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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핑계거리는 있었다 나태한 자의 이유..... 추워서.....더워서.....얼굴 탈까봐....바빠서.....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회 일주일전 늦었지만 그래도 30키로 장거리 훈련을 꼭 하려했는데 토요일 이른시간 유명산 산행으로 다리가 아파 훈련을 또 못나가고 체육문화센터에서 15키로를 달리는것으로 대회준비를 마무리 해야했다 또 대회 이틀전에 천클에 가입한 전민배씨와 희애씨가 천마산을 가자고해 나섰던것이 다리근육이 뭉치고 피로와 겹쳐 지난겨울 고구려 대회에서처럼 고생하는건 아닌지 내심 걱정이 앞섰다
긴 소매의 청쟈켓도 걸치고 조금 쌀쌀한 날씨...풀코스를 처음뛰는것같은 설레임으로 집을나선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갑자기 가슴이 뛴다. 잘 뛸수있을지...훈련 제대로 못한것이 너무 후회가된다 이름과 닉네임이 새겨진 런클 유니폼을 입어서인지 단체로 참가한 중금달회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칼린덕에 이향아님과도 반갑게 인사도나누고....
출발을 기다리며 4:40분 페메를 따라가야지 했던것이 5시간 안에 들어올 수 있을까하는 걱정으로 변해있었다
10키로까지는 완주에 자신이 없었다 무거운 다리와 둔한 몸뚱이...이렇게 표현해야 맞을것 같다 앞서 지나가는 사람들 너무나 잘뛴다 잘뛰는 사람만 왔나....여자들도 다 앞서갔고.... 어느 새 너무나 한가롭다 아니 고요하다고나할까.....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접어들며 `지뢰지대`라는 빨간 프랭카드가 계속 눈에 들어온다 양쪽으로 늘어서 응원해주는 군인들.... 내가 첫사랑에 실패만 안했어도 저만한 아들이 있었을텐데..... 끝도없이 펼쳐진 황금들녘.... 호수처럼 푸른하늘과 하얀구름... 바람에 흔들리며 웃고있는 코스모스.... 군더더기 하나없는 풍경화다
어느새 반환점에 다다랐다 2시간 13분이 넘어간다 후반에 지쳐서 걷지만 않으면 40분전에는 들어갈 수 있을것같다 커다란 원을 반이나 그렸는데 마져 반을 그려야지... 마음을 다잡으니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35키로쯤에서 만난 어느분이 꼭 10키로 뛰는 사람같다고하며 땀도 안흘리고 몸이 가볍고 얼굴이 너무 편해보인다고한다 분명 달림이에겐 칭찬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 그래 아직 나에게 힘이 많이 남아있음이야....더 달려보자
풀코스를 뛸때마다 난 이쯤이면 명란젖 생각으로 빨리 집에가고싶다 대파를 송송 썰어넣고 참기름몇방울 떨구고 고소한 깨를 뿌려서 따끈한 흰 쌀밥에 얹어 먹고싶다 빨리 뛰고 집에 가야지.....
41키로 지점에서 `얼음물 드시고 가세요` 한다 정말 다왔네....언제 이렇게 다왔지.... 마지막 급수대에서 시원한 얼음물 한잔마시고 회원들이 배고픔에 이때나 저때나 기다리고 있을 골인점을 향해 마지막힘을 다해본다
큰길을 돌아서니 바로 피니쉬라인이다 치타맨님이 큰소리로 `알토다` 하신다. 아마도 무척 배가고팠던 모양이다^^ 천리마님과 칼린은 아이스크림을 빨며 반겨주고... 칼린한테 뺏어먹은 비비빅은 얼마나 맛있던지.....
4시간 38분..... 이 숫자에 어떤 의미도 부여하고 싶지않다 기록갱신도 Sub-4도 이상태에서 어떤의미가 있을까 최선을 다해 달린 숫자임에 틀림없다
아주 긴 시간에 커다란 동그라미를 완성하고 집에 돌아오니 큰아이가 냉동실에 꽁꽁 얼려놓은 타올을 가져다준다 화상을 입은것처럼 빨갛게 익어버린 뒷목, 팔, 다리,얼굴.. 할머니집에 있다가 늦게 돌아온 작은아이는 어느새 냉동실에 얼려놓았던 패트병을 가져다 후끈거리는 얼굴에 대어준다. 얘들은 왜 이리도 예쁜것일까.....
