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 있는 많은 도매상가들 중 판비타운은 한국 도소매상인들이 가장 많이 물품을 사입하는 곳이지만, 오사카에는 판비타운 외에도 많은 도매상가들이 있다.
판비타운 바로 앞에 소재한 빌딩들도 이러한 도매상가라고 하는데, 이들 상가의 경우 아예 한국인 상인들을 입장시키지 않거나 멤버쉽 카드 발급이 까다롭다고 한다.
오사카에는 일본 최대의 의류전문 도매상인 셀프 오오니시의 본점이 위치해 있고, 의류 및 속옷 도매상인 푸로르토 마루미추, 가방 및 신발 도매상인 네고로, 일본 현지인을 위한 생활잡화 도매상인 만에이의 본점이 위치하고 있다.
이 중 만에이의 경우는 외국인 손님은 받지 않고 일본 현지 상인들과만 거래를 하는 도매상이다.
이들 도매상 중 판비데라우치와 푸로르토 마루미추, 네고로는 후쿠오카에도 지점을 두고 있다.
일본 도매상가 이용법
이들 도매상가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회에도 언급했지만, 라이센스 발급이 필수적이다.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과 명함”이라는 말이 있는데, 일본의 시장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보다도 신용과 명함이라고 한다.
일본의 도매상들은 한번에 많은 양의 상품을 구입한다고 해도 도매를 주지 않는데, 도매상들이 요구하는 것은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이 진짜 장사꾼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증서이다.
도매상마다 입장카드(멤버쉽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한국에서 발급받은 사업자등록증이다.
라이센스 발급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제출해야 한다.
또, 인터넷을 통한 통신판매가 아닌 오프라인 매장 운영자라면 영업장 사진이 필요한데, 영업장 사진은 간판과 외부의 전경이 보이는 전면사진과 가게 안에 상품을 진열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필요하다.
사업자 등록증, 영업장 사진에 추가로 명함과 여권이 필요하다. 명함은 사업자등록증과 사진의 간판에 나오는 상호와 성명이 일치해야 한다.
여권 역시 사업자등록증 상의 대표 이름과 명함의 이름, 여권상의 이름이 일치하여야 한다.
도매상 출입 라이센스를 발급 받으면 도매상 이용이 가능한데, 가능하면 구매실적을 꾸준히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일본의 도매상들은 현지 소매상에 비해 35%에서 최고 60%까지 할이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데, 구매실적에 따라 추가할인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도매상에 따라서는 오랜 기간 거래실적이 없으면 라이센스가 자동으로 취소된다고 한다.
오사카의 브랜드 아울렛 매장
오사카의 도매상가인 판비타운을 둘러보고 난 다음 날은 브랜드아울렛매장을 찾기로 했다. 기자가 찾기로 한 아울렛매장은 고베 외곽에 위치한 고베 산다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이었다.
전날 만났던 한국에서 온 상인들과 동행을 하기로 하고, 난바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난바역은 오사카 교통의 중심지로 수많은 노선의 지하철 환승이 가능한 곳이었다. 난바역에서 만난 한국인 상인은 전날 판비타운 취재에 동행했던 초보상인 3명과 본격적인 통신판매업을 시작했다는 청년 1명이었다.
충남 천안에서 왔다는 명덕진(24)이라는 청년은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 대신 평소 하고 싶었던 통신판매업 창업에 뛰어든 젊은이로 ‘꿀떡(www.gguldduck.com)'이라는 브랜드신발 전문 통신판매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난바역에서 이들과 합류해 고베의 아울렛매장으로 가지 위해 이동한 곡은 우메다역이었다. 오사카역이 있는 우메다역에서 다시 고베로 가는 JR로 갈아타고 도착한 곳은 고베 인근의 산다역이었다.
산다역에서 다시 아울렛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10여분 정도 이동하다 보면 고베산다프리미엄아울렛이 보인다.
매장에 도착하기 전 눈길을 잡아끈 것은 거대한 스타디움을 연상시키는 구조물이었다. 마치 야구장이나 축구장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이 구조물은 아울렛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주차시설이었다.
2007년 7월 오픈했다고 하는 고베산다프리미엄아울렛은 오픈 당시 8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으나 현재는 1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웃렛 매장은 자사제품이나 매입한 상품을 재고처리 목적으로 염가판매하는 상설소매점포인데, 고베산다프리미엄아울렛은 명품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숍과 레스토랑, 위락시설을 갖춘 프리미엄 아웃렛으로 정상가보다 25∼65%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아울렛매장 역시 국내 통신판매사업자들이 물건을 사입하는 주요 매장이다.
고베의 아울렛매장은 최초의 프리미엄 아웃렛을 만든 미국의 첼시가 미쓰비시지쇼와 소지쓰 등과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첼시재팬이 운영하고 있다.
아울렛 매장 이용을 위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종합안내소였다. 이곳에서는 여권을 제시하면 할인카드를 발급해 주는데, 한 매장에서 1만엔 이상 구입할 경우 20%를 추가 할인해 준다.
이국적인 건물이 끝없이 줄지어 있는 가운데 아울렛 입구에 보이는 익숙한 브랜드매장들이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 브랜드인 리북, 아디다스, 나이키, 푸마 등의 매장이었다.
토요일 오후 시간이라 이들 매장을 비롯한 아울렛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었다.
시장조사차 온 상인들이 각각의 관심매장으로 흩어지고, 기자 역시 매장을 둘러보기 위해 국내에서도 익숙한 몇몇 브랜드 매장을 찾았다.
