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라백] 아베 신조가 죽었다. 호시절을 누리던 권력자가 정치적 앙숙도 아닌 개인의 원한때문에 길거리에서 객사하다니, 명성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죽음이다. 다만 죽기 직전까지 정치적 '신조'를 부르짖다 갔으니 우익의 '순교자'로 기록될 수는 있겠다. 타타타.
비극 속 희극은 또 있는데, 하필이면 김일성과 죽은 날이 같아서 내년엔 같은 날 제삿상을 받게 생겼다. 저승에서 김일성한테 걸리면 된통 얻어터질 게 뻔하니 가는 길 애둘러 가기를 권장한다. 가다가 심심하면 노래 한 곡 해도 좋지만 선곡을 잘 해야 한다. 연관 검색어 잘 못 골라서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르면 맞은 데가 더 아프다. 요단강 건널 때는 '산타 마리아' 말고 '아베 마리아'가 더 좋겠다. 일본 사람한테 왜 불교식이 아닌 기독교식을 강요하냐고 따지지 말자. 아베의 죽음에는 종교적 갈등이 시발인데 일본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베가 관련된 종교가 기독교계 신흥종교라고 한다.
물론 천하의 패덕자라도 그가 망인이 되면 눈에 침을 발라가며 우는 시늉이라도 해야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각국 정상들이다. 그들은 각각 '깊은 슬픔', '충격', '비통' 등등 '뻔한' 용어를 동원해 조전을 띄웠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존경받는 정치인'이라는 문장을 넣었다. 국내에 기생하는 토착왜구들에게 '오야붕' 같은 인물이니 나름 적절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 한편 이것이 대통령의 '진심'일까봐 두렵다.
국가 수장들의 외교적 수사는 그렇다 치자. 그런데 가만히 있으면 좋을 어느 재야(?) 정치인이 이때다 싶어 "민주주의 위기"라며 냉큼 숟가락을 얹는다. '민주주의'가 적절한 표현인지는 둘째 치고, '껀수'만 터지면 훈수를 두며 끼어드니 때리는 놈보다 말리는 놈이 더 밉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나라 걱정에 오늘도 노심초사인 그에게 모두 함께 오른손 올리고↑, 왼손 올려서↑, 박수~박수박~수박수~박수박~수박~을 쳐주자!
우리는 아베가 생전에 벌인 '패드립'을 기억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생'으로 비유하며 조롱한 발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며 노골적으로 전범을 추모하던 퍼포먼스, 우리나라를 '엿' 먹일 목적으로 시행한 치졸한 반도체 소재 '수출금지' 조치 등.
우리는 또한 80년 오월을 피로 물들인 군부 우두머리의 만행을 기억한다. 그는 골프도 치고 샥스핀도 먹으면서 만수무강을 누리다 '자연사'했다. 반면 인터넷에 기생하는 일각의 잉여무리들은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조롱하며 '패드립'에 열중이다. 그러면서 정작 이쁠 것 하나 없는 남의 나라 정치인의 죽음에는 '동방예의지국'을 동원하고 자빠졌다. 악인의 무덤에 침을 뱉겠다는 용자는 안 보이고 '똥파리'와 '벌레'들만 득실거린다. 삼복더위 오뉴월에 얼어죽을 예의일랑 집어 치우고 제발 국가의 기강, 자존심 좀 챙기자.
본 만평은 한국 네티즌본부에서 작성합니다. '경고: 변조 절대 금지'
◎ 원본 글: 서라백 시사만평| Click ○ ←닷컴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