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을 즐겨 찾는 제가 그 중에서도 가장 좋와하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이 가녀린 코스모스가 해마다 가을이면 꽃 피고 지는데 그 색깔이 어찌나 고운지...! 제 눈에는 아래 세상의 코스모스가 아닙니다,3백 육십년 전 이 땅을 지키고자 성을 쌓았던 조상님들의 숨결과 산의 정기가 배인 꽃 색깔이지요, 코스모스 바로 아래가 산성의 제3남옹성으로 교통하는 암문이 있는 지점입니다
광주시 방향으로 구비구비 겹쳐있는 산의 능선들도 얼마나 정답고 아름다운지요?
한 2~3주만 지나면 모두 단풍으로 물 들 테지요, 그 때도 물론 여기에 저는 서 있을 것입니다 <2014.9.30. 남한산성>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후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는 것 같습니다
쑥부쟁이가 하얗게 피어 있는 이 지점에 "스토리가 있는 포토 존"이라는 팻말이 서 있습니다, 여기에 서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저마다 각각 다른 스토리를 마음에 떠 올릴 테지요
저는 하얗게 웃고 있는 쑥부쟁이 꽃 뒤로 20만 청병이 성을 둘러싼 가운데 대치하고 있던 일만 삼천 조선군들의 함성 소리를 듣습니다, 그 것은 아름다움과는 동 떨어지는 풍경입니다, 한 달치 밖에 없던 군량은 떨어지고 지독하게 추었던 그 해 겨울...
죽기로 결사항전을 주장하는 척화파와 그래도 화친하여 백성을 구하자는 주화파 사이에서 결정해야 하는 인조임금님의 번민은 또 어떠하였을지...?
마침내 결정하고 항복의 예를 올리러 백기를 들고 성문을 나설 때, 임금과 전송하는 군사들도 모두 주먹으로 눈물을 훔쳤다지요,오늘날도 패를 나누어 밤낮으로 싸움질만 하는 정치에 까지 생각이 이어지네요 ㅎㅎ
만약에 만약에...
코스모스와 쑥부쟁이만 있었다면은 보통 가을 꽃이었을 테고요, 용의 꼬리처럼 길게 뻗어 있는 성만 있었더라면 그저 삭막한 군사 시설이었을 것입니다, 코스모스와 쑥부쟁이와 산성이 조화를 이루니 더욱 멋집니다
그 것이 제가 해마다 몇 번씩이나 여기에 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