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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도초등학교 총동문회 원문보기 글쓴이: 56이세진
천마산 야생화 보러 가는 길 - 오남호수공원,천마산,철마산,해참공원
1. 천마괭이눈(금괭이눈, Chrysosplenium pilosum Maxim. var. valdepilosum Ohwi)
산에 오르다
꽃 한 송이를 보았네
나를 보고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
산에서 내려오다
다시 그 꽃을 보았네
하늘을 보고 피어 있는 누님 닮은 꽃
―― 천마산 이정표 시판에서(오광수, 「산에서 본 꽃」)
▶ 산행일시 : 2021년 4월 7일(수), 맑음, 미세먼지 나쁨, 바람
▶ 산행시간 : 8시간 47분
▶ 산행거리 : 18.6km(오남호수공원 정류장에서 천마산까지는 도상 7.0km, 천마산에서 철마산 지나
해참공원까지는 이정표 거리 11.6km)
▶ 갈 때 : 사릉역에서 시내버스 타고 오남호수공원 정류장에서 내림
▶ 올 때 : 금곡리 해참공원 앞에서 시내버스 타고 사릉역에 옴
▶ 구간별 시간
06 : 53 - 상봉역 출발
07 : 09 - 사릉역
07 : 36 - 오남호수공원 버스정류장, 산행시작
08 : 06 - ┫자 팔현1, 2리 갈림길, 팔현1리로 직진함
08 : 36 - 다래산장가든 입구 지나 숲속옹달샘 입구, 천마산 등산안내도
10 : 50 - 약물바위샘(돌핀샘)
11 : 16 - 천마산 주릉
11 : 21 ~ 11 : 40 - 천마산(天摩山, △810.3), 점심
11 : 56 - 보구니바위
12 : 32 - 679.5m봉
13 : 10 - 과라리고개(425m), ╋자 갈림길 안부
13 : 35 - 523.4m봉
13 : 48 - 533.9m봉, ┫자 갈림길
14 : 40 - 철마산(鐵馬山, △709.5m)
15 : 04 - 494.2m봉
15 : 28 - 441.4m봉
16 : 23 - 금곡리 신도브레뉴아파트, 해참공원, 산행종료
17 : 00 - 사릉역
17 : 32 - 상봉역
2-1. 산행지도(오남저수지, 국토정보지리원 지형도, 성동, 양수 1/25,000)
2-2. 산행지도(천마산, 국토정보지리원 지형도, 성동, 양수 1/25,000)
2-3. 산행지도(철마산, 국토정보지리원 지형도, 성동, 양수 1/25,000)
▶ 천마산(天摩山, △810.3)
혼자서 낯선 산길을 찾아갈 때면 언제나 짜릿한 즐거움을 느낀다. 오늘 천마산의 야생화를 보러 가는 길에 대
해 지지난주 비 오는 날 연중행사로 다녀온 캐이 님과 두루 님으로부터 대충 설명을 들었으나 낯설기는 마찬가
지다. 천마산 정상까지 계곡 길이 쭉 이어진다고 하는데 캐이 님의 그간의 산행스타일로 보아 아무 인적이 없
는 계곡을 누비고 갔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사릉역사를 나와 오른쪽으로 약간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길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9번 버스를 탄다. 강변역에
서 진벌리까지 가는 버스다. 캐이 님은 진주아파트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고 했다. 버스는 진건읍 아파트마다
들르며 가는 줄 알았는데 곧장 간다. 어남이고개 오른쪽의 남양주장례식장 뒷길은 관음봉으로 갈 것이다. 차창
밖으로 내다보는 산자락 춘색이 화려하다. 진주아파트 다음 버스정류장은 오남호수공원이다. 오남저수지를 호
수공원으로 조성했다.
오남호수공원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30m쯤 가면 오남1교가 나오고 다리 건너 계곡과 가까운 오른쪽 길로 간다.
계곡 건너편 산자락에도 도로가 지나지만 거기는 갓길이 좁아 보행하기에 불편하다. 차량통행제한 차단기가
나오고 오남저수지 둑 아래 주차장이다. 막다른 길인 줄 알았는데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이 보이고 그들의 뒤를
쫓았더니 저수지 둑 오른쪽 가장자리의 긴 데크계단을 오른다.
