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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계획을 세울 때는 '구병산(적암리) 주차장 → 신선대 → 853봉 → 백운대 → 구병산 정상 → 구병산(적암리) 주차장' 9.27Km, 5시간 코스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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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산[九屛山]
높이: 877m
위치: 충북 보은군 마로면
구병산은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의 속리산 국립공원 남쪽 국도변에 자리 잡은 높이 876m의 산이다. 주 능선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길게 이어지면서 마치 병풍을 두른 듯 아홉 개의 봉우리가 연 이어져 매우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 있다.
구병산은 주위에 있는 속리산에 가려서 일반인에게 잘 알려있지 않아 산 전체가 조용하고 깨끗하다. 산 자체로 볼 때는 크게 내세울 것은 없으나 암산으로 이루어져 산행이 쉬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험하다.
구병산은 우거진 숲으로 물도 맑아 여름 산행지로 적격이나 가을의 경치도 볼만하다. 붉게 물든 단풍뿐 아니라 적암리의 감나무밭이 잘 어우러져 정감 어린 풍경을 자랑한다.
예로부터 보은 지방에서는 속리산의 천왕봉은 지아비 산, 구병산은 지어미 산, 금적산은 아들 산이라 하여 이들을 '삼산' 이라 일컫는다. 보은군청에서는 속리산과 구병산을 잇는 43.9km 구간을 1999년 '충북 알프스'로 호명하며 관광상품으로 널리 홍보하고 있다.
구병산은 적암리 휴게소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되며 대략 다섯 시간 정도의 산행코스이다. 마을 한복판의 넓은 도로를 따라서 산행이 시작된다. 개천을 끼고 한참 오르면 옥류계곡이 나오고 좀 더 오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식수를 준비하고 좌측길로 오른다.
산림청 100대 명산
주 능선의 북쪽 지역이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고 서원계곡(書院溪谷) 등 경관이 수려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되었다
웅장한 아홉 개의 바위 봉이 병풍처럼 연이어 솟아 예로부터 구봉산이라고 불리어 왔으며, 정상에서의 조망이 좋음. 예로부터 보은지방에서는 속리산 천왕봉은 지아비 산, 구병산은 지어미 산, 금적산은 아들 산이라 하여 이들을 `삼산(三山)'이라 일컬어왔다. - 한국의 산하
애초 이번 토요산행은 한국의 오지 경북 봉화의 달바위봉에 갈 예정이었다. 경북 봉화의 오지에 달바위봉이라는 봉우리가 있다는 사실은 한 산악회 게시판을 구경하다가 초면의 산행계획을 발견하고 링크를 따라 들어갔다가 알게 되었다. 비록 코스는 짧으나, 강렬한 암봉일 뿐만 아니라, 해발 1,000m가 넘는다는 걸 확인한 순간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를 하나 더 찾아냈다. 그 산행계획을 발견한 8월 2일 당시 신청자는 소수에 불과했으나,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바로 회비를 입금하고 자리 하나를 배정받았다. 하지만, 이런 산행의 경우 성원 미달로 취소되는 경우가 많아, 해발 1,000m가 넘는 산 중 하나인 영월의 마대산을 Plan B로, 절대 성원 미달의 위험이 없는 충북 보은의 구병산을 Plan C로 잡고 신청 추이를 주시하고 있었다. 구병산은 소위 얘기하는 100 산을 선정하는 모든 기관이 선택하는 산이라 그만큼 인기가 많았고, 그들이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한 번에 신청자가 늘지는 않았으나, 꾸준히 신청자가 들어와 산행 주 월요일에는 성원에 2명이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해서 당연히 산행이 가능할 거로 생각하고, 미지의 봉우리인 달바위봉에 오른다는 것에 흥분하고 있었는데, 환급 불가 시점이 다가오자 갑자기 취소자가 속출해 최종 신청자는 10명 이하로, 결국 성원 미달을 이유로 산악회에서 산행을 취소했다. 같은 산악회의 Plan B인 마대산도 같은 운명. 많은 산악회 중 그나마 오지 산행을 진행하는 이 산악회의 계획 대비 실행률은 30% 이하로, 유명하지 않은 산은 가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꾸준히 오지 산행을 진행하는 산악회 주인장에게 경의와 감사를. 그렇다고 산행을 쉴 수는 없어 이런 때를 대비해 비축한 인기 100 산에서 남은 9개를 가기로 하고 Plan C로 계획하고 있던, 다른 산악회의 보은 구병산행에 회비를 입금하고 자리 하나를 배정받았다.
