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공공도서관의 황제내경 읽기에 와도 좋다는 전화가 왔다.
저녁 6시라 저녁먹기가 어중간하다.
점심을 먹고 금전산에 오르고 시간맞춰 참여하기로 하고 나간다.
온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르니 2시 40분쯤이다.
첫 만나는 사람들에게 땀냄새를 풍기지 않으려 천천히 걷는다.
나의 약한 심장은 금방 힘을 내느라 힘든지 열이 난다.
길바닥의 젖은 상수리를 외면하다가 천천히 가자고 몇 개 줍는다.
조망이 나타난 곳을 지나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걷지만 어느 사이 나의 걸음은
평소처럼 걷고 있다.
암봉 사이 도착 전에 앞 바위에 올라 쉰다. 낙안 민속마을은 지붕 이엉을 바꿔가고 있다.
낙안벌판ㄴ과 바위를 보며 차분히 쉬고 있는데 한 사나이가 올라오며
깜짝 놀란다.
동봉(오른쪽을 동봉, 건너편을 서봉으로 부른다.) 사이로 오르는데 혼자 오르기
위험했다고 한다. 창원에 사는데 낙안이 고향이라 자주 온다고 한다.
경상도 산악회원들이 동봉 사이에 길을 뚫어뒀다고 한다.
언젠가 휴양림쪽 능선을 타다 동봉 꼭대기엔 오른적이 있었지만 그 사잇길을 다 보지는 못했다.
나보다 한살 많은 그와 또 만나기로 하며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부지런히 숨차게 오른다.
그가 바위에 오래 서거나 앉아서 날 올려다 보고 있다.
몇번 온몸으로 밀어 올려 뒹굴듯 올라가야 하는 곳도 있지만, 바위 사이에
발 디디고 손잡을 곳이 있다.
단풍이 든 양쪽 암봉 사이로 극락전과 돌탑을 보고 뒷쪽으로 조계산 장군봉의 뾰족한 봉우리도 본다.
이제 고흥반도 좁은 목 양쪽으로 여자만과 득량만도 살짝 드러난다.
낙안 사나이한테 손을 흔들어 주고 금강암 뒤로 내려간다.
빗물에 드러난 불상 흔적으로 보고 극락문을 지나 달리듯 내려온다.
낙안온천 비씰 듯해 벌교에 나가 하기로 한다.
조금 싸다는 순천가는 쪽 주유소에 들러 주유하고 삼호병원 앞 사우나로 가니 거기도 7,000원이다.
6시 공공도서관 황제내경 읽기는 10명 정도가 낙안의 박인규 선생이 강의를 한다.
지난 시간에 공부한 음양에 대해 한시간 복습하고 오행에 대해 말하시는데
일상 생활과 관련지어 잘 설명해 내공이 있어 보인다.
8시가 넘어 얼른 나오는데 한 분이 한번 들어오면 못 나간다고 다짐을 준다.
배는 고프지 않은데 때가 지났으니 서둘러 바보에게 전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