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 불긋 가을단풍이 한창이다. 매년 가을 이맘때면 청정가평의 테니스 코트에서는 파이팅 소리가 울려 퍼진다. 가평 푸른연인배 전국동호인테니스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푸른연인배는 올해로 7회째다. 동호인 대회로는 역사가 오래지 않았지만 푸른연인배는 이미 혼합복식의 대명사가 되었다. 20년,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가 한 둘이 아님에도 이제 7살된 푸른연인배는 어떻게 혼합복식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 코트 올라가는 길목에 단풍이 한창이다.
명품이라 일컫는 대회에는 기본이 있었다. 테니스인들과 연합회, 지자체…소위 삼위일체다. 가평 테니스인들의 희망에 연합회 임원들이 사심 없이 앞장섰다. 박수도 마주 쳐야 소리가 나듯이 지자체와 지역의 산업체는 그 열정과 노력에 든든한 후원자요 배경이 되어 주었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두가 하나된 마음이었다.
그 태동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의 경계가 맞닿아 있는 가평, 포천, 춘천의 테니스인들은 매달 1번씩 번갈아 가며 지역대회를 개최했다. 화합차원의 이 대회는 3년동안 지속되었고 대회의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했다. 노하우가 축적되자 전국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가평군 테니스연합회에서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당시 가평군 연합회 전호정 회장과 황만식 사무국장은 대회를 성공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거의 매주 서울 경기지역을 돌았고 영주, 대구, 청주까지 시합을 다니면서 홍보를 했다. 황만식 사무국장은 “당시에는 인터넷을 활용한 홍보가 그리 활성화 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오로지 몸으로 뛰어야 했다. 전국을 도는데 힘은 들었지만 푸른연인배 대회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보람은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 혼합 복식에 참가한 선수들이 본선 1회전을 치르고 있다
당시 혼복 대회는 전국에 한 손으로 꼽을 정도 밖에 없었다. 전국으로 홍보를 다닌 결과 첫 회에 혼복에서만 198팀이 출전신고를 했다. 가평군의 테니스인들은 감격했다. 그리도 먼 지역에서 가평을 찾아 출전하겠다 요청한 것에 대해 고맙고 또 고마웠다. 그러나 고마운 것은 심정적인 것이었고 현실적인 문제가 눈 앞에 있었다. 그것은 바로 198팀을 수용할 수 있는 코트가 가평에는 없다는 것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출전 팀을 140팀으로 조정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경남, 부산, 울산, 전주지역에서 대회를 하기 위해 올라왔다. 미안한 마음에 가평군 연합회는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 먹거리를 풍부하게 준비했고 상금도 당시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현금 2백만원을 제시했다. 2회 대회 때는 우승자가 고생했다고 우승상금의 일부를 대회 진행자들에게 식사라도 하라고 기부 하기도 했다. 가평의 푸른연인배가 대히트를 치자 그 명성은 주변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전국 곳곳에서 가평의 푸른 연인배를 벤치마킹 했고 혼복대회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대회는 대회에 혼복을 넣기 시작했다.
그 초심은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전국 신인부, 남자 오픈부, 개나리부, 혼합복식 4개 부에 걸쳐 4일간 진행된 가평푸른연인배에서 가평연합회(회장: 유규현. 사무국장: 조민철)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솔선수범하며 대회를 진행했다. 대회마다 부침개를 비롯 두부, 어묵 등을 준비해 잣 막걸리와 함께 가평을 찾은 선수들을 맞이했고, 11월의 청정한 공기와 바람속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 가평 푸른연인배 현수막...가평 푸른연인배는 올해로 7번째다. 짧은 대회 경력이지만 혼합복식대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현수막 앞에 놓여 있는 흰색 의자 2개는 라인엄파이어가 앉는 자리다. 가평에서 치러지는 대회는 8강부터 라인엄파이어가 배치되어 풋폴트를 엄격하게 보고 인아웃을 판별하여 라인 판정에 대한 논란을 아예 없앴다.
남자들의 대회는 파워풀하고 멋짐이 있고, 여자들의 대회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혼합복식은 음양의 조화가 어우러져 오묘한,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생기가 흐른다. 때문에 경기 결과보다도 경기 자체에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복식 경기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의 하나가 파트너와의 싱크로율이다. 즉 파트너십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 4일동안 열과 성을 다해 대회를 진행한 가평군 연합회 회원 및 임원들.
가평푸른연인배가 혼합복식의 대명사답게 올해에도 혼합복식만 127팀이 나왔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가평에서 테니스라는 운동을 하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한데, 백년해로하는 부부가, 사랑하는 연인이 함께 코트에서 땀 흘리는 모습, 아…상상만 해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런데… 그대는 알고 있는가? 푸른연인이라는 대회 이름이 사과, 포도, 잣, 한우, 쌀 등 청정 가평에서 나는 농특산물의 브랜드 명에서 가져왔다는 것을!!!