초면의 달바위봉에 관해 코스가 짧은 데 비해 암릉의 연속이라는 정보에 따라 짧고 강한 산행을 좋아하는 친구와 같이 가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에 등산방에 산행 계획을 알렸다. 관심 있는 친구는 같이 가자고. 거기에 영빈이 반응했는데, 문제는 취소자가 속출하고 있던 시점이라 산행 자체가 불투명해 잠깐 기다리고 했으나, 결국 취소됐다. 바뀐 구병산도 좋다는 반응에 대신 산악회에 회비를 입금하고 자리를 하나 배정받았다. 이후 진행, 지리 조도 대신 신청해 달라는 요청을 해 각각 신청하느라 산악회 주인장의 눈치를 봐야 했다. 어쨌든 오랜만에 경치 좋다는 구병산으로 야유회 산행을 친구들과 같이하게 되어 기대가 컸다. 더하여 44석 좌석에 간신히 성원을 채운 20여 명에 불과한 승객이라 자리는 여유가 있어 골라 앉아 알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점심은 산악회에서 주는 김밥으로 하기로 했으니, 늘 가지고 다니던 비상식에 과일은 토마토만 추가로 가져가기로 했다. 날씨가 좋다는 예보고, 속리산이 보인다니 오랜만에 카메라는 크고 무거운 거로.
그런데 속리산과 관련된 언급이 자주 등장하고 안내산악회 산행 소개의 사진을 보니, 언젠가 흥수와 둘이 남쪽에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속리산휴게소에서 전면에 보이는 산세를 보고 감탄한 일이 있었는데, 혹시 그 산이 구병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카페 산행기에서 "속리산휴게소"로 검색하니, 영남알프스 문복산, 고헌산 연계 산행을 마치고 귀경하는 중간에 속리산 휴게소에 들렸다는 걸 알았다. 해서 구글포토에서 사진을 찾아보니 맞다. 멀리서 보고 감탄했던 산이 이번에 가는 산이라는 거에 놀랐다[산행기]. 사물을 보는 눈은 누구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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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기상해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준비해 둔 배낭을 둘러메도 집을 나선 시각이 5시 48분경이다. 불광역에서 6시 6분 전철을 타기 위해 5시 50분경 도착하는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동명탕 정류장으로 가기 위함이다. 50분에 집을 나서 걸어서 불광역으로 가도 되나, 1km가 채 안 되는 거리나, 종일 산에서 걸어 다닐 예정인데, 새벽부터 걷기 싫어서 가능하면 대중교통으로 움직이고 싶었다. 동명탕 정류장에서 2분 정도 기다려 5시 52분에 도착한 마을버스를 타고 불광역으로 향해 5시 56분에 불광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같이 버스에서 내린 승객 한 명이 역을 향해 뛰어내리는 걸 보니, 그 시각에 도착하는 전철이 있는 거 같았다. 6분 차를 타면 되니 급한 거 없어 유유자적 개찰을 하는 순간 열차 떠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승객은 탔을까?
지하철 승차장 의자에 앉아 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책을 읽었다. 물론 음악 감상도 같이. 그리고 6분에 도착한 차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빈자리가 없다. 토요일 오전 6시 6분 차다. 매번 확인하는 건데, 지하철은 시간이 이를수록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은 게, 장거리 손님이 많은 건지, 일찍 일을 시작하는 직장이 많은 건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이들에게 토요일도 평일과 다름없다. 두 정류장 정도 지나자 자리가 나 간신히 앉아 다시 책을 보기 시작해 6시 48분에 등산객의 성지 양재역에 도착했다. 산악회 버스가 정차하는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가기 위해 12번 출구로 나가 정류장으로 향해 걸어가는데, 월출산 등 장거리를 가는 버스는 다른 차보다 10분 이른 6시 50분에 이미 출발하고 있었다.
