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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비연수]
아주 먼 옛날...
태고의 신이 지배하던 신산아래 매족과 화산족 두 부족이 살고 있었다.
어느날 매족은 천하를 얻고자 화산족과의 전쟁을 이르켰고,
화산족이 숭배하던 신상은 재아을 내려 매족의 과욕을 벌하였다.
그 후...
모든 것을 잃고 척박한 곳으로 쫓겨난 매족은 부족의 원수 신산과 화산죽을 응징하고자
산사람 일천명의 피와 뼈를 녹여 천검을 만들었고 그 완성을 위해 화산왕족의 후손을 마지막 재물로 삼으려 하는데...
씬 1 프롤로그
(붉은 해가 기우는 오후
울창한 갈대 숲
부는 바람에 하늘거리는 갈대들
숲 사이 동산 위로 바위에 기대앉은 임신한 매족의 여족장 수와
수의 무릎 베고 누운 한이 있다.
갈대 숲 향한 두 사람의 다정한 실루엣...
봉긋한 수의 배에 귀 대어보는 한.
수의 입가에 행복한 미소가 깃든다)
수 후회 안해요?
한 (도리질)...
수 외로울지 몰라
한 내겐 당신과 우리 아이가 전부야, 난 만족해
(마주보는 행복한 눈길...)
(잔잔히 부는 바람...
바람에 날리는 한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수.
한, 뺨에 닿는 수의 손길을 느끼며 눈을 감는다.)
(거칠게 갈대 사이 가르며 전진하는 매족의 무사들)
(어느 순간, 갈대 사이 차 오르는 철새들
철새들 따라 하늘 향하는 한의 시선
갈대 사이보고 있다가 일순간 굳어지는 수의 얼굴1
매서운 눈... 악다문 입... 섬뜩하다
재빨리 단검 빼내어 쳐드는 수... 슬로우
퍽-
한의 가슴에 그대로 박히는 단검
헉- 피 뿝는 가슴 부여잡고 뒹구는 한
수. 단검 깊게 쑤셔 넣으며 놓지 않으려 같이 뒹군다.
순식간에 일어난 경악할 상황)
(점프-
갈대 숲 사이.
수, 멈추지 않고 거세게 밀어 부친다.
필사적으로 박힌 칼 빼내려 힘주는 한
그러나 수. 더욱 거세게 쑤셔 넣는다.
버티는 두 사람의 손을 타고 흐르는 핏물...
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 왜 이러는 거야!!
수 (차가운) 내가 널 사랑했다고 생각해?
한 ...!!...
수 착각하지마, 단지 내 속에 니 놈의 씨를 받은 것 뿐이야.
이제 니가 할 일은 끝났어
한 ...!!...
(순간적으로 칼 빼내며 수와 대치하는 한.
아직도 상황이 믿기지 않는지
상처 난 가슴 쥐고 주춤 주춤 물러선다.
절명의 위기를 맞는 한
수와 마주 본다.)
한 ...!!...
수 (중얼) 매족이여... 영원하라... 매족이여...
(그런 수의 모습을 접전 중에서도 놓치지 않고 보는 한.
초점마저도 흐려지는 수의 눈빛)
한 ......
수 (동요 없이 여유 있는).....
한 ....
수 어차피 죽을 아이야. 니 손으로 찔러.
(한 앞으로 성큼 다가서는 수...
한, 찌르지도 못하고 물러설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
턱-
더욱 바싹 다가와 와 서는 수.
봉긋한 수의 배에 칼 끝이 닿는다.
수의 배속에 자라는 자신의 아이를 두고 갈등하는 한...
조롱하듯 마주보는 수...
수의 배신에 울분이 복받쳐 오르는 한...
결국 칼 올려 수의 목에 겨눈다...)
한 (갈등)...
수 (조소) 뭘 망설여.. 어서 찔러
한 ... 내 죽어도 널 용서치 않을 것이다.
(스윽-
결국 힘겹게 칼 거두고 돌아서 가는 한... 비틀
빤히 지켜보는 수...
한, 갈대 숲 사이로 모습 감춘다.
바라보는 수.)
씬 2 매족신단
(블랙
둥- 둥- 둥
아득한 곳에서 점점 가까이 울려오는 북소리...
주문 외는 소리.
소리들 겹치며 서서히 화면 밝아지면
신단을 두른 거대한 바위 중심에 박힌 원형 천력이
시계처럼 서서히 돌고 있다.
그 아래 신단 앞.
무릎 꿇고 주문 외는 매족 제사장
주위의 무사들... 병사들...
모두 같은 주문 반복한다.
신단을 비추는 만월.
그 위로 계시록 읽는 소리)
제사장 (읽는)
매족의 형제들이요, 핏줄이여
우리 매족은 천년영화를 만대에 누리며
세상만물의 주인으로 살아왔다.
허나 이젠 그 시간이 다한 듯 신상의 저주로 인해
그 영위함을 마감하노라.
(둥- 둥- 둥-
더욱 거세지는 북소리)
먼 훗날
내 후손! 내 핏줄!! 내 형제의 영혼이 남아 있거든
세상의 주인으로 다시 부활할 것이로되
두 번 다시는 신산의 재앙이 너희를 묶지 못할 것이다.
이를 위해 너희 1천명 어버이의 피와 뼈를 녹인 천검으로
신산의 저주와 맞설지니
매족의 자손들이여!!
지금의 부귀와 용맹을 되찾아 천년 만년 영원 하라!!!
(쿠웅-
고막을 찢는 천둥소리와 바람... 폭우가
신전을 휘감는다
그 위로 처절한 여자비명 소리
악-)
씬 3 여족장의 처소 (매족)
(처소 안.
악-
진통 중인 수
어느 누구 도와주는 이 없다.
이미 온몸은 땀으로 범벅
깨물어 터진 입술로 새어나오는 핏물...
난산인 듯 지칠 대로 지쳐 축 늘어진 어깨
다리 사이로 흥검히 베어나는 피...
콱 -
나무재갈 무는 수
있는 힘을 다해 고통을 참아낸다.
그러나 점차 초점 잃어 흐려지는 수의 시야.
웅얼대며 귓전을 감도는 주문소리... 북소리.. .완전 혼돈 상태
제사장의 계시록 읽는 소리까지 겹친다.)
제사장 (소리)
오백년 세월이 지나 검은달이 뜨는 밤
매족의 이름으로 아이를 얻을 것이니
모두들 그 아일 비라 부를 것이며
오직 비의 영혼만이 천검을 깨워
매족의 영원을 증명하리라
(우지끈-
수의 입에서 부러져 나가는 나무재갈)
씬 4 신산의 전경
(신산 위로 내리 꽂히는 천둥 벼락
신산에서 비롯된 빛의 줄기가 살아 숨쉬듯 산발적으로 치솟으며
신산 주위를 휘감다가 한 방향으로 돌진한다.
숲 사이. 계곡. 골짜기 지나 매족 신단을 향해 가는 빛줄기들
포악한 맹수와도 같이 저돌적으로 방향 틀어 간다)
씬 5 매족의 신단
(쿠우-
더욱 거세게 돌기 시작하는 천력.
둥- 둥- 둥-
일정한 리듬 없이 광적으로 북 쳐대는 병사들
북채에 가득 베인 핏물
기운에 눌려 혼절해 쓰러져 나가는 병사
눈 뒤집혀 나뒹굴며 경련 일으키는 병사들...
숨막히는 광경 속.
이런 아비규환의 혼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일어나 외치는)
제사장 이제야 당신의 거룩함이
세상의 빛과 영원함으로 부활할지니.
기나긴 고통의 잠에서 깨어나
위대한 천년 역사의 증인이 되소서
매족의 영원을 증명하시라-
씬 6 여족장의 처소
(막바지 진통에 다다른 수
그리고 터져 나오는 수의 비명)
씬 7 다시 매족의 신단
(신단 앞 도열한 무사들 뒤 갑자기 날아드는 빛줄기
무사의 목을 관통하고
가슴을 뚫고 지난다.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는 신다
씬 8 여족장 처소 앞
(처소 앞 지키고 있던 무사들도 빛줄기의 공격을 받고 있다.
부치 앞 병사의 몸을 관통하는 빛
정신없이 내달리는 무사들의 발)
씬 9 매족 신단
(아수라장 속에서도 천력 앞을 가로막고 버티는 제사장
제사장 정면으로 돌진하는 신산의 빛줄기)
씬10 여족장 처소
(하늘을 찌를 듯 울리는 수의 비명
마침내 태어나는 아이. 비다.
아기를 안고 탯줄을 끊는 수)
씬11 매족신단
(제사장 향해 돌진하는 빛
고개 들어 하늘 보는 제사장...
막 시작되는 월식
관통 직전. 제사장 코앞에서 사그라지는 빛줄기
그와 동시에
굉음을 토하며 천력을 뚫고 나오는 천검!!
순식간에 일어난 경이로운 광경을 넋 잃고 바라보는
살아 남은 무사들...
잠시, 거짓말 같은 정적이다)
씬12 여족장의 처소 안
(여족장의 처소 앞
문 열고 나서는 수
다소 거친 호흡 속에 품속깉이 비를 안은 채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또박또박 신단으로 출발하는 수
요동 없이 무표정한 얼굴
다리를 타고 내려와 바닥에 끌리는 피
방금 전 출산한 몸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씬13 매족의 신단
(신단으로 진입하는 수 일행
제사장, 밤하늘 올려 본다.
진행중인 월식
리듬 빨라지는 북소리
마침내 제단 위에 비를 내려놓고 무릎 끓는 수
마주한 제사장 남은 경문 왼다)
제사장 오백년 약속의 시간!
온 세상이 암흑으로 갇히는 이때
운명의 아이, 비의 영혼을 담아 신산의 사슬에서 벗어날
천검을 이루리라.
비의 영혼이여! 운명이여!
암흑의 세상을 열라-
(둥둥둥둥둥둥-
월식의 완전 상태가 된다.
암흑 속에 순간 이는 강풍)
(천력 중심의 천검 뽑아드는 수
콰콰쾅-
천둥 번개 요란해 지며 천검이 빛을 발한다.
고조되어 가는 북소리
가려진 달
자욱한 안개...
미친 듯 북 치는 병사들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
타타탁- 꺼져 나가는 횃불
제단에 놓인 비의 심장을 겨누고 서서히 천검 잡아 쥔 수
잠시 자기의 핏줄을 바라본다.)
수 (씨익- 악마적 미소)
(주저 없이 비 향해 천검 치켜드는 수
기대 찬 눈으로 지켜보는 제사장, 부치
이때, 두두두-
제단 향해 달려오는 말 탄 사내, 한이다)
- 돌아보는 수...
- 놀란 제사장...
- 사내 향해 달려드는 부치...
- 수를 독촉하는 제사장...
- 천검 쥐고 내리치는 수.
- 부치 피하며 절묘하게 비를 낚아채 가는 한
(쩡!
천검에 두 동강 나는 돌 제단
혼란에 빠진 수
한, 이미 먼 거리 두고 안개 속에 말 멈춰 세운다)
한 이 아인 내가 데려간다. 잊어라.
수 ...!...
제사장 비는 매족의 제물로 태어난 아이야
네놈 따위가 그 아이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한 내가 비를 지키는 것 또한 이 아이의 운명!
더러운 매족의 운명 따윈 논하지 마라
내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마치 얼이 나간 듯 혼돈에 빠진 수
한, 수를 본다.
섬뜩하게 맞붙는 두 사람의 시선)
수 ......
한 .....
(고삐 틀어쥐고 말 돌려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한
말 타고 제사장 앞에 모여드는 부치 일행)
수 비를 데려 와. 반드시
(말 달려가는 부치 일행
망연자실, 자세 잃고 비틀하는 수.
월식 끝나고 드러나는 만월. 동시에,
쿠르르-
진동소리와 함께 천력 속으로 파고드는 천검
그 앞, 눈물 가득히 분노 삼키며 지켜선 수의 모습에서
화면 어두워진다.)
씬14 울창한 숲
(십 수년 후,
급히 내달리는 발.
성장한 비와 그의 아비 한이다.
그 뒤를 바싹 따라붙는 매족의 부치 일행 (부치와 7인의 무사)
한, 필사적으로 도주하고 부치, 결사적으로 추격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들의 추격전
오래 전 추격 때와는 달리 헐고 지친 모습
부치 일행. 더욱 속도 내 따라붙는다)
(또 다른 발이 달린다
화산족 소년 무사 적
앞만 보고 달리는 적의 뒤로 소녀 무사 연이 따라 붙는다.
그와 동시에 뒤따르는 같은 또래의 소년 무사들
수로, 도운, 장준, 성관)
적 단은?
연 안 보며. 어디야
적 구름고개
(어린 나이답지 않게 용맹 가득한 적과 연
그리고 화산족 소년 무사들
어느새 숲길 나와 광야로 달린다.)
(다시 한과 부치 일생의 추격전
거의 따라붙은 부치 일행
한과 비, 절망적이다)
(돌 바위 언덕
쫓기는 한과 비를 바위 사이로 관찰하는 적과 연. 일행
언뜻언뜻 적의 시선에 잡히는 비
필사적으로 도주 중인 모습)
적 누굴까?
연 글쎄...
적 가자, 이러다 마을로 들어가겠어
(달리다 넘어지는 비.
주위 에워싸는 매족 무사들
고목을 등지고 선 한과 비
한. 피맺힌 어깨에 두른 검 뽑아 쥔다.
비를 고목으로 바싹 밀어 사이를 두는 한
매족 정예 무사들과의 목숨을 건 사투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1대 8의 접전
비, 공포에 떨며 고목으로 물러선다.
다가오는 부치 일행
경계하며 자세 자는 한
칼날을 뒤로 세운 역 검형!!)
도운 역검이야. 화산족 사람이다.
연 기다려. 단이 필요해
적 (자존심 상하지만) 시간 없어. 이대로 두면 마을이 다친다.
가자!
(말릴 틈도 없이 언덕 아래로 튀어나가는 적
하는 수 없이 적의 뒤를 따르는 도운, 수로, 장준, 성관,
연, 제자리에서 담담히 화살 들어 죈다.)
(한을 향해 달려드는 부치 일행
막고 베는 한)
(내리막 길 내달리는 적과 소년들
정조준 끝에 시위를 놓는 연
연의 화살
달리는 동료들 지나 비를 낚아챈 놈의 머리통을
그대로 날려 버린다.
멈추지 않고 다시 시위 당기는 연
시-익-퍽!!
또 한 놈 날아간다.
적과 소년들 합세하며 부치 일행과 접전.
그러나 매족 정예무사들과 겨루기엔 다소 무리인 듯
적 이외엔 매족 하나에 소년둘씩 붙었다.
부치의 현란하고 파괴적인 칼 솜씨에 밀리는 한
헉-
상처 난 어깨를 다시 맞는 한
가까스로 피하며 반격 하지만 힘에서 열세
한편 쏜살같이 달려온 연
적을 가로질러 덤비는 놈의 목을 날린다.
밀고 당기는 팽팽한 접전
힘에선 매족이 우세하지만 화산족 소년들도 절묘한 호흡으로 맞선다.
참혹한 전장의 모습에 떨고 선 비
연을 무차별하게 몰아 부치는 또 다른 놈
밀리지만 전혀 굴하지 않고 이 악몰고 받아치는 연
아찔- 부치의 섬뜩한 칼날이 한의 눈앞을 스친다.
피에 적은 팔로 힘겹게 막아보지만, 절대위기 상황
적이 가로질러 막아낸다.
