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영의 장교를 곤장으로 다스린 임익상
임익상(?__?)의 본관은 풍천이고 자는 경문, 호는 현계다.
헌종 때 용호영을 새로 설치하여 정벌에 관한 일을 논의하게 하자, 거기에
소속된 장교들이 교만하고 방자하게 불법을 자행하는 자가 많았다. 임익상이 금천
수령으로 재직할 때 용호영의 장교가 무슨 일로 금천 고을에 와서 평민들을
침탈하고 사납게 굴므로 임익상이 몹시 화가 나서 곤장으로 그 장교가 분을 품고
돌아가 그의 대장에게 보고하자, 그 대장이 곧장 임금에게 아뢰었다. 임금이 듣고
매우 좋아하면서 말하였다.
"용호영은 내가 직접 설치하게 한 것이다. 소속 장교들이 폐단을 일으키리라는
것은 짐작은 하였지만 어디를 통해서 확인할 수 없었는데, 이제 임익상을 통하여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그 장교를 해임시키고 대장에게는 부하들의 그런 행위를 금지시키도록
엄중히 문책하였다. 그리고 임익상을 불러다 근밀한 자리에 배치하려고 하였더니
어느 재상이 이렇게 아뢰었다.
"임익상에게는 심장병이 있으므로 전하를 가까이서 뫼실 수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임금은 그를 바로 안주 목사에 임명하여 그의 현명함을
칭송하였다. 임익상은 평소 간질이 있어 그 병이 발작할 때면 의관을 바로하고
꿇어앉아 두 손을 꽉 쥐고 이를 깨물며 진정시키는데, 상하의 치아 사이에 베
조각을 넣어두어 이를 깨무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였으므로 발작이 멈추면 그
베 조각은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그 병이 발작하지 않아 벼슬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1년 동안에 몇 차례 발작할 때가 있는데 그 때는 항상 똑바로
앉아 그 고통을 혼자의 힘으로 정말로 이를 악물고 견뎌내었으므로 세상 세상
사람들은 그에게 그런 병이 있는 줄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