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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여년간 부단하게 혁신을 추구해온 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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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오디오에서 신화라 부를 만한 존재인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과 그의 이름을 딴 브랜드 ‘Mark Levinson’(하지만 그는 현재 회사를 떠나 첼로(Cello)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아메리칸 사운드의 대표격인 JBL의 창시자이자 알텍 렌싱(Altec Lansing)의 탄생에 큰 공을 세운 제임스 B. 랜싱(James B. Lansing), 그리고 시드니 하만(Sidney Harman)이 세운 하만 인터내셔널 그룹(Harman International Group)의 하만 카든(Harman Kardon) 등 오디오 브랜드를 살펴보면 앰프/스피커 제작자의 이름을 딴 브랜드가 여럿 눈에 띈다. 이번 리뷰에 등장하는 보스(Bose) 역시 미국 명문대학 MIT 공대의 전자공학 교수이자 음향학 박사인 아마르 G. 보스(Amar G. Bose) 박사가 1964년에 설립한 브랜드다. 보스사는 학자 출신인 보스 박사의 장점을 살려 MIT의 우수한 인재와 연구진을 영입하고, 첨단 컴퓨터와 측정 기기를 사용해 고품격 음의 재현에 중점을 둔 브랜드다. 이러한 보스사의 제품군은 수십 년간 이어져 내려온 스피커 이론과 기술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투입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보스만의 외부 소음 제거 기술인 ‘어쿠스틱 노이즈 캔슬링(Acoustic Noise Cancelling)’, 조그만 제품 속 공기를 증폭시켜 음량을 확대시키는 ‘어쿠스틱 웨이브 가이드(Acoustic Wave Guide)’, 실제 공연장 같이 11%의 직접음과 89%의 반사음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공연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다이렉트/리플렉팅(Direct/Reflecting) 스피커 개발 등 수많은 기술과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미 공군이 착용하는 헤드폰 또한 보스사의 기술이 투입되었고, 캐나다 캘거리 동계 올림픽, 프랑스 동계 올림픽, 바르셀로나 올림픽, 호주 시드니 올림픽 등의 공식 음향 공급업체가 되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보스사의 제품군은 초소형 스피커와 우퍼를 채택해 큰 공간감을 선사하는 홈시어터용 라이프스타일 스피커 시스템, 반사음을 사용해 두 개의 프런트 스피커로 센터, 리어음을 재현하는 3·2·1 홈시어터 시스템, 어쿠스틱 웨이브 가이드 기술을 사용해 제품 크기는 줄이고 명료한 저음을 구현한 웨이브 시스템, 어쿠스틱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채택한 ‘콰이어트컴포트(QuietComport)’ 헤드폰 시리즈, PC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컴패니언(Companion)’ 시리즈, 그리고 아이팟에 어울리도록 특별히 고안된 사운드독(SoundDock) 등 다양하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이팟이기에 알텍 랜싱이나 JBL 같은 오디오 전문회사에서 아이팟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 시스템을 다수 출시해, 보스에서 출시한 사운드독은 수많은 라이벌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보스의 사운드독은 경쟁 모델을 무찌르고 사과를 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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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로테이팅 독, AUX 단자 적용으로 차별화 추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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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사운드독 포터블은 이미 이전에 출시되어 호평 받았던 사운드독의 개량형 모델이다. 때문에 디자인 및 성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매우 매력적인 제품이 되었다. 우선 사운드독은 220V로만 사용 가능한 데 비해 사운드독 포터블은 동봉된 어댑터에 다양한 종류의 콘센트 소켓이 포함돼 있어 필요에 의해 바꿔 끼울 수 있도록 돼 있다. 허용 전압은 100V~240V의 프리볼트. 미국,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인 만큼 큼직한 어댑터 옆에는 케이블을 말아 넣을 수 있도록 홈을 넣어 선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아이팟 제품을 도킹하는 독이 고정되었던 사운드독과 달리 사운드독 포터블은 ‘로테이팅 독’을 채용해 독을 180° 회전시켜 내부에 수납시킬 수 있다. 사운드독은 별도의 오디오 단자를 지원하지 않았는데, 사운드독 포터블은 후면에 AUX 단자를 지원해 PC나 MP3 플레이어 등 포터블 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때 불필요한 아이팟 독을 숨겨 미관을 좀 더 보기 좋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손으로 독의 왼쪽을 잡아 오른쪽으로 돌려 넣고 독을 뺄 때는 오른쪽 면을 살짝 터치해주면 된다.