이때, 적의 뒤를 노리는 매족
쩍-
놈의 몸통을 가르며 적 구해내는 또 다른 칼날. 단이다.
그 사이 비를 향해 덤비는 매족 무사의 칼날
순간적으로 비를 밀쳐내며 막아내는 단
놈의 칼날이 단의 손등을 스쳐 가른다.
단의 손등에 깊숙이 베이는 상처)
비 ...!...
(적, 단의 부상에 흥분하며 미친 듯이 놈을 몰아붙인다
결국 단도 합세하며 제압
동시에 맞선 놈 해치우는 연)
적 (단의 손보고) 괜찮아?
단 (문득 고개 돌리는) ...!!...
(그 사이 마지막 남은 부치가 비를 쫓는다
사력을 다해 달아나는 비
연, 급히 화살 죄어 날린다.
퍽! 부치에 그대로 명중
바닥을 구르는 부치. 그러나 다시 일어나 비를 쫓는다
어느새 뒤쫓아 달리는 단과 적. 그 뒤로 한과 소년들
도망치다 쓰러져 구르는 비
그 사이 비 앞에 와 서는 부치. 완전 피투성이다
비 앞으로 손내밀며 다가서는 부치)
부치 이리와.. 이제 가야지...
(부치의 팔을 타고 흐르는 피
서서히 비에게 다가선다.
절망하며 물러서는 비
덥썩!! 비의 팔을 잡는 부치
달리며 단검 빼내 날리는 단.
퍽!!
부치의 가슴을 관통하는 단의 검
비의 얼굴에 튀는 피
부치의 몸통이 휘청거리다 비 앞으로 꼬꾸라진다
소스라치며 경악하는 비의 처절한 모습
도착하는 단과 적
단. 비 향해 다가가 손 내민다)
단 괜찮아?
(재차 놀라는 비
새파랗게 질려 있다.
머쓱해지는 단
옆에 있던 적. 놀라는 비 진정시키며 다가간다)
적 진정해. 다 끝났어.
(비에게 손내미는 적.
피로 얼룩진 비의 시야로 보이는 적의 검붉은 실루엣
비, 다소 진정하며 적의 손잡고 가까스로 일어선다.
비 주위로 도착하는 한, 연과 소년들
다가와 비를 안는 한
쉽게 진정 되지 않는 비의 얼굴)
씬15 화산 마을 입구
(퉁- 퉁-
마을입구의 기이한 조형물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흉흉하다)
씬16 해아 처소
(화산마을 원로 노파 해아의 처소 안
하얀 백발을 단정하게 감아 올린 인자한 모습의 해아
발(커튼)을 사이에 두고 문 밖의 한과 마주 했다
해아에게 격식 갖춰 큰절하는 한)
해아 간밤에 꿈을 꾸었다.
황금 나뭇잎이 온 마을을 뒤덮었지.
온종일 무슨 일일까 궁금했는데 니가 오려는 것이었나 보다.
한 오기 전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해아 등지고 떠난 길을 되돌아오기가 쉽지 않은 법이지
한 .....
해아 알겠지만 오늘 일은 화산족이 매족을 막은 것이지
네 목숨을 구함이 아니다.
네가 누구에게 쫓기며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
부족은 관여하지 않는다.
분명한 건, 넌 이미 부족의 규율을 어기고
마을을 떠난 신산의 죄인이라는 것
되돌아 올 수 없으며 머물지 못한다. 가라!
한 ....
(단호한 해아의 모습
아무 대답 없이 고개 떨구는 한)
씬17 해아 처소
(처소 안
마주 않는 비와 해아
다소 긴장했지만 의연해 보이는 비)
해아 비... 비라 했나? 한이 널 그렇게 불렀다.
비 .... 네
해아 나이는 몇이냐?
비 열 다섯입니다.
해아 참으로 긴 세월을 무겁게 살았다
네가 오기 전 신산의 울음을 들었는데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훗날 알겠다만
그리 흉 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비 .....!?
해아 한은 네가 이곳에 남길 원하고 소망한다.
신산이 널 지켜 줄거라 믿고 있어
신산이 너를 왜 지켜야 하는지 모르지만
난 단지 인연으로만 생각해
이곳에 남겠니?
비 (말없이 고개 들어 해아 본다)
해아 ......
비 무엇이 제 아비를 편케 할 수 있습니까?
해아 ...
비 ...
해아 그래 있거라. 오늘 밤, 한은 떠나고 너는 남는다
비 (예상했던 이별이다)...
(울음 참으려 이 악무는 비
그 위로 빗소리 선행)
씬18 화산 마을 광장 (밤)
(뽀얀 안개비
광장 중앙에 한과 비가 말없이 마주 서있다.
주위로 냉랭히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
그 속에 섞여 있는 연과 소년들)
한 ....
비 ....
(한, 목에 건 무사패를 비의 목에 걸어준다)
비 ...
한 이 무사패는 죽음 앞의 용기를 뜻하지만 또 하나
.... 희망을 의미해
용기란... 죽음 앞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자 희망이거든...
언젠가 두렵고 흐려진 네 눈을 맑게 해 줄 거다.
(애써 미소 띄며 한 향해 두 팔 벌리는 비
내려앉으며 비를 안는 한
오히려 감싸듯 한을 꼬옥 안아주는 비)
비 그 동안 아무리 힘들게 살아왔지만 난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거...
그 하나 만큼은 잘 알고 있어요.
한 ....
비 (마주서 밝게 웃는) 이제 내 걱정은 마세요. 날 믿죠?
한 ... 그래
비 함께 있지 못하지만 아버지를 위해 늘 기도할게요. 건강하세요
한 ....
(한과 마주보는 비
비의 미소 띈 얼굴이 애처롭다
그 옆으로 말 끌고 다가서는 적
한에게 고삐 내민다
해아 처소 향해 큰절 올리는 한)
(인터 컷-
창안으로 보이는 해아의 옆모습)
(말에 오르는 한
가만히 비를 내려본다
한에게 목례하는 비
고삐 후리며 떠나는 한
마을 입구 향해 달린다.
이때, 한쪽 코너에서 달려나오며 한에게 도롱 던지는 단)
단 비가 보낸 겁니다.
(도롱 받아드는 한
돌아보지만 비는 보이지 않는다)
한 비를 돌봐다오. 친구가 필요해
단 (짧게 끄덕)....!!...
(말 돌려 떠나가는 한
착잡하게 지켜보는 단)
(무사패 쥐고 바라보는 비
그런 비 보는 적)
적 .....
(빗속에 멀어지는 한의 뒷모습
다른 집 사이에서 지켜보는 대장간 노인
꾸릉- 번개 스친다)
씬19 고목 아래
(낮에 싸우던 곳.
매족 무사 부치의 시체 위로 번개 스친다
어느 순간 꿈틀하는 부치의 손. 눈가...
거세지는 빗줄기)
씬20 비의 거처 (바닷가 집)
(집 안,
곳곳에 거미줄... 수북한 먼지... 쓰러진 각종 기구들
뻥하니 뚫어진 천장
이때 꽝-
한 쪽 벽 허물어지며 보이는 적과 연
무너진 기둥 붙잡고 섰다
놀라 보는 비, 단
시선에 민망한)
(시간 경과
척-
마주보고 벽 쌓아올리는 적과 연
화면으로 번갈아 오르내린다
지붕 위 망치질하는 단
각종 집기들 닦아내는 비
거의 마무리 되어간다.)
(화면 가득한 종이 틀
그 위로 부어지는 물 종이
적. 능숙하게 종이 만들어 보인다
적의 지시 따라 종이 만드는 비
쉽지 않은지 다시 버리고 붓고 흔들고 여러 번 되푸링
두 사람 지켜보는 단과 연)
연 종이 만드는 모습도 오랜만이다.
단 적 어머니 살아 계셨을 때 나도 몇 번 따라한 적 있었어
내가 적보다 낫다고 칭찬도 하셨는데
그게 벌써 오년 전이다.
연 기억나. 참 친절한 분이셨어
단 하지만 이젠 이곳도 다른 사람의 자리가 돼버렸으니
남은 추억도 잃게 됐다.
연 넌 늘 적만 걱정하는구나
단 적이니까. 적은 내 친구니까
(진득한 두 사람의 우정.
부러운 듯 보는 연)
씬21 단, 적의 거처
(대나무 숲속에 자리잡은 거처
칼 손보는 적
물마시며 들어오는 단)
단 두 사람 무슨 얘기 했어?
적 누구
단 비
적 음. 종이 만다는 방법 알려 줬지. 너도 봤잖아
단 다른 말은 안하고?
적 아니, 할 얘기가 있나... 뭐가 궁금한거야?
단 없어. 뭐?
적 너 걔한테 관심 있지. 좋아하는구나.
단 (황급히 일어서며) 에이.
(지레 화를 내며 집안으로 들어가는 단)
적 (황당) 미친놈
씬22 비의 거처
(잔잔한 파도 소리. 밤하늘 가득한 별
별 보며 바다 향해 서는 비
부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
슬며시 목에 걸린 무사패 내어본다
한이 남긴 마지막 선물...
한참을 들여다보다 힘주어 쥔다)
비 난 잘 할 수 있어. 잘 할 수 있어
(다시 목에 거는 비
눈에 고인 눈물 훔친다
그러나 힘있는 모습
무수한 별 하늘아래 선 비
비의 머리 위로 유성하나 스친다)
씬23 몽타쥬
(마을 광장
집단 검술 훈련 중인 적, 단, 연, 그리고 동료들
좌우 방향 바꿔 번갈아 내긋는 동장
일부러 방향 틀리며 연과 마주보는 적
가까이 더 가까이 근접하는 두 사람의 얼굴)
(물에 갠 종이 뭉쳐 인형 만드는 비
맘에 안 드는지 뭉개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
완성된 인형 선반에 올린다)
(대장간
열심히 담금질하고 두드리는 단
대장간 노인 다가와 지도해 주고 배우는 단)
(비의 거처
푸대 한가득 깃털 담아 들어서는 단
비의 침상아래 곱게 깔아준다
점프-
적 역시 깃털 가져와 깔아줄 참으로 침상 밑 들춘다
그러나 이미 깔려 있는 깃털)
(단, 적의 거처 안
종이인형 들고 둘까말까 갈등하는 비
멀리 집으로 오는 단과 적
들킬까 싶어 인형 들고 뒷문으로 내빼는 비
문 뒤에 숨어 숨죽인다)
(단, 적의 거처 밖
- 목검 겨루는 단, 적)
(대장간
담금질하는 단
다듬는 손에서 불길로... 망치질...
카메라, 다시 손따라 얼굴로 이동하면 성장한 단의 모습이다
완성된 칼 들어 기뻐하는 단
지켜보는 대장간
번뜩이는 칼날 위로 겹치는 함성소리... 북소리)
씬24 화산 마을 광장
(와-
마을 광장 가로질러 들어오는 깃대 행렬)
씬25 연의 거처
(계단 오르는 뒷모습의 연
탁자 위 활과 칼 놓는다
옷걸이 따라 옷 고르는 손
청동 거울 앞 앉은 연
화장품 바르는 손놀림이 무척 들떠 있다
디딩-
밖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에 뒤도는 연
환한 웃음)
씬26 마을 광장
(광장 중앙 막사들 앞으로 모여드는 군중들
노래 따라 부르는 모습들이 축제 그 자체다
군중 뒤 어두운 곳 들어서는 그림자
이리저리 둘러 보다 사람들 틈으로 들어온다
그 앞 서있던 대장간 노인과 부딪히고
인사나누는 얼굴 보면 성장한 비다
신기한 듯 성화대 보는 비 뒤로
와 -
비 밀려 몰려가는 군중들
성화대 앞 나란히 횃불 들고 나오는 동네 아이들
박수치며 환호하는 군중들 사이
연이 보인다
다른 한 쪽 비도 박수친다
이윽고 붙여지는 성화불
활활 타오르는 성화불빛 위로
음악 소리)
(함성 소리와 함께 맞붙는 두 개의 대나무 사다리
두 패로 나뉘어 사다리 치켜드는 마을 사내들
마치 차전놀이 형상이다
치솟는 사다리 위의 단
상대 사다리 위의 또 다른 사내. 적이다
적, 단의 손짓 따라 원을 그리는 사내들
밀고 밀리는 접전 펼치는 단과 적
그러다, 서로 멀어지며 거리 두고 대치하는 두 사다리
청년들 (단, 적 양쪽으로 나뉘어 응원하며)
단! 단! ... 적! 적!
그 사이로 깃발 꽃인 높다란 장대 들어선다
둥둥둥-
북소리 따라 장대를 중심으로 원 그리며 도는 사다리
여차하면 깃발 뽑을 태세의 적과 단
일순간 멈추는 북소리
와- 함성 지르며 장대 중심으로 맞붙는 사다리
깃발 향해 높이 쳐들어 진다
동시에 각자 사다리 타고 오르는 단과 적
아슬아슬 깃발 향해 간다
손뼉 치며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
그 틈으로 인- 하는 연. 적 향해 응원 보낸다)
연 (응원 박수 치며) 적! 적! 빨리 빨리!!
비 (조마조마하며) 단! 단!
(맹렬한 부족의 응원
깃발 향해 각축 벌이는 단, 적
소리치며 응원하는 비)
비 단! 단!
연 빨리!
소리치며 응원하는 연
사다리 오르던 적, 문득 인파 속에 시선 멈춘다.
경쾌하게 울리는 북소리
사다리 오르는 적과 단
결국 적이 간발 차이로 깃발 뽑아 쥔다
와- 기뻐 소리치는 연
박수치는 비
연, 옆의 도롱남 아저씨 부둥켜안고 펄펄 뛴다
아쉬움에 고개 내젓는 단
적에게 환호하는 마을 사람들
연 향해 깃발 흔들어 보이는 적
손짓해 답하는 연
적, 흘깃 비쳐다본다
두두둥- 북치는 손)
(단상 위로 들어서는 해아
그 주위로 모인 마을 사람들
해야, 밝은 표정으로 입연다)
해아 오늘 또다시 우리의 아들!
신산의 자손들이 성년이 되었다!
축하한다
(와- 박수치는 사람들
그 속에 보이는 단, 적, 연. 그 외 청년들)
해아 이 밤이 지나면 너희들은 규율에 따라 성화산으로 향할 것이다
누가 (살아 돌아올지는) 신산이 정할 일이나
돌아온 이들은 부족의 아들로 인정 받을 것이다.
부족은 너희들을 위해 밤을 밝힐 것이다.
(듣는 단, 적
사람들 사이로 다시 보이는 비
단과 적, 시선 돌려 비를 본다)
(목례하는 청년들...
단과 적도 목례하며 시선은 비 쪽으로...)
씬27 대장간
(불 꺼진 대장간 안의 단, 적
마을 축제 소리 들린다
선반 아래 뒤적이던 단
이내 장검 하나 꺼내어 적 앞에 내민다
단이 오래도록 정성스레 만든 그 칼...)
단 축하해. 선물이다
적 (칼 받고)....
단 내가 직접 만든거야. 널 지켜 줄 거다
(검 바라보며 감동하는 적.
단은 좋아해 주는 적이 더 고맙다)
적 (머쓱) ... 난 늘 받기만 하는 구나
단 말했잖아. 난 니 그림자라고
(다가가 단 껴안는 적
굳게 포옹하는 두 사람)
적 고맙다.... 니가 내 곂에 있는 건 가장 큰 행운이야.
단 오히려 널 도울 수 있어 기쁘다
씬28 동굴 안 (화산 마을)
(어둠 속
멀리 마을 축제 소리 들린다
횃불 들고 오는 적과 연
불빛에 오래된 벽화 드러난다)
연 이거야. 선조들이 남긴 예언의 그림
부족의 미래가 이 속에 모두 담겨 있다는데...
