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스테이 "해든"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브런치 카페 "PAUL HOUSE"로 이동을 한다.
아니어도 영암이 자랑하는 관광객에게 선택권이 주어지는 카페는 많았지만
우리는 현지 지인 찬스, 남사친이 권하는 브런치 카페로 찾아들었다.
비록 영암에서 소개하는 카페 카달로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정도로 자리매김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첫눈, 아니 한눈에 알아보았다....앞으로 명소가 될 것임을.
우선 일반 카페라고 보기엔 건축물 자체가 남다르게 보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쥔장이 추구하는 카페의 이미지가 역시나 자신만의 철학, 마인드가 확실해서 굿굿굿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는.
"혹시 어디선가 우리가 만났을까요? 낯설지는 않은데 말이죠."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노화도에 오셨다면 스쳤을까요? 그래도 보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긴 한데"
"왜요? 노화도를 가보긴 했는데 그곳에서 사셨어요?"
전혀 노화도에서 기거했을 것 같지 않은 차림새였으므로 당연히 의문부호가 생겼다.
"제가요, 애들이 어릴 때 노화도에서 간호사를 했어요. 이를테면 개인병원인 셈이죠....남편이 의사였고"
"어머나, 오호 안 그래도 세련미가 풀풀이어서 좀 남달라 보이긴 했지만 의외인데요?
그 병원 어디인지 알 것 같아요. 요즘 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고 하던데...
그럼 영암으로 와서 브런치 카페 개업을 하게 된 이유도 뭔가 특별할 것 같아요..."
그렇게 또 취재 기자의 본분이 되살아난 쥔장은 다양한 질문공세를 퍼부어댔고
그녀는 귀찮아 하지 않고 일일이 대답을 해주는데 그 웃는 모습이 또 참 예쁘다.
자세한 스토리를 듣고 보니 그녀의 마인드와 인생철학이 좀 독특하기도 하고 당당했다.
그리고 브런치 카페의 요지, 저속노화 식단으로 건강을 챙긴다는 것이었는데
3년 전부터 연구하여 다양한 브런치 카페에 어울릴 요리들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헌데 다행스럽게도 요즘 저속노화가 뜨는 바람에 급속도로 카페가 많이 알려졌다는 전언이고 보면
역시 남들보다 한 발 먼저 앞서나가는 선구자적 마인드가 필요한 법인 듯.
또한 일일이 손수 만들었다는 퀼트 인형부터 전체적인 인테리어 센스가 만만치 않은 듯하여
감각적인 센스에 대해 칭찬을 했더니만 와우, 피붙이들이 인테리어쪽 종사자라고 하니 이해가 되었다.
역시....그리고 그녀가 수집한 소품 하나하나가 귀하고 격이 달라보여서도 그곳에서 누리는 분위기는
마치 누군가에게 대접받는 느낌이 가득 드는 그런 곳이 될 것 같았고 브런치 세트메뉴를 맛보니 더더욱 그러했다.
특히나 감태로 말아싼 멸치 볶음밥은 강추요 쥔장의 기본 식단인 올리브 오일 샐러드는 저속노화의 기본인 셈이고
블루베리 요거트는 식전요리의 진수인데다가 커피 또한 일품이어서 그 어느 것도 소홀한 음식이 아니었으니
귀한 대접을 받는 듯한 느낌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멋진 브런치 카페 "PAUL HOUSE"를 뒤로 하고" 2025 대한민국 한옥문화 비엔날레"를 찾아들어 교감을 한다.
"집은 집, 달빛 아래 한옥" 이라는 부제가 달린 한옥이 단순한 거주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비엔날레여서 그런지
그안에서 한국인의 삶과 정신, 미학을 담은 상징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탐구한다는 캐치프레이즈가 와닿았다.
뿐만 아니라 달빛 아래 비치는 한옥의 풍경은 시간과 기억, 그리고 공동체의 감성을 품은 공간으로 자리매김되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것이 한옥의 정서라는 말이 무엇인지도 알 것 같았다.
물론 낮에 찾아든 걸음이었지만 말이다.
