 살아계시지요.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체온을 나눠주며 세월호 안에 계신 거죠?
선생님!
저는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상처받은 아이들 가슴으로, 마음으로, 품어 안고 기다릴 겁니다. 아이들 손잡고 배에서 나오실 거죠?
선생님!
아이들과 함께 꼭 살아계셔야 해요. 선생님은 인솔 교사잖아요. 꼭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야 인솔 교사잖아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아이들 안아줘야지요. 상처 입은 아이들 보듬어 줘야지요.
- 성호중 교사 정대연 드림
http://m.vop.co.kr/view.php?cid=746920&t=1
삼가 이해봉 선생님의 완전 해탈을 기원드립니다.
하늘나라에서 사랑하는 처자식을 지켜주소서!
부디 새 몸 받으시어 못다하신 가족사랑, 제자사랑
이어가시며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로서...○
첫댓글 하하하하하! 살신성인의 의로운 선생님! 감사합니다.
진정한 스승이시고 사표이십니다. 자랑스럽습니다. 하하하하하!
이해봉선생님! 영면하소서! 나중에 다시는 이 땅의 선생님으로 오시지 마세요. 딴 나라 선생님으로 다시 오세요.
"...남을 위해 자기생명을 던진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서..." 이런 말들로 위로도 뭣도 될수없는 난국 난세로 치닫지 않기를 빕니다요~!!
모두가 같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