난 모르겠어
(신산을 두른 두 마리의 용과, 나무, 세 개의 해와 달.
동물, 사람들이 그려진 오래된 벽화
그 끝 부분에 희미하게 그려진 한 자루 검
불빛 따라 유심히 들여다보는 적
손잡이가 여인의 나체 형상인 이색적인 검이다)
연 알지? 이곳에 올 수 있는 건 해아님과 왕족인 나 뿐인거.
적 (돌아본다. 그런데 왜 자신을 데려왔냐는 듯)....
연 아침이 되면 넌 성화산으로 떠나
그리고 예정대로 돌아와 부족의 후계자가 될 거고
난 왕죽의 규율에 따라 너와 결혼 해
적 (당혹스런) 그건 너무 성급한 얘기야... 읍...
(느닷없이 적에게 키스하는 연)
적 ....!!...
(적, 당황해 머뭇거리다 떼어 선다)
적 왜 이래 너!
연 잘 다녀와. 족장이 될 사람은 너야
나 역시 다른 사람 원치 않아
적 ......
(느닷없는 연의 태도에 당황하는 적
또렷이 적 바라보는 연
마주선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긴장 흐른다)
적 (돌어가며) 그만 가자. 사람들이 기다려
연 누구?
적 (되돌아보고)...!...
연 (빤히) 누가 기다리는데?
적 ...!!...
씬29 화산 마을 광장
(축제
높다란 대나무 장대에 매달린 깃발 행렬이 마을 사이를 누빈다
쿵쿵- 북소리 따라 장대로 바닥 두드리는 탈바가지들
<예 : 지신밟기>
한편, 행렬 사이 살피며 아직도 두리번거리는 비
찾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단 먼저 비 발견하고
단 어디 있었어. 한참 찾았다
비 축하해
단 고마워!
비 내일 떠나지? 잘 다녀와
단 그래서?
비 잘 다녀오라구
단 ...
비 그럼 뭐라고 그래..
단 선물!
비 줘야되는 거구나. 몰랐어. 미안해
단 아니. 받는 거야. 자!
(불쑥, 나무호각 내미는 단
받으라 재촉한다. 얼떨결에 받는 비)
단 아버지 유품이야
혼자 있다 보면 괜히 울적해 지는 날이 있어
그럴 때 한번 불어봐. 편안해 질 거야. 나도 그랬거든
비 ...
단 갈게. 그리고 너... 오늘 정말 이쁘다
비 ..!!..
(가는 단... 부르는 비
멈춰서 마주보는 단
비, 무슨 말 할 듯)
단 ....?...
비 저기.... 고마워!
(싱끗 웃고 가는 단
비, 못한 말이 끝내 아쉽다)
비 ......
씬30 대나무 숲길
(적의 거처 가는 길
적 앞서고 연 뒤따라온다
연, 다소 상기된 얼굴
적 또한 편치 않은 기색)
연 말해! 네 얘길 들어야겠어
적 도대체 뭘 알고 싶은 거야
연 니 마음, 갈등하고 있잖아
적 그런 거 없어
연 비 때문이잖아!
적 ...!
연 너 이러는 거 비도 알아?
적 무슨 얘기야
연 비가 오기 전엔 넌 내게 이러지 않았어
적 비는 우리 친구야.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
연 자신 있니? 맹세할 수 있어?
적 어색하게 굴지마. 너답지 않아
연 말할 수 없겠지. 말하고 싶지 않겠지
적 ...!!...
연 내가 두려워하는 게 뭔지 알아?
니가 바라는 인생이 비 때문에 흔들리는 거야
적 변하는 건 없어. 비는 단지 친구가 필요해
연 변하는 건 한순간이야. 길지 않아
적 니 말처럼 내가 바라는 건 하나야
부족의 왕으로 세상을 얻는 거. 그게 내 전부야
연 제발 그러길 바래. 그리고 잊지마
적 ...!!...
연 니가 바라는 게 뭔지 필요한 게 누군지...
적 ...!!...
연 ......
적 .....
(말 못하고 돌아서 가는 적
담담히 가는 길 지켜보는 )
연 ......
씬31 단, 적의 거처
(집 안
옷가지... 신발... 단검... 챙기며
짐 꾸리는 단, 인기척에 돌아보면 문앞 서 있는 비)
씬32 비의 거처
(텅 빈 집안
들어서는 적
비가 보이지 앉자 차라리 다행이다 싶다
문득 눈에 뛰는 선반 위의 색 바랜 종이 인형
칼 든 모습이 꼭 자기 같다
물끄러미 인형 들여다보는 적)
씬33 단, 적의 거처
(불쑥- 단 앞에 내미는 무사패. 한이 준 그것이다
받으라 재촉하는 비. 얼떨결에 받아다는 단.
단이 호각 줄 때와 같은 상황이다)
단 (웃음) ...!?...
비 (진지한) ... 이 무사패는 죽음 앞의 용기를 뜻하지만
또 하나... 희망을 의미해
단 (또박또박 힘주어 말하는 비를 느낀다)....
비 용기란... 죽음 앞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자 희망이거든...
언젠가 두렵고 흐려진 네 눈을 맑게 해 줄 거야
단 ...!...
비 갈게
(훵 하니 돌아서 가는 비
그러다 멈칫. 다시 돌아 또렷이 단을 보는 비...
한참을 말없이 마주보는 단과 비
둘 사이로 오가는 미묘한 감정들)
비 ....
단 ....
(비, 단 향해 가만히 다가온다
끌리듯 단의 뺨에 입 맞추는 비...
단, 꿈만 같은 현실이다)
비 돌아와 꼭
(살며시 마주보는 비... 키스한다
그 옆으로 보면, 문 뒤로 숨어 보던 적이다)
적 (굳은 얼굴) ....!!...
씬34 매족의 신단
(짙푸른 어둠 속에 선 부치와 3인의 매족 무사들
그들 중앙, 무장한 수가 마주 서 있다.
한차례 드센 바람
매섭게 눈빛 번뜩인다
무사들 향해 입을 여는)
수 ... 오 백년 선조의 한을 이곳에 묻은 지 오래
하지만 후손 된 자로 그 한을 풀지 못하니
살아도 숨쉬지 못하고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비장하게 듣고 있는 부치 일행)
수 마지막 남은 운명의 날이 오고 있다
이제야 신산의 맥을 끊고 부족의 원수, 화산족을 멸할 것이니
가서 천검을 이룰 비를 찾아 매족의 품으로 돌아와라
(주욱-
칼 들어 손바닥 긋는 수
준비된 잔에 피를 담는다
잔 들어 무사들에 옮기는 진
남은 잔 드는)
수 (작지만 힘있는) 매족이여- 영원하라-
(일시에 잔 들이키는 3인의 무사
입가의 피를 닦는 부치
수의 섬뜩한 눈빛)
씬34 성화산 몽타쥬
해아 (OFF) 머나먼 성화산의 불길이 너희를 기다릴 것이다.
(노을 향해 달리는 적 일행의 실루엣-
급류 흐르는 계곡 건너는 일행들
꽁꽁 얼은 얼음길 위 걷는 일행들)
단 한 사람이라도 좋다. 상화산의 불을 담아 신산의 품으로 돌아와라.
부족은 후계자를 기다린다....
(눈보라 치는 숲 속. 밤
땅 구덩이에 몸을 묻고 서로의 체온에 의지하며
껴안은 단의 일행
내리는 눈 속에 몹시 지쳐 떨고 있다
품 속의 무사패 꺼내 들여다보는 단
맞은 편에서 단 지켜보는 적
자제 할 수 없이 이는 마음의 동요...)
(비의 거처 밤
가만히 하늘 올려보고 있는 비
내리는 눈)
(해아 거처
연 앞에 신부 옷 내미는 해아
받아 펼치고 기뻐하는 연)
(비의 거처 다른 아침
발코니 위 앉은 비 가만히 바라 본다)
(연의 거처
기둥에 줄 새기는 연)
씬36 범족 숲
(숲의 입구
장대마다 걸려진 해골과 뼈 조각들이 섬뜩하다
바닥에 널려진 해골 위로 조심스럽게 들어서는 발... 적이다
적의 뒤로 숨죽이며 따라 오는 단과 일행들
떠날 때와는 확연히 다르게 남루한 모습들이다
적의 수신호에 멈추는 일행)
적 여기 범족 숲만 지나면 성화산이다.
누구든 살아남게 되면 이함에 불씨를 담아 마을로 향해라
단 한사람 이라도 좋다.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
선두는...
도운 (나서며) 내가 설게
적 선두는... 단이 선다
단 ...!!...
(단을 선두로 전진해 가는 일행들)
(칠흑 같은 어두운 숲 속
옅게 깔린 안개로 음산한 기운 마저 든다
단을 선두로 바싹 긴장하고 진입해 가는 일행들
부득-
반쯤 뜯겨진 시체 밟고 기겁하는 청년1. 소리 지를 뻔
도운, 잽싸게 청년1 입 틀어막고 진정 시킨다
숲 사이
일행을 쫓는 시선들
나무 위... 바닥... 온 사방에서 지켜보는 시선들이다
시선 느끼고 멈칫 서는 단
주위를 살핀다
일행들은 이미 초긴장 상태
조심스레 칼 뽑아 쥐는 단. 일행들도 따라 뽑는다
그 순간. 나무 위에서 바닥에서 숲속에서
뛰어내리고 튀어 오르는 범족들
닥치는 대로 일행들 엉켜 붙으며 물어뜯는다
청년2의 목살이 뜯겨져 나가고
청년3은 파여진 눈 감싸고 구른다
대열 정비할 틈도 없이 반격해 가는 단과 적
범족의 괴성과 일행의 비명이 섞이며 숲속은 완전 아수라장
그러나 침착함 잃지 않고 정확하게 제압해 가는 단
칼 들어 긋고 돌려 차고 찌르고 베는 적
도운, 수로, 장준, 성관도 혈전이다.
쓰러진 일행을 정신없이 뜯어먹는 범족들...
시체들을 숲으로 끌고 들어가는 범족들
부상당한 상무 숲에서 기어나온다
상무 (발악하며) 살려줘.. 나 좀 살려줘...
(구하려는 단을 제지하는 적
범족장에게 무참하게 죽는 상무)
(잠시 정적.
적과 단 주위로 대열 갖추는 일행들
위협적으로 대치하던 범족
우- 우- 알 수 없는 소리내며 쓰러진 화산족 끌고 사라진다
출발 인원보다 반으로 줄어버린 적 일행
모두들 허탈한 모습이다)
적 (낮은) 출발해
(다시 단을 선두로 전진하는 일행들)
씬37 성화산 절벽 길
(성화산과 이어진 가파른 절벽길
절벽에 매달린 적을 끓어 올리려 사력을 다하는 단과 청년들)
단 (힘주며) 당겨!...
(서서히 당겨지는 적
다 올라왔다)
단 괜찮아?
(고개 끄덕이는 적.
무리들 계속 전진한다
아차 순간 미끄러지는 다른 청년
단이다. 구하려 몸 날리는 적
한 손으로 단의 팔목을 붙잡고 다른 한 손은 로프를 붙잡는다
로프에 의지 한 채 낭떠러지에 매달린 두 사람)
적 당겨!
(남은 청년들 모두 붙어 로프를 댕긴다
깍아진 돌 위로 댕겨지는 로프
안간힘 쓰는 청년들
순간 트득! 끊어지는 밧줄.
수로 재빨리 적의 어깨 붙든다
미끄러지는 단의 손
놀라 쳐다보는 적
적을 보는 단
단의 손을 놓치고 마는 적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단
적 (소리지르며) 단!!! 단!!!
멀어지는 단의 얼굴 위로 적의 고함소리)
씬38 비 거처
(언덕 뛰어오는 비
스치는 번개에 불안한 얼굴)
씬39 화산마을
(해아 거처 발코니에 나와 서는 연
그 앞 멀리 신산 보는 해아
우웅 - 울리는 신산의 울음소리
다시 내리치는 불길한 번개)
씬40 비의 거처 안
(바다 위로 내리치는 마른 번개. 망루 넘어진다
콰쾅-
번개 섬광
바다를 튕기며 거처 안 선반 위의 인형으로 와 꽂힌다.
불타는 종이 인형
다시 콰콰쾅-
천둥 번개 요란하게 울리며 진동...
놀라는 비
탁자 위, 진동에 떨리는 그릇... 각종 기구들
진동 점점 강해진다.)
씬41 비의 거처
(동 밖
쿠쿵-하는 강한 진동
비, 다급히 엎드려 땅바닥에 귀를 기울인다)
비 ...!?...
(바싹 엎드린 비
바닥에 손을 대고 진동의 방향을 느낀다
진동 따라 바닥을 훑는 손
좌우로 느껴지는 진동의 이동 방향
이내 일정한 방향 잡는다
가늘게 떨리는 비의 손끝)
비 ...마을로 가고 있어
(벌떡 일어나 마을 향해 달린다)
씬42 화산마을
(마을로 들어서는 비
헉헉... 숨이 넘어갈 지경
그러나 마을도 이미 아수라장이다.
비의 가쁜 시선으로 보여지는 마을
비명 지르며 피하는 사람들...
단상 밑에 숨은 아이...
정신없이 날뛰는 가축들...
비, 생각할 겨를 없이 담 밑의 우는 아이들 잡아 끌어낸다
동시에 떨어져 박살나는 물독들...
피하는 사람들 헤치며 광장으로 달리는 비
더욱 거세지는 진동-)
씬43 해아 처소
(진동 속에서 물의 파동을 지켜보는 해아
거세지는 물의 움직임
그러다 수욱- 솟아오르는 두 개의 물기둥
서로를 감싸고 돈다
물기둥에서 이는 스파크!!)
해아 ...!?...
씬44 화산 마을
(쿠쿠쿵-
심하게 흔들리는 마을
비명 지르며 헤매는 사람들
그 안
아이들 대피시킨 연. 다시 사람들 속으로 달리며
대피시키지만 부딪치고 밀리는 사람들)
연 괜찮아...?
비 응, 난 괜찮아... 다른 데 살펴봐...
(겁에 질려 집으로 들어가는 계집아이 발견한 비
몰리는 사람들 헤치며 아이 향해 간다
멀리 사람들 틈으로 비 발견한 연
쿠쿠쿵- 더욱 강해진 진동
사람들에 밀려 쓰러지는 비
아픔도 못 느끼고 다시 일어나 뛴다
집 앞
굳게 닫힌 문. 흔들어 보지만 열리지 않고...)
(집 안
겁에 질려 우는 아이
각종 물건들 쏟아져 내린다)
씬45 해아 처소
(더욱 거세진 두 개의 물기둥
서로를 삼키듯 맞붙는다
지켜보는 해아)
해아 .....
씬46 화산 마을
(아이의 집 앞
쿵- 쿵-
온 몸으로 문을 부수는 비
이 악물고 또 다시- 쿵!
문 부수고 안 쪽으로 쓰러진다
비 아가, 괜찮아, 괜찮아...
비, 곧장 아이 안고 탈출 시도
우지끈- 연의 도착과 동시에 무너져 내리는 집
깔리는 미와 아이
간발의 차이로 구하지 못한다
집 더미 향해 뛰어들려 하자 재차 무너지는 집
연, 닥치는 대로 집더미 걷어낸다
하나.. .둘 모여드는 사람들. 연을 돕는다
달려와 우는 아이엄마
이때, 잔해 속에서 톡- 하고 솟는 발
연, 발견하고 잔해 거두면
그 아래, 아이 감싸고 누운 비
아찔함 느끼는 연
다음은 뭘 해야할지 모두 잊었다
정신 차리고 손 내밀어 아이 받아 빼내는 연
애 엄마, 아이 부둥켜안고 울고
그 사이 연과 마을 사람들 남은 잔해 거두고 비 일으킨다.
