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한국교회 이단연구의 허상
이단에는 ‘절대적 이단’과 ‘상대적 이단’이 있다. ‘절대적 이단’은 성경의 원칙에서 벗어난 이단이다. ‘상대적 이단’은 어떤 교단이 스스로 만든 기준을 적용하고 판단하여,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단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교권의 힘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이나 교파를 이단으로 정죄하는 일은 매우 잘못된 관행이다. 이단 사냥꾼들은 이단이라고 하는데 또 다른 신학자들은 이단이 아니라는 신학적 평가는 내어 놓는 경우가 많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특히 한국교회는 장로교회의 교세가 크기 때문에 장로교 교리에 맞추어 이단 판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도신경을 고백하지 않거나 유아세례를 반대해도 이단이 되고, 목사 호칭을 사용하지 않아도 이단이 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보면 사도신경을 고백하지 않거나 유아세례를 반대하는 교단이 개신교의 절반이 넘고, 교회 지도자를 신부나 전도자 혹은 장로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교회들도 많다. 그러나 세계 교회는 이들을 모두 이단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한국교회는 ‘절대적 이단’을 구분하는 능력은 없고 대체로 ‘상대적 이단’이 많이 만들어져 당사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분별없이 이단을 양산하는 한국교회 현실에 대하여 모 신문 사설에 게재된 ‘한국교회 이단연구의 허상’의 일부를 옮겨 놓고자 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 이단연구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가 하는 사례를 몇 가지 지적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박윤식 목사의 경우인데, 교계 주변에서 활동하는 이단감별사들이 박윤식 목사를 군사작전 하듯이 ‘작전’을 짜서 이단을 만들었다는 것은 교계에 널리 알려진 일이다. 후에 총신대 교수들이 그 이단감별사들이 하던 이야기를 그대로 했다가 고소를 당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자료들이 ‘신빙성이 없거나 부적절하여, 그로 인하여 결론이 잘못 도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면서, ‘그 행위는 근본적으로 종교적 비판의 표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문을 자세히 보면, 그 교수들이 신빙성이 없는 주장을 했고, 그로 인해 박윤식을 이단이라고 한 결론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 교수들은 ‘대법원이 무죄라 했으니 우리가 이겼다. 그러므로 박윤식은 이단이다’라는 식의 기자회견까지 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결은 이 교수들의 결론은 잘못 되었지만, 공익을 위한 종교 비판의 자유로 인정해 처벌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이단연구라는 것이 이처럼 전혀 사실에 바탕하지 않은 채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교단들은 이런 엉터리 보고서를 채택해 놓고 ‘우리 교단이 아무개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그러므로 그는 이단이다’라고 말한다.”
한국장로교출판사에서 발행한 이단관련 책자에는 전통적인 교단들로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루터교, 성공회, 로마 가톨릭교회를 들고 있다. 그리고 이단들로는 문선명의 통일교, 여호와의 증인, 모르몬교, 그리고 국내 신흥 사이비 신앙 운동과 이단 종교 집단들로 다음과 같은 단체들을 열거하고 있다. 권신찬 집단의 이단시비, 김기동의 귀신론, 밤빌리아 추수꾼 집단, 박윤식의 대성교회, 박명호의 엘리야 복음선교원, 이장림의 다미선교회, 지방교회(회복교회), 이초석의 한국예루살렘교회, 이명범의 레마선교회. 이상스럽게도 재림교회는 어떤 범주에도 들어있지 않다. 그런데, 가톨릭까지 전통적인 교단들에 포함시켜 놓은 그 전통과 이단의 기준이 무엇인가? 다음의 내용을 살펴보자.
“우리가 논한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루터교, 성공회, 로마 가톨릭은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에 대해서는 일치된 신앙을 지니고 구원론에 관하여는 루터교가 전적으로 ‘이신칭의’의 입장을 고수하고, 장로교는 이 ‘이신칭의’에 이어 곧바로 이어서 ‘성화’를 역설하고, 감리교와 성결교는 ‘성화론’을 강조한 나머지 구원의 조건으로 하는 경향(성결교가 감리교보다 ‘성결’을 더 강조하지만)이고, 침례교는 ‘중생과 성화’ 없이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못박았고, 성공회는 장로교의 구원론보다 역시 감리교의 그것에 가깝고, 로마 가톨릭의 구원론은 개신교의 이신칭의와 성화를 혼동하면서 이 7교파 중에서 가장 공로주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하겠다.… “우리 개신교파들은 피차 너와 내가 무엇이 다른가에 유의하기 전에 너와 나 사이에 공통분모가 무엇인가를 의식해야 할 것이다”.
삼위일체에 대한 견해만 같을 뿐 구원론조차 각기 다른 일곱 개의 교단을 정통교회로 인정하는 이 분별없는 기준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장로교회는 재림교회가 행위를 강조하기 때문에 율법주의이며 그래서 이단이라고 주장하는데, 같은 장로교회에서 발행된 <정통과 이단>이라는 책에서는 성화를 구원의 조건으로 하는 경향(?)을 가진 감리교와 성결교, 그리고 ‘중생과 성화’ 없이는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는 침례교, 심지어는 개인의 공로와 구원을 연관시키고 있는 가톨릭을 정통교회라고 보고 있다. 누구의 어떤 기준이 올바른 것인지 모를 일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이단 분별에 관한 심각한 문제점이다.
첫댓글 이단연구하는 사람들보면
3단,4,5단 을 기준으로 이단 삼아 정죄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