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2일 금
어제가 화원 장날이었다. 봄나물들이 몸값 비싼 종이를 앞에 놓고 앉아있었다. 취나물, 머위, 방풍, 두릅, 가죽 등! 반가움에 달려가 들여다봤다. 두릅은 우리 집 것 보다 조금 더 컸고, 우리 집 가죽은 이제 순이 겨우 올라왔는데, 시장 바닥에 나앉은 가죽은 엄청 커서 옴팡지게(알차게) 나와 앉아있었다. 부추는 우리 텃밭의 부추보다 더 커서 단맛이 적겠다. 이래저래 봄나물을 구경하고 와서 오늘, 냉장고 문을 열었다. 내일, 모레 해외여행을 갈 텐데 냉장고 안에 들어앉은 나물들이 걱정이다. 그래서 관리소 식구들을 우리 집에 12시에 식사하러 오시라고 초대했다. 그런데 신교장이 전화를 했다. 자기 집에 점심을 먹으러 오란다.
“그래? 우리 집에도 12시에 점심 대접하려고 관리소 직원들을 초대해 뒀어.”
했더니 자기가 기분 좋게 봄나물 산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나도 시장 가봤는데 봄나물이 엄청 많이 나왔더라고. 반가워서 가죽이랑 이것저것 사면서 ‘이건 팁이니더.’ 했더니 가죽 파는 할머니가 평생 팁은 처음 받아본다며 가지고 있던 가죽을 다 주는 거라. 그래서 쑥 뜯어 쑥차 만든 것하고 봄나물로 점심 같이 할라꼬 불렀어.”
“잘됐네, 너는 거기서, 나는 여기서 서로 봄나물 축제하자.”
하며 끊었다. 그때가 9시. 전화 끊고부터 점심 준비 음식을 서둘렀다.
기본-잡곡밥에다 청국장 된장
반찬-파김치, 들깻잎 장아찌, 무 깍두기,
봄나물- 취나물, 당귀. 오이. 상치. 당근 등.
특별식-돼지고기 수육(쌈 싸 먹을 채소), 부추전이랑 당귀전
과일- 바나나, 망고, 사과, 토마토
견과료- 마카다미아. 아몬드. 호두(까먹기 실습용)
급하게 손님을 맞았는데 봄나물을 반겨주었다. 네 분이 와서 목련 차 마시며 담소하다 갔다.
즐거운 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