안내산악회 버스가 정차하는 마을버스 정류장과 국립외교원 앞에서는 각지로 떠나는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등산객이 다 어디로 향하기에 내가 정말 가고 싶은 산에는 관심이 없을까 궁금하기까지 했다. 정류장에는 이미 지리 조와 진행이 와서 데크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해서 데크로 올라가 난간에 자리를 잡고 앉자, 바로 영빈도 도착했다. 아마 나와 같은 전철을 탔을 거다. 그런데 산악회 버스 출발 시각인 7시가 가까워지자 줄지어 버스가 도착하는데, 우리의 산악회 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던 버스는 다른 산악회 버스가 승객을 기다리는 7시 2분에 도착해 적당한 정차 장소를 찾지 못해 마을버스 정류장을 가로막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어쨌든 버스에 탑승해 좌석을 보니 이미 인솔 대장이 지도를 각 의자에 하나씩 놓아두었다.
출발 예정 시각보다 늦게 도착한 버스는 물론 출발 예정 시각이 한참 지난 후 양재역을 출발했다. 그런데, 출발하고 얼마 있지 않아 인솔 대장에게 버스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 전화를 한 등산객이 있었다. 당연히 버스는 양재를 떠났다고 얘기했고, 대장의 반응을 보니, 두고 떠난 걸 뭐라고 하는 거 같았다. 그 모습을 보노라니, 갑자기 짜증이 몰려왔다. 어쨌든 좋게 해결하려는 대장이 양재역에 있는 같은 산악회 버스 아무거나 타고 다음 정차장인 죽전 간이 버스정류장으로 오라고 설득하며 전화를 끊었다. 양재에서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같은 산악회 버스 아무거나 타고 죽전으로 오라는 솔루션이라,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전에 도착해 승객을 태우고 다른 버스가 나갈 수 있도록 간이 정류장 제일 구석에 버스를 세우고 그 승객을 기다렸다. 그런데 애초 7시 15분에 죽전 간이 정류장을 떠나야 함에도 30분이 가까워지자 3명이 버스에 탔다. 그래서 양재에서 출발한 승객이 3명이려니 했는데,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택시로 죽전으로 달려오는 승객을 조금 더 기다리자고 했다. 아니, 그럼 늦은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었단 거야?!
영재에서 택시를 타고 죽전까지 달려온 등산객이 버스에 타자마자 바로 들머리를 향해 출발했다. 정성이 대단하다. 택시비가 산악회비와 비슷한데, 나라면 근교 산에 가고 그 택시비로 다음에 갔을 텐데. 버스는 나들이 가는 차로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전용차선을 이용해 유유히 목적지를 향해 달리다가 8시 35분경 옥산휴게소로 들어갔다. 휴게소에서 할 일은 없었으나, 마스크를 쓴 채 버스에 갇혀 있는 게 견딜 수 없어, 차에서 나와 주차장 뒤로 가 턱에 앉아 마스크를 벗고 심호흡을 하며 주차해 있는 버스를 구경했다. 귀찮아서 확인은 안 했으나, 대부분이 한반도 남쪽 산을 찾아 떠나는 안내산악회 버스가 아닐까? 충분한 휴식을 취한 버스는 8시 55분 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물론 그와 동시에 인솔 대장이 구병산행의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는데, 요는 어렵지 않은 산이고, 특히 지도에는 정상으로 바로 오른 후 능선을 지나 신선대에서 하산하라고 했으나, 그걸 거꾸로 하는 게 더 편한 산행이라며 권했다. 대장의 어렵지 않은 산이라는 언급과 산악회 산행 소개에서 7km에 불과한 코스라는 걸 이미 본 상태라 더 얘기를 듣지 않고 책 보는 것에 집중했다.
9시 20여 분이 되자 다시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휴게소를 떠나며 했던 얘기를 반복했다. 그동안 슬리퍼를 등산화로 갈아 신는 등 등산 준비를 하느라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리고 9시 38분경 들머리에 도착해 등산에 필요 없는 보조 파우치와 패드 등을 버스에 두고 배낭을 둘러메고 내렸다. 그런데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거 같아 생각해보니, 산행 소요 시간을 모르고 있었다. 산악회 게시판은 6시간이라 명기하고 있으나, 중요한 건 대장의 공지다. 해서 주변을 둘러보면 마감 시각이 몇 시냐고 물어보니, 버스 기사가 4시란다! 그럼 6시간이 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분명 대장이 나눠준 지도에도 산행 소요 시간을 6시간 30분이라 적혀 있었음에도, 주의해서 보지 않아 모르고 있었다. 9km에 6시간 30분이라, 대장은 쉬운 산이라고 했는데? 대간꾼은 그 시간이라면 16km를 갈 거리다. 어쨌든 우린 인솔 대장이 권한 반시계방향이 아니 애초 산악회 계획인 시계방향으로 돌기로 한만큼 그 들머리로 가, 볼일을 보러 간 두 여성 동무를 기다리고 있는데, 대장이 친한 산꾼과 얘기를 나누며 우리를 지나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객에게는 반시계방향을 권했으나, 본인은 우리와 같은 시계방향 원을 그리는 산행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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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나락이 팬 걸 보니, 가을이다. 하긴 추석이 멀지 않았으니.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가, 두 여성 동무가 도착해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가 아니라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시멘트 포장길로 KT 위성 지구국 옆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마을을 연결하는 길을 따라 5분가량 가자, 우리가 원하는 등산로가 나타났다. 등산로 옆은 논밭으로 두렁에는 호두나무가 다 익은 호두를 매달고 있었다. 물론 바닥에 떨어진 것도 많아 몇 개 주웠다. 평소 등산객이 많이 다니지 않는지 풀이 우거진 등산로를 헤치고 앞으로 가자, 요란한 물소리가 들렸다. 계곡이다.
