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원의 통행료를 내고 경기도 성남 판교 IC에 진입해 10분 정도 달리자 성남영업소가 나온다. 판교 IC에서 받았던 영수증으로 통행료를 대신하고 계속 달리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경기도에서 구역상 서울 송파구 지역으로 들어간다. 이곳을 지나 차선을 꽉 채우며 달리던 통행량은 중부고속도로와 연결되는 하남분기점까지 함께 움직이다가 절반 이상이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으로 빠진다.
차선이 2차선으로 좁아지며 인터체인지 구간을 지나면 중부고속도로에서 올라오는 상행선 흐름과 합쳐지며 다시 통행량은 늘어난다. 그리고 한강을 함께 건넌 주변의 승용차와 화물차는 구리영업소를 지나 구리 IC로 가면서 하나둘씩 사라진다.
이후에 퇴계원 IC부터 (주)서울고속도로가 담당하는 북부구간이 시작된다. 불암산 영업소에서 1천600백 원의 통행료를 내고 통과하면 앞에는 병풍처럼 넓고 커다란 북한산이 떡하니 나타난다. 한 차선에 한두 대씩만 앞뒤 시야에 보이며 서로 넓은 간격을 유지하고 쾌적하게 주행할 수 있다.
앞에 보이던 웅장한 북한산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로는 북한산 밑 터널로 빠져 들어간다. 수락산 터널과 의정부 IC를 지나면 길이 3천997m로 세계에서 가장 긴 4차선 ‘사패산 터널’이 나온다. 환경단체와 종교계의 반발로 공사가 2년이나 지연됐던 곳이다. 약 4km에 가까운 긴 거리 때문에 터널 안에는 교통사고와 긴급 상황에 대비한 비상 갱도가 700m 간격으로 설치돼 있고 내부 공기 흐름을 돕는 45대의 팬을 갖추고 있다. 이후 양주영업소에 도착하면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을 통과한 대가로 서울외관순환고속도로 통행료 중 가장 비싼 2천700원을 내야한다.
약 30분간 36.3km의 북부 구간을 달리면서 모두 4천300백 원의 통행료를 냈다. 이전에 퇴계원에서 일산까지 1시간 넘게 걸리던 시간을 절반이하로 줄여주고 그만큼 기름을 태우는 시간도 줄어 연료비가 줄겠지만 당장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기에 운전자에게는 부담이다.
민자구간을 지나 한국도로공사가 담당하는 구간으로 들어서는 일산과 자유로 IC를 지나 김포영업소를 지나면 통행량이 다시 부쩍 늘어난다. 통행 속도는 떨어지지 않지만 화물차들이 주위를 감싸며 끼어들 빈틈을 주지 않는다.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서남부 구간은 가장 바쁜 구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제 1, 2 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까지 이어지는 분기점과 IC가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인천 지역의 수출입 물류 센터와 공장에서 나오는 크고 다양한 종류의 화물차들이 많이 눈에 띈다. 또한 김포, 부천, 평촌, 안양 지역의 신도시가 인접해 출퇴근 시간에는 상습적 정체구간으로 변하는 구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