사람이 모든것을 다 가지고 누린다는것은 욕심이겠지..... 이렇게 달릴 수 있는 건강한 몸과 아주예쁜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다 기념품으로 받은 철원쌀로 밥을지어 명란젖에 맛있게 먹은 오늘아침 새삼 작은행복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내일아침엔 알토코스를 오르며 뻐근한 다리를 풀어야겠다
작은 나뭇잎 하나에도 가슴떨리는 가을.... 고독이 밀려오면 노래를 부르리라 먼 길 달려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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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단한여인..솔직히 나도 언니가 장거리훈련이 모자라서 고생하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저력을 보여줬음.. 마라톤이 체질에 무지 맞는 요자인것이 분명ㅎㅎㅎ 훈련열심히 해서 한번 맞짱뜨자구요~~~언니 어제 넘 고마왔고 항상 자상하고 따스한 마음이 전해지는것 같아 원니가 자꾸 좋아지네요 알토 알토 힘~~ (어제 천리마님이 응원할때 나도 이때다 싶어 알토! 알토! 화이팅!!! 제 목소리 들었죠?ㅎㅎ)
정말 연대별3위 맞네....포천쌀 5키로...축하해. 여자들 기록 장난이 아닌데....처음엔 40대에서 열심히 찾았네...30대라 좋겠다. 질끈 동여맨 긴머리 휘날리며 뛰는모습은 언제나 멋져보여...천클엔 멋진 그대가있어 빛난다우...아라뷰~~!!!
언제나 행복한 미소로 삶을 여유롭게 보내는 알토언니....그 여유로움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음악도 글도 편안해 지는 시간입니다. 담주에 꼭 뵐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괜히 눈물이 나네....미숙씨도 그런가? 풀코스를 뛰고나면 다음날엔 왠지모를 공허감이 들어... 특별한일 없으면 횡성에서 하프정도 뛰려고하는데....다음주에 미숙씨 화이팅하는 모습 꼭 보러가야지~~~
알토님의 기록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였네오~~ 알토 코스를 보니까 팍~~ 필이 느껴지네요. 올 가을 꾸준하게 달리기 훈련을 하여 연말 합창공연에서는 드레스 선이 예쁘게 드러나길 바랄께요. 힘~~^^;
알토님~~~~기다리세요~~~~멋쟁힘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청정코스에서 하반기 첫 풀 완주 축하 합니다.
거참 5시간 안에 들어오면 장 지진다는 말이 또 떠오르네...잘하셨어요~~~
힘 들이지 않고 풀코스를 가볍게 완주하는 비법을 전수해 주세요.부러울 뿐입니다.힘든 마라톤을 달렸다고 애들이 얼음으로 맛사지 해주니 피로가 확 달아나 버렸겠네요.참 보기좋은 그림이 연상됩니다.얼른 회복하시고 수고하셨네요.알토님 힘!!
그쳬구에 무슨맞사지야 굴러가면 골린인데?알토,,,,,힘
노래 연습하는 시간에 달리기를 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가볍게 달릴 수 있을텐데 ! ! 열심히 사시는 알토님 힘 힘 힘......
고수님 힘
즐겁게 잘 달리셨네요 ! "축하" 드립니다. 그러나 방심하지 마세요, 애호박님이 "알토 쯤이야"라고 말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 합니다. 알토님, ""힘""
고수 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고수알토 천클여자 고수알토 천클여자 고수알토 천클여자 고수알토 히~~~~~~~~~~~~임
알고수님....너무 잘 뛰는 거 아닌감???? 무사히 철원 평야를 접수하신걸 추카합니다....알토코스 나도 가끔 가는데..무지 힘든 거 알죠???/
검푸 형님, 숨 넘어가겠습니다. 아무리 알토님이 좋아도 그렇치, 똑같은 말을 그렇게 많이 하십니까 ... 작년 하이 서울 같이 달리셨는데 올해도 동반주 하시죠 ! 알토님, 검푸형님, ""힘""
알토님은 글도 음률이 있는것 같아 ......글이 넘 좋아요. 욕심내지 않는 알토님께 말톤신님께서 항상 축복을 내리시는 것 같습니다. 알토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