주위 사람들, 서로 앞서 칭찬하며 비를 향해 박수
머쓱해지는 비. 이제야 마을 사람이 됐다.
이때 들리는 소리)
주민1 왔다! 무사들이 돌아왔다!!
(소리 쪽에 고개 돌리는 사람들
따라 보는 비, 연
저 멀리 마을로 접어드는 적 일행의 모습
적을 선두로 불함을 받든 채 들어서고 있다
우루루- 몰려가는 사람들
앞질러 달려가는 연
일행과 가족들 만나는 가운데
적 맞이하는 연)
연 어서와. 고생 많았지?
비 축하해...
(말없이 가버리는 적)
(한편, 가족 상봉하는 무사들 틈으로 단을 찾는 비
다소 설레이는 심정이지만 한편 불안하기도 하다)
비 .....
수로 비?
(수로의 얘기를 듣고 믿기지 않는 듯, 하지만 슬픔이 앞선다)
씬47 비의 거처
(힘없이 들어서는 비
지진 탓에 엉망인 집안
비, 팔 걷어올리고 널부러진 종이들 정리하고
각종 기구들 일으켜 세운다
문득 눈에 띄는 기둥에 걸린 호각....)
비 조급해 하지마. 잠시 늦는 것 뿐이야
길을 잃었거나 오기 전에 갈 곳이 있었겠지.
그래 기다려... 돌아 올 거야...
(무너진 선반 아래 깔린 종이 인형들...
그중 검게 타버린 인형 주워 손에 쥔다
손에서 으스러지는 인형...
울컥- 울음이 터질 듯
문 앞
언제 왔는지 모르게 와 있는 적
적. 인식하고 태연한 척 말 건네는 비)
비 엉망이지... 오늘밤에는 잠도 못 자겠다
(주섬주섬 정리하는 비
안쓰럽게 바라보는 적)
적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직접 말해줘야 될 거 같아서 왔어
비 (청소만)...
적 (힘들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
모두 노력했고 최선을 다 했지만... 그러질 못했어.
너한테 죄를 진 것 같다. ... ...미안하다.
비 됐어... 얘기...하지마...얘기 하지마.
(적의 품에 안겨 우는 비.
꼬옥 안아주는 적...
친구의 여자... 그러나 내가 그리던 여자...
가버린 친구 덕에 그녀를 안고 있지만...행복하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단의 죽음을 인정하면서도
잊을 수 없는 아쉬움에 슬피 우는 비.
더욱 깊이 안아주는 적...
위로가 아닌 사랑이다)
적 ... ...
씬48 연의 거처
(연의 거처 안.
창 너머로 인하는 연)
연 (눈물 그렁한) 단은 늘 니 곁에 있었어...
부족의 왕이 된 널 보고 싶어했는데...
이젠 볼 수 없겠지...
적 ... ...
연 난 니가 돌아와 너무 행복한데 웃을 수가 없어...
단이 없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
적 ... ...
연 금방이라도 우리 앞에 나타날 거 같애...
그래 살아서 돌아 올 거야.
어쩌면 지금 와 있는지도 몰라...
적 단은!...돌아오지 않아. 단은...죽었어.
연 ... ...
적 ... ...
씬49 비의 거처
(음식 싼 보자기를 펼치는 작은 손.
보면 낮의 그 계집아이가 비를 찾아왔다)
아이 엄마가 드리래요.
비 고마워...
(전병 하나 집으며 의자에 앉는 아이.
맛있게도 먹는다)
아이 언니도 먹어. 맛있어. 먹어 봐.
(전병 집어 건넨다.
받는 비.
애써 웃으며 입에 대어 본다)
아이 맛있지?
비 .....
(뭉클해지는 비.
눈물 닦는다)
아이 나는 언니가 왜 슬퍼하는지 알아.
단 아저씨가 오지 않으니까...
아저씨 죽었어?
비 ... 아니... 아저씬 올거야...돌아와.
아이 그래 올거야. 우리 이쁜 언니 보러 와야지.
(투툭- 밖에서 들리는 인기척.)
아이 아저씨 왔다!
비 잠깐만....
(혹시 단이 아닐까...조바심에 나서는 비.)
씬50 동 밖
(나와 살피는 비.
바람에 날리는 종이들...
처마 밑 풍경소리...
단은 보이지 않는다.
이내 실망하는 비. 아쉽게 돌아서는데
한차례 거센 바람.
날리는 종이. 종이들...
그 사이로 흘깃 보이는 얼굴...
발견하고 다가서는 비... 분명 단이다.
마침내 확연하게 드러나는 얼굴!!
비 ...!!...
부치 오랜만이야.
(부치 일행이다.
아찔함 느끼는 비.
문 밖 나오는 아이)
아이 (나오며) 누구야?
비 나오지마! 들어가!
(비 앞으로 바싹 다가서는 부치 일행.
물러서는 비 뒤로 칼 디미는 매족1.2.
양쪽에서 비 잡아 붙든다)
부치 이젠 고향으로 가야지. 모두 널 기다리고 있어.
비 난!... 그런 거 몰라. 여기가 내 집이야. 못가!
(헉-
비를 때리고 차는 부치. 목에 칼 들이민다.)
부치 맘 같아선 네년을 당장 찢어놓고 싶어.
비 ...!...
(비의 목줄 따라 오르는 칼끝)
부치 하지만 그래선 안돼. 니 할 일이 남았거든...
니 애비가 이 꼴을 봤어야 하는데...아쉽다.
비 ... ...
(비 끌고 건조대 사이 돌아 나서는 부치 일행.
앞서던 매족 3. 느닷없이 칼맞고 꼬꾸라진다.
척-
칼에 묻은 피 털어 내는 단... 분명 단이다)
비 ...!!...
(달려드는 매족 1.2.
오는 놈 가차없이 단칼에 그어버리는 단.
피 뿌리면 동강나는 매족 1.2.
이제 남은 건 부치 하나다.
파파팍-
그러나, 신기에 가까운 부치의 솜씨.
단, 다소 밀린다.
여유있게 단을 몰아가는 부치.
단. 안간힘 쓰며 버텨보지만 역부족...
챙- 날아가는 단의 칼.
부치. 쪼개며 단의 목을 친다.
가까스레 피하며 칼 주워드는 단.
이미 상처투성이 상태지만
이 악물고 사력을 다해 부치와 맞선다.
부치를 가르는 단의 칼날.
부치의 가슴에 베이는 핏물...
그래도 부치의 공격은 계속...
퍽!
물병 들어 부치의 뒤통수를 내리치는 비.
부치 꿈쩍 않고 비 후려갈긴다.
멀리 나가떨어지는 비.
단. 순식간에 달려들며 있는 힘 다해 일격!!
부치의 등과 가슴을 깊숙이 관통하는 단의 칼날.
헉- 피 토하는 부치.
하지만 뒤돌아 후려갈기며 단을 쳐낸다.
퉁겨져 나가 구르는 단.
부치. 다시 시선 돌려 비를 쫓는다.
뒷걸음쳐 물러서는 비.
칼 박힌 채 다가오는 부치.
쓰러진 건조대에 걸려 넘어지는 비.
집요하게 다가서는 부치 모습에
경악하는 비의 비명.
달려와 부치의 등에 박힌 칼을 빼내는 단.
휘청하는 부치.
단. 빼낸 칼로 부치를 가른다.
풀석. 무릎 꿇고 주저 않는 부치.
피 맺힌 눈으로 비를 응시하다 그대로 꼬꾸라진다.
... ...
잠시 정적.
비로소 단과 마주서는 비...
꿈같은 현실...
분명 내 앞에 있는 건 단이다.
기적 같은 재회.
다가서며 나누는 두 사람의 시선.
멈칫... 멈칫... 일그러진 단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비.
울음 반 웃음 반 뒤섞인)
비 왜 이제 왔어...
단 ... ...
씬51 비의 거처 안
(점프.
곧게 앉은 단의 어깨에 올려지는 뜸.
보면 비의 도움으로 뜸질 중인 단이다.
가늘게 피어오르는 연기들.)
단 지금도 꿈인 것 같애.
운 좋게 나무에 걸려 정신을 잃었는데 깨었더니 낯선 곳이었어.
누군가 날 구해 준거야...
비 누구 였을까...
단 (손에 쥔 무사패 들어 보이고)
비 (단을 뒤에서 꼬옥 안으며)
이젠 가지마. 어디든 가면 안돼.
단 그래...
씬52 매족의 신단
(칼들어 불꺼진 네 개의 등잔을 치는 수!
천력을 향해 칼 치켜든다.
천력을 응시하는 수의 눈...)
씬53 해아 처소
(처소 안.
해아 향해 일제히 절 올리는 적. 단. 무사들)
해아 돌아오리라 믿었다. 다행이다.
단 ... ...
해아 전통에 따라 대전을 치뤄 족장을 정해야 하겠다만
무사들 모두가 적을 추대했고 원로들 또한 반대하지 않는다.
단?
단 당연히 동료들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해아 그래. 모두의 생각이 일치했으니
적을 부족의 장으로 명하도록 한다.
적 아닙니다.
단 ...?...
적 예로부터 부족의 장이라 함은 최고의 무사에게 주어진
영광이었으며 영예였습니다.
누구든 떳떳한 자리이길 바랬을 것이며 지켜왔을 겁니다.
따라서 쩌는 이미 부족 최고 무사인...단과의 결전을 원합니다.
허락하여 주십시오.
단 ...!...
적 (담담한)... ...
(선행되는 북소리-)
씬54 화산 마을 광장 (낮)
(둥둥-
장쾌히 북 울리는 무사들.
광장에 모여드는 마을 사람들.
그 속에 비 섞여 들어온다.
비에게 다가와 손잡는 아이.
수줍은 미소...
원을 그린 인파.
그치는 북소리.
중앙에 선 해아. 연.
그 앞에 선 단과 적.)
해아 오늘의 승자는 신산의 규율에 따라
선왕의 공주 연과 합하여
왕가의 혈통을 이을 것이다.
화산족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해 싸워라.
(두두둥-
시합을 알리는 북소리.
해아 향해 절하는 단과 적. 원형 중앙으로 이동.
적을 보는 연의 눈길이 초조하다.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비.
단과 시선이 마주친다.
비의 다소 긴장된 미소.
의외로 여유있는 단.
호기심 가득한 사람들.
다른 편, 대장간 노인의 모습도 보인다.)
단 난 아직도 니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적 다른 건 없어. 최고 승자가 족장이 되면 그만이야..
단 안심해. 니가 될거야.
(거리 두고 마주선 단과 적.
담담한 듯 하지만 오히려 바싹 긴장한 적.
둥-
단발 북소리 울리자.
단, 적. 결전의 예 갖춰 검 빼든다.
숨죽이는 주위 사람들... 드디어.
두두둥-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 울린다.
동시에 달려드는 적.
막고 치는 단.
순식간에 불을 뿜는 접전.
몰아 부치는 적.
방어하는 단. 어색할 뿐이다.
응원하는 사람들.
키키킥-
맞대고 버틴 칼날. 다소 단이 밀리는 듯하다.
그러나 단은 아직 여유-
순간적으로 밀쳐 내며 단을 가르는 적의 칼날.
피하며 막는 단.
아슬아슬 단의 가슴을 스친다.
아찔한 탄성 내지르는 사람들.
가슴 졸이는 연...비.
다시 붙는)
단 여기서 끝내. 이러다 다치겠어.
적 무슨 뜻이야. 저주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단 연이 원하는 건 너잖아.
적 비가 바라는 건 너구?
착각하지마. 부족을 속이진 못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널 죽일 수도 있어.
단 도대체 왜이래? 그만 끝내!
적 내가 바라는 게 비면, 이럴 수 있어?
(죽일 듯 밀어붙이는 적.
당황하는 단.)
적 어때, 그럴 수 있어?
(단순한 방어가 아닌 살기 위한 혈전이다.
또다시 위기 모면하는 단.
가슴 죄며 보고 있는 비.
순간, 아찔- 현기증 느낀다.
겨루는 단과 적이 흐려지며 번쩍 하는 환영)
- 피범벅이 되어 자기를 향해 절규하는 단...
- 다른 상황 다른 장소에서 처절한 싸움 벌이는 적과 단.
- 돌아가는 천력...
- 그 속에서 빠져 나오는 천검...
- 노려보는 수...
- 나뒹구는 한...
- 예언의 벽화...
- 황금빛 나무...
알 수 없는 환영들이 적, 단의 대전과 겹쳐 보인다.
급기야 호각소리까지 들려오며
왜곡되어 보이는 주위 사람들...
한편. 밀고 밀리는 단과 적의 접전.
다시 근접한 두 사람. 다소 격양된)
(헉-
가슴통증 느끼며 주저앉는 비.
놀란 눈으로 보는 아이.)
아이 언니 왜 그래. 어디 아파?
비 ...신산 ...신산.
아이 ...?...
(알 수 없는 말만 되풀이하던 비.
멍하니 사람들 사이 빠져나간다.
겁에 질려 눈물 그렁한 채 가는 빌 지켜보는 아이.)
(다시 단과 적의 싸움.
단은 완전히 적의 페이스에 말린 상태.
그러나 역습 가하며 적을 몰아붙이는 단.
바닥을 구르는 적과 단.
엎치락- 뒤치락-
올라타고 적의 목에 바싹 조여드는 단의 칼끝.
버티는 적.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연.
숨 죽여 지켜보는 사람들.
단. 찌르지 않고 감정 억누르려 애쓴다.
순간. 위아래 위치 바꾸며 선점하는 적.
깔린 단. 적의 팔을 잡고 버틴다.
힘껏 누르는 적)
(단, 순간적으로 밀쳐내며 일어난다.
주위를 둘러보며 비를 찾는 단.
어느새 자리 떠난 비!
보이지 않는 비도 적의 말도 모두 혼란스럽다.
쉬익! 여지없이 날아오는 적의 검!
단. 본능적으로 막아내지만 적의 검. 단을 스친다.
단의 팔뚝에서 흘러내리는 피!
놀라는 사람들... 연...
단도 이젠 참지 못한다.
감정 치밀며 힘껏 칼 움켜쥐고 이성 잃은 듯
거세게 적을 몰아붙인다.
이미 감정의 억제 선을 넘은 두 사람.
쩡!!-
동강나는 적의 칼. 단이 만들어준 바로 그 칼이다.
탄성 지르는 사람들)
(파팟! 팟!!
동강난 칼 쥐고 맹렬히 달려드는 적.
다시 접전을 벌이는 단과 적.
아차 한번의 실수면 살지 못하는 극의 상황.
예상치 못한 치열한 접전에 손에 땀을 쥐며 보는 사람들.
연, 조마조마 가슴이 뛴다.
그러다 한 순간 미끈하며 중심 잃는 단.
단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칼 쳐드는 적!
단에게 내리꽂히는 순간,
단, 절묘하게 피하며 적의 목에 칼 들이민다.
순간적으로 패배 인식하는 적.
그러나 단. 동작이어 적의 칼이 자신의 목을 겨누는 상황으로
절묘하게 마무리.
칼 떨구는 단...)
도운 끝났다!!
(와-
함성 내지르는 군중들.