오남저수지 둑 위로 올라서면 공중화장실이 있는 광장이 나오고 바로 오남호수공원이다. 길은 산자락 차도 말
고도 수변을 도는 데크로드가 있다. 당연히 데크로드로 간다. 호수에는 옅은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멀리 첩첩 산
너머로 보이는 천마산 연릉이 흐린 것은 미세먼지가 심하게 끼어서다. 데크로드는 호수 윗녘에서 맞은편 수변
으로 돌아가는 한편 오른쪽 차도로도 이어진다. 차도를 간다.
┫자 갈림길. 왼쪽은 팔현2리로 가고, 직진은 청정계곡마을이라는 팔현1리로 간다. 직진한다. 농로는 다시 마을
고샅길로 이어지고, Y자 갈림길에서 계곡을 건너 오른쪽으로 갔더니 미송유원지가 나오고 더 갈 수가 없다. 뒤
돌아 나온다. 이런 데서 발로 더듬어 길을 찾는다. 이번에는 산마루가든 앞마당을 길로 잘못 안다. 다시 뒤돌아
나와 왼쪽의 산자락 도는 길을 따라 산모퉁이 돌면 다래산장가든 입구이고 계곡 건너면 바로 숲속옹달샘-이 역
시 맛집이다-입구에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여기서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끝나고 계곡길이 시작된다. 천마산 정상까지 팔현리 코스 3.37km로 지정등산로
다. 계곡 따라 오른다. 곧 하늘 가린 숲속길이다. 계류 물소리가 우렁차다. 등로 주변에는 미로처럼 여러 인적이
보인다. 야생화를 찾아 돌아다닌 흔적이다. 내가 너무 일찍 왔나 보다. 늦잠 자는 꽃들이 여럿이다. 제비꽃과 현
호색, 개별꽃과 눈 맞춤한다. 비탈에 납작 엎드린 남자 두 사람을 만난다. 나처럼 야생화를 보러 왔다.
3. 오남저수지(오남호수공원)에서 바라본 천마산
4. 멀리 오른쪽이 천마산
5. 현호색(Corydalis remota Fisch. ex Maxim.)과 제비꽃(Viola mandshurica W.Becker)
현호색의 속명 코달리스(Corydalis)는 ‘종달새’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하였다. 꽃 모양이 종달새 머리의 깃과 닮
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호색은 연호색(延胡索)이라고도 한다. 일본명은 エンゴサク(엔고사쿠, 延胡索)이다. 현
호색(玄胡索) 또는 연호색(延胡索)이란 이름은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일본 식물학자들이 한자어 식물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다가 우리나라에 전달된 것인데, 검은색(玄) 뿌리를 가졌고, 중국 북방 민족인 호(胡)족들이 사는
지역에서 땅 속 줄기가 매듭 모양으로 서로 꼬여 있기(索)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6. 남산제비꽃(Viola albida var. chaerophylloides (Regel) F.Maek. ex Hara)
남산제비꽃은 남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전국에서 자란다.
“경성 남산에 피는 남산제비꽃이라고 하는 꽃은 독특한 꽃으로, 이토 히로부미가 사랑했기 때문에 통감(統監)제
비꽃이라고 불렀다. 통감제비꽃도 근래에는 모두 뽑아가 버려 매우 드물게 되었다. 그러나 이토 히로부미의 위
대한 공적과 유방(遺芳)은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
『조선근로자명감(朝鮮勤勞者銘鑑)』(1909)에 나오는 이토 히로부미를 찬양하는 글의 일이다. 일제가 조선을 강
제로 병탄하기 1년 전 조정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이토 히로부미의 공로를 치하하고 있다.(이윤옥, 『창씨 개명된
우리 풀꽃』)
7. 현호색(玄胡索, Corydalis remota Fisch. ex Maxim.)
8. 큰괭이밥(Oxalis obtriangulata Maxim.)
대부분의 괭이밥류는 잎이 먼저 올라오고 다음으로 꽃이 피는 순서이지만, 큰괭이밥의 경우는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시들 무렵에 잎이 올라온다.
9. 피나물(Hylomecon vernalis Maxim.)
피나물은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명은 ‘숲속의 양귀비(Forest poppy)’이다. 피나물이란 이름은 ‘피’와
관련되어 붙은 이름이다. 양귀비과 식물들처럼 줄기를 자르면 유액이 나오는 것이 큰 특징 중의 하나인데, 유액
이 붉은색을 띤다.