또한 사운드독 포터블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내장해 별도의 전원 연결 없이 외부에서 10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굉장한 장점으로 보스의 스피커 대부분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동시에 크기 이상의 볼륨을 들려주는 만큼 MT나 야외 행사장에서 사용하기에도 딱 좋기 때문이다. 돗자리와 꽃나무, 그리고 사운드독 포터블만 있으면 야외 어디서는 음악을 즐기며 꽃놀이를 할 수 있다. 업체 측에서는 최대 볼륨에서 4시간, 통상적으로는 최대 15시간가량 재생 가능하다고 얘기하는데, 실제 7~10시간 정도 사용 가능하니 재생 시간도 꽤 긴 편이다. 슬림하고 자그마한 사이즈 덕분에 휴대성도 우수하다.
요약하자면, 사운드독 포터블은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 가능한 어댑터를 기본 제공하며, 사용 중에 언제라도 어댑터를 제거하고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다. 로테이팅 독을 채용해 이동 시 부피를 줄일 수 있고 AUX 단자를 더해 다른 기기와의 호환성을 높였다. 대신 사운드독보다 가격이 올랐으니 구매를 희망하는 아이팟 유저라면 활용도에 맞춰 고민한 후 선택해야 할 듯하다. |
3.금속 그릴, 하이글로시 마감의 세련된 디자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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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는 전류를 주입해 보이스코일을 움직여 그로 인해 발생하는 진동으로 음을 만들어내는 기기다. 그렇기에 인클로저와 유닛이 크고 용적량이 클수록 풍부한 소리를 내기 쉽다. 즉 ‘제품이 커지면 최대 볼륨도 커진다’는 단순한 논리를 통용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개량에 의해 용적량을 줄이면서도 음량을 풍부하게 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보스의 스피커 제품군은 다윗의 덩치에 골리앗의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사운드독 포터블 역시 자사의 어쿠스틱 웨이브 가이드 기술을 채택하고 유닛에 자성이 강한 네오디뮴 마그넷을 사용해 제품 슬림화를 꾀하고 소리는 강화할 수 있었다.
독을 닫을 경우 두께가 10.3cm에 불과할 정도로 슬림하며, 후면 상단에는 유닛이 움직이며 발생하는 내부 공기를 바깥으로 빼내는 덕트가 손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등 기능성을 최대한 살린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제품 전면에는 보스의 PC 스피커 시스템에 채용되는 금속 그릴이 동일하게 씌어져 있으며, 그 외에는 검정색 하이글로시로 마감되어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사운드독 포터블에는 조작을 위한 별도의 버튼이 없어 매우 간결한 인상인데, 제품 우측면에 볼륨 조절을 위한 터치 버튼만이 두 개 보일 뿐이다.
제품 구입 시 무료로 제공되는 리모컨은 본체와 같은 후면 블랙 하이글로시 재질에 전면부가 고무 재질로 되어 있는데 쫀득쫀득한 버튼의 키감이 무척 좋아 ‘누른다’는 느낌이 확실히 전해져온다. 제품 볼륨을 조정할 시엔 그릴 안쪽 가운데서 녹색 LED가 점등되며 충전 중일 때는 오렌지색 LED가 점등돼 아름다움을 더한다. |
4.중저역이 강하고 해상력이 발군인 재생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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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은 매우 주관적인 요소이며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다. 고가의 하이파이 스피커라면 순도 높은 부품을 양껏 투입해 가격대 별로 어느 정도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소리를 들려주지만, 저렴한 PC 스피커의 경우에는 음질 차이가 들쭉날쭉해 꼭 금액에 상응하는 소리를 얻을 수 없다. 그렇지만 보스의 제품은 놀라우리만치 풍성한 음량을 들려준다. ‘저깟 것이 얼마나 소리가 좋겠어?’하고 볼륨을 최대한으로 올렸다가 소리가 너무 커서 황급히 볼륨을 줄였다. 보스의 소리 증폭 기술은 언제나 놀라운 충격을 안겨준다. 게다가 중음역대와 고음역대의 풍성함은 보스 상위 모델의 그것과 흡사하다. 찰랑거리는 소리, 윤기가 더해진 음, 생동감이 느껴지는 재생음. 사운드독 포터블은 해상력이 매우 우수하며 여운이 남는 음을 들려준다. 단적으로 말해 ‘음악을 듣는다는 것=즐거움’이라는 등식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다만 고음역대는 중저역에 비해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그렇기에 클래식의 오케스트라보다는 팝, 재즈, 소편성 같은 음악에 더 적합하다.
