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호수 흔들다리와 감악산 출렁다리
(2018년 6월 9일)
瓦也 정유순
요즘은 출렁다리 또는 흔들다리가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유행처럼 번진다. 그리고 저마다 국내 최장이라거나, 찾아오는 사람의 수가 신기록이라거나 하며 경쟁을 자극한다. 그래서 오늘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에 있는 마장호수 흔들다리와 파주시 적성면에 설마리에 있는 감악산 출렁다리를 찾아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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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안내도>
먼저 마장호수를 찾기 위해 마장호수 둑 밑의 주차장에서 하차하여 148개 계단의 제방을 올라간다. 주차장에 차들로 꽉 찬 상태로 보아 아침 일찍부터 찾아오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짐작은 갔으나, 제방 위에 올라보니 마장호수 주변은 내방객으로 붐빈다. 단체로 오신 분들도 많았지만, 부모님을 모시거나 아이들과 함께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이 꽤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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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제방과 수문>
마장호수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2000년에 조성된 저수지로 면적이 198,000㎡(약60,000평)이고, 최고 수심이 25m, 최상류권 얕은 곳도 2m나 된다. 주변 계곡의 경치가 좋고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라고 한다. 2006년부터는 마장호수를 중심으로 공원조성사업을 시작하여 산책로와 트레킹코스, 둘레길과 캠핑장, 흔들다리와 전망대, 카페 등을 두루 갖춘 테마파크로 2018년 3월에 새롭게 재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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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제방 위에 올라 좌측방향으로 개설된 데크를 따라 약900m쯤 올라가면 호수를 가로지르는 마장호수 흔들다리가 나온다. 이 흔들다리는 길이 220m, 폭1.5m로 국내에서는 가장 길다고 한다. 그리고 체중 70㎏의 성인 1,280명이 동시에 올라가도 견딜 수 있으며, 진도 7의 지진에도 끄떡없고, 초속 30m의 강풍에도 안전하게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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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흔들다리>
다리 위로 발을 올려놓는 순간 몸은 뒤뚱거린다. 길이 220m의 공간 위로 붕 떠있는 모습에 아찔한 순간도 엄습하지만 다리의 흔들림에 맞춰 몸의 균형을 잡으면 금방 중심을 잡고 좌우로 흔들리면서도 다리를 건넌다. 부모의 손을 잡고 찾아온 어린이들은 무서움 보다는 흔들거림을 즐기려는 마음이 얼굴에 환하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동심에 젖어 있는 양 무서움 보다는 기쁜 환희의 숨소리가 잇 사이로 새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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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흔들다리 원경>
조심조심 즐기며 흔들다리를 건너와 주변을 더 높은 곳에서 조망하려고 높이 15m의 전망대로 올라가려 했으나 ‘카페 손님만 이용’해 달라는 문구가 발길을 돌리게 한다. 흔들다리 밑으로 조성된 데크를 따라 호수둘레 길로 접어든다. 호수둘레 길은 총 4.5㎞ 중 3.3㎞에는 목재데크 등 산책로가 설치되어 있고, 바닥에는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편하게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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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전망대>
마장호수의 상류까지 올라갔다가 호반의 정자에서 숨을 고른 후 되돌아 나오면서 호수 안에서 꼬리치며 유영하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내려온다. 낚시 등의 물고기 잡는 행위가 금지되어서 물고기가 많은 것 같다. 월척(越尺)이 넘는 잉어부터 손가락만한 치어(穉魚)들이 꼬리치며 자유롭게 물을 가른다. 다만 고인 물에 적응을 잘하는 큰입베스와 불루길 등 외래어종들이 쳐들어와 생태계를 교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며 감악산출렁다리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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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산책로 정자 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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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산책로 정자>
‘검푸른 바위 산’이라는 뜻의 감악산(紺岳山, 675m)은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양주시 남면, 연천군 전곡읍에 걸쳐 있는 산으로 화악산, 송악산, 관악산, 운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의 하나이다. 그리고 신라 때부터 무속신앙의 영산(靈山)으로 알려져 전국 무속신앙인들이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정상에는 글씨가 마모된 ‘비뚤대왕비’가 있다는데, ‘진흥왕순수비’ 또는 당나라 장수 설인귀(薛仁貴)가 감악산에서 태어났다고 하여 ‘설인귀비’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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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출렁다리 지도>
감악산출렁다리 주차장입구에는 교통정리를 하는 아저씨의 손놀림이 바쁘게 움직이나, 오후라서 그런지 출렁다리 입구인 감악산 만남의 광장에는 나오는 사람이나 들어가는 사람은 좀 한산하다. 만남의 광장에서 출렁다리까지는 가파른 산길을 숨 가쁘게 올라가보니 출렁다리 위에는 건너가고 건너오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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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만남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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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출렁다리 올라가는 길>