10.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얼레지는 잎에 있는 얼룩무늬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보통의 백합과 식물들이 다 그렇듯이 백합과인 얼레지
의 잎에도 독성이 있다. 식물을 먹이로 하는 동물들에게 알리기 위해 눈에 잘 띠어 경계하도록 얼룩덜룩한 무
늬를 만들었다고 한다.
11.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12. 미치광이풀(Scopolia japonica Maxim.)
미치광이풀에는 신경흥분 성분이 있어 소가 이 풀을 먹으면 미친 듯이 날뛴다고 한다. 미치광이풀은 약용식물
이고 독성이 있으므로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환경부에서 희귀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지정번호 식-109)
13. 선괭이눈(Chrysosplenium pseudofauriei H.Lev.)
14.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15.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무언가 접사하느라 들이댄 그들의 카메라가 엄청 크다. 당분간 이들과 동무한다. 내 나이 또래다. 자태가 곱거
나 사진발을 잘 받을 것 같으면 서로 교대하여 들여다본다. 이들을 이 분야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다. 야생화의
이름과 그 식생지 등에 해박하거니와 사진을 찍을 때 낙엽 한 장도 걷어내지 않고 풀잎 한 잎도 젖히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 찍는다. 그것도 한 컷이 아니라 수십 컷 찍는다. 그때마다 모니터로 확대하여 촬영상태를 확
인해가면서.
천마괭이눈은 험한 바위틈에도 있어 다가가기 조심스럽다. 큰괭이밥과 얼레지는 물가에 다소곳이 고개 숙였다.
이들을 파인더로 들여다보고 초점을 맞춰 숨 멈추고 셔터 슬며시 누를 때는 긴장하여 무아지경에 빠진다. 이들
은 찰칵하는 셔터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우아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이때만큼은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앉아서 내려다볼 수 있는 모니터 틸팅 기능은 초점 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 차라리 엎드리는 게 낫다.
이 두 사람은 계곡을 돌아다니다 내려 갈 것 같고 나는 앞서서 나간다. 너덜을 오른다. 너덜 길 계류를 건너갔다
건너오기를 반복한다. 또 한 사람의 꾼을 만난다. 편의상 P씨라고 한다. 라이카 카메라로 무장하였다. P씨는 이
곳을 자주 왔다. 각자 다른 곳을 보며 걷지만 기화이초를 만나면 서로 알려준다. 선괭이눈, 금괭이눈(천마괭이
눈), 꿩의바람꽃을 P씨에게서 알아보게 되었다. 꿩의바람꽃은 잠꾸러기다.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난다.
어느덧 계류가 밭고 너덜길이다. 이제부터는 산행이다. 밧줄 핸드레일 잡고 한 피치 오르면 약물바위샘이다. 돌
핀샘이라고도 한다. 시커먼 절벽 아래 옹달샘을 유리창문 만들어 닫아놓았다. 한 바가지 떠서 들이킨다. 명수
다. 처녀치마가 하필 절벽 위에 있다. 나는 협곡 발자국계단을 올라서 들여다본다. P씨는 절벽 밑을 오른쪽으로
약간 돌아 그 위에 있는 처녀치마를 올려다보고 찍는다. 그 처녀의 발길질이었을까?
P씨가 쿵하고 넘어진다. 넘어진 채 얼굴을 감싸 쥐는 P씨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흐른다. 모자와 카메라는 저 멀
리 내동댕이쳐졌다. 눈 바로 위의 이마가 1.5cm가량 찢겼고 광대뼈는 심하게 긁혔다. 금방 눈을 가리게 부어오
른다. 내 반창고 꺼내 응급 처치한다. 이 얘기를 집에 가서 아내에게 했다가 된통 소리만 들었다. 어찌 그게 남
의 일인가? 바로 당신 일이기도 하지 않느냐? 이제 그만 좀 작작 돌아다니시라!
산을 오르기는 내가 P씨보다 윗길이다. 서로 갈 길이 다르다. 나는 천마산을 올랐다가 철마산으로 갈 것이다.
내 먼저 간다. 가파른 너덜 오르막이다. 천마산 주릉. 멸도봉과 천마산 사이로 올라선다. 데크계단 잠깐 오르면
땡볕이 가득한 천마산 정상이다. 삼각점은 2등이다. 양수 21, 2003 복구. 미세먼지가 아주 심하다. 원경도 근경
도 볼 것이 없다. 천마산 정상 주변은 봄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 진달래가 그 첨병이기는 하지만.