▲ 혼합 복식에 참가한 선수들이 본선 1회전을 치르고 있다
▲ 가평군 연합회 여성 임원들이 참가 선수들을 위해 전을 부치고 있다. 이들은 김장할때 쓰는 커다란 빨간 대야에 가득찬 반죽을 남김없이 부쳤다.
▲ 오후 3시 출출한 시간이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맛있는 전에 잣 막걸리 한사발을 하고 있다.
▲ 안진환 최진숙 부부. 결혼27년차로 춘천에서 대회를 보러 왔다 한다. 테니스 구력 11년차인 부부는 횡성한우배 부부배에서 우승을 했다 한다. 직업군인이라 이사를 24번 했는데 테니스를 하기 위해 춘천에 정착했단다.
▲ 정구진 위미라 페어, 위미라(여)는 대회 첫 출전인데 32강에 진출했다. 날씨가 꽤 쌀쌀했는데 젊은 피를 식히기에는 어림없었다. 이들은 반팔 반바지(스커트)차림으로 내내 경기를 했다.
▲ 8강에서 만난 정창대,박혜연 vs 김서희 전성민 페어. 매우 치열한 경기가 진행 됐으나 김서희 페어가 준결에 진출했다.
▲ 김서희. 해마다 가평 푸른연인배를 찾고 있다 한다. 비랭킹 대회여서 부담없이 여행하듯 올 수 있는 곳이라서 좋다 한다.
▲ 정창대 이재임 부부. 이들 부부는 몇년 전 이 대회에서 준우승 했다 한다. 정창대 아내인 이재임도 신용철과 함께 페어로 대회에 나왔다. 정창대 부부는 3회 대회부터 5회째 빠지지 않고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풍경좋고, 사람좋고, 먹을 것도 많이 주는 등 대회환경이 좋아서란다.
▲ 김영호 이미영 페어, 이들은 8강에서 송병우, 김선영 페어를 타이브레이크에서 8:6으로 이기고 올라왔다.
▲ 멋진 오버헤드 스매싱이었으나 카메라 촛점이 안맞았다. 경기 구경하다 이런 멋진 장면이 나오는 순간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렇게 촛점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멋진 장면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항상 볼의 방향을 예측하고 카메라를 볼을 칠 선수에게 맞추고 있어야 한다.
▲ 김선영. 김선영이 왜 상위랭커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알게 한 8강전이었다. 자신의 파트너가 3:4에서 두 번째 다리 경련이 일어나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파트너의 몫까지 뛰며 코트를 커버했다. 그 결과로 5:4로 앞섰고 매치까지 잡았으나 아쉽게 끝내지 못했다. 타이브레이크에 접어 들어 6;8로 역전패 했다.
▲ 송병우 선수가 8강전에서 다리에 경련이 왔다. 메디컬 타임을 2번 불렀으나 경련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전을 펼쳤다. 다리의 근육 경련은 일반적으로 탈수에 의한 전해질의 불균형에 기인한 경우가 많다. 쉬는 시간에 약간의 소금이 섞인 물이나 이온음료를 먹어주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또한, 찬 물로 씻고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 김영호, 이미영 페어가 준결승에 진출하자 환호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 이성희 선수는 베이스라인에서 강력한 포핸드를 상대편 코트로 날려 보냈다. 포인트가 나면 컴온~을 외치며 스스로 자신의 분위기를 띄웠다.
▲ 날씨가 꽤 쌀쌀해 두꺼운 점퍼가 없었으면 꽤나 힘든 시간이었다. 이들은 결승전이 끝날때까지 동료가 경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 김영호, 이미영 페어와 이동석,이성희 페어의 준결승전
▲ 신송식, 한현숙 페어와 김서희 전성민 페어의 준결승전
▲ 공동 3위 입상자들.김서희(장미,비트로),전성민(해냄),이미영(평택,육구), 김영호(전진선우회)
대망의 결승전
▲ 우승이 확정되자 이성희 선수가 환호하며 그라운드에 누웠다.
▲ 이성희 선수가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코트에 들어선 남편을 끌어안고 있다. 남편은 결승전이 시작하기 전 휴식 시간에 아내의 발을 씻기고 발마사지를 해줬다.
▲ 준우승 신송식(백두),한현숙(양구)페어. 이들은 상패와 상금 1백만원을 우승상금으로 받았다.
▲ 영광의 우승 이동석(강서어텍).이성희(빅뱅,썬에이). 이들은 상패와 우승상금 2백만원을 받았다. 가운데는 가평군 연합회 유규현 회장
첫댓글 멋지네요. 그림의 떡인듯...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