26명의 남도 예술가들이 꾸려놓은 작품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작가들의 타고난 예술성에 감탄을 한다.
게다가 어디에선가 묵묵히 자신들만의 작업을 하고 있었을 예술가들을 대중 앞에 불러모아 다양한 시도를 하고
결합을 하게 하며 공동의식을 느끼게 하는 이런 프로젝트가 이런 작은 도시 영암에서도 이뤄진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던.
더구나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했을 목재문화 탐방 코너에서는 절로 손주가 생각날 정도였으나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마구 즐겼던 우리들의 소싯적 감성도 최고였다.
저런 체험 공간은 손재주 많은 장인들이 도시 곳곳에서도 솜씨를 자랑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 더자반 이미지는 게시판에서 빌려옴
이어 점심을 먹기 위해 목포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삼호 근처 구불구불 산속에 자리한 "더자반'으로 간다.
과연 이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도록 구불거리며 찾아들었던 "더자반" 은 그야말로
이런 시골에서도 웨이팅이 저렇게 길다고? 라며 혀들 내두를 만큼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먹거리에 진심인 쥔장이어도 오래 기다려서 먹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
아무리 맛이 있고 소문난 집 일지라도 그럴 경우는 별로 없다....다른나라 여행지라면 일부 감수하겠지만 말이다.
해서 시간여유가 있는 영암군민들만 남겨놓고 서울행들은 목포로 향하기로 한다.
굳이? 기다려서? 시간도 촉박한데 싶어서 되돌아나오는 길.
아쉽지만 상호명으로 보아 감히 짐작이 간다.
산골에서 만나는 고등어의 맛....그리고 흑백요리사이자 미쉘린 세프가 찾았던 곳이기도 해서?
어쨋거나 우리는 목포에서의 점심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영암에서 만난 남사친과 젬마님과 이별을 한다.
망찰님의 빠른 판단은 유효하였고 사실 아침 겸 점심처럼 대접받은 브런치 카페의 메뉴가 여전히 잔존중이라
굳이 점심을 챙겨먹지 아니하여도 뿌듯했다.
해서 사포님과 쥔장인 햇살편지는 목포역에서 내려 시간을 즐기기로 하고
망찰님과 맥쌤은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을 하면서 둘이서 좋은 시간을 보내세요 라나 뭐라나...
그렇게 집으로 돌아올 SRT를 기다리면서 못나눈 이야기를 마저 나누던 순간 슬그머니 사라진 사포님.
바리바리 뭔가를 사들고 온다...이름하여 샌드위치와 그곳의 명물빵과 물 한병을 슬쩍 쥐어주면서
"기차안에서 먹고 넉넉히 샀으니 서방님과 함께 드셔"라네?
역시나 정이 차고 넘치는 사포님일세 싶어 고이 받아 기차를 올라타고 보니 1박 2일 여정이 2박 3일 같은 기분이다.
햐였어도 나머지 일행은 남겨진 시간동안 더욱 즐거운 여행 마무리를 할테지 싶어 부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상, 직업상 날짜가 맞지 않아 함께 하지 못한 시詩요일 멤버들이 더욱 그립다.
먼숲, 마음살림, 서기, 안개, 유리공...그리고 이미 하늘 여행중인 가든님, 시울님, 지아님 그리고 소식없는 그녀 모린.
문득 모두가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 기차여행을 마무리 한다.
평택지제역까지 가는 동안 옆자리 남자는 계속 전화와 씨름 중이고 관계기관과 협상을 하며
나랏일을 감당하고 있는 처지가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저렇게 열 일 하는 사람들이 있어 또 나라가 굴러가는 것이라는 생각도 잠시 하면서 마중나온 남편과 조우를 한다.
그렇게 마구 설레고 재미지고 즐거웠던 시詩요일과의 가을 여행은 마무리 되었으므로
다시 내년 봄날의 여행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제는 여행으로 부터 벗어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첫댓글 정말 건축물이 남다르네요.
어쩐지 퀼트인형들이 눈에
확~~~! 띄인다 싶더니만...
언제 한번 꼭 찾아가고프네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걸요?
강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