16.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17.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18. 꿩의바람꽃(Anemone raddeana Regel)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등재된 바람꽃은 변산바람꽃, 만주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등 19종이
나 된다. 나로서는 이들을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19. 꿩의바람꽃(Anemone raddeana Regel)
정우경 시인의 「바람꽃앓이」라는 시의 일부다.
그대가 멀리 떠난다기에
내 먼저 그곳에 가
먼 산 한 송이
뽀오얀 바람꽃으로
떠나는 그대 배웅했지요
언젠가 꼭 다시 오신다기에
언덕배기 바람 위에 걸터앉아
뽀오얀 바람꽃으로
떠나간 그대 기다렸지요
20. 왜현호색(倭玄胡索, Corydalis ambigua Cham. & Schleht.)
21. 큰괭이밥(Oxalis obtriangulata Maxim.)
22. 큰괭이밥(Oxalis obtriangulata Maxim.)
23. 천마괭이눈(금괭이눈, Chrysosplenium pilosum Maxim. var. valdepilosum Ohwi)
전에는 금괭이눈으로 불리었는데 진짜 금괭이눈은 일본에만 있으므로 남양주시 천마산에도 처음 발견되어 천
마괭이눈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24. 천마괭이눈(금괭이눈, Chrysosplenium pilosum Maxim. var. valdepilosum Ohwi)
25.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26.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27. 처녀치마(Heloniopsis koreana Fuse, N.S.Lee & M.N.Tamura)
처녀치마는 일본 말 시로바나쇼조바카바(白花猩猩栲)라는 긴 이름에서 온 말이다. 시로바나(白花)는 하얀 꽃이
란 뜻이고, 쇼조(猩猩)는 성성이라는 중국 전설의 동물을 이르는 말이다. 바카바(栲)는 치마처럼 생긴 일본 전통
옷으로 남성용 하의다.
『조선식물향명집』에는 처녀치마에 시로바나(하얀 꽃)이라는 접두어가 붙어 있으나 흰 꽃만 피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요즘 일본에서는 쇼조바카마라고 부른다. 또는 일본 히야신스라고도 한다.
쇼조와 일본어 소녀(少女, 쇼조)가 소리가 같아 소녀치마, 처녀치마로 옮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렇다고 확신할 근거는 없다. 다만 그럴 개연성은 있다고 보며, 일본 말의 영향을 받아 처녀치마가 된 것은 틀
림없다.(이윤옥, 『창씨 개명된 우리 풀꽃』)
28. 처녀치마(Heloniopsis koreana Fuse, N.S.Lee & M.N.Tamura)
처녀치마는 학명의 종소명 코리아나(koreana)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처녀치마의 학명은 우리나라
식물계통학 분야의 권위자인 이화여대 이남숙(N.S.Lee) 교수와 일본 학자가 최근인 2004년에 새로운 종으로 명
명하였다.
29. 천마괭이눈(금괭이눈, Chrysosplenium pilosum Maxim. var. valdepilosum Ohwi)
▶ 철마산(鐵馬山, △709.5m)
멸도봉은 왼쪽 사면 등로 따라 돌아 넘는다. 반침니 밧줄 잡고 오르고 바위 날등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천마산
이 숱 듬성듬성한 더벅머리다. 가파른 내리막이다. 보구니바위는 왼쪽으로 돌아내린다. 능선에는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시원하다. 등로 낙엽이 발길에 채여 어지럽게 흩날린다. 오가는 사람이 없는 호젓한 산길이다. 내리
막은 잠시 주춤하여 630.3m봉을 넘고, 배랭이고개 지난 629.0m봉은 오른쪽 사면으로 길게 돌아 넘는다.
높이가 고만고만한 봉봉을 오르내린다. 진달래 꽃길이다. 나뭇가지로 산자락 춘색을 언뜻언뜻 기웃거리며 간
다. 천마산에서 철마산까지 7km 남짓이다. 내 여태 철마산 쪽에서 천마산을 올랐지 오늘과 같은 그 반대방향의
진행은 처음이다. 뒤돌아보면 익숙한 산길이지만 바라보는 앞은 새로운 길이다. 679.5m봉이 제법 첨봉이다. 바
람이 등 떠밀어도 땀나게 오른다. 679.5m봉 정상은 벤치가 놓여 있는 공터다. 쉬어주고 간다.
