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발 세계일주 +1] 광저우를 지나 인도
델리에 도착하다
2012년 9월 1일
드디어 2012년 9월 1일 새벽이
밝았다.
오늘 난 배낭 두 개를 메고 세계일주를
떠난다.
생각보다 들뜨거나 설레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좀 이상할
정도로 차분했다.
5시30분 친구들이 용산에 도착했다. 고마운
녀석들~
떠나는 길에 배웅까지 해주다니. 그저 고맙기만 하다.
^^
[인천공항 도착]
간단하게 수속을 마치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가로 올라왔다.
7시부터 조식이 가능한데 가격이 참... 안 착하다. 아니 좀 못 됐다.
그래도 당분간 먹기 힘들 한식이라 생각하고 미역국을 골랐다.
음~ 맛은 괜찮은데!? 속이 든든하니 잠도 달아나고 힘도 났다.
[나름 최저가를 자랑하는 7천원짜리 미역국]
[머리를 짧게 잘랐더니 나도 참 어색하다]
커피 한 잔으로 친구들과 아쉬운 마지막을 달랬다.
이제 드디어 떠나는 건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여권과 비행기표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드디어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대한민국아! 건강하게 잘지내~~~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세계일주를 잘 다녀올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
[나와 1년 간 함께 할 다이어리]
내가 선택한 항공사는 중국남방항공이다.
선택의 이유는 단 하나! 인도로 가는 저가항공이기 때문이다.
어찌저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중국 하늘을 날게 됐다.
수속할 때 창가 자리로 달라고 했는데 역시나 잘 한 선택이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차분했던 기분을 조금씩 들뜨게 했다.
[즐겁게 기내식 먹는 시간]
[중국 광저우 상공]
[출발 전에 비가 쏟아졌다]
저렴한 항공의 특징은 직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남방항공의 중심지가 광저우이기 때문에 여기서 경유를 하게 된다.
6시간의 대기 시간은 아직 제대로 들뜨지 않았던 마음을 오히려 더 차분하게 만들었다.
정말 내가 떠나온 거는 맞나?!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나저나 6시간 동안 뭐하며 시간 때울까ㅋㅋ
나의 선택은 영화 인셉션이었다. 몇 년 전 홀로 심야영화로 봤던 그 영화!
중간에 졸기도 하고 잠깐 화장실 다녀올 때 중요한 부분이 지나가버려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던 그 작품!
은근 내겐 숙제같은 영화였다. 집중해서 보니 역시나 잘 만든 작품이었고, 새롭게 보이는 부분도 많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델리행 비행기 탑승 시간이 다가왔다.
[기내에서는 놀러와 수지스페셜 보면서ㅋ]
역시 넷북을 가져오길 잘 했다.
사진 작업과 블로그 작업용으로 가져왔지만 이럴 땐 참 좋은 친구다.
놀러와를 보면서 혼자 키득키득 웃어대다가 실 없이 보일지 몰라 입을 막고 웃었다.
뭐 꼭 수지를 보면서 웃은 것은... 맞다. 난 삼촌팬이니까ㅎㅎ
그러다 시간이 남아 김광석 관련 다큐를 봤다. 내가 좋아라 하는 가수.
지금은 이 세상에 없기에 더욱더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
가만 보니 딱 지금의 내 나이 만큼 살다가 서둘러 우리 곁을 떠나가 버렸다.
그의 노래엔 인생이 있고, 청춘이 있고, 희망이 있다.
잠시 그를 생각하며 상념에 빠졌다. 내 인생에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게 있다.
그건 바로 김광석님의 공연을 직접 보는 것이다. 단 한 번이라도 그의 호흡과 목소리를 들을 수만 있다면...
어느덧 시간이 흘러 델리 근처 상공이라는 안내 멘트가 나왔다.
창 밖을 보니 별밭이 펼쳐져 있다. 그리 밝거나 환하지 않아 뭔가 더 끌림이 있었다.
드디어 인도인가! ^^
[인도 시각으로 밤 10시 도착. 한국을 떠난 지 16시간 만에 이곳에 다다랐다.]
[헐~~~ 내 도이터 메인배낭이 거지꼴이 되어 나왔네!]
이번 세계일주를 위해 신중히 알아보고 과감하게 지른 나의 배낭.
저런 대형 배낭은 처음 메보는 거다. 그래서 수화물로 부칠 때 노하우가 없었다.
반드시 레인커버로 씌워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ㅋㅋㅋ
여기저기 검은 때로 얼룩진 배낭을 보니 어제의 빛나던 모습이 기억나지 않는다.
넌 그렇게 더러워질 운명이었고, 난 인도에 오게 될 운명이었나보다. ^^
델리의 중심부로 나가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다.
12시가 넘어서 노숙할 장소를 찾아냈다.
공항라운지의 맨 구석에는 저렇게 깔끔한 바닥이 있었다.
야자수 나무(?)와 같은 친환경적인 곳에서 난 냉기를 무릅쓰고 침낭을 깔았다.
세계일주의 첫 날은 공항노숙자가 되는 것이다. 냐하하
그래도 좋다. 이것 또한 내가 선택한 여행의 하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제 몇 시간 후에 눈 붙이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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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불당 회원님들 ^^
저는 세계일주를 떠나 지금은 파키스탄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는 여행자랍니다. ^^
떠나기 전에 이곳에 자주 들러 글도 보고 정보도 얻고 했더랬죠.
막상 떠나와보니 이곳에 자주 들르기가 어렵더라구요.
연재하고 있는 블로그만 간신히 접속해 포스팅 하는 정도였죠.
'오끼의 세상을 향한 발걸음' 제 블로그 제목이랍니다. 줄여서 오.세.발ㅎㅎ
며칠 전 길기트에서 오불당에 올라왔던 여행 다큐를 찍는 팀원들을 만났답니다.
강수현 작가님과 여행자 환희님 ^^
정말 반갑더라구요. 우연히 파키스탄에서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 했는데ㅎㅎ
사실 처음엔 긴가민가 하면서 잘 못알아봤답니다ㅋ
그러다가 잊고 있던 오불당이 생각나서 가기전에 많은 도움 얻었으니 여행기라도 올려야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글쓰기를 눌렀다가 취소하다를 하다가 결국 첫 포스팅 올려봅니다.
여건 될 때 아주 뒤늦은 여행기 가끔 올릴게요~
아무쪼록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