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어학연수를 갈 때는 반드시 돈을 가져 가야 합니다. 하지만 몇 달정도는 모르겠지만 거의 1년 가까이 장기연수를 할 사람은 1년동안에 사용할 돈을 한꺼번에 다 갖고 갈 수도 없거니와 보관 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우선 몇 달간 사용할 돈만 가져 가고 그 이후에는 한국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송금을 받아야 할 입장입니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송금방법에 대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했었지만 마땅히 이방법이 좋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국내은행에서 직불카드를 만들어 가서 현지의 현금인출기(ATM)에서 돈을 인출하는 방법이 가장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신용카드로도 인출은 되지만 직불카드는 자기의 예금을 찾아 쓰는 것이고, 신용카드는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자연히 돈을 빌리면 이자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신용카드는 분실시 타인이 사용할 수가 있지만 직불카드는 그럴 수가 없다는 점에서 신용카드보다는 직불카드을 권하고 싶습니다.
직불카드는 ATM에서 돈을 인출하는 카드인 바 필리핀의 ATM은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종류의 직불카드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 알아 보기로 합시다.
직불카드는 아무 은행 것이든 상관이 없다. 'International'용이면 된다.
'직불카드는 어느 은행 것이 가장 좋아요?'란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럴 때 대답은 한가지 '아무은행 것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단 'International'용만 발급받으시면 됩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래도 신용있는 은행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반문을 하실 분들이 계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신용있는 은행이름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일부에선 미국은행인 'City Bank'가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현지에 흔하고 흔한 ATM이 은행이름을 보고 돈을 내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카드만 보고 돈을 내 주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조그만 은행이든 미국의 세계적인 큰은행이든 전혀 상관을 않습니다. 고객이 집어 넣은 카드가 자기가 돈을 내줄 의무가 있느냐 없느냐만 판단하고 돈을 내주든지 아니면 카드를 도로 토해내든지 하는 것입니다.
'International'용 직불카드를 발급 받아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은행 마크외에 낯 선 마크가 한 두개 그려져 있을 것입니다. 대개 Plus, Maestro, Cirrus 이렇게 3가지중 한 두가지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Amex, JCB등 몇 가지가 더 있긴 하지만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고 잘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ATM기들이 바로 이런 마크가 붙어 있는 카드를 용하게 구분하고 자기몸에도 똑 같은 마크가 붙어 있다면 틀림없이 돈을 내주더라는 것입니다.
'아저씨, 제카드는 돈이 안 나와요. 큰일 났어요.'
기껏 은행까지 일부러 가서 직불카드를 만들어 갔는데 막상 돈을 좀 찾아 쓰려고 가까운 은행의 ATM에다가 카드를 들이 밀었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자꾸만 카드를 토해 낸다. 잘못 넣었나 싶어서 뒤집어서 넣어도 보고 돌려서 넣어 봐도 마찬가지이다. 당황한 여학생이 저에게 달려 왔더군요. 그러면 그렇지 내꺼랑 똑같은 마크가 붙은 직불카드잖아 나도 그 은행 ATM에서 돈 빼내려다 권총찬 경비원한테 의심을 받은 적이 있는데... 아무 ATM에서나 돈을 다 내주는 것이 아닙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카드의 마크가 ATM의 마크와 같아야만 됩니다. 그럼 도대체 어떤 마크가 붙은 놈이 가장 좋은 거여? 아, 그거이 제가 좀 알아 봤지만 글쎄요? 잘 모르겠더구만요... 아니 그런 것도 제대로 모르고서 직불카드가 어쩌니 ATM이 어쩌니 떠들고 있어? 당장 좀 알아 봐봐... 알었시유... 알아 보면 될 것 아니유... 시부렁 시부렁
아따 왠놈의 은행이 이렇게도 많다냐? ATM도 많겠구먼...
