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의 개회사와 함께 제20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의 막이 올랐다. 광장을 가득 채운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열기를 더했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재)국제위러브유와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세종병원,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가 후원하는 행사로 올해로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상에’라는 기치 아래 아프고 힘든 이들에게 봄 햇살처럼 포근한 어머니의 품을 내어준다는 의미를 담아낸 행사다.
20여 년 이어진 국제위러브유운동분부(이하 ‘위러브유’)의 활동을 살펴보면 그 규모와 범주에 감탄하게 된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곳곳의, 누구나 알 법한 국가적 재난 현장에는 어김없이 그들의 손길이 닿았다. 온정을 경험하고 힘을 얻은 이들이 다시 누군가에게 온정을 베푸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위러브유[장길자 회장]의 범세계적 복지 활동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구촌 가족 모두를 품고 내어주는 헌신, 이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제20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열린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위러브유를 이끄는 장길자 회장을 만났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이하 ‘걷기대회’)의 개최 취지는.
“가족은 사랑과 행복의 근간이다. 그런데 갈수록 가족 간 사랑이 식어가고 갈등과 불화를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 따뜻한 봄날 가족과 함께 걸으며 서로 소중함을 되새기고 나아가 질병과 재난, 빈곤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구촌 가족을 함께 돕고자 행사를 마련했다. 걷기대회는 지난 2002년 서울 남산에서 시작해 인천, 광주, 대구, 수원 등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며 가족 사랑, 이웃 사랑의 장이자 아이들이 나눔과 봉사를 배우고 체험하는 산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걷기대회가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20년 가까이 쉼 없이 이어온 원동력은 무엇인가.
“우리가 사는 지구가 거대한 것 같아도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작은 별 하나에 불과하다. 지구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국가가 다르고 피부색과 언어, 살아온 환경과 문화가 달라도 하나의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 지구촌 가족의 마음으로 보면 홍수나 지진 같은 예기치 못한 재난과 기근 등으로 고통받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도 안타깝다. 그런 마음으로 함께해준 분들 덕분에 행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웃과 지역, 나라를 넘어 세계를 돕게 됐다.”
다양한 원인으로 가족 해체와 붕괴가 주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요즘이다. 가족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 우선해야 할 게 있다면 무엇인가.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성내지 않고 자랑과 교만이 없고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족 간 사랑을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상대방의 마음과 어려움을 헤아리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으로 대한다면 어느새 서로 화합하며 사랑 넘치는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간의 걷기대회와 관련해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면.
“초창기 심장병, 희귀난치병 어린이 돕기부터 현재의 범세계적 지원까지, 사랑을 나누고 행복을 전하는 행사다 보니 매번 특별한 감동이 있다. 특히 마실 물이 없어 고통받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물 부족 국가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새 힘을 얻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캄보디아의 한 지역에 물펌프를 설치한 적이 있다. 기존 우물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데다 쓰레기로 오염돼 있었다. 위생시설도 부족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갖은 질병에 시달렸다. 당시 땅속 깊숙이 시추해 펌프를 설치하고 맑은 물을 끌어올리자 아이들을 비롯한 주민과 정부 관계자 등 수많은 이들이 환호성을 올리며 크게 기뻐했다. 기후변화로 국토가 바닷물에 잠겨가는 남태평양 투발루 또한 식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소식을 듣고 ‘투발루에 희망의 무지개를 띄우자’는 취지로 걷기대회를 개최했고, 우리 회원들이 현지까지 날아가 1만ℓ용량의 물탱크 20대를 설치했다. 자신들에게 관심 갖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과 희망을 얻은 주민들은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함께 살리자’며 위러브유의 ‘클린월드운동’에도 동참했다. 투발루 건국 이래 최초로 대규모 환경정화운동이 펼쳐진 거다. 이런 사랑의 선순환을 볼 때 정말 뿌듯하다.
세계인을 하나의 가족으로 보고 지구촌 곳곳에 사랑을 전하는 위러브유의 활동이 눈길을 끈다. 그간 펼쳐온 대표적 활동을 소개한다면.
“위러브유[장길자 회장]의 1년은 국가와 언어, 문화를 초월해 인류를 어머니의 사랑으로 돌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하고 진행하며, 마무리한다. 그간 국내에서도 포항 지진을 비롯해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등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전국의 회원들과 함께 무료 급식, 복구 및 구호 활동, 성금 지원 등으로 힘을 보탰다. 지난해 8월 라오스 댐 붕괴 사고 당시에는 현지 회원들이 급히 현장에 달려가 무료 급식 캠프를 운영해 한 달간 총 4만1000여 명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또 가족을 잃은 채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을 위해 ‘위러브유학교’를 열고 매일 200명이 넘는 아이를 돌보는 등 이재민에게 희망과 웃음을 되찾아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세계 각국의 대규모 재난 지역 지원뿐만 아니라 희귀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와 내전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이들에 대한 의료 지원 또한 이어가고 있다.”