시원한 물소리의 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등산 코스와 하산 코스 선택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얘기를 나눴다. 하산 코스에 계곡이 있어야, 산행 후 알탕은 아니더라도, 세수와 세족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세로 봐서는 우리가 선택한 하산 코스에도 이 못지않은 계곡이 있을 거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설득하고 올라갔다. 그런데 계곡을 몇 번 건넌 후 능선으로 들어설 거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등산로 자체가 계곡 길이다. 해서 이 코스를 권하지 않았던 거다. 등산으로 체력을 다 소모하면, 하산을 비롯한 나머지 구간이 쉽지 않다는 걸 경험과 선배의 충고로 알고 있었던 대장의 권고였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나 같은 인간도 있지만. 계곡으로 하산하기도 쉽지 않지만, 오르기도 쉽지 않아 40분 정도 오른 후 잠깐 휴식하며, 주변을 감상하고 있는데, 저 아래에서 등산객이 올라오고 있는 게 보였다. 우리도 늦게 출발했는데, 우리보다 늦은 등산객이 있었고, 그것도 대장이 권하는 코스를 버리고 가장 힘든 코스로 올라오고 있었다.
충분히 휴식 후 다시 계곡을 따라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데, 곤충의 요란한 날갯짓 소리가 우리를 따라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날파리 정도로 생각했는데, 계속해서 따라와 뭔가 하고 살펴보니, 말벌이다. 하긴 날파리 치고는 날갯짓 소리가 너무 크고 위협적이었다. 우리가 휴식했던 근처에 말벌의 집이 있었던 거 같았다. 그런데 대여섯 마리가 악착같이 쫓아오며 잠시 걷는 걸 멈추면 몸에 내려앉아, 덕분에 쉬지도 못하고 계속 걸어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있었다. 말벌에 쫓기며 급경사의 계곡을 오르다가 위를 보니, 협곡 사이로 흰 사다리가 보였다. 당연히 인기 100 산 중 하나인 구병산이라 지자체에서 안전시설을 했을 거로 생각했다. 협곡을 향해 계속 올라 다시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사다리가 아니라 폭포였다. 해서 영빈과 “우리가 폭포의 물줄기를 사다리로 착각했다!”는 대화를 나누며 그 폭포에 도착해서 보니, 둘 다다! 즉 진행 방향 왼쪽에는 사다리가, 오른쪽에는 폭포가 있었다. 해서 방향에 따라 사다리만 또는 폭포만 보였던 거다. 그리고 그 협곡 옆에는 비박 터처럼 보이는 기도처가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폭포의 절경에 감탄 후 당연히 그걸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물론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거에 만족할 인간이 아니라, 폭포 밑으로 들어가 떨어지는 물줄기를 온몸으로 맞았다. 그렇게 맞고 나서 바지를 보니, 물방울이 침투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얼마 전 봉 감독과 지리산 이끼폭포 산행 시 봉이 새로 산 바지가 물을 튕겨낸다고 자랑했었는데[산행기], 실제 같은 브랜드의 바지를 입고 경험한 결과 농담이 아니었다. 바지를 사준 와이프 말에 의하면, 아웃도어 가게 주인이 산에 다니는 사람이 이 브랜드를 모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리하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 앞으로는 "패션쇼 하러 산에 다니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해주라고 했다. 어쨌든 폭우 속 우중산행을 해봐야 확실히 검증할 수 있겠으나, 폭포수를 맞아본 바에 의하면 기능성 의류는 맞는 거 같았다. 그렇게 폭포에서 사진을 찍으며 노닥거린 후 정상을 다시 향해 출발했다.
