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여성 시대
김흥수
최근 정권교체가 빈번한 지구촌 여러 나라 글로벌 뉴스를 보며, 나는 강력한 라이벌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이번에 당선된 불란서 대통령 마크롱(39)이 바로 그 분이다. 그중에서도 마크롱의 러브 스토리는 그야말로 감동이다. 정말 마크롱이야말로 나이들수록 유일한 아내에게만 점점 흥미를 느끼는 고고문화인류학자가 아닐까?
마크롱은 고등학교 때 만난 문학 선생님인 브리짓을 매우 사랑했다. 세상의 온갖 훼방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그 여자랑 결혼했다. 그들은 25살의 나이 차를 극복했다. 더구나 그 브리짓(64)은 그 때 당시 이미 세 명의 애가 딸린 유부녀였다.
첫째 아이가 마크롱보다 두 살이나 위였다. 둘째 딸은 마크롱이랑 동갑네 급우였다. 셋째 아이는 마크롱보다 두 살 아래였단다. 생각할수록 나는 그들의 연애가 참으로 부러워진다. 그러면서 나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를 향한다. 만약 우리 대한민국 같았으면 그들은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로 끝났을까? 아니 그들은 벌써 불륜으로 매장 당했을 거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그 흔한 우리의 막장 드라마에도 정작 이런 막가는 사랑은 못 봤으니까.
천생 남자인 나는 여자를 좋아한다. 남자보다는 여자를 훨씬 더 사랑한다. 하느님은 남자를 만들고, 또 다른 귀한 여자를 만들었다. 이에 나는 분명히 커밍아웃이다. 나는 분명한 이성애자이다. 본능적으로 이성적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나는 여자를 사랑한다.
세 상의 절반은 여자다. 세계를 주름잡는 것은 남자지만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다. 암탉이 울면 세상이 망하는 게 아니라 암탉이 울어야만 알을 낳는다. 세상의 절반인 여자가 고위직에도 절반은 올라야 평등한 세상이라는 게 평소의 내 지론이다.
그리고 나는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여자를 사랑했다. 누구보다도 더 어머니를 사랑했고, 결혼 후에는 오직 하나 영원히 아내만을 사랑했다. 아들만 둘을 둔 목메달(?)인 나는, 정녕 예쁜 딸이 갖고 싶어 한때 입양 계획까지 치밀하게 세웠었다. 비록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 무산되고는 말았지만,
나의 형제자매는 3남 1녀, 즉 4남매다. 그 중에서도 영원한 나의 사랑은, 하나 뿐인 누이 동생이다. 반성하건대 우리 집 안에도 천장은 여자에게만 참으로 높았다. 우리 3형제 다 대학까지 나오는 동안 정작 내 누이동생은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다.
우리 집의 하나 뿐인 내 누이동생은 우리 삼형제의 희생양이었다. 누이는 초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친척의 주민등록등본으로 방직공장에 들어갔다. 어려서부터 우리 형제들의 등록금을 책임져야 했다. 그 덕택에 우리 삼형제는 모두 대학까지 나왔지만, 누이동생에게는 평생 후회와 의무감만 안겨줘야 했다.
생각해 보자.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여자란 어떤 존재인가? 세상 역시도 여자한테 불공평하다. 그래서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생겨났겠지. 유리천장이란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말한다. 겉으로 높은 자리로 올라갈 기회가 평등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능력 있는 여성이라도 승진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 유리천장은 물론 지구촌 어느 나라에나 존재한다. 지구촌 대부분의 나라가 전체 취업자 중 여성 비율에 비해 관리직 여성 비율은 현저히 낮다. 여성이 경제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남성과 교육수준이 동등한 서유럽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지구촌의 이 유리천장은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유리 천장은 상상 이상으로 높다. 작년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조사 발표 결과, 대한민국의 ‘유리천장 지수’는 OECD 국가 가운데 맨 꼴찌다. 우리 대한민국은 ‘남녀 노동시장 참여율 격차’가 가장 컸고, 기업이사회 여성 비율은 가장 낮았다. 더구나 남녀 임금 격차도 36.6%로 평균(15.5%)의 2배, 노르웨이(7%)의 5배를 넘어섰다. 같은 조사에서 이미 한국은 재작년과 저재작년에도 연속 맨 꼴찌를 기록했었다.
예부터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었지? 요사이 우리의 문재인 정부의 모든 임명 인사는 하나같이 감동의 스토리를 지녔다. 특히 여성 임명 인사들을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의 유리천장을 사회구조적으로 없애려는 치열한 노력이 엿보여 나는 신선하고도 벅찬 감동을 받는다. 모두 스토리 있는 인사고 하나 같이 능력위주의 인사들이다.
우선 새 정부에서 제1착으로 임명한 각료 국가보훈처장 피우진(60세)의 이력은 그야말로 찐한 감동이다. 피 처장은 대한민국 1호 여군헬기조종사로 평생을 군에 바쳤다. 남성군인 천지의 군대에서 스스로 유리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한 분이다. 피 처장은 중령 때 유방암 진단을 받고 가슴 절제수술을 한 게 빌미가 되어 강제로 퇴역당해야 했다. 복무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도 무시한 국방부는 그에게 장애 판정을 내렸다. 이에 불복하여 법정싸움 끝에 승소해 군에 다시 복직했었다.
