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에 의해 좀 늦게 올립니다.
산행일자 : 2021. 9. 4
산행거리 : 33.5km
산행코스 : 성삼재-중산리
새트랙 없음.
오랜만에 지리종주에 나선다.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내려오는 여정이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12년이란 세월이 흘렀네!
전날까지 비가 내린 탓에 은근히 등로가 걱정이 되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곳곳이 진창이요 늪 천지였다.
게다가 악명높은 돌길까지 잔뜩 젖어 미끄럽기만 한데......
새벽 1시 40분경 성삼재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니 제법 서늘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기온이 낮지 않아 산행하기엔 딱 좋을 것 같았다.
넓은 임도를 따르다 우측 계단으로 올라가면 돌길이 시작되고,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여 노고할미에게 인사드리고 바로 노고단고개로 향한다.
새벽 3시가 되어야 문을 열어준다고 하지만 혹시나 싶어 노고단고개에 올라서니 다행스럽게도 바로 통과가 가능했다.
노고단고개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피아골삼거리를 지난다.
사방이 깜깜해서 그냥 헤드렌턴에 기대서 등로만 따라가기 바쁘다.
약 10분 후 임걸령 샘터를 지나가는데 이곳에 쉼터를 만들어 놓았네.
노루목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반야봉을 다녀올 수도 있지만 오늘은 그냥 지나간다.
삼도봉.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에 걸쳐 있어 삼도봉(三道峰)이라 부른다.
악명 높은 550계단을 지나는데 내리막이라 힘이 들지는 않는다.
진짜 550계단이 맞는지 예전에 한 번 세어본 적이 있는데 중간에 헷갈려서 520계단까지 세다 말았다.
계단을 지나 잠시 더 내려서면 뱀사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토끼봉을 지나가는데 어둠이 가시며 하늘이 조금씩 밝아오기 시작한다.
토끼봉을 지나 진행하는 가운데 먼 동녘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일출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10여분 기다렸지만 일출 시작즈음하여 갑자기 구름이 가리는 바람에 일출 모습은 보지도 못했다.
지리산은 야생화의 보고나 마찬가지.
참취.
태양은 이미 떠올랐고, 그런 가운데 온 산을 집어삼키듯이 산능선을 넘어가는 운해가 멋진 그림을 그려낸다.
그야말로 장관이다!
진범.
수리취.
미역취.
송이풀.
꽃잎이 제대로 달려있는 것을 보기가 힘들었다.
제법 긴 계단을 내려서면,
곧 연하천대피소가 기다린다.
여기서 아침식사를 하고 간다.
물봉선.
투구꽃.
지리바꽃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투구꽃인 것 같다.
주능선 주위로 수없이 피어 있었다.
산허리를 운해가 타고 올라오는 가운데 멀리 천왕봉도 보이고...
칼잎용담이 예쁘게 피었다.
산오이풀.
옅은 구름이 끼어 있긴 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은 날씨였다!
하지만...
벽소령 주위를 온통 둘러싸고 있는 운해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운데 구름바다 건너에는 천왕봉이 우뚝하고, 아래에는 형제봉 바위도 보인다.
형제봉.
조망처에 올랐지만 주변은 점차 곰탕 천지가 되어간다.
바위떡풀.
젖어있는 바위길.
벽소령대피소.
이제 중간쯤 온 것 같다.
은근히 걱정했던 몸 상태도 괜찮고...
짚신나물.
잠시 하늘이 열리는가 했더니 이때를 기점으로 다시 온통 구름천지로 변하기 시작했다.
선비샘에서 시원하게 한잔한다.
음용수로 부적합하다고 씌어 있지만 목 마른 산객에겐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
빗물에 젖어 반들반들한 바위 오름길.
조망처에 올랐다.
옆에 천왕봉을 찾아보라는 표지판이 있지만 곰탕 속에서 무엇을 찾을까!
칠선봉으로 향하는데 다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칠선봉에 도착했다. 천왕봉까지 앞으로 7km 남았다.
영신봉 오름길에는 엄청나게 긴 계단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뒤돌아 보니 지나온 능선 위론 구름이 덮여 있어 앞에 있는 칠선봉 뒤로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구절초.
기나긴 계단 오름 끝에 영신봉을 지난다.
세석대피소는 들르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세석습지.
촛대봉까지 가서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허기가 지는 바람에 여기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영신봉 밑에 자리잡고 있는 세석산장을 돌아보고...
촛대봉 도착.
삼신봉으로 향한다.
지긋지긋한 돌길.
삼신봉에 도착했다
여기서 내려다 보는 연하선경이 절경인데...
구름이 내려 앉는 가운데 그래도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 주고, 운무가 가득한 일출능선도 신비로운 광경을 연출한다.
연하봉.
연하봉 주변의 멋진 바위들.
저 뒤로 제석봉이 보인다.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출능선.
장터목에 도착했다.
천왕봉까지는 1.7km. 1시간 안에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
온통 바위계단 오름길인데...
급경사의 돌계단을 올라가는데 정말이지 숨이 막힐 정도다.
그래도 한동안 헉헉거리며 올라서니 그나마 조금 완만한 고사목지대에 이르고 한 숨을 돌릴 여유를 가진다.
야생화들이 즐비한 가운데 점점 사라져가는 제석봉의 고사목들.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자연의 섭리를 어찌하랴!
제석봉 전망대에서도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제석봉을 지나면 다시 천왕봉 오름길이 기다린다.
통천문을 지나,
나무계단을 올라서서 내려다 보니 다시 운무가 몰려와 주위를 감싸는데 이 또한 절경이다.
저기 천왕봉 정상이 시야에 들어오니 없던 힘도 다시 솟아나는 듯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천왕봉에 올랐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사방 모두가 절경인데 아쉽게도 곰탕.
이제 하산길만 남았지만,
급경사의 계단과 돌길이 기다린다.
개선문.
거의 1시간 가까이 걸려 로타리대피소에 도착했다.
법게사 샘터에서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길을 재촉한다.
지긋지긋한 돌계단은 여기도 예외가 아니다.
중산리까지 계속 이어지는 돌계단을 생각하니 한숨만 절로 나오는 듯하다.
망바위.
장터목 갈림길을 지나면 칼바위가 나오고 이어서 통천문을 지나,
탐방안전센터를 거쳐 주차장에 도착하여 길었던 지리종주를 마감한다.
도상거리 33.5km, 15시간이나 걸렸다.
예전에는 13시간 정도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말이다.
흐린 날씨라 기대했던 조망은 없었지만, 때때로 보여주던 운무에 둘러싸인 산 능선들의 멋진 모습은 그래도 꽤 괜찮았다.
미끄러운 돌길과 곳곳에 생긴 진흙탕은 발걸음을 더디게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종주를 마칠 수 있었으니 이만하면 멋진 산행이라 할 수 있지 아니한가!
시원한 맥주와 버섯야채전으로 하산주를 즐겼으니 이 또한 산행 후 가지는 하나의 즐거움이 아니랴!
첫댓글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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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종주 하셨네요.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6월 덕유종주에 이어
오랜만에 했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아요.
대단하십니다. 수고하셨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