이미 오전에 마장호수 흔들다리를 경험한 탓인지 두려움이나 스릴은 반감했지만 발아래 펼쳐지는 깊은 설마천계곡은 아찔하다. 이 출렁다리는 국내 최초 곡선 현수교(Under Curved Suspension Bridge)로 길이 150m, 폭 1.5m로 국내 산악에 설치된 현수교 중 가장 긴 보도교량이다. 자연 속에서 인공미를 최대한 조화시켜 빼어난 경관이 연출될 수 있도록 설계·건설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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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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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출렁다리에서>
출렁다리를 건너 데크를 따라 조금만 가면 운계폭포가 나온다. 일명 은계폭포 또는 비룡폭포라고도 불리는 높이 20m의 운계폭포는 이곳 감악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랑거리라고 한다.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운계폭포는 겨울 빙벽훈련으로도 이용된다고 한다. 범륜사 입구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운계폭포의 상층부가 나와 폭포의 물이 어디서 흘러나오나 살펴보니 수도관을 이용하여 인공으로 물을 공급하고 있었다. 폭포에 대한 신비감은 떨어지나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폭포를 보여주려는 의지가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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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계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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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계폭포에 물을 공급>
감악산 설마계곡이 한 눈에 쏙 들어오는 운계전망대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범륜사로 돌아 나온다. 범륜사(梵輪寺)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에 있는 절로 한국불교태고종에 속한다. 원래 감악산에는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4개의 사찰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현재는 모두 소실되었고, 지금의 범륜사는 1970년에 옛 운계사터에 재 창건 되었다. 극락보전(極樂寶殿) 앞에는 12지신 상의 호위를 받는 동양 최대의 ‘백옥11면관세음보살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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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운계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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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본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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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관음보살상과 12지신 상-네이버캡쳐>
한국 최초의 백옥11면관세음보살상은 좌대 4m, 관음보살상 신장 7m로 1995년 중국 하북성 아미산에서 조성하여 8개월간의 긴 수송기간을 거쳐 이곳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십일면관음은 고대 인도인이 믿었던 폭풍의 신 루드라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며, 십일면(十一面)이란 보살상의 머리 위에 3단의 관(冠)처럼 놓여 있는데, 맨 아래 단에는 7개의 얼굴이, 중간 단에는 3개의 얼굴이, 맨 위 단에는 1개의 얼굴로 합이 11개의 얼굴을 가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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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옥11면관음보살상>
정면에 있는 얼굴들은 웃는 모습으로, 선한 중생을 보고 자비로운 마음을 품은 것이며, 좌측의 얼굴들은 화가 난 모습으로 악한 사람을 꾸짖고 그들을 구제하려는 마음을 담고 있고, 우측의 얼굴들은 이까지 드러내며 웃는 모습으로 착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정진할 힘을 주는 모습이다. 뒷면의 얼굴은 아주 크게 웃는 형상으로 착한 사람 악한 사람들이 섞여 있는 것을 보고 그들 모두를 구제하려는 큰 아량을 보여준다는 뜻이란다. 마지막으로 정상에 있는 얼굴은 보살이 아니라 부처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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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옥11면관음보살상과 극락보전-네이버캡쳐>
범륜사의 중심인 대웅전을 둘러보고 9층 석탑과 세계평화의 비가 있는 정문으로 하여 밖으로 나와 감악산 출렁다리를 되짚어 아래로 내려온다. 감악산 정상을 올라가지 못하고 뒤돌아서는 게 못내 아쉽지만 마장호수 흔들다리와 감악산 출렁다리를 하루 동안 동시에 경험하게 된 것도 어쩌면 짜릿한 하루를 보낸 결과이다. 지금도 몸이 흔들거리고, 마음이 출렁거리는 흥분이 온 몸을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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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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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사 9층석탑>
첫댓글 오늘도 우리가 걸은 감악산 사찰 법룬사의 유적에 대한 복습으로 사찰의 역사와 유물을 정리 기억해 봅니다. 깔끔한 후기정리에 감사드립니다.
찾아 주셔서 감사하고요
함께해서 더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