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속 콜레스테롤이 심혈관계질환과 관계가 없다는 국내 조사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50년간 미국, 일본, 유럽 등의 학술논문과 자료를 분석하고, 또 실험동물을 이용해 자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발표했다. 달걀의 콜레스테롤리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킨다는 속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된 이번 연구는 대한양계협회의 지원으로 농진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과 한서대학교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지난 50년 동안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수행된 계란 또는 콜레스테롤 섭취와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된 연구논문 90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식품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가 국가별 1인당 달걀 섭취량과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달걀을 많이 먹는 일본, 멕시코, 프랑스, 스페인 등의 나라는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또 미국 예일대가 미국의 간호사와 의료전문인 11만명을 14년간 추적조사한 결과를 봐도, 달걀을 매일 1개씩 섭취한 사람과 일주일에 1개씩 섭취한 사람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성에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예일대학 예방의학센터에서 2005년 실시한 연구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지난 1988년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서 유사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2007년 국민건강통계에서도 동물성식품의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콜레스테롤혈증 발생률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인체 내 콜레스테롤의 20%는 섭취한 식품에서 유래하고, 나머지 80%는 간에서 합성된다”며 “최근 콜레스테롤에 의한 심혈관계질환 발생은 혈중 농도가 아니라 콜레스테롤의 종류 즉, 저밀도지질단백질(LDL)과 고밀도지질단백질(HDL)의 비율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자체 실시한 실험에서도 이와 같은 결론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다. 쥐 실험군에 달걀을 5주 동안 먹인 결과, 혈중 콜레스테롤 중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고밀도 지단백질)이 20% 안팎으로 증가했다. 또한 달걀을 많이 먹여도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고 배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계란 섭취는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진청은 “계란에 함유돼 있는 레시틴, 스핑고미엘린, 오보뮤신은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의 재흡수를 방해하고 담즙산으로의 재흡수를 저해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난황에 다량으로 함유돼 있는 단일불포화지방산(올레인산)과 또 다른 불포화지방산인 CLA는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