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嶽山
이규보(李奎報, 1168~1241)
고려 후기의 문신·재상. 자: 춘경(春卿). 호: 백운거사(白雲居士). 시호: 문순(文順). 최충헌의 사망에 따라 집권한 최이에 의하여, 보문각대제 지제고·한림학사 시강학사·국자좨주 등을 거쳐, 중산대부 판위위사에 이르렀고, 동지공거가 되어 과거를 주관하기도 하였다. 뛰어난 문장가였고, 시·거문고·술을 좋아하여 삼혹호 선생이라 불렸다. 저서로 《동명왕편》·《동국이상국집》이 있다.
欲謁靈祠主岳君 時躋絶頂望軒軒
욕알영사주악군 시제절정망헌헌
城中萬屋如蜂綴 路上千人似蟻奔
성중만옥여봉철 노상천인사의분
藹藹鄕雲圍帝闕 葱葱王氣雄天門
애애향운위제궐 총총왕기웅천문
鵠山形勝龍盤屈 自此皇都固帶根
곡산형승용반굴 자차황도고대근
영험한 사당의 주인이신 주악군을 뵙고자
때를 타 절정에 올라 훤히 내려다본다.
성안의 수만 채 집들은 벌집처럼 엮여 있고
길 위의 수천 사람들은 개미 떼처럼 달려간다.
아득한 향운(鄕雲)이 황궁을 에워싸고
울창한 왕기가 하늘의 문을 웅장히 채운다.
송악산의 형세는 용이 몸을 틀어 감은 듯하니
이로부터 황도의 뿌리는 굳건하리라.
靈祠(영사): 산신·국토 수호신을 모신 사당 主岳君(주악군): 송악산 산신,
躋(제): 오르다 (登보다 문어적·의례적) 軒軒(헌헌): 높고 탁 트인 모양
蟻奔(의분): 개미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藹藹(애애): 구름·기운이 아득하고 무성한
葱葱(총총): 초목이 무성한 모양 鵠山(곡산): 송악산의 미칭(美稱)
龍盤屈(용반굴): 풍수에서 최고의 길지 형세
龍盤: 용이 몸을 감아 도는 형국 屈: 굽이치다
固帶根(고대근): 도읍의 기반이 영구히 굳어짐
송악산은 개성(개경)에 있는 산으로
고려 왕조의 정통성은 송악산의 천지 형세에서 비롯되었다는
정치적·사상적 선언을 담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