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 가정성화주간 >(12.28.토/ 12.29.일)
<2024년 백천성당 1년을 되돌아 보며>영상
*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우리 가정도 예수님 성가정처럼 만들어 나가겠다고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이고, 이번 주간은 ‘가정성화주간’입니다.
강론을 하기 전에 먼저 가수 김진호가 불렀던 “가족사진” 노래(06:50) 동영상을 보고 나서, 강론을 계속하겠습니다.
(시청 후) 감동적인 영상이죠?
SG 워너비 메인 보컬 김진호가 중2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2013년 2월에 발매한 노래인데, “외로운 어느 날 꺼내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꽃 피우길.”이라 했듯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신학교, 유학, 인사 발령 때문에 오랫동안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참 신기하게 부모님 모습을 많이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가족사진”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찡하고 울컥해집니다. 가사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보여줘도 똑같은 반응입니다. 부모와 자녀 서로 정말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2. 이번 겨울에는 초상이 많습니다. 우리 본당 뿐만 아니라, 다른 본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동기신부의 부친 초상이 나서 12/26(목) 연도, 28(토) 병원에서 발인 후에 큰고개본당 장례미사 갔었습니다. 신부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대개 동기신부가 강론하는데, 강론한 동기는 안동교구 권 신부였습니다. 고인이 말 없고 온화하셨는데, 강론한 신부의 성격과 닮아 예전부터 친하게 지냈고, 자주 선물했다고 합니다. 강론 때 권 신부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얼마 전, 이 신부가 팬티 3장 갖고 와서 ‘이거 한 번씩밖에 안 입었다. 거의 새 거다. 니 입어라.’고 했습니다. 나는 언제 니 속옷에서 벗어날 수 있노? 나도 새 팬티 좀 사보자. 이제는 속옷 갖고 오지 마라! 아버님, 이렇게 이 신부가 존경하는 당신 덕분에, 제가 대신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재밌는 추억인데, 어떤 방법으로든 서로 사랑하며, 가족처럼 잘 지내면 좋겠습니다.
3.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기억하는 딸의 사연”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당뇨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몇 달 지내다가 집에 왔는데,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못 먹어서 즐겁지 않았답니다. 의사가 그런 거 먹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답니다. 며칠 후, 저녁을 먹고 TV를 보는데, 아버지가 설탕 안 들어있는 과자 사 오라고 하셨습니다.
슈퍼마켓에 가서 먹고 싶은 과자를 확인한 후에 사서 아버지께 드렸고, 아버지는 다시 확인한 후에 과자 봉투를 뜯어 반을 덜어주셔서 한참 맛있게 먹다가 과자에서 손을 놓았답니다. 딸이 아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던 아버지가 울고 계셔서 아버지 눈물을 닦아 드렸답니다. 나이가 들어도 그때의 아버지 눈물이 여전히 생각난답니다.
4. 어떤 자매가 언니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동안 잘 운영하고 있던 가게를 정리한다고 해서 왜 그렇게 하려고 하는지 물으니까, 아이들 신앙교육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언니는 가게 운영하느라 아이들 교육에 소홀했다고,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주일학교에 데려갈 수 없어, 아이들이 스스로 다닐 때쯤에 보내려고 하다가, 마음이 바뀌었답니다.
언젠가 아이들과 성당을 지나가다가, 아들이 성당 입구의 성모상을 바라보면서 “저게 뭐야?”라고 물었는데, 한 살 위 누나가 “그것도 모르니? 하느님이잖아?” 하더랍니다. 딸도 자세히 몰랐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신앙교육을 잘하지 못해 부끄러웠고, 아주 소중한 것을 미뤄놓았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가게를 그만두고 아이와 성당에 다니겠다고 결심한 후, 아이에게 성당에 다니자 하니, 아이가 “엄마, 한 번 다니면 끝까지 다녀야 하잖아. 생각해보고.”라고 했답니다. 그 작은 머리에서, 한 번 다니면 끝까지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니 깜짝 놀랐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고 언니한테 물으니, “한 번 한다면 꼭 지키는 아이니까,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두고 기다려보기로 했어.”라고 대답하더랍니다. 아마도 지금은 성당에 열심히 다니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5. 신앙교육은 아이들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공부만 잘하는 귀족’으로 키우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다른 것 못 해도 공부 잘하면 전부 통과이고, 중 3, 고 3이 되면 “집안의 왕”입니다. 부모가 그 애들 앞에 굽실거립니다. 주일학교 미사와 교리에 나오면 시간낭비라면서 미사도, 교리도 가지 말고 공부하라는 부모가 있지만, 미사와 교리에 안 나오면 공부 더 많이 합니까? 컴퓨터 게임 하면서 아까운 시간만 낭비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데 부모가 더 바쁩니다. 아이들은 하기 싫은 공부를 하고, 다니기 싫은 학원에 다니지만, 능률도 성적도 오르지 않습니다.
저는 신학교에 가기 전에 교리교사를 6년 했고, 신학생, 사제로 살아오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신앙교육을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리교사들에게 인간 됨됨이,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이웃사랑, 인간이 되어 오신 예수님의 생애 등을 가르치면 좋겠다고 당부합니다. 교리만 너무 많이 가르치지 말고, 함께 재밌게 많이 놀게 하고, 올바른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야기 할머니 시간”도 매월 한 번씩 넣었습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신앙교육에 매진해주시기 바랍니다. 공부만 시키면 아이 망칩니다. 공부만 시키다가 판사, 검사 되어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공부 못 해도 살아가는 데 아무 지장 없고, 그보다는 올바른 인간이 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저는 백천성당 가정의 가장(家長)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교우들을 보호하고 사랑하기 위해 노심초사 애쓰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 가정과 우리 본당이 행복과 사랑이 가득한 보금자리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