의심할 수 없는 완벽한 적의 승리다.
안도의 한숨 내쉬는 연.
광장 중심으로 나서는 해아.
주위로 모여드는 사람들.
해아. 적에게 족장패 건넨다)
해아 모두 부족의 후계자인 적에게 예를 갖춰라.
(일제히 무릎 조아리는 사람들... 단.
연과 해아도 적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
멍한 상태의 적...
모두가 단의 뜻대로 되 버렸다.
일어나 적에게 축하 인사하는 사람들.
그 사이 사람들 빠져나가는 단. 흘깃 보는 적.
단 발견하고 따라 나서는 적.
도중에 수로. 도운. 장준. 성관의 축하 받는다.)
장준 적! 한참 찾았다. 야..
성관 축하해.
적 (신경은 단 쪽에) 고맙다.
수로 야- 난 친구 하날 잃게 돼서 서운한데?
적 (웃고) 그래, 좀 있다 보자.
(적의 시야로 보이는 계집아이와 만나는 단)
단 분명 신산으로 간다고 했어?
아이 (끄덕)
(집 사이.
아이와 단 지켜보는 대장간 노인)
(다시 적의 시야.
황급히 달려가는 단.)
적 ...?!...
씬55 신산
(위협적으로 보이는 신산)
씬56 정령 숲
(깊은 숲.
숲길 따라 걷는 비.
꿈만 같은 현실이다.
사방으로 퍼져 들리는 호각 선율.
비. 방향 잃고 당황하는데)
비 ...!...
(스윽-
사방에서 모습 드러내는 신산의 정령.
밝은 빛을 발하는 구름 느낌의 모습이다.
이윽고 비 주위로 서서히 모여드는 정령들.
숲의 하늘... 비의 머리 위로 먹구름 몰린다)
<인터컷>
- 마을 하늘을 뒤덮는 먹구름.
올려보는 해아... 적. 연. 사람들 반응
- 창 밖 하늘 보는 대장간 노인.
씬57 산등성
(하늘과 맞닿은 산등성.
능선 너머로 뒤덮이는 먹구름.
구름 쫓아 달리는 단)
씬58 다시 신산
(스윽-
눈앞에 바싹 와 멈추는 정령.
비의 목을 타고 아래로 휘감아 내린다.
부들부들 떨고 선 비.
발목을 돌아 비의 몸을 감싸 오르는 정령.
불끈 주먹 쥐고 눈을 감는 비.
헉-
목을 죄어 온다.
날카로운 굉음으로 바뀐 호각 소리.
스윽- 비의 목을 감아 올리는 정령.
매달린 채 바둥거리는 비의 발.
빠져나가려 애쓰지만 소용없다.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눈물만 그득...
흐려지는 시야...
끝을 보려는 듯 더욱 팽팽해지는 정령의 줄기.
컥-컥- 질식하기 직전이다.
풀리는 주먹...
축- 늘어지고 마는 비...
그 순간!!
쏜살같이 달려와 비를 감싸 구르는 단.
바닥으로 구르며 가쁜 숨 토해내는 비.
단. 비의 손목 잡고 출구를 향해 달린다.
비를 향해 뻗쳐오는 정령들.
와 닿는 정령을 향해 칼 휘두르는 단.
허무하게 통과하는 칼날.
정령의 수는 늘어나 온 사방에서 몰아 닥친다.
단의 주위를 거칠게 에워싼 정령들.
순식간에 단, 비 잡고 감아 올린다.
비의 손목을 끝까지 놓지 않는 단.
공중에 떠올라 팽팽해진 상태.
드센 바람...요란한 굉음...
점점 떨어지는 두 사람.
단. 이 악물고 놓지 않으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거의 절망직전!!
쿵-
바닥에 나뒹구는 두 사람.
단. 두려움에 떠는 비를 안고 감싼다.
두 사람 주위를 맴도는 정령들...
그러다 하나 둘 물러서기 시작...
어떻게 된 걸까...
마지막 남은 정령. 비와 근접해 마주하다 이내
물러나며 사라진다.
단의 품속에 안긴 비...
두려움에 몸서리친다.
벌어진 상황에 혼란스런 단.
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왜 일어났단 말인가...)
단 ...!?...
씬59 광야
(드넓고 마른 평야.
지평선 너머로 떠오르며 흩날리는 매족 깃발.
수를 선두로 맹렬히 말달려오는 매족 무사들이다.
화면 앞 거칠게 스치는 일행들)
씬60 해아 처소
(처소 안.
해아 앞의 연과 적)
해아 이제 적은 신산의 계율에 따라, 선왕의 공주인 연과
합하여 부족의 새 왕으로 명해질 것이다.
두 사람의 식은 7일후에 행할 것이니
준비함에 부족함이 없게해라.
(다소 들뜬 얼굴의 연...
감정 없이 냉랭한 적...)
적 ... ...
씬61 비의 거처
(밤.
창안으로 보이는 비와 단
미세한 긴장
말없이 침묵
비 아버진 가끔 신산에 대한 얘기를 해줬어.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곳이지만, 날 힘들게 만들 곳도 신산이라고...
지금이 그때인 것 같애.
단 나 역시 혼란스러워. 그만 잊자. 생각할수록 힘들 뿐이야.
비 니가 성화산에서 돌아온 날. 그리고 오늘 일 모두 그저 우연일거라고 생각안해.
(단 쪽으로 돌아서며)
비 너도 봤잖아. 신산은 날 죽이려 했어.
그만 가. 혼자있고 싶어.
단 계율을 어긴 건 우리야. 너도 알잖아.
화산족 사람은 신산에 가선 안돼.
예전에도 신산에 간 사람은 돌아오지 못했어.
이렇게 살아 돌아 온 것 만해도 다행으로 생각해.
비 내가 두려운 건 니말처럼 나 혼자 살아왔다는 거야.
왜 나만 다른데.
단 미안해. 그런 뜻이...
(비 갑자기 돌아서 단보며)
비 왜? 왜, 나만 달라야 하는 건데.
가! 지금은 니가 곁에 있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미안해.
(집 뒤.
두 사람 얘기 듣던 적...
굳은 적의 얼굴위로 선행하는 말발굽 소리)
씬62 화산마을 (다음날)
(신산의 울음소리 들리고 스산한 바람...
잿빛 하늘...
꺽여져 부러진 마을 앞 상징물.
시커먼 우물... 개울물...
사방에 죽어 널부러진 닭...염소...가축들...
까맣게 말라버린 곡식들...
얼굴 없는 송아지...
발견하고 확인하고 놀라고 비명 지르는 사람들...
완전 아수라장이다)
씬63 해아 처소
(처소 앞.
웅성거리며 모여 있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불안한 표정들.
사람들 보며 난감한 연.
더욱 모여드는 사람들)
씬64 해아 처소 안
해아 니가 처음 오던 날 신산이 몹시 울었지.
그땐 몰랐는데 이젠 알 것 같다.
땅의 울림도...매족 무사의 마을에 닥친 불길한 기운도...
모두 신산의 경고다. 재앙을 알리는 거지.
알고 있었니?
비 ......
해아 아니, 말하지 못했을 뿐. 넌 이미 알고 있었다.
비 ......
해아 신산은 널 두려워한다.
니가 신산을 해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이지.
그런 너의 운명이 재앙이 되어 부족을 해치고 있다.
비 ......
해아 손을 다오. 신산이 네게 말할 것이다.
(두 손 내미는 비.
해아. 비의 손을 물그릇에 포개어 댄다.
떨리는 비의 손을 감싸는 해아의 손.
물그릇의 파장이 일기 시작한다.
점차 그 파장이 심하게 일더니
두 개의 물줄기가 치솟으며 서로를 감고 돈다.
스르륵- 눈감는 비.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
잠시 침묵...뻥긋 입여는)
비 ...삼일의 해가 지고 검은 달이 뜨는 밤...
씬65 동굴 안(화산마을)
(타이트한 돌굴 벽화)
비 (소리)
성난 두 마리 용이 신산을 휘감아
지상의 모든 생명을 앗아가리라.
나무는 용의 시기를 거두어 성난 용들을
잠잠케 할 것이나...
(불빛에 드러나는 벽화.
벽화 훑고 있는 적.
벽화 천검 문양에 시선 고정)
비 영혼의 검을 거두진 못할 것이다.
씬66 해아 처소
비 다만 그 검이 빛을 발하면, 빛을 발하면...
해아 ......
(해아도 알지 못한 벽화에 남은 예언.
신산이 비에게는 전하고 있다.
비 세상은 슬픔으로 평온할 것이나...
슬픔으로 묶여진 인연의 사슬만은 영원하리라.
(눈뜨는 비. 가라앉는 물줄기.
비. 이제야 신산의 뜻을 알 것 같다.)
해아 ...!?...
비 (잠시 가다듬고)신산은...날 원해요.
내가...신산의 제물이 되어 떠나면 부족은
모두 무사할 거예요...
해아 ...
비 이제 알 것 같아요.
아버지가 그토록 신산으로 가려고 했는지...
왜 이곳에 나 혼자 남아야 했던 건지...
아버진 부족을 지키려 절 이곳에 남긴 거 였어요.
해아님?
해아 ......
비 결국 부족의 제물이 되는 것이 제 운명이에요...?
바꿀 순... 없는 건가요?
(울며) 해아님! 해아님은 하실 수 있잖아요.
더 열심히 일해서 종이도 많이 만들고 마을에 못오게 하시면
어기지 않을께요. 해아님...
해아님. 해아님 살려주세요. 해아님 살 수있게 도와 주세요.
해아님...
해아 ......
씬67 구름 언덕
적 단은 알고 있어? 말해줬어?
연 아니...비가 정리하고 싶어해.
적 단이 인정할까? 단은 비를 보내지 않아.
연 그 마음은 우리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해아님도 어쩌지 못해.
우린 몰랐지만 이미 신산이 정한 일이고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어.
적 알고 있었단 얘기야.
연 해아님은 벽화 속 예언을 믿고 계셔.
(적 말머리 돌린다.)
연 단에게 가지마. 두 사람 시간이 필요해.
씬68 비의 거처
(스카이 라인.
고요한 파도...은은한 호각 연주소리...
종이건조대 사이로 보이는 단.
바다 향해 앉아 연주중이다.
단의 뒤로 슬며시 다가가 포옹하는 비.
멈추는 단)
(다시 호각 연주하는 단.
단을 안은 채 귀기울이는 비.
슬며시 눈을 감고 어깨에 기댄다.
다시는 못들을 이 소리가 아닌가...
단의 눈에서 비로...
비의 손끝에서 단의 손으로...
바람에 날리는 종이들... 머리 결...
단의 연주 끝나고 돌아보는 단)
비 (보지 않으려고) 그냥...가만이 있어.
단 ......
비 (기댄 채)......
단 무슨 일 있었어?
비 아니... 종이 때문에...
단 다른 일은 없는 거지?
비 저 종이들... 오늘 따라 유난히 무거워 보인다.
단 곧 좋아지겠지. 신산의 노여움만 풀리면 모두 편안해 질 거야.
비 그래... 그래야지.
(차마 말하지 못하는 비)
씬69 예언 동굴
(적 벽화의 천검 그림에 손댄다.
지직.
적의 눈앞에 보이는 환영들.
비가 본 환영과 동일하다.
겨우 손 떼는 적의 이마에 흐르는 땀)
씬70 비의 거처
(평행을 이룬 두 개의 건조대.
따라 걸으며 종이 거두는 단과 비)
단 며칠 후면 적은 연과 함께 지내게 될 거야.
비 ......
단 (청혼) 너... 내 곁에 있어 줄래?
(멈추고 보는 비.
이내 고개 돌려 종이 거둔다)
비 (씁쓸) 글쎄, 그럴 수 있을까?
난 한번도 내가 바라던 대로 살지 못했거든...
내가 원하면 멀어지고 다가서면 돌아서
단 그땐 내가 없었잖아. 이젠 모든 게 달라질거야.
너한테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일이 생겨도.
내가 니 곁에 있는 이 순간부턴...
혼자 힘들어 하지마. 내가 도와줄게.
나한테 기대. 알았지.
(울컥- 하는 비.
죽도록 가슴이 메이지만 꾹 참고 돌아선다.
집으로 향하는 비... 단 모르게 운다.
비의 뒷모습 보는 단)
씬71 대장간
(마을 대장간.
탕- 탕 쇠 두드리는 소리 들린다.
작업장 한구석.
홀로 담금질 중인 노인.
찾아온 적)
적 어르신 선조께서 벽화를 새기셨다고 들었습니다.
부족의 후계자인 제가 모르는 일이 있다면 알려 주십시오.
노인 (적을 응시하던) 자네가 벽화 속에서 본 것은 천검일세.
적 ...!!...
노인 (나무판 화로에 넣고)
먼 에날. 화산족이 매족과 마지막 전쟁을 치루었고
신산에서 쫓겨난 매족은 산 사람 천명의 피와 뼈를 녹여
천검을 이루려 했었지.
천검만이 신산의 맥을 끊고
화산족을 멸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거든.
그런데, 천검을 완성하기 위해선
화산왕족의 씨앗이 필요했어.
매족의 여족장 수는 화산족의 왕인 한을 유혹했고
마침내, 천검을 완성할 비를 낳았지.
하지만 천검을 이루기가 쉽지 않았어.
한이 오랜 세월을 쫓기다 비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도
천검으로부터 신산과 부족을 지키려 했던 것이네.
적 천검을 막기위해 비가 왔다면서
굳이 신산으로 보내는 이유가 뭡니까?
노인 며칠 후. 검은 달이 뜨면...
매족은 천검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되네.
매족은 반드시 그날을 놓치지 않을 껄세.
반드시 비를 찾아 천검을 이루려 할꺼야.
적 신산은 그깟 매족이 두려워 비를 제물로 만들었군요.
노인 부족을 지키려는 신산의 은혜라고 해두게.
적 비를 살릴 순 없는 겁니까?
비가 반드시 제물이 되어 죽어야만 부족이 살 수 있는 겁니까?
우린 뭐든지 신산의 뜻대로만 살아야 하는 겁니까?
노인 자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씬72 비의 거처
(음악-
푸른 실루엣의 단과 비.
하나가 되어간다.
달콤한 키스-
스치는 볼의 느낌-
어깨를 감싼 손끝의 떨림-
기둥의 호각...
비, 단과의 마지막 사랑이다.
거처위에 뜬 달...)
(우웅- 새벽 안개 속에 보이는 신산)
(거처 안.
잠에서 깨는 단.
옆을 보면 비 없고.
둘러보면 이상하리만큼 정돈된 집안...
너무나 조용해서 불길함까지 느껴지는 분위기.
비를 찾아 밖으로 나서는 단. 어디에도 없는 비.)
단 ......
씬73 해아처소
(처소 안
해아 향해 큰절 올리는 비. 마지막 인사.
비 양쪽 옆으로 적과 연이 대기한다.
마주 앉는 세 사람과 해아)
해아 가거라 약속한 시간이다.
(처소 밖.
모인 군중들 비켜나며 나오는 비. 적. 연.
비를 바라보는 사람들.
아이... 대장간 노인...
비, 사람들 향해 인사한다.
마주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
이때. 사람들 사이로 나오는 단.
극도로 격앙된 상태.
세 사람 앞을 막아서는 단)
비 ......
단 ......
(확!
비의 손을 잡아 끌어당기는 단.
막아서는 적)
단 비켜.
적 (냉담) 경솔하게 굴지마.
단 (흥분) 비켜. 너라도 용서 못해.
적 부족 전부가 걸린 일이야!!
