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오늘 영하 8도로 한파주의보를 발령 했단다.
방에 있다가 나가보니 꼬끝이 쨍해온다.
더운 나라 사람들은 평생 눈구경
한 번못해 한국으로 눈구경 관광을 온다는데
여기 사람이 행복할까?
거기 사람이 행복할까?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가 아닐까?
여기 노보시비르스크는 "새로운 시베리아의 도시"란 뜻으로
시베리아 철도 건설 노무자들이 머물던 조그만 숙소로 건설된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시베리아 철도가 개통되면서 공업과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았다.
이 추운날에 밍크코트입고 노점상을 하고 있는 아주머니.
뭐를 파나 보니까 털 장갑 몇개를 놓고 팔고 있었다.
털장갑 몇개를 팔아야 저 코트 하나 살지 모르겠다.
시장 풍경.
어디나 시장은 사람이 살아 숨쉬는 역동성을 느낀다.
우리나라에서 이 도시와 같은 도시가 대전이다.
철도가 개통되기전에는 산적한 시골마을 이었던 한밭이 철도가 개통되면서 직할시가 될 만큼 커져버렸다.
그 만큼 철도가 주는 위럭은 어마어마 한것이다.
노점에서 파는 어물인데 자연냉동되어
그 신선도를 그대로 유지한다.
노보시비르스크가 우리에겐 생소한 곳이지만 지금 아시아나 항공이 주3회 직항편을 운행하는것을 보면 우리나라와 많은 연관을 가진곳인가보다.
누구세요?
여기가 시베리아의 중심도시이기 때문에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극동지방에서 건너온 고려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옥상에 쌓인눈을 퍼내고 있다.
아마 여기에서 설계하는 건물은 고정하중에서 설하중을 많이 잡아줘야 할것이다.
2003년도에 도시건설 100주년 기념행사를 했다고 하니 이 도시는 러시아의 다른곳에서 느낄 수 있는 과거의 전통보다는 새로움으로 무장한 젊은 열정을 볼 수있는 곳이다.
갑자기 정주영할아버지가 위대해 보이기 시작한다.
자기 고향땅에서 소한마리값 훔쳐나와 세계의 도로를 석권했으니
하기사 옛날 큰 아들 한테는 그 집 논을 물려주었으니 당연히 농부가 되었고,
밭한떼기 얻어 걸릴것없는 둘째자식들은 야반도주해서 성공한 사람이 많다.
아침은 호텔식이고
밤에는 별로 할 일이 없고 밤시간이 기니까 식당에 들러 먹기도 하지만
점심은 행동식인 경우가 많다.
오늘은 카페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같이 자기가 원하는것을 선택해서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말할 필요가 없으니 편하다.
말이 통하지 않는곳에서 음식시키는 것도 고역이다.
감자채 볶음, 옥수수에 소스 바른것, 돼지고기 수프, 곰보빵, 소고기 동그랑땡 한국돈 5,000원 정도.
이 도시 제일중심에 위치한 레닌공원.
레닌동상이 서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뒤에는 붉은 군대 병사들이 호위하고 있다.
중국은 어디를 가나 모택동 동상이 있지만 여기는 레닌할아버지 동상이 있다. 러시아에 있는 대형동상중 가장 멋있다는 평가를 받는단다.
노브시비르스크를 문화의 향기로 가득 채워준 오페라 발레극장.
극장규모가 2,000석으로 면적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보다 크다.
연중 매일 오페라, 발레, 음악회를 한단다.
그 유명하다고 하는 발레공연이나 한번 봤으면 좋았을텐데
오늘밤 떠나야 하니
오래전에 본 영화 러브스토리가 생각나는 풍경이다.
여기는 일 년의 반이 겨울이라고 하니
눈구경은 지겹게 할것같다.
오가는 사람들 얼굴을 보면 대개는 벌겋게 얼어있다.
노보시비르스크는 소비에트정권이 들어서고 전국에 콘크리트를 들어붓기 전까지 유행하던 목조건축이 일부 남아있다.
거리를 걷다보면 붉은 벽돌의 건물도 가끔 볼 수있다.
성당이다.
신자는 아니지만 성호를 긋고 들어가 봤다.
평일인데도 신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창을 뒤에 두어 신비감을 더했다.
이 도시를 동쪽으로 가로지르는 오비강을 중심으로 동쪽부분에 대부분의 중심건물이 몰려 있으며, 서쪽부분은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또 하나의 부도심을 이루고 있다.
도시의 무기.
곧 떨어질것 같은데
조심조심해서 지나가기를.
그리고 여기서 차로 한 30분을 가면
연구 학술도시 아카뎀고로독이다.
여기는 모든 시설이 별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같은 도시에 있지만 위성도시같은 느낌을 준다.
여기는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런지 휘발유값은 우리나라보다 싸다.
지금 러시아 루불이 20원 내외를 하는데 계산해보면 우리나라의 반값정도밖에 안된다.
미,소 냉전시대의 인물인 마럴린 몬로가 왜 여기에?
케네디의 애인으로 알려진 마럴린 몬로가 활동하던 그 시절이 두 나라 강대국간의 가장 극한 긴장관계를 유지할때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 모든것을 역사에 묻고 러시아의 사회주의는 서구 자본주의에 물들고 말았다.
여기와서 유심칩을 끼웠다.
나갈때는 구글지도를 보고 다녔는데 날씨가 추우니 이게 말을 듣지 않는다.
따뜻한 방에 오면 다시 정상으로 되는것으로 봐서 유심보다는 휴대폰에 문제가 있는것 같은데
이 추위에 사용하는 것으로는 감안이 안되었는것 같다.
여기서도 삼성갤럭시를 들고 다니던데 수출품은 내한용으로 만들었나?
여기도 가라오케 바람이?
밤 8시 부터 새벽 4시 까지만.
18세 이상.
구글지도가 안되면 감으로 찾는다.
어느곳을 가고자 할때 길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길은 많다.
눈앞에 보이는 길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분명한 방향만 있으면 결국은 목표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 인생사도 똑같다.
그래서 여행이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지 않는가?
여기서 오늘 밤 12시에 다시 기차를 타고
33시간을 가서 바이칼의 도시 이르쿠츠크로 간다.
나는 다시 여기의 거대한 시간과 공간의 틈에서 아주 작은 점이 될것이다.
아주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
첫댓글 자연 냉동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추위가 어느정도인지 실감 나네요
혹독한 추위에 휘발류마저 비싸다면 그야말로 사람 살 곳이 못되죠...
저기서는 눈이 징글징글 하겠습니다.
반년이 설경에서 사니 눈은 징글 징글하지만 보드카는 뱅글뱅글 하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