밧줄을 잡고 리지를 통과하고, 상류로 갈수록 커지는 바위 계곡을 지나자, 급경사의 미끄러운 너덜지대가 나타났다. 아주 당연히, 잘 부서지고 따로는 노는 돌 때문에 미끄러운 급경사를 지날 수 있도록 중간중간 지자체? 산림청이 설치한 계단이 있었다. 계곡에서 맛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게 있는 등산로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폭포를 지나 한 시간가량 올라가자 정상 갈림길이 나타났다. 이정표에 의하면 '위성 지구국'까지 2.6km에 불과한 거리를 2시간 16분이 걸려서 올라왔다. 상승 고도는 640m가 조금 넘었다. 그런데 이 갈림길에서 100m 거리에 있는 정상을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했다. 해서 배낭은 벗어서 이정표 옆에 두고, 카메라와 폰만 들고 정상을 향해 갔다. 당연히 암릉을 우회하는 등산로가 있었으나 암릉을 피해서야 산행 재미가 없어, 밧줄을 잡고 암벽으로 기어올라, 암릉에 도착했다. 그러자 보이는 절경!
우로는 속리산, 전면엔 구병산 정상, 좌로는 들판과 이름 모를 산, 뒤로는 가야 할 능선! 주변 절경을 사진으로 남기며 암릉을 따라 정상으로 가 12시 17분에 도착했다. 정상 주변에는 끼리끼리 모여 점심을 먹고 있는 두세 팀과 정상에서 인증을 찍고 있는 두세 팀이 있었다. 그중에는 우리보다 한참 뒤에 출발했음에도 우리를 추월한 4명의 젊은이로 이뤄진 팀도 있었다. 까만 소 100 산 중 하나라 인증을 남기려는 등산객이 속속 도착하고 있는 만큼 기회가 있을 때 빨리 사진을 찍고 벗어나는 게 정신건강에 좋아, 서둘러 인증을 찍고 주변을 둘러본 후 이번에는 우회로를 통해 갈림길로 돌아갔다. 12시 35분에 갈림길에 도착해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김밥 두 줄과 토마토, 포도, 등산로에서 주은 호두 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갈림길을 떠나 첫 번째 도착한 봉우리는 이름이 없는 암봉이라 당연히 정상석도 없었으나, 누군가 정성스럽게 세운 돌탑이 있었다. 비록 이름은 없을지라도 봉우리라 올라가야 하는데, 길은 상태가 좋은 우회하는 것과 인적이 희미한 정상으로 향하는 것 두 개가 있었다. 오랜만의 산행으로 많이 지친 진행은 우회로로, 지리 조와 영빈은 정상으로 먼저 오른 후 마지막으로 내가 올랐다. 정상에서 주변을 사진으로 남기고 암릉을 따라 반대편으로 내려가는데, 마지막이 쉽지 않았다. 끝으로 가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길이 보이기는 하는데, 친구들이 가능할지 의심스러웠다. 해서 다른 길을 찾으려 여기저기 찾아봐도 적당한 코스를 찾지 못해 돌아가려는데, 지리 조와 영빈이 내려갈 수 있을 거 같다고 강력히 얘기하는 바람에 20분이 걸려서 3m가량 되는 암벽을 내려왔다. 하나 아쉬운 건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거다!
첫 무명봉을 우회한 진행은 암벽 아래에서 셋이 내려오는 걸 구경한 후 다시 합류해, 암릉을 따라 같이 진격해 세 번째 암봉에 도착했다. 당연히 무명봉!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무명봉의 재미에 푹 빠져 두 번째 무명봉에도 기대하고 있었다. 이 암봉도 마지막 부분에서 암벽을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암벽과 조금 떨어진 나무를 타고 내려가는 거 외에는. 해서 내가 먼저 시범을 보인 후, 이런 곳에서 용감한 진행이 아무런 도움 없이 내려오고, 다음 영빈, 마지막으로 지리 조가 내려왔다. 구병리 갈림길을 지나, 구병산의 중봉인 853봉으로 향하다가 세 번째 무명봉이자, 네 번째 암봉을 지났다. 이 암봉은 지나온 두 암봉과는 달리 반대쪽도 암벽이 아니라 쉽게 내려갈 수 있었으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세 친구는 우회로로 갔다.