단 다른 사람도 아닌 니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적 난 족장으로서 내 부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부족이 원하면 목숨도 바쳐야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야.
물론, 니가 내 자리였다면 달라졌겠지.
족장이 되지 못한건 니 실수야.
(칼 빼드는 단.
동시에 기다린 듯 단의 목에 칼을 겨누는 무사들.
단숨에 제압 당하는 단.
한 호흡에 벌어진 상황이다.
격렬한 분노의 눈빛으로 적을 노려보는 단.
스윽-
단의 목을 겨누는 적의 칼을 밀어내는 비.
단과 마주한다)
단 (원망스런) 왜... 말하지 않았니!
차라리 도망이라도 갔어야 할거 아냐.
비 미안해.............미안해...
(말없이 단을 쳐다본다)
(일어나 가는 비)
단 가..가지마. 가지마! 부탁이다. 가지마.
적 (내려보다 무사들에게)
가둬. 단의 죄는 돌아와 다시 묻겠다.
(떠나는 호송 행렬
묶인 채 물부짖는 단. 끌려간다.
단 앞에 머물다 일행과 합류하는 연.
멀어지는 비. 일행들)
씬74 감옥 (화산마을)
(쿵- 굳게 잠기는 철문.
동굴 입구를 막은 감옥이다.
창살 붙잡고 소리치며
주먹으로 철문을 때리는 단.
주먹에 베이는 핏물.
멈추지 않고 치고 또 친다)
단 열어, 열어!
씬75 신산 가는 길
(하늘과 맞닿은 언덕 길.
비를 태운 마차와 호위하는 무사들 행렬.
연, 적을 본다.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가는 적
마차 안.
비, 호각 보며 이 악물고 울음 참는다.
지켜보던 연. 자기도 모르게 맺힌 눈물 닦는다)
<인서트>
- 감옥, 피맺힌 단의 주먹...몸부림.
단 열어, 열어, 열어!
씬76 신산근처
(신산에 근접한 적 일행
적, 손들어 일행 세운다.
멈추는 마차.)
연 다시 말해봐. 지금 뭐라 그랬어?!
적 신산엔 가지않아. 난 비와 함께 간다!
(텅- 적의 말에 놀라는 비!!)
적 이미 정한 일이다. 긴말 필요 없어.
돌아가!
연 족장인 너에게 다시 묻는다. 니가 비를 살리면
우리 부족은 끝이야. 알고나 있어?
(툭-
연의 발아래 내던져지는 적의 족장패.)
적 난 더 이상 부족을 원치 않아.
따라서 화산족의 족장도 아니며
이미 너희들이 알고 있는 내가 아니다.
날 막지마. 누구 던 용서안해.
연 (울컥- 치미는 감정을 참고 족장패를 주워든다.)
넌 부족을 배신했고 나와 단, 친구들...모두를 버렸어.
후회하게 될 거야.
(동시에 적을 에워싸는 일행들.
팽팽한 긴장-
안간힘 쓰며 마차 밖으로 빠져 나오려는 비.
귀 부여잡고 쓰러진다. 손에 흐르는 피!!)
도운 이건 니가 아니야. 다시 생각해.
수로 지금도 늦지 않았어. 가자.
적 ...미안하다.
(한때는 부족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친구들...
그러나 지금은 서로 싸우고 있다!!!
주룩- 비의 귀에서 피가 흐른다.
그 모습을 혼돈과 갈등 속에 멍하니 지켜보는 연...
한편. 심해오는 통증과 환영에 괴로운 듯 주저앉는 비.
적, 성관의 목에 칼 들이대고 동료들 적의 목에도
칼 들이댄다.)
장준 (다급하게) 너 잊었어? 우린 친구야!!! 그만해!
(적, 성관을 여지없이 단칼에 내리친다.
결국 적의 칼에 차례로 쓰러져 나가는 장준...도운...수로...
모두 죽고 이제 남은 것은 연뿐!
연, 적을 향해 활을 겨눈다.)
연 포기해!!
적 후회 안해. 어서 쏴.
연 ......
(적을 겨눈 연.
미세한 떨림...
담담히 보는 적.
비. 적 앞으로 다시 끼어 들어 온다)
비 (연에게) 왜이래? 하지마 그러면 안돼.
적 비켜. 비켜-
비 (적 향해 서고) 내가 여기 왜 왔는데...
내가 처음으로 부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 때문이었어.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내가 온거야.
넌 날 방해하고 있어.
조금이라도 나를 생각 한다면 이러지마.
적 ...!...
비 (다시 연보고) 우리 아무 일 없었던 거야..
잠시 꿈이었다고 생각해.
신산으로... (아찔) 날 신산으로 데려다 줘.
그럴 수 있지? 가자..
연 ......
(이때. 느닷없이-
슈웅- 퍽! 날아와 비에 박히는 화살. 휘청이는 비.
실신한 비를 끌어안는 적.
비의 어깨로 흥건히 베어 나오는 피.
당황한 연과 적. 주위를 살핀다.
적의 등뒤로 보이는 언덕.
그 위로 모습 드러나는 매족의 수 수와
수십명의 기마 무사들.
맹렬히 달려오고 있다.
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싸움을 하게 됐다.
지축을 울리는 말발굽 소리.
적. 비 부축해 마차에 눕힌다.
매족 방향으로 칼 쥐고 나서는)
연 (단호한) 가!
적 ......
연 넌 이미 부족을 버리고, 친구들도 죽였어.
왜 그랬는데... 비 때문 아냐?
그럼 어떻게든 살려. 책임을 지란 말야.
버리는 건 나 하나로 족해.
(투투툭- 날라와 여기저기 꽃히는 매족의 화살들...)
적 ...!!
연 내가 가진 화살은 여섯 개 뿐이야.
널 얼마나 도울 수 있을지 장담 못해.
내가 너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야.
적 ...!...
(정조준하고 시위 놓는 연.
슈웅-
선두에 선 매족의 머리를 작살낸다.
두 번째 화살 장전해 날리는 연.
세 번째... 네 번째... 연속해 날린다.
한 치 오차도 없이 쓰러져나가는 매족 무사들.
그래도 거침없이 내달려 온다.
어쩔 수 없이 비를 안아 말에 오르는 적)
적 (연 바라보지만)... ...
연 (보지 않고)... ...
(눈 찔끔 감고 말달리는 적.
멀어지는 적의 모습)
연 (보내고 싶지 않지만)......
(연, 나머지 화살을 장전해 날린다...
다시 죄는 연... 비어버린 활통!
매족 정면으로 달려나간다.
선두의 수 수, 연의 목을 향해 칼 휘드른다.
쩡-
엄청난 속도로 맞 부딪히는 칼.
연, 칼 두동강이 나며 저만치 나가떨어진다.
넘어진 연 위를 그대로 통과하는 말발굽들.
꺽어진 연의 시야로 멀어지는 매족들.
파득 파득-
몸 경련 일으키며 피 토하는 연)
씬77 강 상류
(수색 중인 수 일행.
강을 중심으로 풀숲 뒤지며 내려온다.
수. 무리 몰아 점점 아래로 이동...)
씬78 강 하류
(강가 풀숲과 바위 틈 뒤지며 내려오는 매족들.)
씬79 화산마을
(마을 입구로 들어서는 연.
만신창이 상태.
무사들 연을 부축하지만 뿌리친다)
씬80 해아 처소
(해아와 대장장 노인의 불안한 시선들 교차하며.)
해아 (침울한) 다른 방법이 없어요.
이제 남은 건 신산의 재앙을 기다릴 뿐입니다.
노인 적은 모든 것을 알고 떠났어요.
물론 매족의 천검이 비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해아 (사뭇 놀라 노인 바라보고)......
노인 당연히 천검을 쫓아 매족의 신단으로 향할 겁니다.
(잔뜩 굳은 얼굴의 해아)
씬81 연의 거처
(청동거울 앞에 앉은 연
단도로 자신의 머리를 가차없이 잘라나간다.
찧기고 터진 연의 얼굴... 만감이 교차한다.
한쪽 나란히 걸린 적과 연의 예복.
연 자신의 예복을 집어든다.
화로에 던져지는 예복.
화르르- 타 들어간다.
굳은 얼굴로 지켜보는 연.
주룩- 흐르는 눈물)
씬82 해아 처소
(굳은 표정의 해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마주한 단)
해아 너에게 주어진 날은(시간은) 삼일뿐이다.
단 ......
해아 그안에 비를 찾아 신산에 가지 못하면
적과 매족 둘 중의 하나가 천검을 이뤄 신산을 해칠 것이다.
단 (가만히 듣고 있다)
해아 그땐 우리 화산족은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해.
신산의 재앙으로 사라지고 말거야. (단아!)
단 (고개든다)
해아 부족의 모든 것을 너에게 맡긴다.
반드시 비를 찾아 신산으로 향해라.
단 비를 구할 방법은 없는 겁니까?
해아 이미 비의 몸엔 신산의 저주가 퍼지고 있어.
단 ...!!...
해아 온몸의 피가 새어나와 결국 죽게 돼.
비는 어차피 살지 못한다.
단 ......
해아 단아!
부족의 운명을 한낱 인연과 견주어선 안돼.
지금은 아니지만 너의 인연이 쓰리고 아픈 만큼
언젠가 다시 만나겠지.
그것이 진리요. 신이 내린 선물이다.
(놀람 속에서도 의지 가득한 단의 얼굴)
씬83 화산 마을 입구
(흉흉한 바람에 흘들리는 입구 조형물)
(입구 앞.
단을 기다리고 선 대장장 노인.
그 앞에 멈추는 단)
(가져온 장검 건네는 노인)
노인 신산의 이슬을 묻혀 놓았다. 용기를 내.
단 (검을 받고)......
(입구 밖 나오는 단의 말
그 앞 기다리고 있는 연 앞서 간다.
보는 단)
씬84 들판
(광활한 들판.
가로질러 질주하는 단과 연)
씬85 산중 폐가 (늦은 밤)
(훅-
타오르는 숯불
적, 화실 맞은 비의 상처를 치료중이다.
신중히 화살을 뽑아내는 적
적의 이마에 땀이 솟는다
우직-
뽑히는 화실
무의식 속에서 통증을 느끼는 비
어느 정도 진정된다.
적은 이렇게 라도 비와 단 둘이 한 공간에 있는 것이 너무나 행복한다.
비의 손에 쥐어진 단의 호각!
가만히 빼내어 보는 적
반사적으로 움켜쥐는 비)
적 ...!!...
씬86 숲 속
(횃불 들고 수색하는 매족들
수의 강한 눈빛 곧 비를 찾을 듯하다)
씬87 숲 사이 계곡
(다음 날.
계곡에 멈춰 물 축이는 단과 연)
연 이제 이틀뿐이야
우리보다 매족이 먼저 비를 찾을까 걱정이다.
(단에게) 무슨 생각해?
단 (다른 생각)
만일 내가 적이었다면 나도 그랬을까?
연 그땐 적이 널 쫓았겠지
단 적을 원망해?
연 잠시 그랬었지... 그런데, 지금은 원망 안 해. 잊었거든...
단 너와 행복하길 바랬어
연 우리 다른 건 생각 말자.
부족만 생각해. 지금은 그게 전부잖아.
단 .......
연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돌아가. 보내 줄게
어차피 이 길은 내가 선택했고 적을 보낸 것도 나니까
단 넌 적을 보냈지만 비를 지키지 못한 건... 나야
연 ......
(다시 이동하는 단
연.... 뒤따른다)
씬88 다른 산 속
(팍-팍- 약 뿌리 파내는 적
캐낸 뿌리 한 입 물어본다
투- 내뱉고 다시 파기 시작하는 적)
씬89 산중 폐가
(비가 있던 폐가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
적. 캐낸 뿌리 들고 마당으로 들어선다.
폐간 안.
들어서다 당황하는 적
비가 없다....
당황스런 적)
씬90 몽타주
(숲길로 접어드는 매족의 수 일행)
(이어지는 적과 비의 추격전)
- 위 몽타주들, 서로 엉키며 교차한다.
씬91 산중 폐가
(비가 있든 폐가 안
들어서는 단, 연
실내 살핀다.
아직 식지 않은 숯불... 약초들...
확인하던)
연 아직 온기가 남았다.
단 ....
(추격해 나서는 단, 연)
씬92 몽타쥬
(계속되는 적과 비의 추격전)
(숲길 달리는 단과 연)
(점점 조여오는 진 일행의 추격)
씬93 벼랑 끝
(숲 빠져 나와 달리던 비
벼랑 끝 만나 더 가지 못한다
까마득한 천길 낭떠러지
난감해진 비... 점점 번져오는 상처
아찔- 현기증 느낀다.
어느새 눈앞에 와 서는 적
물러서는 비)
비 가까이 오지마
(다가서는 적.
다가서는 만큼 벼랑으로 물러나는 비
끝에 이른다.
거세게 이는 바람
위기 느끼고 접근 못하는 적)
적 움직이지마. 위험해
비 신산으로 보내줘
적 가면 넌 죽어
비 난 이미 죽어가고 있어. 신산이 정해준 내 운명이야
적 내가 널 살린 것도 니 운명이야. 넌 죽지 않아.
비 억지 부리지마
적 머지않아 매족의 천검을 갖게 될 거야.
천검만 있으면 신산도 방해 못해. 널 살릴 수 있어!!
비 그 천검이 날 살리면 내가 살면 사람들은?
적 널 제물로 보낸 부족 사람들이야. 그런 사람들이 뭐가 중요해!
비 그곳엔 단이 있어... 내가 살면 단이 죽어
적 ...!!...
(아슬아슬한 비의 발끝)
적 니가 처음 오던 날...
그날 이후부터 단 하루도 빠짐없이 널 생각했어...
그러다 너와 단을 알게 됐고 포기도 했어. 왜? 단은 내 친구니까
성화산에서 돌아온 날. 비로소 널 얻을 수 있을 거라 느꼈어
그런데 야속하게도 단은 돌아왔지...
이게 운명이라 여기도 또 다시 널 잊으려 했어. 하지만 그럴 수 없었어.
잊으려고 하면 더 그리워지고 멀어질려면 더 가까이 있어.
이젠 보고만 있지 않아.
내가 너를 구할 거고 네 옆엔 단이 아닌 내가 있을 거야.
비 (도리질)....
적 ...!!...
(헉-
통증 느끼며 휘청하는 비.
귀를 타고 흐르는 피... 신산의 저주다)
적 ...!
(중심 잃고 넘어가는 비
달려오는 적. 추락직전의 비 끌어안고 바닥을 구른다)
비 (안긴 채) 보..내줘. 보내줘...
적 ...!...
씬94 다른 숲 (밤)
(나무 헤치며 나오는 화살.
스윽-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매족 무사들 속 수
정적-
숲 속 화살 쏘려는 연, 막는 단.)
단 기다려!
연 (쏠 기세)
단 기다려!!
(슈웅!!
날아가는 연의 화살
수 앞의 매족 쓰러지고 곧바로 수 에워싸는 무사들
다시 날아오는 화살
달려들던 매족 쓰러진다
안개 속 수 일행과 단, 연의 대치상황)
단 비를 찾지 마라. 매족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
수 신산도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다.
사정을 하려거든 와서 빌어야지 숨어서 뭘 하겠어
단 ......!
연 (화살 죈 채)....!!
수 어쨋든 사냥하기에 지루하진 않겠다. 재미삼아 살려주마
하지만 함부로 날뛰지 마라. 두 번은 용서않는다.
(돌아서는 수. 뒤로 단쪽으로 나서는 진.