피 처장이 과거 군대 내 성희롱과 맞섰던 일화 하나만 봐도 그는 된 인간이다. 피 처장이 여군 대위 때 직속상관인 군사령관이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시다가 한 여군을 보내달라고 명령했다. 피 처장은 그 여군이 아프다면서 외출승인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끝내 사령관 참모가 전화를 해 빨리 보내라며 명령하자, 그 여군에게 ‘전투복’을 입혀서 보냈다. 나이트클럽으로 간 여군은 곧바로 부대에 복귀했고, 이 일로 피 보훈처장은 보직해임을 당했다 한다.
다음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외교부장관 강경화(63)도 참으로 자랑스러운 여자다. 언제나 일부러 염색도 안한 자연그대로의 백발 휘날리며, 강 장관의 곱게 늙은 미모만 보아도 보는 이마다에게 그야말로 ‘증세 없는 복지(?)’를 선사한다. 강경화장관의 다양한 여성인권 운동 이력도 매력적이다. 일찍이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통역관을 지냈다. 그 후 UN에 진출하여 일하는 동안에도 미모가 아닌 순전한 능력으로만 상사였던 3명의 유엔 사무총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오죽하면 전 한나라당 대변인 전여옥(58)씨조차 자신의 블러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이야말로 진짜 감동인사라고 했을까? 한 때 젊은 시절 KBS에서 동료 기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여옥씨가 전한 강 장관에 관한 일화다. 제대로 화장도 안한 얼굴에 간소한 옷차림의 첫 출근에 동료 직원들이 수군거렸으나, 그의 실력과 업무 능력 그리고 지성 앞에서 이내 모두들 무너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은
“강장관은 품격 있는 인품에 안정적이며 소박하다. 한번은 국제회의 도중 그 잘난 서구인들 앞에서도 전혀 기 죽지 않고 당당하게 ‘맥주 주세요’라고 요구해서 함께 더불어 낮에 맥주를 마신 적도 있다. 강 외교장관 인사에 무엇보다 일본이 긴장할 거다. 왜냐하면 그동안 강장관이야말로 이미 ‘일본군 성노예’(종군위안부란 아주 잘못된 표현이다.)의 손녀딸 노릇을 충분히 해왔으니까,”
점입가경(漸入佳境), 문재인 정부 여성 감동 인사의 정점은 바로 헌정 사상 최초의 조현옥(61) 청와대 인사수석 비서관이다. 인사가 만사인 정부 조직에서 청와대의 인사수석이야말로 모든 인사의 키맨(Keyman)이다. 조 수석은 벌써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서울시, 이화여대 등 민·관·학 등 다양한 유형의 조직을 경험했다.
서울시에서 함께 근무한 여러 공무원들의 조 수석에 대한 인물평만 들어봐도 감동 또 감동이다. 그들은 조 수석에 대해 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업무 파악이 빠르고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 입을 모았다. 조 수석과 2년간 함께 일했다는 한 과장급 공무원은 "합리적이고 똑똑한 데다 예의바르고 공정한 일처리를 잘 한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한 서울시 공무원은 "지나치게 동안(童顏)이라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라며 웃었다.
일찍이 맹자님은 이렇게 말했다. 세상의 중심은 사람이고 사람의 중심은 정치라고, 절치부심(切齒腐心), 충분히 사전에 집권을 준비해온 문재인 정부의 캐치프레이즈인 ‘사람이 먼저다’나 ‘사람 사는 세상’은 바로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우리의 문대통령님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위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우선적으로 모든 인사를 천거하는 인사수석을 여성으로 임명하고, 벌써 하나씩하나씩 유리천장 철거작업에 착수했다. 새로운 여성 시대의 새 문을 여는 단초는 이미 마련되었다. 초대 내각 여성 30% 기용 공약을 실천하려고 저렇게 애쓰고 있다. 단계적으로 임기 말까지 각료의 50%를 여성으로 임명하여 이 땅에 진정한 성평등을 실천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정작 공산당이 싫어 바람찬 흥남부두에서 목숨 걸고 월남한 부모님을 평생 모시고 산, 우리의 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모함한 이들은 그 누구인가?
열렬한 특전사 현역병사로 입대하여 대대장 표창까지 여러 번 받은 우리의 문대통령이, 안보에는 취약할 거라고 악선전한 사람들은 또한 사람다운 사람일까? 당선이 되자마자 우리를 둘러싼 열강 미.중.러.일 4강 외교를 강화하고, 우선적으로 방미하여 대한민국 외교 안보에 집중하는 문 대통령을, 종북이라고 가짜뉴스를 퍼뜨린 사람들이야말로, 내가 볼 땐 분명히 김정은을 이롭게 하는 종북 세력이라고 여겨진다.
첫댓글 정의(正義)?
무엇이 진정한 정의(正義)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정의(正義)를 지나치게 내세우면 포악(暴惡)해질 수 있고
그야말로 '내로남불'*의 아만(我慢)에 빠질 수 있음은 경험으로
짐작할 수 있다.
나 자신부터 '역지사지(易地思之),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늘 경구(警句)로 삼아야 하겠다.
밤은 가도 꿈은 남듯이*
오월은 간다. 녹음을 남기고...
<주>
* 내로남불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 정훈, '너는 가도야'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