세 번째 무명봉이자, 네 번째 암봉의 반대편은 절터 갈림길로, 그 시각이 1시 51분이었다. 마감까지 2시간이 남았다. 고로 하산주는 포기하는 게 맞다. 정확히는 하산주가 아니라, 이 상태로 계속 가면, 마감 시각을 맞출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쨌든 구병산의 중봉이자 다섯 번째 암봉인 853봉까지 남은 거리는 100m에 불과했는데, 첫 번째 관문은 밧줄과 바위에 단단히 박은 보조 계단으로 오르는 거고, 두 번째 관문은 밧줄만 늘어트린 리지로 문제는 그 밧줄을 강화하기 위해 가는 스틸 와이어를 같이 묶었는데, 중간중간 와이어가 끊어져 아무 생각 없이 밧줄을 잡는 경우 끊어진 스틸 와이어가 손바닥을 찌르는 거였다. 그렇게 두 관문을 통과하면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거대한 바위 아래로 돌아가니 세 번째 관문이 나타났다. 지금까지의 관문과는 결을 달리하는 거로 밑으로 내려온 밧줄에 모든 걸 의지하고 올라야 하는 거라 셋 중 가장 힘든 구간이다. 100m에 불과한 거리에 세 개의 암벽을 통과해 중봉인 853봉에 도착한 시각이 2시 5분이다.
누군가 이름표를 만들어 정상 나뭇가지에 달아놓았는데, 거기에는 "학봉"이라 쓰여 있었다. 공식 명칭은 아닌 거 같고. 그나마 853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라 대접을 받는지, 다른 산이라면 정상 외에는 구경하기 힘든 정상석이 있었다. 그걸 배경으로 인증을 찍은 후 주위를 둘러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절경이다. 주변을 사진으로 남기고, 각자 인증을 찍은 후 다섯 번째 암봉인 853봉을 떠나 신선대로 향했다. 여섯 번째 암봉은 오르는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우회해 2시 30분에 적암리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리고 일곱 번째 암봉도 길을 차단하고 있어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평소라면 막든 말든 올랐을 테지만, 그런 억지를 부리기에는 마감 시각이 촉박해 포기했다. 그리고 2시 42분에 신선대에 도착했다. 구병산(九屛山)은 이름 그대로 아홉 봉우리가 있어야 하는데, 정상에서부터 신선대까지 오며 헤아린 바로는 여덟 개다. 하나를 빠트렸거나, 신선대 너머로 보이는 게 아홉 번째일 수도 있다. 더 심하면 여덟 개라는 것도 잘 못 헤아린 거일 수도 있으나, 어쨌든 여덟 개다!
여덟 번째 암봉 신선대에 도착해 보니, 여기도 정상석이 있다. 해서 그걸 배경으로 다시 인증을 남겼다. 이번 산행에 정상석을 가진 봉우리가 세 개라 우리도 인증을 세 번 남겨야 했다. 그런데 그 시각이 2시 43분이라 마감 시각을 맞추지 못할 거 같은 불안함에 친구들을 재촉해 하산을 서둘렀다. 급하게 신선대를 떠나 2시 48분에 '적암리 주차장'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정표에 의하면 주차장까지 2.7km다. 4km가량 남았을 거라 예상했는데, 아니었다. 2.7이면 한 시간이면 내려갈 수 있는 거리라 안심했다. 물론 이정표를 믿으면 안 된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정표를 보자 나머지 친구도 안심하는 듯했다. 구봉산 정상을 향해 올라갈 때는 "2시 30분까지 내려가 '구병산식당'에서 하산주를 마시자!"가 우리의 구호였다면, 853봉 이후는 "마감 시간 준수로 버스를 놓치지 말자!"로 바뀌었다. 그렇게 다들 초조해하고 있어서, 이정표의 거리를 보는 수간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다. 지리 조와 영빈이 앞에, 다음 진행, 후미에서 급경사의 등산로를 내려가고 있는데, 영빈이 불러, 먼저 내려가서 막걸리를 사다 놓으라는 거다.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과 식당과는 700여 미터의 거리가 있어 왕복 20분의 추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발 600여 미터를 내려가야 하는 하산길이라 경사가 심한 건 당연한데, 가끔 길 상태도 좋지 않아 따라오는 친구가 걱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뒤따라오는 지리 조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막걸리를 위해 달렸는데, 어느 순간 위로부터의 지리 조 노래 대신에 아래로부터 계곡 물소리가 들렸다. 등산길에 계곡을 부러워하는 동무에게 하산길에도 계곡이 있을 거라고 했던 호언장담이 맞았다. 