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인 2005년 이맘 때,,,월악산 송계계곡을 내려오며 집사람과 나눈 얘기,,,
"언제 꼭 다시 오자!" 1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송계계곡을 거슬러 올라간다,,,
새벽녁 까지 내린 빗물이 잎이 나기 전 가지에 알알이 맺혀 이른 아침 월악산 쪽에
얼굴을 내민 태양에 크리스탈 처럼 반짝이는 나뭇가지는 마치 은빛 장식정구를 달아
놓은 크리스마스 트리 처럼 황홀하고 신비한 풍경을 연출한다,,,
송어횟집 주인장과 봄볕 따사로운 툇마루에 걸터 앉아 오늘 아침의 광경을 얘기하니
"정말 보기 힘든 귀한 광경을 보셨다"며 새벽을 달려 내려 온 정성에 보답이라도 하듯
흐뭇한 대화가 오고간다,,,
크리스탈 보다 더한 다이아몬드 처럼 반짝이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물방울의 향연에
취해서 인지 오늘의 주 목적지인 덕주사를 한참을 지나 하늘재가 시작되는 미륵리 삼거리
까지 오고서야 앗차! 다시 오던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송계계곡의 방개 계곡인 덕주사 계곡은 오늘 처음 계곡에 발길을 드리운 집사람과 나를 반기듯
우렁찬 물소리로 환영하고 이내 도착한 인적 없는 덕주사 경내엔 누런 삽살이와 백구 한마리 만이
무심히 꼬리를 살랑인다...덕주사 뒷편 월악산 영봉에 뜨는 달님이 이제는 충주호에 비춰지니
남북분단이 타개되는 물고가 트이려나,,,좋은 곳에 계실 탄허스님께 여쯥고 싶다,,,
참고롤 靈峰이란 지명을 쓰는 봉우리는 백두산과 이곳 월악산 밖에 없다나,,,
월악산의 강한 陰氣를 누르려고 세워 진 덕주사의 男根石이 세개나 되는 걸 보니 지리산,계룡산과
더불어 女山神께서 계신 산이라 그런가 보다,,,
미륵리 미륵사지엔 여전히 하늘을 떠받들고 서 계신 미륵부처님과 공깃돌 바위가 신비감을 더하고
蛇時 불공을 드리는 비구니스님의 뒷모습을 뒤로하고 30년 전통의 월악산 송어횟집 '송림'의 아담한
방안에 새벽부터 곤했던 다릴 편다,,,10년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저녁바람 부드럽게'라는 아리아가
흐르던 식당에서 음악에 취해 졸고 계시던 후덕한 주인 아줌마의 멋스러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멋을
간직한 앞 뜰이 예쁜 '송림'에서 월악이 길러낸 찰진 송어회 한점으로 마음의 점을 찍는다,,,
행락철을 피한 수안보 거리엔 온화한 봄볕만이 가끔씩 지나는 자동차 소리에 늘어 선 건물 그림자
속으로 몸을 감추고, 수안보파크호텔로 가는 오르막길 옆 아담한 교회 앞마당에 차를 멈춘다,,,
인적없는 부처님 도량이나 인적없는 하나님 성전이나 눈에 비춰지는 고요함 속의 공허함은 둘이 아니다!
수안보의 발원지라는 수안보온천파크 온천탕에 둘이 아닌 몸과 마음을 깊이 담가본다,,,
심연으로 빠져드는 나와 내가 아닌 또 하나의 나,,,
수안보의 밤거리는 오색등불로 반짝이고, 집사람의 마음엔 이른 아침 영근 이슬이 반짝이고
내 것 아닌 내 마음엔 自燈을 밝히니 法燈을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