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양개화상 사친서(洞山良价和尙辭親書) 10 /다음 편지[後書] 3
頌曰
不求名利不求儒하고 願樂空門捨俗途를
煩惱盡時愁火滅이오 恩情斷處愛河枯를
六根定慧香風引이오 一念才生慧力扶를
爲報北堂休悵望하시고 比如死子比如無하소서
게송으로 말씀드립니다.
명예와 이익을 구하지 않고 선비도 되지 않으며
공문(空門)을 즐기고 세속의 길 버리기를 원합니다.
번뇌가 다할 때에 근심의 불이 꺼지고
사랑의 정이 끊어지는 곳에 애욕의 물이 마릅니다.
육근은 선정과 지혜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끌어오니
한 생각 일어나면 지혜가 붙들어 줍니다.
어머니에게 알리노니 슬퍼하며 바라지 마시고
마치 죽은 자식처럼, 없는 자식처럼 여기소서.
해설 ; 인간으로서 세상에서 사는 길은 명예를 추구하고 재산을 모으며 선비가 되고 학자가 되는 것인데 그 모든 것을 다 버리고 텅 빈 세계를 즐기고 세속의 길을 버리는 일이다. 그 길이란 “번뇌가 다할 때에 근심의 불이 꺼지고 사랑의 정이 끊어지는 곳에 애욕의 물이 마른다.”는 것이다. 가슴이 저미어오는 절절한 말이다. 인간사 다 끊어 포기함을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최고운 선생이 가야산에 들어가면서 읊은 일입청산갱불환(一入靑山更不還)이라는 시를 읽고 반야심경보다도 더 많이 중얼거리며 가슴에 새기고 또 새기던 사람이나 알까?
인간의 삶이란 육근 육경으로 뒤범벅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거늘 그 육근의 꿈틀거림을 선정과 지혜의 향기로 달래며 어쩌다가 육욕의 감정이 막 일어나면 슬기로운 지혜의 힘으로 다스린다. 이것이 출가인의 씨름과 같은 삶이다. 저의 인생이란 이와 같으니 이제는 절대로 기다리지 마시고 이미 죽은 자식처럼, 아니면 본래 없었던 자식처럼 생각하시기를 바란다는 처절한 편지다.
출처 : 염화실
[출처] 직지심경 405 /동산양개화상 사친서(洞山良价和尙辭親書) 10 /다음 편지[後書] 3|작성자 단장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