필리핀에는 사람도 많지만 은행도 많다. 우리나라에선 약국이 흔하게 눈에 띄는데 필리핀에선 은행이 우리나라 약국마냥 흔하더군요. 하숙집에서 학원까지는 매일 현대그레이스를 타고 다녔는데 거리래야 불과 4Km 남짓 되는데 그 사이에 은행이 열 서너개쯤 되더군요. Prudential, PCI, BPI Family, Int'l Exchange, Land Mark, PNB, PSB, Savings, East West, Solid, Far East, DBS... 몇 개가 더 있는데 생각이 잘 안나는군요. 좌우지간 필리핀에는 은행이 약 30개는 되는 것 같습니다. 지방은행까지 치면 그 숫자는 더욱 많아 지겠지요. 그 많은 은행마다 다 들여다 볼 수는 없고 몇 군데 들려서 돈 찾는 체 하면서 ATM을 구경을 했는데 아주 중요한 걸 하나 알아 냈지요. 은행이 수도 없이 많지만은 ATM의 종류는 몇 가지가 아니더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은행이 다르면 ATM도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필리핀은 그게 아니더란 말씀입니다. 왜 그런고 좀 연구를 해봤더니만 은행은 은행이고 ATM회사는 ATM회사더란 말입니다. 이거이 무슨 말인고 하면 ATM회사들이 은행에다 빌려 준다 이겁니다. 우리나라 자판기 회사들이 각 건물마다 자판기 갖다 놓는 거나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필리핀에는 ATM이 3가지가 있더라.
아니 은행은 30개가 넘는 다면서 무슨 소리냐구요? 아까 얘기 했잖여... 빌려 준다고...
사실 빌려주는 것은 아니고 ATM을 운영하자면 기계만 사다 놓으면 되는 것이 아니고 전국의 ATM을 모두 연결해서 가동할 컴퓨터시스템이 필요할 것 아닙니까. 30개가 넘는 은행들이 저마다 모두 전국적으로 컴퓨터시스템 갖추고 ATM 기계 사다 놓자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ATM운영회사가 시스템은 갖춰 놓고 은행들은 그것을 이용만 하면 된다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누군가가 낸 거지요. 그렇게 해서 생긴 것이 MEGALINK, BANCNET, EXPRESS이상 3개의 ATM회사들입니다. 어떤 은행이든 모두 이들 회사에 가입을 해서 이들의 ATM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은행에 따라선 어느 한군데만 가입하지 않고 두군데, 또는 세군데 모두 가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ATM이 많은 것은 MEGALINK이다.
필리핀의 왠만한 은행은 거의 대부분 MEGALINK의 회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크레디트카드 점유율이 가장 높은 Equitable도 바로 이곳의 회원사입니다. 최근 PCI Bank를 인수해서 Equitable PCI Bank로 바뀌었습니다. 그다음으로 흔한 은행인 PNB(Philippnes National Bank)도 이곳의 회원사입니다. 결론적으로 필리핀에선 ATM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고 아시면 됩니다. 혹시 자신의 직불카드에 'Plus'마크가 붙어 있는 분들은 이회사의 ATM에서 돈을 찾으시면 됩니다. 한가지 불편한 것은 MEGALINK의 ATM은 대부분이 은행에 있다는 겁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은 BANCNET이다.
MEGALINK에 가입되어 있는 은행들이 추가로 BANCNET에 가입하기도 합니다. BANCNET에 단독으로 가입되어 있는 은행들도 많습니다. 앞에서 얘기했던 City Bank도 바로 이곳에 가입이 되어 있으니 굳이 City Bank만 찾아 다닐 것이 아니라 BANCNET마크가 붙어 있는 은행에 가시면 City Bank의 International 직불카드로 돈을 인출할 수가 있습니다.
숫자는 적지만 가장 편리한 것은 EXPRESS ATM이다.
앞의 두 회사들이 은행을 석권했기에 EXPRESS는 발 붙일 곳이 없었습니다. 은행회원사라곤 BPI, BPI Family, Landmark, HongKong, Solid 이렇게 다섯개 뿐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백화점입니다. 백화점 뿐만 아니라 National Book Store에도 있는 것을 봤습니다. 돈을 찾기 위해서 일부러 은행까지 안가도 되고 그리고 백화점은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기에 어학연수생들로서는 가장 이용하기가 편한 ATM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만 한가지 불편한 것은 바로 Plus마크는 안통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은행에서 발급하는 직불카드에 있는 'Maestro'. 'Cirrus'마크는 이용이 가능하니까 아마도 EXPRESS에서 돈을 인출하지 못하는 경우는 잘 없을 겁니다. 'AMEX'는 EXPRESS에서만 이용이 가능합니다.
이상은 제가 알고 있는 전부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현지에서 오래 거주하신 분들께 물어 보시면 잘 아실 겁니다. 위 내용중 혹시 은행이름이나 설명중 잘못 된 부분이 있어도 이해를 해 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위의 상식은 몰라도 크게 불편한 것이 없습니다. ATM기 한군데 가보고 안될 때는 다른 곳에 가면 거의 10중 8,9는 될 테니까요. 크게 염려는 안하셔도 됩니다. 그저 재미삼아 한번 읽어 보는 상식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상은 '필리핀의 완전초보' 제비가 알아 본 필리핀 상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