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한 날 : 2024년 6월 20일 (목) 오후 3시30분 ~ * 읽어준 책 : 《꽁꽁꽁》 (윤정주 글 · 그림, 책읽는곰) 《여우 누이》 (이성실 글, 박완숙 그림, 보림) 《아빠, 나한테 물어봐》 (버나드 와버 글, 이수지 그림 · 옮김, 비룡소) * 함께 한 친구들 : 초등 1학년 8명
출입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아이들의 목소리. "티키 티키 템보, 노사 렘보, 차리 바리 루치, 핍 페리 펨보~~" 활동가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중흥 친구들이 목청껏 외치고 있는 소리는 몇 주 전에 읽어 준 《티키 티키 템보》에 나오는 주인공의 긴 이름이었어요. 친구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자 더 큰 목소리로 외우기 시작합니다. 선생님 말로는 일주일 내내 아이들이 이 이름을 외우고 지냈다고 해요. "와~~ 어떻게 잊어버리지도 않고 다 외우고 있었어?" 하고 물었더니, 더 큰 소리로 반복합니다. "티키 티키 템보, 노사 렘보, 차리 바리 루치, 핍 페리 펨보~~"
먼저 《꽁꽁꽁》부터 읽었어요. 몇몇 친구들이 읽어본 적이 있다고 했지만 다들 조용히 집중합니다. 영준이는 아주 조그만 목소리로 다음 상황을 미리 이야기하곤 했지만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작은 소리였어요. 로아는 완성된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아주 맛있겠다고 했고, 가희는 호야의 빠진 앞이빨이 웃기다고 했어요.
다음에 읽은 책은 《아빠, 나한테 물어봐》입니다. 아빠와 딸의 산책길에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들이 아주 귀엽고 다정합니다. 로아가 "우리 아빠는요, 저하고 놀아줄 시간이 별로 없어요. 주말이랑 평일에는 밤 늦게밖에 못 만나요." 합니다. 책의 뒷부분에 아빠와 딸의 이런 대화가 나옵니다. "나는 다음 주 목요일이 좋아. 내가 왜 다음 주 목요일을 좋아하게?" "다음 주 목요일이 왜 좋을까?" "왜냐면... 다음 주 목요일이?" "뭐더라?" 이 부분까지 읽었을 때 준우가 "목요일에 책 읽어주는 선생님이 오잖아요. 나는 책 읽는 시간이 목요일이라서 좋은데..." 하는 겁니다. 책 속의 이야기는 목요일이 딸의 생일인 걸로 내용이 이어지지만, 준우의 말에 살짝 감동했잖아요. 마지막으로 《여우 누이》를 읽었습니다. 표지를 본 친구들이 혹시 무서운 이야기인지 묻더니 별로 안 무서울 것 같다고, 오히려 표지의 여우 그림이 귀엽다고 허세를 부립니다. 일부러 작은 목소리로 읽어주는 동안 친구들도 숨죽이며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다 읽고 나자 웅성웅성 소란해지며 솔직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여우 눈동자가 조금 무서웠다는 친구도 있고, 중간에 등장하는 여우 누이를 자세히 다시 보고 싶다는 친구도 있고, 이건 별로 안 무서우니 더 무서운 책을 가져오라는 친구도 있었어요.
오늘 그림책을 보는 동안 친구들은 연상되는 다른 책들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다음 주에는 이런 책들을 갖고 오라는 주문이 이어졌어요.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아마 《아빠, 나한테 물어봐》라는 제목을 보고 이 책의 제목이 생각난 것 같아요. 《꽁꽁꽁 아이스크림》... 윤정주 작가의 《꽁꽁꽁》 다른 시리즈를 알고 있는 친구 같았어요. 《마녀 위니와 컴퓨터》... 다른 친구들이 그림책 제목을 이야기하니까 자기도 뭔가 하나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주문을 받았으니 고객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고민을 해 보아야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