그리고 더 내려가자 경사가 끝나고 계곡을 따라 평지나 다름없는 곳에 등산로가 나 있었다. 쉬워진 길을 따라 달려가다가, 853봉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 시각이 3시 28분인데, 신선대까지의 거리가 1.3km라고 적힌 이정표가 있었다. 그럼 남은 거리는 1.4km라는 얘기다! 막걸리를 사 오기에는 늦었다. 비록 사 온다고 해도 뒤따라오는 친구들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 마시지도 못한다, 그걸 깨닫는 순간 달리기를 멈추고 동무들을 기다리는 동안 계곡에서 알탕이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맑고 깨끗한 물에 수량도 풍부하고 오가는 등산객도 없어 알탕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으나,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 말인즉 산악회 마감 시각 4시에 맞출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먼저 내려가 인솔 대장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사정을 해야 할 상황이라 다 무시하고 자주 뒤를 돌아보며 빨리 내려갈 이유가 없어 평소 페이스로 내려갔다. 3시 33분에 생각지도 못한 정자를 통과하고, 3시 39분에 마을에 도착했다. 일단 갈림길에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위치를 물었으나, 이정표가 될만한 건 아직 만나지 못했단다. 심각하다. 서둘러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는데, 지리 조가 버스 위치를 묻는 전화를 했다. 애초 산악회 계획은 주차장에서 내리고 타야 했는데, 기사가 주차장에서 100여 미터 올라간 곳에 내려주고 승차는 계획대로 주차장으로 하는 바람에 내용을 잘 모르는 승객은 버스를 찾아 헤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해서 위치를 알려주고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니 인솔 대장과 기사가 버스 밖에서 하산하는 승객을 확인하고 있었다. 해서 뒤에 처진 친구에 관해 언급하자 이미 통화했다고…. 아직 두 친구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어쨌든 이번 구병산행은 끝났다.
3
산행 마감인 4시가 가까워져 오는데, 뒤처진 두 친구와 통화를 하기 위해 몇 번 시도했으나, 계속 통화 중이었다. 해서 대장과 통화 중인 거 같아 대장을 보니, 아니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마침내 통화가 됐는데, 853봉 갈림길에 도착했다고. 그 시각이 3시 58분이다. 그럼 남은 거리가 1.5km가 넘고, 빨리 걷는다면 시간상으로는 20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이런 사태가 발생한 이유가 오랜만에 산행한 친구의 발톱이 좋지 않아 하산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 20분 내에 도착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럼에도 인솔 대장에게 20분 정도 기다려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 부탁에 대해 난색을 표명해 버스는 보내주기로 하고 지리 조와 내가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발할 건지, 뒤처진 친구를 기다려 같이 고생할 건지 얘기를 나눠 남기로 했다. 이후 영빈에게 전화해 버스는 기다리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다.
버스를 보내주기로 한만큼 재빨리 버스에서 짐을 내렸다. 그런데, 버스는 떠날 생각을 안 한다. 해서 대장에게 ‘왜, 출발하지 않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등산객 둘이 있다고. 그렇게 2분 정도 기다리자 도로를 따라 두 명의 여성 등산객이 내려오는 게 보였다. 그 중 한 명은 왼발을 절고 있다. 사실 이번 산행은 인솔 대장의 산 소개에 실수가 있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본인 생각만 하고 구병산행을 별거 아니라고 소개하는 바람에 구병산이 초면인 등산객 대부분이 산을 무시해 시간이 지체되고 작은 부상자도 발생했다. 어쨌든 막 도착한 두 여성 승객이 버스에 타자 예정 시각보다 조금 늦게 버스는 서울 향해 출발했다.