국내보다 훨씬 저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나이키 매장이었다. 이 매장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거나 상품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가장 먼저 신발매장을 찾았는데, 국내에서 10만원을 호가하는 상품들을 4만원대에 팔고 있었다. 이런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한 국내 통신판매업자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브랜드 신발을 일반 오픈매장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의류 역시 스포츠 종목별로 매대가 분리되어 판매하고 있었는데, 국내 일반매장의 절반 이하로 팔리고 있었다.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있는 나이키 신발의 경우 우리 돈으로 4만원대에서 7만원대까지 다양한 종류의 신발들이 진열되어 판매되고 있었는데, 1만엔 이상 구입할 경우 20% 할인혜택까지 받게 되므로 실제로는 3만원대 구입도 가능한 셈이다.
이런 식으로 들여온 물건들이 인터넷이나 병행수입품으로 국내의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렛 매장에 나온 물건이라 해서 재고품이라고 할 수도 없다. 브랜드 신발의 경우 다국적 기업의 일본 지사에서 일본인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으로 제작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거 한다.
예를 들면, 일본의 나이키 지사가 독자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나이키 본사에 일본인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의 신발을 제작해 줄 것을 요구하면, 나이키 본사에서는 그러한 디자인으로 신발을 제작해 일본 시장에만 출시한다는 것.
따라서, 이런 제품의 경우 일본 시장에서는 재고가 되었다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는 전혀 소개된 적이 없는 신상품이 되는 셈이다.
아울렛 매장을 찾는 소호상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틈새상품을 찾는 일이다.
이곳 아울렛에는 세계적인 명품 매장들도 입점해 있었는데, 카우치 매장의 경우 사람이 너무 많아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경비원이 매장에서 사람이 나오면 그만큼씩 입장을 시키는 방식으로 매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기도 했다.
어마어마한 규모 만큼이나 이곳에서는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는데, 각종 의류와 신발은 물론, 가방 및 피혁제품, 아동용 의류 및 완구, 각종 선물용품 및 악세사리, 생활잡화, 시계, 속옷, 선글라스, 화장품 매장 등이 몰려있다.
이곳에서는 택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물건을 구입한 상인들은 택배 서비스를 통해 숙소까지 구입한 상품을 배달 받을 수도 있다.
일본 아울렛매장 이용시 착안점
일본의 아울렛매장들은 시중가에 비해 기본적으로 30~60%정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할인율에서 추가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종합안내소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쿠폰 북을 받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쿠폰을 출력해 이용할 수도 있다. 할인쿠폰을 이용할 경우 매장별로 최고 20%까지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
쿠폰북 하나로는 브랜드별로 한번만 사용이 가능하므로 구입시 충분히 살펴보고 모든 상품을 한꺼번에 결재하는 것이 요령이다.
또, 매장별로 적립카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적립카드를 이용할 경우 적립포인트로 추가할인을 받거나 선물로도 교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일본은 매년 여름과 겨울 시즌 전국적인 대규모 세일행사를 하는데, 이러한 대형 세일기간을 이용할 경우 상당폭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구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 호에는 오사카 일반상가와 광양에서의 소호무역 가능성에 대한 기사를 싣습니다.)
인터뷰 / 일본에서 꿈 키우는 명덕진씨
“나만의 독자 브랜드 만드는 것이 목표”
오사카 아울렛매장 취재에 동행한 명덕진씨는 24세의 젊은 나이에 어엿한 사장님이다. 브랜드신발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인터넷 쇼핑몰 ‘꿀떡(www.gguldduck.com)'을 운영하고 있는 명씨는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쇼핑몰 운영 경험이 있다고 한다.
“정상적인 쇼핑몰은 아니지만 인터넷 상의 오픈마켓을 통해 브랜드신발을 팔아본 경험이 있었습니다. 친구 아버님이 브랜드신발 대리점을 운영 하셨는데, 용돈을 모아 대리점가에 신발을 구입해 인터넷상의 패션 커뮤니티 등에 올려 팔아 용돈을 직접 벌어쓰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인 명씨의 경우 어려서부터 접한 컴퓨터를 통해 일찍부터 물건을 사고 파는 방식을 익힌 셈이다.
대학 1학년을 마친 후 명씨는 해병대에 지원해 병역의무를 마치고 지난 해 5월 전역했다고 한다.
전역을 앞두고 명씨는 학교에 복학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젊었을 때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전역 후 “1년만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을 하게 해 달라”고 부모님을 설득한 명씨는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경험한 바 있는 브랜드신발로 사업을 시작했다.
자신의 쇼핑몰을 정식으로 개설한 것은 금년 2월.
“처음 신발로 시작했지만, 점차 패션브랜드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저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브랜드운동화 쇼핑몰을 개설한 명씨는 초창기 국내 도매상에서 물건을 구입해 판매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도매상에서 구입한 물건 중 일본어 택이 붙어있는 상품이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본에서 수입을 해 소매상으로 넘길 정도라면 일본 시장에서 그 사람들이 얼마나 싸게 물건을 구입해 오기에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한다면 내라고 못할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명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임동근 소장이 운영하는 네이버카페 일본창업연구소(http://cafe.naver.com/limdk325)를 알게 되었고, 이후 임소장이 진행하는 오사카 연수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안목을 크게 키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브랜드가 매우 다양합니다. 일정기간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한 후 일본으로 유학을 와 공부를 하면서 일을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
남들이 학교에 다니거나 20대의 낭만에 젖어있을 때 젊은 사업가 명덕진씨는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