어댑터와 연결 중일 때나 충전지로 야외에서 들을 때나 음질의 변화가 없다. 시청 공간의 제약이 없으며 작은 체구지만 스테레오감도 제법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아이팟 제품과의 매칭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제품이지만 MP3 플레이어나 PMP와의 궁합도 좋아 영화감상 시에도 만족스러운 음을 들려준다. 준민한 반응속도보다는 한껏 축적된 음을 발산하는 듯한 생동감이기에 영화에서 더 기분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5.가격 이상의 가치를 하는 스피커 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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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독은 PC 스피커로도, 아이팟의 파트너로도 좋은 데다 디자인, 음질 모두 만족스럽다. 게다가 단점이랄 수 있는 점들은 사운드독에서 포터블로 넘어오면서 대부분 개선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단점이 있다. 우선 유니버설 독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가장 큰 단점일 듯하다. 사운드독에 직접 USB 선을 연결할 수 없으니 아이팟과 PC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도킹을 해제해 따로 PC와 연결해야 한다. 이것 참 불편하게 만든다. 리모컨이 제공되는 관계로 본체에는 볼륨 조절 터치 버튼만 존재한다. 하지만 리모컨 분실 시에는 조작하기가 역시 불편하다. 게다가 아이팟 나노가 워낙 얇다 보니 다음 곡으로 넘기려고 아이팟 나노를 꾸욱 누르면 도킹 크래들에서 제품이 살짝살짝 밀린다. 한 손으로 아이팟 나노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휠을 눌러야 할 상황. 기왕 터치 버튼을 달아놓은 거 반대쪽에 ‘FF’, ‘REW’ 같은 감기 버튼도 달아서 살짝 터치하면 한 곡씩 이동, 누르고 있으면 감기 기능 됐더라면 리모컨이 없어도 편리했을 텐데 말이다. 간단하게 따져보면, 보통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저렴한 2채널 PC 스피커 최저가가 6,000원~10,000원가량 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2채널~2.1채널 PC 스피커 시스템도 대개 2만 원~10만 원 정도면 꽤 쓸 만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반면 보스 사운드독 포터블의 가격은 대략 50만 원대 초반. 결코 대중적인 가격은 아니다. 그러나 이동수단으로 차를 구입할 때에도 경차나 소형차를 구매하는 이가 있고, 어떤 이는 스포츠카를, 어떤 이는 SUV를, 또 필요에 따라 어떤 이는 고급 세단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 같이 여러 종류의 선택으로 나누어지는 것은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수단’ 이상의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PC용 스피커, 혹은 MP3 플레이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 시스템 역시 필요에 따라 그 종류와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보스의 사운드독 시스템은 아이팟이라는 세계적인 히트상품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팟 사용자들에게 매우 탐나는 제품이 된다. 거기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슬림함, 고음질 및 고출력의 성능 또한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될 것이다. 거기에 로테이션 독으로 변경하고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추가함으로써 또 한 차례 원가상승이 이루어졌다.
가격이 비싸다면 이전 모델인 사운드독을 구입하면 된다. 그러나 타 기기와의 호환성과 휴대성이 필요한 이라면 그 가치만큼의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입하고 싶어 할 것이다. 보스의 음향 시스템을 한 번이라도 겪은 이는 제품의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보스 제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점과 가치가 무척 크기 때문이다.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제품들 중에는 디자인에 치우친 나머지 성능이 기대 이하이거나 성능은 좋으나 디자인이 왜소한 제품들이 꽤 많다. 하지만 보스의 제품은 성능-디자인 모두 수준 높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준다. 보스 스피커가 명품이라 불리는 까닭이다. 처음 보스 제품을 들었을 때, 필자 역시 왜소한 체구의 제품을 보고 비웃었었다. 하지만 막상 재생되는 소리를 들었을 땐 그 박력에 압도되었다. 100인치 스크린 양 옆에 주먹만하게 달린 큐브 스피커가 스펙터클한 전쟁영화의 진동, 효과음, 현장감을 고스란히 재생해냈기 때문이다. 그 제품은 바로 보스의 홈시어터 시스템, 라이프스타일이었다. 그 후 보스의 제품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보스의 특허 기술이 제안하는 새로운 음악 감상법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간편하게 음악을 즐기고 싶을 때, 시끄러운 곳에서 소음을 차단할 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들어 있는 보스의 헤드폰 ‘콰이어트컴포트2’를 사용한다. PC로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PC 스피커 역시 동사의 컴패니언 시리즈로 교체했다. 새로운 제품을 접할 때마다 기대감을 갖게 하고, 그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보스의 성능. 그 가치는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조그마한 제품은 저렴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큰 가치를 작은 그릇에 담을 줄 아는 보스의 저력은 사운드독 포터블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필자는 지금 컴패니언 시리즈를 처분하고 사운드독 포터블을 PC 옆에 두어야 할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 고민이 커질수록 요상하게 기쁨도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