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씩 모이는 친정집 형제자매 모임이 있는 날.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향 친정으로 가는 길, 주말농장이 아니라 친정형제들 만나러 가는 길이라 들뜬다. 통도사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약 10분 기다리면 울산 시내버스가 오는데 그 시간을 못 참고 택시타고 가는 길, 버스로 가도 5분이면 집 앞인데, 버스 탈 때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듯하다. 서울 여동생부부와 해운대 남동생부부는, 어제오후에 이미 고향에 와있었고, 대구에서 남동생부부, 그리고 형제도 없이 달랑 혼자뿐인 외사촌 동생부부와 나는 오늘 합류했다. 오빠부부는 올케언니가 병원에 입원해서 불참했다. 형제 모임에 처음으로 이빨 빠진 듯 뻥 뚫린 듯 기분이 그랬다. 그렇구나! 우리 형제들도 병원신세를 지는 나이가 된 것이다. 세삼스럽게 올케언니 연세가 벌써 여든의 고지가 눈앞에 보이고 서서히 가족들과 헤어짐이 도래(到來) 되었음을 상기시켜주는 입원소식이다. 산초 이파리 따러 여동생과 막내 동생 부부가 인근 산에 가고 난 후, 큰 동생과 제부 (弟夫)가 고추고랑에 비닐을 씌웠다. 동생들은 산에서 산초 잎, 산나물, 고침이(고비)를 캐왔다. 요즘은 산에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고침이니 고사리가 예전처럼 흔하게 볼 수가 없는데, 고향 산에 어느 곳에 무엇이 많이 자라고 있는지를 빠삭하게 알고 있는 막내 동생 부부가 있어 일단 산에만 가면 반찬거리는 틀림없이 해 온다. 다음 날 동생들 따라 산초 잎에 욕심내어 산에 갔는데, 역시 나는 동생들보다 반에 반도 못 땄다. 잘살고 못사는 복이 여기에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동생들은 무엇을 해도 기대이상으로 한 가득씩 해 온다. 봄나물, 말 그대로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절대로 먹을 수 없는 산 두릅, 산나물, 여동생은 식당에 갈 것 없이 우리 산나물로 반찬 하여 집에서 식사하자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했다. 집에서 나는 봄나물, 산에서 나는 산나물 그리고 쑥국, 반찬이라기 보다 건강식이고 약초다. 어머니와 우리 형제들 모두 10명이 울산 정자에서 생선회와 대게로 저녁식사를 했는데 식사 비용은 대구 동생 댁의 회갑기념으로 개인 결제했다, 동생들 일부는 언양 작천정에서 ‘품바버들이’ 공연 구경 가고, 어머니와 나는, 동생부부와 같이, 저녁에 필요한 먹거리 준비로 대형마트에 같이 갔다. 품바 버들이 공연이 그렇게 재미있고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동생들에게서 처음 들었다. 외사촌 동생부부는 저녁 내내 버들이 이야기만 하였고 회원이라고 자랑했다. 다듬지 않은 고침이(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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