두 차례에 걸쳐 길게 내려 바닥 친 안부다. ╋자 갈림길인 과라리고개다. 팔현리와 수산리를 넘나드는 고개다.
고도 425m, 준령이기도 하다. 철마산 품에 든다. 가파른 오르막은 523.4m봉에서 수그러든다. 수렴에 가린 골
건너 철마산 연릉이 눈으로는 가깝다. 533.9m봉은 ┫자 갈림길이 잘 났다. 왼쪽은 팔현리 과라리로 내린다. 나
는 팔현리(八賢里)가 조선 건국 초기에 여덟 명의 현자가 숨어 지낸 마을이 아닐까, 그들이 누굴까 궁금했는데
터무니없는 추측이었다. 벌판 안쪽에 위치한다 하여 발안, 배라니, 배래니 등으로 불리다 팔현으로 변성된 지명
이라고 한다.(두산백과)
573.5m봉은 산행교통의 요충지이다. 그 서릉을 타면 오남호수공원으로 간다. 철마산은 그 오른쪽 사면을 길게
돌아 넘는다. 돌길을 간다. 등로 옆 절벽 위 암반에 다가간다. 경점이다. 봄바람의 분투로 미세먼지가 많이 걷혔
다. 천마산에서는 보이지 않던 운길산, 검단산 등이 보이고, 북한산과 도봉산 연릉 연봉이 흐릿하게나마 알아볼
수 있다. 등로 벗어나 경점인 암봉마다 들른다. 멀리 첩첩 산도 아름다운 꽃이다.
철마산. 삼각점(성동 427, 1994 재설)이 있는 봉우리를 조금 더 가서 정상으로 다듬었다. 철마부대에서 태극기
깃대를 설치했고, 그 부대장이 주목을 기념 식수하였다. 더 가자해도 물이 부족하고, 비상식량도 없다. 내마산,
주금산을 놓아줄 수밖에 없다. 혼자 오면 더욱 산 욕심이 도질까봐 준비를 여기까지만 했다. 하산이다. 철마산
서릉의 끄트머리인 해참공원(4.43km)을 향한다.
가파른 돌길 내리막은 밧줄 핸드레일이 달렸다. 손바닥에 불이 나게 쭉쭉 내린다. 등로가 잘 닦였다. 산책길이
다. 능선 오른쪽 아래는 군부대 사격장이라 피탄사고를 염려하여 경고문을 수시로 붙였다. 아울러 봉봉 오르막
은 왼쪽 사면으로 돌아 넘도록 길을 새로 내었다. 494.2m봉은 암봉이다. 왼쪽 사면으로 돌아 오른다. 그 다음도
암릉 암봉이다. 군부대 안내대로 얌전히 간다. 441.4m봉은 소나무 숲 그늘지고 돌탑이 있다. ‘목표봉’이라고 군
부대 필체로 쓴 표지판을 돌탑에 꽂아놓았다.
이 441.4m봉을 끝으로 더 오를 봉우리는 없다. 줄달음하기 알맞은 완만한 내리막이다. 왼쪽 가마숲골로 내리는
길이 나오지만 일로 직진한다. 아파트촌 동네가 가까웠다. 간이운동기구가 설치된 숲속 쉼터를 연속해서 지난
다. 마주치는 동네주민은 다 마스크를 썼다. 나도 마스크 쓴다. 마치 마사토로 포장한 것 같이 고운 흙길은 해참
공원에 다다르도록 이어진다. 신도브레뉴아파트 정문 앞을 지나 대로 건너면 버스정류장이 있다. 낯 씻고 땀에
전 옷을 갈아입을 데가 없다. 코로나 마스크가 좋을 때도 있다. 이대로 시내버스를 타도 냄새를 가리니까.
30. 과라리 마을 주변의 산자락
31. 멀리 가운데는 북한산 백운대
32. 멀리 가운데는 북한산 백운대, 철마산 중턱의 전망바위에서
33. 금곡리 가마솥골 주변
34. 멀리 왼쪽이 북한산 백운대, 그 앞 오른쪽은 수락산
35. 천마산, 멀리 가운데는 운길산
36. 멀리는 왼쪽부터 고래산, 운길산, 예봉산, 검단산, 아파트 뒷산은 백봉
37. 골짜기의 춘색
38. 등로 주변의 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