버스는 떠났고, 뒤처진 두 동무는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에 지리 조와 둘이 주차장 그늘에 앉아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올라가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것저것 다 고려했을 때 처음 계획했던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후 농어촌 버스를 타고 보은으로, 보은에서 청주로, 청주에서 서울로 가는 다소 번거로우나, 가장 가성비가 좋아 그렇게 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두 동무를 기다렸다. 그런데 4시 30분이 가까워져 오는데, 두 친구는 나타나지 않아 전화해 보니, 먼저 식당에 가 주문해 놓고 기다리라고 했다. 해서 짐을 싸 들고 식당으로 갔다. 물론 두 친구는 이미 버스는 떠났으니, 서두를 이유가 없어, 나는 쳐다만 보고 발도 담그지 못한 계곡에서 탁족을 즐기고, 유유자적 주차장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하긴, 우리가 했던 얘기 중 ‘다시, 계곡으로 올라가 탁족이나 할까?’였다.
전화로 위치를 알려준 후 식당으로 출발해 4시 35분에 도착했다. 고로 뒤에서 따라오는 두 친구와 우리 사이는 10분가량 떨어져 있었다. 식당 주차장 앞이 버스정류장이라 거기로 가 보은으로 가는 차 시간을 확인했다. 다행히 종점 출발 17시 40분, 18시 25분, 19시 30분 버스가 있었다. 당연히 ‘구병산식당’ 정류장 도착 시각은 기사 마음이라, 식당 주인장에게 물어 적당한 시간에 미리 나와 기다려야 한다. 버스 시간을 확인했으니,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상황이라 당당하게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자연산 버섯찌개'와 '돼지고기 짜글이'를 주문했다. 그리고 소주는 이슬이와 '시원'이 있었는데, 지역 소주라는 우리의 원칙에 따라 '시원'으로. 그렇게 주문하고 두 친구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는데, 아직 술이 나오기 전인 4시 46분에 마침내 나타났다.
거의 두 시간 만에 네 친구가 다시 모여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기념하는 건배를 했다. 그리고 이어 나온 주메뉴는 안주가 아니라 식사라, 공깃밥 네 개도 같이 나왔다. 이 식당 메뉴에는 안주는 따로 없었다. 밥과 찌개, 짜글이를 안주로 소주를 마시다 보니, 안주가 부족해 '코다리 막국수'를 주문했다. 안주가 약간 부족하면, 막국수에 들어 있는 코다리만 골라내 안주로 삼는 것도 아주 훌륭한 솔루션이라는 건 올해 6월 남병산행 후 한 식당에서 홀로 하산주를 마실 때 깨달았다[산행기].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는 와중에 지리 조가 과로로 근육이 뭉친 진행의 어깨를 풀어준다는 이유로 진행한 고문도 있었다. 그렇게 몇 병인지 모를 소주와 맥주를 마시고 식당을 나와 서울로 향하는 거로 이번 구병산 야유회 산행을 마쳤다.
산악회 계획과는 반대로 '구병산(적암리) 주차장 → 위성 기지국 → 숨은골 → 쌀난바위 → 853봉 갈림길 → 구병산 정상 → 853봉 갈림길 → 암봉 → 853봉 → 835봉 → 신선대 → 토골 → 정자 → 구병산(적암리) 주차장'의 8.93Km(트랭글), 6시간 26분 코스를 숨은골로 올라, 암릉을 즐긴 후 토골로 내려왔다. 이동 5시간 24분, 휴식 1시간 2분!
소위 얘기하는 인기 100 산에 실망을 많이 했으나, 기대 이상의 조망과 아기자기한 암릉에 왜 100 산에 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와중에 날씨까지 좋아 가끔 불어주는 바람은 찬 기운까지 느낄 정도였고, 시야는 무한대였다. 다만, 속리산을 빼고는 어느 게 뭐라는 산인지 알 수 없어 아쉬웠다.
비록 9km 정도에 불과한 코스나, 정상에서 신선대까지 이어지는 암릉 구간이 쉽지 않고, 정상에 이르는 거리와 하산하는 거리가 짧은 만큼 경사가 심하다. 고로 거리만 보고 쉽게 생각하고 올랐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라,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올라야 한다.
첫댓글 고생했지만 하산주를 잘 마셨겠구만
재밌는 산행이었어...
버스 출발시간에 늦으면 안된다는 초조함도 함께 느끼면서...
그러나, 우리는 버스에 연연하지 않는 게 더 좋다는 걸 확인했다.
버스 보내고 우리끼리 지역에서 뒤풀이가 굿
귀경 버스를 포기한 이후가 더 좋았던 산행이
금대봉 매봉산 눈꽃산행, 그리고 이번
해서 내 지론이 일단 안내 산악회를 이용해 들머리까지 간 다음에는 기분 내키는 대로
아직 허벅지 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