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비용

[산내들]

형사재판은 국가가 범인을 잡기 위해 형벌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소송에 드는 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 하지만 민사재판은 개인이 법원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찾는 수단이기 때문에 소송비용을 당사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당사자 중에서도 재판을 거는 사람(원고)이 일단 비용을 내야만 재판이 시작된다.

보통 소송비용이라고 하면 법원에 납부하는 비용을 떠올리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인지대, 송달료 등 재판 비용과 서류작성 비용, 교통비 등 당사자 비용 모두를 포함한다. 우선 재판 비용을 살펴보자. 재판 비용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입인지이다. 수입인지는 국가가 세금 ・ 수수료 등을 걷는 수단으로 발행한다. 과거에는 우표처럼 생긴 인지를 금액만큼 사서 소장에 붙였지만, 현재는 은행에 인지 비용을 현금으로 납부한 뒤 납부서를 제출한다. 인터넷으로 전자수입 인지를 구매할 수도 있다. 인지제도는 재판 수수료의 성격을 띠는 동시에 승소 가능성이 없는 소송의 남발을 막기 위한 제도이다. 일종의 법원 이용료라고 보면 된다.

인지대 ・ 송달료 납부해야 재판 시작

인지 액수의 기준이 되는 것은 청구하는 금액이다. 청구 금액이 클수록 비용을 더 많이 내는 구조이다. 청구 금액에 따라 내는 인지대는 다음과 같다.

청구 금액에 따른 인지대

• 1,000만 원까지 : 청구금액 × 0.005
• 1억 원까지 : (청구금액 × 0.0045) + 5,000원
• 10억 원까지 : (청구금액 × 0.0040) + 55,000원
• 10억 원 초과 : (청구금액 × 0.0035) + 550,000원

예컨대 1,000만 원짜리 소송을 하려면 인지대로 5만 원을 내야 한다. 인지대는 2심, 3심으로 올라갈수록 비싸다. 항소심은 1심의 1.5배, 대법원인 상고심은 2배의 인지액을 낸다. 반면 소송 대신 지급명령이나 민사조정을 신청하면 1심의 10분의 1만큼만 내면 된다.

참고로 대법원 전자소송

그 다음으로 내야 하는 돈은 송달료이다. 송달료는 쉽게 말하면 우편요금이다. 재판기일 통지, 판결문 등 법원의 서류를 당사자에게 우편으로 보내는 데 사용한다. 송달료는 사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원고 ・ 피고 1명 기준으로 보통 5만~10만 원 선이다.

법무사나 변호사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 소송을 한다면 크게 부담되지 않은 비용으로도 소송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소송비용을 혼자 계산하기 어렵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

그런데 복잡한 사건은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있다. 만일 증인을 부르게 된다면 증인을 신청한 사람이 증인 여비(일당)를 부담해야 한다. 증인이 잘 아는 사람이라서 직접 데리고 오지 않는 이상, 지역에 따라 5만~2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낸다. 여기에 감정(토지측량, 필적감정, 의사의 신체감정 등)이나 현장검증이 필요한 사건이라면 이 비용도 당사자의 몫이다. 보통 수십만 원 선이지만 건축소송 관련 감정 비용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이 들 때도 있다.

다음으로 법원에 내는 돈과는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당사자 비용이 있다. 변호사 선임료, 서류작성 비용, 재판출석 비용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재판에서 이겼는데도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 좀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법은 일단 원고가 소송비용을 내더라도, 재판에서 진 쪽이 소송비용을 물게끔 하고 있다. 법원은 판결을 내릴 때 소송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를 판단한다. 판결문에도 "소송비용은 원고(또는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내용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승소 정도에 따라 50%, 70%와 같이 비율을 정하기도 한다.

소송비용은 재판에서 진 사람이 부담

승소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소송비용을 돌려받으려면 법원에 다시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을 해야 한다. 그러면 법원은 인지대, 송달료, 서류작성 비용 등을 계산해서 통지해주고 손 씨는 그 돈을 상대방에게서 받을 수 있다.

한 가지 꼭 알아둘 건 변호사 선임 비용은 전부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법에는 변호사 보수를 계산하는 기준이 있어 그 금액 만큼만 인정해준다.

재판을 건 원고가 패소판결을 받았을 때는 원고에게 소송비용을 부담하라는 판결이 나오게 된다.

이때 원고는 피고가 부담한 소송비용까지 물어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