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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영월에 사는 이진사가 정선 고을 사또로
발령났으며 한평생 허튼짓 하지 않고 말을 아끼고
모든 행동거지를 조심해 온 이진사는 내일 임지로
떠나고 한동안 부인과 떨어지게 되었다.
조신하고 후덕한 이진사 부인은 정선 고을 사또로 발령받아서,
임지로 떠나는 자기의 남편을 위해서
옷가지와 이불, 그리고 밑반찬을 준비하기 위하여
몇날 며칠을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날밤 이진사는 내년 봄까지 보지 못할 부인과의
운우를 나누기 위해 부인의 옷고름을 풀고 치마와
고쟁이를 벗기자 그녀는 깜깜한 방 안에서도 누가
볼까봐 두손으로 자신의 옥문을 감쌌다.
이튿날 눈물을 훔치는 부인을 뒤로하고 이진사는
하인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으며 동강을 굽이굽이
오르던 이진사는 주막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
까치고개를 넘어 정선 땅을 밟았다.
고갯마루에서, 역졸과 이방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으며 이방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신관 사또인 이진사를
소나무 아래 바위에 깔아놓은 돗자리로
모시고 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목을 축인 이진사는 말에 올라탔으며 길은 험한데
말을 생전처음 타보는 데다가 설상가상 삐쩍 마른
말의 발놀림이 고약해 말 등이 요동쳤고 이진사는
울상이 되어 혼자 중얼거렸다.
"걷는 것보다 별로 편할 게 없네.”
말등이 상하로 옆으로 앞뒤로 어찌나 움직이는지
이진사는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이방과 역졸에게
말을 생전 처음 타본다는 말을 할 수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말을 타고갔다.
고개넘고 물건너 정선 관아에 도착하자 이진사의
엉덩이는 시퍼렇게 멍들었고 저녁에 신관 사또를
위한 연회가 베풀어졌으며 이방이 이진사의 바로
옆에 앉아서 그에게 귓속말을 했다.
이방은 사또의 객고를 풀어드리기 위해서 미모가
빼어나고 몸매가 아름다운 수청기생을 찾기 위해
한달 전부터 정선고을 천지를 헤매고 찾았다면서
사또에게 수청기생 매향이를 소개했다.
이진사에게 큰 절을 올리는 열일곱살의 매향이는
초승달처럼 예뻤으며 술잔이 돌고 얼큰하게 취한 이진사가
관아의 방으로 들어가자 벌써 매향이가
방에서 금침 이부자리를 깔고 있었다.
매향이가 사또의 관복을 벗겨 벽에걸고 이진사가
그녀의 옷고름을 풀고 치마와 고쟁이까지 벗기자
그녀는 알몸으로 반듯이 드러누웠으며, 이진사는
이제야 비로소 사또가 된 실감이 났다.
매향이가 치마저고리와 고쟁이가 모두 벗겨진채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않은 알몸으로 방바닥에
반듯이 드러누워 가쁜숨을 몰아쉬며 이진사에게
두 팔을 벌리고 어서 안아달라고 했다.
"사또, 소첩 마음껏 안아주셔요."
그날 이후에 이진사는 사흘이 멀다하고 수청기생
매향이를 끌어안고, 열정적인 운우를 나누었으며
그때마다 그녀는 자지러진 감창소리와 함께 숨이 넘어갔고 때로는 실신하기도 했다.
이진사는 말로만 듣던 수청기생 매향이와 첫날밤
운우가 짜릿하고 황홀했으며, 부인과는 방중술이
전혀 딴판이었고, 매향이에게 빠져버린 이진사는
영월의 본처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 옮긴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