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병원에서 왼쪽어깨가 아프다 했더니 젊은 의사는 X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해 보잔다.
검사를 하고 다시 만난 의사는 왼쪽 어깨보다 오른쪽 어깨가 더 심하다고 하면서도
왼쪽 어깨에 근육 주사와 2주간의 약을 처방하고 운동법을 적은 종이를 준다.
아직 수술할 단계는 아니라니 다행이다.
풍암동에 오며 기훈이한테 전화할까 하다가 참는다.
막내한테 아이패드 샀느냐고 물으며 저녁 먹자 전화하는데 받지 않는다.
그래, 혼자 하루도 못 지낸단 말이냐
냉장고를 보니 씻어놓은 쌀이 있다.
반찬도 있지만 국이 없어 라면을 끓일까 하다가 열평집밥에 가 냉동 김치찌개 두개를 14,000원에 사 온다.
술은 참으려 하는데 냉장고의 한병이 유혹해 반주로 마신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에서 일출을 볼 생각을 했는데 게을러서 포기하고 만다.
100대 명산 어느 곳을 갈까 찾는데 고흥 가는 도중엔 없다.
어제 충호형이 무등산의 주상절리를 보고 싶다하셨기에 규봉 입석 무등을 단거리로 돌수있는
이서 도원마을로 간다.
마을 옆에 있던 주차장은 막혀있고, 이서초 옆 공영주차장에 차를 두란다.
다시 내려가기 싫어 농로를 오른다.
안내소 주변에도 주차장은 없는데 갈림길 사이에 차가 한대 보인다.
길가에 차를 붙여 놓고 장불재쪽으로 오른다.
공기가 상큼하다. 비도 예보되어 있는데 하늘은 하얀 구름을 거느리고 푸른 곳도 보인다.
도토리가 유혹하는데 참는다.
완만한 오르막을 한시간 남짓 고개를 숙이고 오른다.
술을 마시지 않아서인지 몸이 가볍다.
장불재 아래 삼거리 못미쳐 허리를 굽햐 상수리를 주워 주머니에 넣는다.
비에 젖어 흙이 묻기도 했지만 주머니는 금방 찬다.
물한모금 마시고 장불재를 지난다.
짝을 지은 팀이나 혼자서 정상을 보며 띄엄띄엄 앉아 있다.
길 가의 용담이 피어나고 구절초는 시들고 있다.
입석대 전망대에 들어가 주상절리를 본다.
서석대로 오르는 길이 한산하다.
쉬지 않고 올라 인증을 하고 끄트머리 바위사이에 앉아 배낭을 벗는다.
간식인지 점심인지 빵과 막걸리를 꺼낸다.
막걸리를 반만 마시고 내려온다.
입석대에서 넘어져 있는 기둥들 사이로 들어가 사진을 찍고 나온다.
장불재에서 규봉암으로 길을 잡으며 상수리를 줍는다.
석불암 스님 차는 장불재에 세워져 있었다.
마치 ㅁ점심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뵈는데 지갑에 현금도 없어 그냥 지나친다.
규봉암 가기 전 너덜의 바위에 앉아 이서의 노란 벌판 뒤로 펼쳐지는 산군을 보며 논다.
막걸리와 빵을 놓고 사진도 찍는다.
규봉암에도 사람이 없다.
혼자 맘 편하게 여기저기 눌러본다.
단풍이 들려하려 한다.
도원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계단이 많다.
충호형을 모시고 내가 걸은길로 할지 역으로 할지 상의해야 겠다.
무릎과 허리가 안좋으면 내리막이 더 힘들수 있으니 이쪽으로 올라야 할 것도 같다.
이서의 나무들과 정자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