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신곡을발표한 걸그룹 AOA가 호된 복귀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AOA의 두 멤버가 얼마 전 케이블채널 Mnet ;채널AOA'에서 역사 퀴즈를 풀며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것을 두고 뭇매를 맞았죠.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몰랐던
멤버 지민이 '간또깡(김두한의 일본식 발음)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지난 4월에는 tvN '코미디 빅리그'의 코너 '충청도의 힘'이 한부모가정을 비하했다는 질타를 받았습니다.
이 코너에 출현했던 여러 개그맨 중 특히 장동민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따가웠죠.
시계를 조금 더 앞으로 돌려보면 올해 초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는 MBC '마이리틀 텔레비젼'에서
대만기를 흔들었다가 정치적 이슈에 휩싸였습니다.
그의 행동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만 총통 선거전에 활용됐죠.
물론 세 사인의 성격은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작진의 책임'이 결여됐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있습니다.
대만기를 흔든 이는 쯔위였자만 대만기를 준비하고 이런 퍼포먼스를 대본에 넣은 건 제작진입니다.
편집할 기회가 있었지만 제작진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죠.
'충청도의 힘'의 경우 무대에 오르는 모든 코너는 작가가 함께 대본을 쓰며 PD의 최종 승인 과정을 거칩니다.
개그맨은 대본대로 행하는 무대 위 배우인거죠.
AOA 지민의 잘못은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몰랐다는 겁니다.
알았다면 '긴또깡'이라고 말하는 우를 범하지도 않았겠죠.
결론적으로 이런 모습이 대중의 공분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제작진만 몰랐을까요?
편집권은 '악마의 편집'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AOA, 장동민, 쯔위를 무조건 옹호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 지식의 부재와 논란이 될 만한 소재에 대해 제작진을 향해 '이건 아니다'고 말하지 못한 것
역시 그들의 잘못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연예인이 '동네북'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나 공무원보다 더한 도덕성과 지식, 인성을 요구받고
이에 부합하지 못하면 사정없이 난도질당합니다.
20대 총선 입호부자 중 40%가 전과자여도 별 관심 없던 이들이 연예인이 실수를 하면(범법 행위가 아니어도)
활동을 중단하라고, 즉 '밥줄을 끊어버리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역사교과서 논란을 다룬 기사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는 반면,
걸그룹의 역사의식 논란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흉이 생기면 도려 내는 것이 아니라 약을 바르는 것이 순서 아닐까요?
점점 용서와 관용이 없는 사회가 돼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