각종 구호 현장에서 위러브유 회원들이 보여준 대가 없는 헌신이 놀랍다. 그들을 움직인 힘은 무엇인가.
“‘어머니의 사랑’은 만국 공통어란 말이 있다. 그 사랑으로 국가와 언어, 문화가 달라도 지구촌 가족이 하나가 되는 것 같다. 가족을 돕는다는 생각에 각자 바쁜 일과를 뒤로하고 손길을 보태니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도 가슴 아픈 세월호 침몰 사고 때 피해 가족을 위로하고자 밤낮없이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네팔 대지진 때 여진의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 복구와 구조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진정한 사랑의 힘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힘이 아닐까.”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지원에도 힘쓴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희망찬 미래를 만드는 주역이다. 그런데 지구촌 곳곳에는 제대로 된 교육 시설이 없거나 생계 탓에 일을 해야 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인 어린이, 청소년이 많다. 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희망찬 세상을 만들어가도록 응원하고자 한다. 태풍에 무너진 필리핀 학교 2곳을 재건하고, 미얀마, 가봉, 엘살바도르 등 여러 나라에 도서관과 체육관, 학용품 등을 지원한 데도 그런 마음이 담겨 있다. 전기 공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아이티 학교에는 태양광 손전등 3000개를 지원하고, 국내 전국 각지에서도 학생들의 수업료와 생활비, 학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효(孝)’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로 청소년 인성교육도 진행한다. 세대 간 소통과 화합에도 초점을 맞춰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2018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에서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가운데)과 요르단하심자선기구(JHCO) 아이만 리야드 알무플레 사무총장(왼쪽), 이라크연합의료협회(UIMS) 아흐메드 무슈리프 압둘하미드 회장(오른쪽)이 인도주의적 지원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위러브유의 범세계적 활동은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빈곤과 기아, 기후변화 등 인류의 보편적 문제 해결을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아프리카 한 부족의 언어 중에 ‘우분투’란 말이 있다. ‘네가 있으니 내가 있고, 우리가 있으니 내가 있다’는 의미다.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다. 진정한 ‘나’는 ‘우리’라는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세계가 당면한 기후변화나 환경오염, 재난과 질병, 빈곤 등은 국가와 지역사회, 기업 그리고 결국에는 개개인 모두의 삶을 위협한다. 지구촌의 문제가 곧 나의 문제이며, 지구촌 가족의 행복이 결국 나의 행복이란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위러브유의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또 지향하는 최종 목표가 있다면.
“올해 제20회 걷기대회를 통해 ‘세이브더월드’ 비전 선포식을 진행했다. 건강한 지구와 인류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어머니의 마음으로 전 세계가 함께하자는 글로벌 복지 프로젝트를 시작한 거다. 첫걸음을 뗐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전진할 계획이다. 미국과 페루, 필리핀, 네팔,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서도 릴레이 걷기대회를 준비 중이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바다를 이루듯 우리의 작은 실천이 모여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리는 큰 힘이 될 거라 믿는다. 이러한 힘이 모여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누구나 존중받는 세상, 누구나 어머니의 마음으로 배려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세상, 지구촌 전체가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고대한다.”
<여성조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얼마 전 아프리카 베냉에서 좋은 소식이 왔다. 위러브유가 두 아들을 키우며 홀로 생계를 책임져온 엄마에게 수년간 생계 및 교육 지원을 해왔는데, 사춘기인 큰아들이 이를 알고는 마음을 다잡아 열심히 공부하며 주위에 본이 될 정도로 의젓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베냉에서 클린월드운동이 열렸는데 두 형제도 참여했다. 도움을 받아온 아이들이 이제는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으로 멋지게 성장한 걸 보니 정말 기쁘다. 이처럼 봉사는 온정의 손길을 느껴본 사람에 의해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진다.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한다면 인류의 희망찬 미래는 한층 앞당겨지지 않을까. <여성조선> 독자 여러분도 지구촌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함께해주시길 기대한다.”
http://woman.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4&mcate=M1004&nNewsNumb=20190661408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 - “작은 실천이 모여 위기에 처한 지구 구할 것”
https://cafe.naver.com/goguma3/9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