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행한 사람입니다.
서울 하고도 한 복판인 명동에서 태어났습니다.
고향이 없습니다.
다행히 행복했습니다.
조상 대대로 서울 가까운 곳에 600년을 산 곳에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일가친척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고딩시절까지 그곳은 저의 놀이터였습니다.
그러나 다시 불행해졌습니다.
바다와 도시가 인접했던 그곳은 개발이 되어 이미 오래 전 시커먼 도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일가친척들은 외지에서 몰려온 사람들 속에 섞여 고향을 떠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어릴 적부터 마음 속의 고향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초딩 3학년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친구인 Y, 그의 제2의 고향은 군산이었습니다.
은행 지점장이셨고 군산상고 출신 친구 아버님.
군상상고 야구부 1회 주전멤버이자 야구부 후원회장이셨던 친구 아버님 덕에
저는 어릴 때부터 군상상고 야구부, 역전의 명수 군상상고의 광팬이 되었습니다.
김봉연은 우리들의 우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단 한번도 군산에 가본적이 없었습니다.
2009년 초여름, 변산에서 열린 학술모임에 참석하고 그 다음날 집으로 돌아오는길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오다 교통표지판에 "군산"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엉겹결에 군산으로 빠져나와버렸습니다.
함께 간 후배하고 군산에 들어간 후 저는 흥분하고야 말았습니다.
군산은 내 마음의 고향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엄청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외압 때문에 중단했던
MBC J 피디의 아버지와 아들...어릴때 봤던 그 아름답던 드라마의 배경, 군산.
그곳은 저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지하고 있는, 시간이 비켜간 그런 도시였습니다.
돈이 있다면 산 비탈의 쓰러져가는 판자촌을 통채로 사서
내 마음대로 페인트 칠을 하고
아무나 들어와서 함께 살고픈 충동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군산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그 날 찾아간 월명동 히로쓰 가옥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타짜의 배경이라는 그 가옥은 쓰레기 더미에 쌓여 있었고
누군가 담배꽁초 하나만 버리면 바로 싹 다 타버릴 것 같이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우연히 고옥을 시에 기증했던 분까지 만나 그분의 호소를 들었습니다.
그 날 이후 여기저기 민원, 호소, 겁박을 해가면 히로쓰 가옥 지키기 운동을 했었드랬습니다.
2009년 이후 저는 매년 4-5번씩 군산에 내려갔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계절마다....
그리고 골목 골목을 걸어다니면서 군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했습니다.
나중엔 제 똘마니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군산을 여행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제 똘마니들이 찍은 저의 사진들입니다.



그리고 군산의 먹거리들도 즐겼습니다.
짬뽕의 천하지존, 회의 천하지존, 빵의 천하지존, 게장의 천하지존....

똘마니들이 제 말을 안듣기 시작하자 이젠 가족을 끌어들였습니다.
마누라를 짬뽕에 중독시켜서 토요일 오전에 점심을 먹으러 군산에 내려갔습니다.
물론 짬뽕 값에 10배에 달하는 기름값과 톨비....은파유원지의 커피값을 치뤄야 했습니다.
(군산가는 길에 마누라....마누라 안 이쁘게 나왔습니다. 실지룬 더 이쁨....에구 븅쉰)
심지어 단체여행까지 주선해가며 몇번을 군산에 갔었드랬습니다.
맨 왼쪽 모자 쓴 인간이 바로 저 입니다.

첫댓글 이 사진들 보니 군산이 많이 변해가고 있네요...
몇년 새 많이도 변했더군요. 해마다 바뀌고 인구도 7만명이나 늘었다던가 그러죠....전 구도심에만 갑니다.
전 백일까지 그곳에 살았는데 군산을 잘 모른답니다.
백일까지만 살았으니 모르죠....
전 짬봉만 먹는데 정말먹고싶군요. 저집이 어디인지....똘마니가 되면 저 짬뽕 먹을수있나요? 형님!!
똘마니 모집공고 낼 때 연락드리죠....
저두 똘마니 모집공고를 기둘려야겠군요, ㅎㅎ
모집공고: 8월 2-3일, 전주-군산 똘마니 없이 혼자 갑니다. 복성루 짬뽕 먹으루...
부인께서 정말 미인이십니다.
처음엔 제가 잘아는 분이랑 너무 닮아 놀랬습니다. ㅎ
빈집 님의 포스가 겁나게 굉장합니다.
사진과 글 즐감하였읍니다. ㄱ ㅅ
잘 아시는 그 분인지도 모르죠. 이 여편네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하도 돌아댕겨서리(독일유학생출신)...ㅎㅎㅎ 저도 기사님 포스팅에 늘 감동, 해박한 지식에 늘 찬탄, 그리고 그 문장력에 늘 놀랍습니다. 저를 풍요롭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수일 부럽습니다. 배울려고 했더니 돈이 너무 많이 드네요. ㅋㅋㅋ
확실한 부인자랑 맞고요~~~시골살이 깊어지면서 도시적이고 세련된 여자분들 본지가 오래되었습니다.
환상적인 진주목걸이 ㅎㅎㅎ 지도 여자라고 빈집님 옆지기 모습만 뚫어져라봤습니다.
욕 으더먹고 삭제했습니다...ㅠ.ㅠ
전 장항에서 건너다 보기만 흑흑 이 글 읽고 너무 가고싶어졌어요. 그 똘마니 되고싶은데 그날 전 태국에서 가이드의 똘마니가 될 예정입니다
영화촬영하는것같아요.ㅎㅎ
흑백사진이면 더 어울릴듯요.
뒷모습이야말로 가장 정직한모습이라는데 당당하고 자신감있는 모습~~멋지시네요ㅋ
ㅎㅎㅎ 멋지십니다..^^
사진들이.. 글들이...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영화 속에 한 장면 인것이군요. 군산은 세월이 흘러간 흔적이 남았군요.
군산의 월명공원은 오래전에 처음으로 데이트 했던곳인데,ㅎㅎㅎㅎㅎ
아직도 그대로 남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