수 단호하게 막으며)
수 나 둬! 좋은 미끼가 될 것 같다.
단 ...!...
(수를 중심으로 철수하는 매족들)
단 비는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있다.... 곧 만날 수 있겠어...
(천천히 활 거두는 연)
씬95 산중 언덕
(산중 언덕 바위
바위에 기댄 비. 호각 불고 있다.
달빛 받아 유난히 창백한 하얀 비의 얼굴... 손...
가쁜 숨을 몰아 내쉬는 비...
적을 가만히 보다 다시 달 향해 시선 돌린다.)
비 (힘든) 내가 처음 너희를 만났을 때 우린 정말 좋은 친구였어.
적 .....
비 내가 보던 너는 늘 용감하고 따뜻하고 부족을 사랑하는 사람이였지.
그런 니 모습 간직하게 해줘.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도 넌 그렇게 해야돼.
적 세상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어. 내가 얻은 것 만큼 누군가는 잃게 돼.
내게 가장 소중한 건 너야ㅏ. 내가 널 살리고 사랑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어.
비 만약 니가 날 살리더라도 난 널 용서치 않아.
적 ...!...
(언덕 전경.
화면 속으로 인- 하는 매족들
적 비 스쳐 싸운다.
일시에 제압한 적 돌아서면 수 일행 다가온다.
비 앞에 막고서는 적)
수 (차가운) 보내!
적 아직은 아니지... 남은 게 있어.
수 비 말고 줄 게 남아있어?
적 친구가 되줄까 생각중이야
수 원하는 게 뭐야?
적 비!
수 ...!!...
적 난 니가 천검을 가지고 뭘 하든 상관 없아.
어차피 니 일이 끝나면 비는 다시 살아 날 테니까
수 그래서?
적 비를 보내준다는 약속만 해. 그럼 널 도와주지
수 내 소원이 뭔지 알아? 세상에서 화산족 놈들 모조리 쓸어버리는 거야.
물론 너도 그 속에 있어
적 ......!
수 이제 어쩔거야? 서둘러 도망이라도 가야 하는 거 아냐?
적 니 목을 들고 가지
수 그래? 그럼 그렇게 해
(일시에 적을 몰아붙이는 수
불 뿜는 접전
수에 밀리지만 팽팽히 맞서는 적
비를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지만 역부족
그 사이 숲속으로 내달려 도망치는 비
뒤쫓는 매족들)
적 ...!!...
(적, 비 달려간 곳 확인하고 남은 수 밀어내고 숲으로 달려간다.)
씬96 숲 속
(필사적으로 달리는 비
순식간에 따라 붙는 매2, 비를 잡는다
끌고 가는 매족.
나무 붙들고 버티는 비.
이때, 달려들어 매2의 팔을 그대로 자르는 적.
다시 달려 가버리는 비.
주위로 몰려드는 매족들.
헉- 헉- 지친 적. 띠 풀어 칼 손잡이에 손 묶는다.
동시에 달려 붙는 매족과의 접전...
비. 숲 코너 돌아 사라진다.)
(코너 돌아 달리는 비...
다른 코너 도는 단...
비 쫓아 따라 붙는 매족들.
그 뒤로 단이!! 따라 붙는다.
비를 쫓는 매족들을 하나 둘 따라 잡으며
한 놈씩 제거해 달리는 단.
그 사이 숲 사이로 달려 사라지는 비.
단. 곧바로 뒤따르지만
어느새 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단 ... ...
(맞은편 언덕 바위틈.
멀리 비의 추격전을 지켜보는 사내의 시선... 한이다.)
(다른 숲 속.
횃불 밝히며 사방에서 퍼져오는 여족장 수 일행
나무 스치며 전력으로 달리는 비.
횃불들 점점 가까워 온다.
어둠 속.
고목 돌아 뛰던 비! 마주치는 수...
비명 지르며 뒤로 물러서는 비.
고목에 막혀 멈춘다.)
수 (내 딸?) ... ...
비 (내 엄마?) ... ...
(모녀의 상봉...
직감적으로 서로를 느낀다)
수 아가..많이 컸구나... 어느새 자라 버렸어...
비 (떨고만) ... ...
수 니 아빌 많이 닮았다...
비 ... ...
수 내가 누군지 알수 있겠어?
비 (망설이다)아니!
당신은 내가 그리워하던 사람이 아니야!
수 ...!!...
비 누군지 묻지도 않겠어.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야겠어.
왜 날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다가서는 수.
비의 얼굴을 쓸어 내린다.)
수 아가야... 넌 모른다.
가혹했던 신산의 저주를 넌 알지 못해...
매족의 어버이들은
수백년 세월을 풀 한 포기 없는 마른땅에서...
썩은 나무 뿌리조차 캘 수 없는 지옥 땅에서...
제 살을 뜯어 허기를 달랬고 뭉개진 손끝으로 밭을 일구었지.
온몸이 곪아터져 살가죽이 흘러도 죽지 못했고
벌레들이 둘러붙어 피를 빨아대도 참아야 했다.
그 모든 게 화산족, 신산의 저주 때문이었어.
비 (두려운) ... ...
수 하지만 이제 천검만 완성되면
신산도 화산족도 모두 끝이야.
우리가 받은 고통만큼 똑같이 되돌려줄거다.
비 ... ...
수 (악마적) 아가야...
피맺힌 선조의 한은 너의 영혼만이 달랠 수 있어.
그것이 너에게 주어진 운명이니 영광으로 여겨야지...
겁내지 마! 잠시 천검속에 잠들뿐
신산의 정령만 치고 나면
넌 매족의 딸로 다시 태어나게 될거다.
(완전히 사색이 되는 비.
공포감에 몸서리친다.
순간. 돌아보며 칼 뽑는 수.
수의 뒤로 날아드는 칼날... 한이다
쨍! 둘의 칼날 부딪힌다.)
한 (비 향해) 가라!
(비. 빠져 나와 정신없이 달린다.
숲속으로 사라지는 비.)
수 소용없는 짓이야. 어차피 벗어나지 못해.
(밀어부치는 수.
부딪히는 수와 한의 칼.
또다시 맞붙는 수와 한.
악마적 미소로 한 밀고 가는 수)
씬97 또다른 숲 속
(매족에 휩싸인 적.
수에 밀려 열세다.
매족 뒤에서 적을 찌르려는 순간
슈웅 날아들어 쓰러뜨리는 화살.
적 돌아보면 매족들과 싸우고 있는 연.)
적 ... ...
(피 튀는 교전.
마지막 한 놈. 연의 칼맞고 쓰러진다.
보면, 어느새 가버린 적)
연 (몹시 지쳐 비틀) ... ...
(그런 연 뒤로 다시 죄어오는 매족무사들.)
씬98 늪
(나무 사이 달리는 단.
비를 찾는 단의 시선
숲속 한 곳 시선 돌리는 비.
단 어느 한 쪽 인기척에 접근해 간다.
숲. 코너 돌아가는 단.
비를 발견하지만
늪-
비. 몸 일으켜 애쓰지만 발이 떼어지질 않는다.
늪에 빠진 비와 단의 만남.)
(이미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비.
비 향해 다가가는 단.)
(서서히 빠져드는 비.
단. 생각할 겨를 없이 늪 옆에 버틴 나무에 올라
가지에 의지하고 손 뻗는다.)
(탁!
비의 손목을 잡는 단.
끌어당기려 안간힘.
푸식-
부러지기 시작하는 나뭇가지.)
비 ... ...
(단. 주저하지 않고 있는 힘 다해 끌어당긴다.
서서히 떠오르는 비.
우지끈-
완전히 부러져 동강나는 나뭇가지.
단도 같이 빠져 들어가기 시작)
씬99 다른 숲
(내리는 빗속 달리는 적.
두 갈래 숲길 살피다 한 쪽으로 달린다.)
씬100 다시 늪
(함께 빠져 들어가는 단과 비.
허리... 가슴... 점점 차 오르는 늪.
쏴아-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
(쓰러진 매족 무사 옷 벗겨 내는 손)
(흐르는 피... 힘없이 늘어지는 비...
다시 고통의 시작이다.
단. 안타깝게 비를 안는다)
비 그때 날 구해주지 않았으면
차라리 그때 내가 죽었더라면
널 이렇게 만들지 않았겠지.
이제 나 혼자 가면 되는데 난 지금도 널 힘들게.
단 널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남아있다면
니 곁에 있는거야.
비 우리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단 그럼 약속할게.
(꼬옥- 안아주는 단.
서로의 아픔을 달랜다.
떨어질 줄 모르는 두 사람. 더욱 깊숙이 빠져든다.
단의 손을 잡는 비.
그리고 단의 손등에 새겨진 어릴 적 상처...)
(가슴에 차 오르는 늪.
두려움에 떠는 비...
더욱 깊이 껴안는 단.
비. 눈감고 깍지 낀 손 더욱 죈다.
늪 속으로 잠기는 손.
애써 미소 짓는 비...
그 모습이 더욱 아픈 단.
이때. 늪속으로 불쑥 던져지는 엮어진 옷자락.
적이다.)
단 ...!!...
적 미안하다. 널 데려가지 못할 것 같다.
단 ... ...
(마주보는 적과 단.
끌어당기는 적.
서서히 멀어지며 놓아지는 단과 비의 맞잡은 두 손...
늪 밖으로 빠져나가는 비를 보며 서서히 가라앉는 단.
비에게 괜찮단 미소까지 지어 보인다.
단과 비의 영원한 이별...
비, 단과 점점 멀어진다.
눈이 가라앉는 순간까지 비만을 바라보는 단...
결국 단은 완전히 가라앉고 그 자리에 빗물만 튀어 오른다)
(다른 곳.
대치중인 남은 한 놈 베어 버리고 달리는 연)
씬101 계곡사이
(내리는 비.
여족장 수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매족들.
진 일행도 도착한다)
수 신단으로 간다.
진 ...!!...
수 (진에게 명령) 놈이 원하는 건 천검이야.
비 때문이라도 신단으로 오게 되있어.
서둘러! 자칫 늦었다간 천검을 잃는다.
(번뜩이는 수의 두 눈.)
씬102 다시 늪
(늪 한쪽 누군가 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의식잃은 단 겨우 늪 밖으로 나온다.
그 옆 거친 숨쉬며 눕는 사람 한이다.)
씬103 산중 언덕
(콱-
바닥에 검을 꽂는 연.
달빛에 길게 기우는 검의 그림자
그 앞에 옷자락 찢어 대어본다.
옷자락 통과해 바닥에 그려지는 검의 그림자...
유심히 지켜보는 연...
그 옆. 모닥불 앞의 한. 단.
타닥- 타오르는 불꽃)
한 천검을 막는 것만이
내가 부족에게 속죄하는 마지막 일이다.
비 주위를 떠나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널 알게 됐지만.
단 성화산에서 날 구해준 사람도 당신이군요.
한 너도 비를 지켜 줬잖니.
단 ...!!...
(달 그림자. 옷자락을 통과해
바닥에 맺혔던 검의 그림자가 사라진다.
확인 끝낸 연. 검 뽑아 일행 쪽으로 다가선다)
연 달빛이 흐려지고 있어요.
예상보다 검은 달이 가까이 왔어. 서두르자.
(일어나 하늘 올려보는 단... 만월)
씬104 몽타쥬
(슬로우-
휘몰아치는 모래 폭풍.
그사이 헤치며 달려오는 단. 연. 한)
(바닷가
거칠게 내달리는 수십마리의 말들.
선두에 달리는 수의 말.)
(바위 언덕
의식잃은 비 안고 오르는 적)
(척- 척-
계곡 사이 가로지르는 단. 연. 한.
끊긴 절벽 사이 뛰어넘고 달리는 세 사람.
거침없다)
(매족 신단
둥! 둥!
울리는 북소리에 신단으로 향하는 수 일행)
씬105 신단 근처 숲
(거친 바람 속에 쓰러진 비 끌어당기는 적)
적 일어나!
비 (더욱 감기는 눈)
적 (더욱 흔들며) 일어나! 일어나!
씬106 매족의 신단
(쿵-... 쿵-...
육중하게 울려오는 북소리...
신단 앞 수 주위로 도열한 진과 매족 무사들. 초긴장 상태)
제사장 검은달이 우리 매족의 것이라면 반드시 비를 찾아 돌아 올겁니다.
(진을 선두로 나서는 매족무사들.
신단을 비추는 만월.
수의 결연한 눈빛.)
씬107 동굴 안
(둥둥- 멀리 들려오는 신단의 북소리.
산 속 동굴 안.
더욱 초췌해진 비.
헉-헉-
악몽을 꾸는 듯 신음한다.)
적 저 소리가 들려? 천검을 부르는 소리야.
더 이상 신산의 저주도 널 괴롭히지 못해...
조금만 견뎌... 조금만...
(의식을 잃고서 사경을 헤매는 비.
주욱-
칼 들어 손바닥 긋는 적.
흐르는 피를 비의 입에 흘린다.
콰쾅!!
울리는 천둥소리-)
씬108 매족의 신단
(만월 덮는 구름.
이미 시작된 굉음. 바람...
북 치던 무사들 피 토하며 쓰러져 나간다.
주문 외는)
제사장 운명의 아이, 비의 영혼을 담아 신산의 사슬에서 벗어날
천검을 이루리라.
비의 영혼이여! 운명이여!!
(콰쾅! 고막을 찢는 천둥소리와 바람.
육중하게 돌아가는 천력.
또렷이 바라보는 수.)
씬109 신단 가는 숲길
(내달리는 적
거친 호흡 그러나 광기 가득한 적의 눈)
씬110 동굴 인접 숲
(횃불 치켜들고 수색중인 매족의 진 일행)
진 ... ...
씬111 동굴
(입구
비틀거리며 나서는 비.
한손에 굳게 쥐어진 단의 호각...)
비 신산... 신산으로 가야 돼...
단이 기다리잖아... 힘내... 넌 할 수 있어... 할수 있어.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고...)
씬112 화산 마을
(쥐 죽은 듯 고요한 마을 안.
천둥 번개 몰아친다)
(마을 앞. 꺾어진 상징물)
(해아 처소.
붉게 물드는 물그릇.
보는 해아)
씬113 매족의 신단
(거세게 돌아가는 천력!
그 앞. 눈감고 앉은 수.
주문 외는 제사장.
둥둥둥둥-
북소리 더욱 빨라진다.
이때. 신단의 맞은편에 모습 드러내는 적.
스윽- 돌아보는 수!
적. 무슨 일인지 당당하게 들어서는 적.
수 앞으로 끌려온 적)
수 (낮고 짧은) 비는 어딨나?
적 (여유있는 웃음)
수 (흥분한) 비 어딨어!!
적 이제 검은 달이 뜨면 천검을 볼 수 있겠지.
그런데 비가 없으면 천검이 무슨 소용이 있어!
수 ....!!!
적 너도 니 부족도 끝이야. 아쉽겠어.
수 비를 살릴 수 있는 것도 천검뿐일텐데.
적 그러니까 가져가야지.
수 내가 천검을 줄거라고 생각해?
적 주게 될걸. 어차피 비를 살리건 니 부족을 살리건
너, 나 둘 중에 하나는 신산을 없애야 하니까.
수 ...!!...
적 근데 비는 나한테 있어.
수 (칼 들이댄다)
말해! 비 비 어딨어?
적 (당당하게)
여기 내 안에!!!
수 내가 그 따위 수작에 놀아날 줄 알어?
네놈을 찢어놓고 비를 찾고야 말겠다!!!
적 그래?
그럼 찔러 찔러!!!
수 (칼 들어 내리치려는) ...!
