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커넥션(The French Connection)
최용현(수필가)
‘프렌치 커넥션(The French Connection, 1971년)’은 로빈 무어가 쓴 동명의 논픽션을 바탕으로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이 연출한 하드보일드 느와르영화이다. 제목 ‘프렌치 커넥션’은 193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까지 마피아가 주로 이용한 프랑스에서 미국에 이르는 헤로인 밀수 루트를 말한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R등급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받았고,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편집상, 각색상도 받았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18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자하여 북미에서 5170만 달러를 벌었고, 재개봉으로 2350만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여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프랑스의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밀수조직을 운영하는 샤르니에(페르난도 레이 扮)의 살인청부업자 니콜리(마르셀 보주피 扮)가 슬럼가에서 형사 한 명을 사살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샤르니에는 프랑스 TV스타 데브로의 링컨승용차에 헤로인 120파운드(3200만 달러 상당)를 숨겨 미국 뉴욕 항으로 밀반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형사 도일(진 핵크만 扮)과 그의 파트너 루소(로이 샤이더 扮)는 프렌치 커넥션으로 의심되는 나이트클럽에서 돈을 물 쓰듯 하는 마약상 보카(토니 로 비안코 扮)와 그의 나이 어린 아내 엔지를 미행한다. 아울러 워드섬에서 마약관련 교습을 받고 있는 보카의 동생 루, 그리고 마약구매를 해온 변호사 와인스톡의 행적도 살펴보고 있다. 그러던 중 대량의 마약이 곧 뉴욕에 도착한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데브로의 링컨승용차가 뉴욕 항에 도착하자, 도청장치를 통해 보카와 샤르니에가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도일과 루소 형사는 연방요원들과 함께 이들을 추적한다. 샤르니에는 자신이 미행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전철역 플랫폼에서 승하차를 반복하면서 도일 형사를 따돌린다. 샤르니에와 보카는 형사들이 없는 워싱턴에서 다시 만난다.
살인청부업자 니콜리는 뉴욕의 한 건물 옥상에서 도일 형사를 저격하려다 실패하여 쫓기는 신세가 된다. 재빨리 역으로 가서 전철을 탄 니콜리는 검문하려고 따라오는 전철 승무원을 사살하고 기관사를 총으로 위협하며 한 역을 무정차로 통과한다. 이때 전철을 따라잡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고속으로 달리던 도일은 유모차를 밀고 가는 여인과의 충돌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다음 전철역에서 계단을 내려오는 니콜리를 사살한다.
도일과 루소 형사는 잠복 끝에 데브로의 링컨승용차를 압수하여 해체하지만 헤로인을 찾지 못하다가 자동차의 무게가 50kg 이상 더 나가는 점 때문에 재수색 끝에 트렁크의 로커패널에서 헤로인 봉지들을 발견한다. 이들은 거래 현장을 덮치기 위해 헤로인 봉지들을 다시 로커패널에 넣고 조립한 후 차를 데브로에게 돌려준다.
샤르니에는 변호사 와인스톡에게 헤로인을 전달하기 위해 링컨승용차를 몰고 워드섬에 있는 보카의 동생 루의 차고로 간다. 샤르니에가 트렁크의 로커패널 덮개를 열자, 보카는 헤로인의 품질을 확인하고 만족해한다. 샤르니에는 받은 마약대금을 프랑스로 가져가기 위해 폐차 경매에서 구입한 승용차 트렁크의 로커패널에 돈다발을 넣는다.
도일과 루소 형사가 이끄는 대규모 경찰들이 워드섬 입구의 다리를 봉쇄하고 현장을 포위한다. 루소 형사가 도망치는 보카를 사살하자, 다른 일행들은 모두 손을 들고 항복한다. 도일 형사는 옆 창고로 도망치는 샤르니에를 쫓다가 저쪽 출입구에서 움직이는 형체를 보고 총을 쏘는데 확인해 보니 FBI 요원이었다. 다시 총성이 들리면서 이런 자막과 함께 영화가 끝난다.
“변호사 와인스톡은 증거부족으로 풀려났고, 보카의 아내 엔지는 경범죄로 집행유예를, 보카의 동생 루는 감형되었다. 프랑스의 TV스타이며 차주(車主)인 데브로는 공모죄로 미국 교도소 4년형을 받았다. 샤르니에는 잡히지 않았고 프랑스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렌치 커넥션’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수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거의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주는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자동차 추적 장면과 액션 시퀀스, 고난도의 로케이션 작업 등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그 외에도 도심의 군중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망원렌즈로 당겨서 찍은 현장 게릴라 촬영으로 리얼리즘의 묘미를 살린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윌리엄 프리드킨은 18세 때 ‘시민 케인’(1941년)을 보고 엄청난 영화적 충격을 받았고, 영화학교를 다니지 않은 그는 영화제작에 관한 모든 것을 ‘시민 케인’을 200번 이상 보면서 배웠다고 한다. 그가 30대 초반에 ‘프렌치 커넥션’을 연출하여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고, 후속 작 ‘엑소시스트’(1973)도 골든 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영화에 대한 집념과 열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인 도일 형사 역은 로버트 미첨, 제임스 칸, 스티브 맥퀸, 리 마빈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에게 먼저 제의가 갔으나 모두 여의치 않아 진 핵크만에게로 돌아갔는데, 그의 인생 작을 찍게 되었다. 진 핵크만은 젊은 시절 공부하던 연기학교의 졸업생 중에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낮은 사람으로 지목되었는데, 그와 함께 지목된 또 한 사람은 더스틴 호프만이었다고 한다. 통쾌한 반전이 아닌가.
진 핵크만은 95세이던 2025년 2월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였다. 이 영화와 ‘포세이돈 어드벤처’(1972년)에서는 영웅적인 주인공을 연기했지만, ‘슈퍼맨’(1978년)과 ‘용서 받지 못한 자’(1992년)에서는 악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그는 갔지만, 그의 영화들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