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영정사진 찍기
지난 8일 <신도시라이프>의 새 이름 <해운대라이프> 행복보태기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 이창진)는 사진전문업체 온픽쳐스와 손잡고 해운대 주민들에게 영정사진 찍기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15년 전 아버님이 마산에서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영정사진이 없어 온 집안을 뒤져 찾았지만 오래 전의 사진, 그것도 슬픔에 젖은 사진밖에 없어서 그것을 확대해 상을 치르면서 보는 마음이 내내 아팠다. 그래서 몇 년전 추석때 온가족이 모여서 처음으로 가족사진과 어머니의 영정사진도 찍었다. 명절때마다 고향 집에가면 환하게 웃는 어머니 사진과 아버지의 낡은 사진이 비교가 되는 듯 했기에 이번 어르신들 영정사진 찍어주는 행사를 잘 하기로 마음 먹었다.
사진찍을 때 필요한 장소와 옷, 간단한 드라이와 홍보 등 너무 할 것이 많았다. 장소는 가마솥급식소 하경용 환경포유 해운대회 대표에게 부탁을 드리니 흔쾌히 승낙을 하셨다.
여성옷은 한복이라 생각하여 해운대구 자원봉사센터 문희국장에게 물으니 빌려준다고 했다. 그리고 남성옷은 동명대 설동근 총장이 부산의 대표적인 의류기업인 파크랜드 곽국민 부회장을 통해 크기별로 잘 정리된 양복과 와이셔츠 그리고 넥타이까지 지원해 주었다.
그리고 해운대 미용협회(고미자 지회장)사무국장이 간단한 메이크업을 하실 분들과 연락을 하여 도와주시기로 했다. 이날도 사무국장과 두 분의 미용실 원장(황은숙/재송동 다온헤어, 박순옥/중동 다비헤어)이 오셔셔 사진찍는 내내 어르신들에게 양복과 넥타이 그리고 한복을 챙겨주었고 꽃단장까지 도와 어르신들이 “호박이 수박 되었다”라며 너무 좋아하셨다.
지난호에 <신도시라이프>에서 영정사진을 찍어준다는 기사를 1면에 내보낸 덕에 하루에도 몇 통씩 전화가 오기에 많은 분들이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혹시 준비에 소홀한 것이 없을까 고민이 많이 되었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오기에 우왕좌왕할 것 같아 전날 저녁에 해운대 주민자치대학에서 만난 대림1차아파트 김현미, 상록아파트 김현희와 권정운 님, 그리고 엘지아파트 청년회 이상익 님에게 급하게 도움을 요청했고 좌 1동 청년회 안영호 회장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






드디어 8일 서울에서 첫 KTX를 타고 온픽쳐스 온기호 대표가 관계자와 함께 오전 9시에 도착하셨다. 어르신들은 8시부터 벌써 입구에서 서성이고 계셨다.
원래 10시부터 찍으려 했으나 밖에서 기다리시는 것보다 빨리 찍는 것이 나을 것 같아 9시 40분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오랫만에 어르신들이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어르신들 얼굴이 경직되어 있어 사진작가들이 갖은 재롱을 피우며 풀어주려 애를 썼다. 그 모습에 오랜만에 웃음을 띈 어르신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어떤 할아버지는 조그만 사진을 들고 오셔서 “집사람이 많이 아파서 못오니 크게 확대해 달라”고 부탁도 했다.
할아버지들은 “퇴직 후 오랜만에 등산복이 아닌 양복을 입으니 좋다”고 하셨고 할머니들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으로신중히 한복을 고르는 모습을 지켜보니 기뻤다.
드디어 끝이 보였다. 아침부터 서울에서 오신 분들에게 부산의 명물인 돼지국밥을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려 했는 그분들은 기차에 내려 아침을 국수로 때웠다고 하여 바로 사진촬영에 돌입했고 나도 아침을 먹지 않아 시장했다. 촬영을 마치며 서로들에게 감사하고 같이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어르신들의 이마에 70년 이상의 힘든 삶의 주름살들이 오늘 사진을 찍으면서 잠시나마 펴졌길 기대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는 것이 <행복보태기 프로젝트>의 목표이기에 이번 행사가 잘 마무리 된 것같아 뿌듯했다.
신병륜 / 신도시라이프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