적 왜 자신없어? 두려워?
(수 칼 내리친다.
순간 울리는 북소리 두둥!
고개 돌리는 수. 적.
진 뒤로 끌려오는 비)
수 천검이 보고 싶다고 했지?
제일 먼저 네 심장을 도려내 주겠다.
적 (혼란스런) ...!!
(적 앞을 지나 수 앞에 세워지는 비)
수 이제야 돌아왔구나!
(돌아가는 천력.
보고 있던 수 돌아서 천력 쪽으로 향한다.
그 뒤 끌려가는 비.
순간 적 붙잡은 매족들 뿌리치며 비를 낚아챈다.
상황이 역전된다.
비의 목에 칼 겨눈 채)
적 가져와! 가져와!!!
수 아니면 비라도 죽일 참이야?
니가 그럴 수 있어?
적 ... ...!
수 넌 못해!
하지만 난 할 수 있지.
어차피 내가 해야할 일이거든.
(뒤의 진에게) 죽여버려!!!
(적 향해 달려드는 매족들.
비를 뒤로 감추고 싸우는 적.
천력 안 나오는 천검.
돌아보던 수 적에게 달려든다.
수와 적의 접전.
곧 적을 죽일 것 같은 수의 기세.
순간 한쪽 달려오는 단, 연, 한.
달려드는 매족들.
일당백으로 싸우는 단, 연, 한.
그러나 최정예 매족 무사들 계속해서 길을 막는다.
죽여도 죽여도 계속되는 매족의 공격.
단 틈을 노려 비 쪽으로 빠져나가고
수와 싸우는 적 뒤로 비를 낚아챈다.
비 잡아당기는 단.
아수라장 속 마주보게 되는 단과 비.
짧은 순간 주고 받는 단과 비의 시선.
그러나 잠시의 재회도 그만
덮치는 매족무사들.
비를 뒤로 숨기고 맞서는 단.
다른 한쪽 수와 싸우던 적 다시 비 쪽으로 빠져나가고
적 뒤로 날아드는 수의 칼 막아내는 또다른 칼.
한이다. 가차없이 한을 몰아부치는 수.
비를 보호하며 달려드는 매족 무사들을 하나 둘 쓰러뜨리는 단.
그러나 매족들의 공격은 끝이 없다.
그 사이 단 향해 달려드는 적.
적 앞 가로지르며 막는 사람. 연.
순간 단은 비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하고
서로의 칼날을 막으며 대치하는 적과 연.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적과 연의 칼. 시선.
그러나 곧 덤벼드는 매족 무사들.
적과 연 서로 갈라지며 다시 매족들과 싸운다.
완전 아수라장 속 신단.
비의 손 이끌며 내달리는 단.
한쪽 둘을 쫓는 수의 시선. 놓치지 않고 단의 앞 가로막는다.
쉴틈없이 날아오는 수의 칼.
쾅!
나가 떨어지는 단. 곧바로 일어나지만
다시 한번 날아오는 수의 칼.
넘어지는 단을 에워싸는 매족들.
다른 한쪽 쓰러지며 매족의 칼 막아내는 연.
이미 피투성이 상태.
칼자국 깊게 패인 연의 다리.
절룩거리며 버틴다.
비를 붙잡은 수 천력으로 향하고.
그러나 한이 다시 막아선다.
비를 놓고 칼 날리는 수.
둘의 싸움.
쓰러진 비 앞으로 무겁게 대치하는 수와 한의 발.
결국 수의 발에 깊숙히 박히는 한.
비 앞으로 떨어지는 한.
비 숨 멈춘 한 끌어안고 흐느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매족들에 끌려 신단으로 향한다.
매족들 사이 비 쪽 가려는 단.
그러나 매족들의 저항 만만치 않다.
신단 위로 끌려 올라가는 비 향해
달려가는 적 그 앞 다시 가로막는 매족들.
적 옆으로 합류하는 단과 연.
그러나 더욱 더 몰려드는 매족들.)
(인터컷-
월식 시작하는 달...)
(다시 싸움터.
상처투성이 상태의 단과 한. 연.
쉴새 없이 밀려오는 매족들...)
(한편. 제단 위 묶여 눕혀지는 비
천검 뽑아내는 수.
비 위 올려지는 천검.
하늘 올려보는 수
매족 베고 하늘 올려보는 적
신단 앞 계속 매족들 베며 싸우는 단, 적
월식 달 검게 차 오르고
제단 위 비 내려보는 수
비의 눈에 눈물 흘러내린다.
가차없이 천검들어 내리찍는 수
비의 배 관통하는 천검
순간 눈부신 불빛 나오며 천검속으로 비 사라진다.
번쩍이는 칼 끝에서 손잡이 여인의 형상까지
차오르는 밝은 빛.
흥분 가득한 수 천검들어 올린다.
순간 쨍!
제사장 쓰러뜨리고 수의 배 깊숙히 찌르는 단의 칼
피 토하는 수 눈빛은 그대로다.
곧바로 단의 칼 뽑아내고 단 몰아부치는 수
천검에 밀리고 밀려 신단 아래로 떨어지는 단
동시에 수 옆 지나는 신산 빛줄기
신단을 감싸는 불기둥.
당황한 수 물길에 휩싸인 천력 볼 때
다시 수의 배를 찌르는 칼 적의 칼이다.
그러나 이미 인간의 힘을 넘어선 수 다시 칼 뽑아내고
적을 몰아부친다.
밀려 제단 위 쓰러지는 적.
적 목을 짓누르는 수의 천검.)
수 (입 가득 피 토하며)
어때? 이제 포기하겠어?
적 (절규하는)... ...
수 어떻게 해줄까?
비로 만든 이 천검으로 너를 찢어발겨줄까,
아니면..
네 소원대로 비를 얻게 해줄까?
내 얘기 똑똑히 들어 이 천검을 너에게 주겠다!
적 ...??
(천검 쥐는 적 끌어당겨 일으켜 세우는 수)
수 하지만 조건이 있어!
적 말해!
수 매족!
내 부족이 된다면 이 천검을 주겠다.
적 ... ...!
수 어차피 우린 신산의 본령을 없애야 돼!
이유는 달라도 가는 길은 같은거야.
적 ... ...!!
수 나는 너를 살려 내 부족의 원한을 풀고
넌 나로 인해 비를 얻는다.
할 수 있겠어?
적 ... ...!!!
수 니가 떠나고 검은달이 사라지면
신산의 정령들은 날 내버려두지 않을거다.
하지만 넌 이 천검 속에 깃든
일천명 매족의 어버이들이 지켜줄거야.
적 ... ...?
수 넌 매족의 마지막 남은 유일한 후손이니까!
적 ... ...
(천검 당겨 달리는 적.
지켜보는 수.
불기둥 사이 달리는 적의 발 옆 피투성이의 연.
신단 아래 단 의식 찾는다.
신단 빠져나가는 적.
천력 앞에 선 수)
수 오백년 선조의 한을 이 곳에 묻은지 오래
하지만 후손된 자로 그 한을 풀지 못하니
살아도 숨쉬지 못하고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매족이여 영원하라.
(벗겨지는 달. 월식 끝난다.)
(천력 향해 날아드는 신산의 빛줄기.
폭발하는 신단.
불기둥 속 선 채 불에 휩싸이는 수)
씬114 신산 가는 길
(산길. 달려가는 적.
거친 호흡으로 천검쥐고 달리고 또 달린다.)
씬115 신산
(신산으로 들어선 적.
쉬식! 쉭!
적의 옆으로 따라붙는 정령들.
적이 천검을 휘두르자
무기력하게 부서지는 정령들.
은행잎이 되어 날린다.
이젠 신산의 무엇도 적을 막을 수 없다.
짙은 어둠 속의 숲 갑자기 밝아지며
적의 앞 거대한 은행나무가 돌며 선다.
수많은 은행잎들이 공중에 부유하며 떠다니고.
한 폭 그림 같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은빛 연못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황금 잎을 날리는
거대한 황금빛 은행나무...
하늘과 통하는 외줄기 빛이 나무를 내리쬐고
땅과 닿은 나무의 중심에서
뻗어나가는 빛의 줄기가 가지 끝으로 뻗고 있다.
바로 신산의 본령.
본령 확인한 적.
이를 악물고 천검을 틀어쥔다.)
(본령으로 다가서는 적.
천검 들어보며)
적 넌 내 곁으로 다시 돌아올거야.
(천검 들어 본령 찌르려는 적.
순간 덮치는 단.)
단 그만둬!
적 (조소) 네가 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단 비가 편히 갈 수 있게 도와줘!
그게 우리가 할 일이야.
적 넌 그런말 할 자격 없어.
단 ...!?...
적 넌 야비한 속임수로 비를 얻으려 했지만 난 달라!
니가 신산의 제물로 비를 보낼 때
니가 부족의 핑계로 비를 찾을 때
비는 내 곁에 있었어!
세상 모두가 비를 죽이려 할 때
나는 목숨 걸고 비를 지켰어! 알아!!
이게 너와 내가 다른거야!!!
단 억지부리지마.
지금 니 모습 어느 것 하나
비가 바라지도 세상이 허락하지도 않았어!
단지 너 혼자 착각 속에 꿈을 꾼거야.
적 천만에... 꿈은 아프지 않아. 깨고 나면 끝이니까...
하지만 너무 아파 눈을 뜨려 해도
너무 고통스러워 발버둥 쳐도
깰 수 없는 게 있지.
그게 ... 사랑이야.
단 ... ...
적 그런데 그 사랑이 죽어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어...
내 눈앞에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꿈을 꿀 수가 있어...
내가 바라는 건 그것 뿐이야.
단 나도 비를 보내고 싶지 않아!
하지만 비가 가진 운명이야. 놔 줘!!
적 그 따위 운명 필요 없어!
난 비를 보내지 않아!
단 ... ...
적 선택해!
날 죽이고 비를 보내든지
아니면 니가 죽고 비를 살리든지
단 난! 비와 함께 가!
비가 어디에 있든 무엇이 되어 있든
함께 있을 거야!!!
적 ... ...
단 난 너와 다르니까!
(순식간에 천검들어 단 밀어내는 적)
(선제 공격 가하는 적.
받아치는 단.
처음으로 목숨을 걸고 맞붙은 두 사람.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치열한 접전이다.
다시 맞붙은 둘의 칼)
단 넌 비를 사랑한게 아니라, 가지려 했어!
그건 집착이야.
적 ... ...!!
(더욱 거세게 몰아붙이는 적.
피하고 구르고 피투성이가 되어 가는 단.
완전히 이성 잃고 몰아치는 적.
단. 더 이상 물러서지 못하고 쓰러진다.
단의 심장을 향해 날아드는 천검.)
단 (피토하며) 헉... ...
적 이래도 내가 집착으로 보여
(칼 비틀며) 이래도?
단 (잦아드는 호흡) ... ...
적 잘들어... 비가 원한 건 너였겠지만 비를 사랑한 건 나야.
나!!! 나!!!
(천검 뽑아 본령으로 가는 적)
단 ...!...(호흡 끊긴다.)
(본령 앞에 선 적.
빛의 중심 향해 천검ㅇ르 들어올린다.
순간 적을 멈춰세우는 소리)
연 멈춰!
(스윽- 돌아보는 적.
피투성이의 연이 활시위를 겨누고 있다)
연 (글썽) 제발 부탁이다....
널... 살릴 수 있게 도와줘...도와줘...
(적, 연의 극명한 대치.
위기의 순간.)
적 ... ...
연 ... ...
적 (천검내려 연 돌아본다)
너무 늦었지만 언젠가 꼭 말해주고 싶었어.
연 ... ...
적 미안하다... 미안하다...
(은행나무 향해 천검을 내리꽂는 적.
활시위를 놓는 연!
퍽-
쓰러지는 적!
적의 눈에 번지는 핏기....
연. 시위 당긴 채 흐르는 눈물...
한차례 이는 바람... 날리는 은행잎들...
적의 손에 쥔 천검 사라진다.
적에게 다가오는 연.
적의 손 잡고 가만히 기대는 연
연의 눈에 흐르는 눈물......
잠시 정적...
은행나무의 빛 속에서 서서히 모습 드러내는 비... 영혼.
단 앞으로 다가온다.
눈감은 단을 말없이 바라보는 비.
손 내밀어 단의 상처를 어루만딘다.
신기하게 아무는 상처...
서서히 의식을 찾는 단. 눈앞의 비를 본다)
단 ... ...
(일어서는 단.
애절하게 미소 띄며
바라보는 비...)
비 가기 전에 꼭 한번 보고 싶었어.
잘 있어... ...
단 나도 같이 갈게.
비 아니 그러지마. 내가 원치 않아!
단 약속했잖아. 늘 니 곁에 있겠다고.
비 기억나? 넌 내가 선택한대로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했지. 지금 그렇게 해줘.
(비 목에 걸린 호각을 단 향해 내민다)
단 (울컥- 고개 내저으며) ...
비 혼자 있다보면 괜히 울적해지는 날이 있어.
그때 불어봐. 편안해질거야.
단 ... ...
비 나도 그랬었거든.
(비를 끌어안는 단. 북받쳐 오르는 가슴을 어쩔 수 없다.
단의 목을 감싸 안는 비 눈물 흐른다.)
(주루룩-
마침내 흐르는 단의 눈물.
은행나무로 서서히 멀어지는 비)
단 ... ... ...
(멀어지는 비.
멍- 단의 눈앞을 가리는 눈물.
빛과 함께 은행나무 속으로 들어가는 비.
파르르- 눈처럼 날리는 은행나무 잎들.
비가 사라진 곳만 눈물로 바라보는 단...
은행나무 주위로 날리는 은행잎...
잠시 정적)
(다시 의식 잃고 누운 단
피 묻고 찢겨진 옷은 그대로인데 상처는 없다.
깨어나는 단.
비를 만난 것이 꿈인지 생신지 어리둥절한 단.
그러나 손에 쥐어진 호각이 비를 만난 사실을 알려준다.
은행나무 보며 흐느껴 우는 단.
그렇게 가만히 비가 떠난 은행나무를 바라보기만 한다.)
씬116 비의 거처 (수 년 후)
(파도소리...
바람에 날리는 종이들...
처마에 달린 풍경...
기둥에 걸린 호각...
선반 위의 종이 인형...
비의 옷에 걸린 청동 호각 빼내고 무사패 거는 손
비 거처 밖 언덕 올라오는 중년의 단
뒤돌아 멀리 비의 집을 보고는 다시 떠나간다.
그 위로 비의 목소리로 나레이션 흐른다)
비 삼일의 해가 지고 검은 달이 뜨는 밤
씬117 예언 동굴
(예언의 벽화 화면에 꽉 찬다.)
비 (소리)
영혼을 잃은 한 마리 용이 숨겨진 나무를 찾으리라.
나무는 용을 반겨 황금의 눈을 내릴 것이며...
씬118 대지 능선
(하늘과 맞닿은 능선.
힘차게 말 달려가는 단.)
비 (소리)
황금나무 속에 묶여진 영혼의 인연은
신의 축복 속에 용과 잠들어 해후할지니...
(단의 목에 걸린 호각...
기쁨 가득한 두 눈...)
(만월 가득한 신산 향해 말달려 멀어지는 단의 뒷모습.)
씬119 본령 숲
(황금빛 은행나무 날리는 본령 숲.
재회한 단과비 행복한 표정)
비 (소리)
세상 무엇도 그들을 가르지 못할 것이다.
(천천히 포커스 이동 꽂혀있는 이슬겁과
흔들흔들 매달린 청동호각)
떠오르는 앤딩 자막.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