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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육아' 마다치 않는 부모님, 건강 괜찮을까*^*
노년기 손주 육아부담에 '손목건초염·관절염·우울증' 늘어
주말이라도 육아부담에서 벗어나도록 자식들이 노력해야
서울의 관절전문병원 몇곳에 인터뷰에 필요한 환자를 부탁했다.
환자의 조건은 손자나 손녀를 돌보느라 무릎이나 손목 등
관절 건강에 문제가 생겨 현재 치료를 받는 경우였다.
병원들의 회신은 매우 빨랐다.
그런 환자들이 적잖기 때문에 섭외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환자 섭외를 부탁한 지 1시간도 채 안 돼
A병원에 다니고 있는 박모(68.여)씨와 전화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박씨는 서울과 지방에서 각기 맞벌이 중인
아들 부부의 3살(손녀), 5살(손자) 아이를 2년째 거의 혼자 돌보다시피 한다고 했다.
원래는 주중 저녁과 주말에는 아들 부부가 아이들을 데려가는 게 양육 전 약속이었지만,
공무원인 며느리가 지방으로 발령을 받은 이후부터 평일은 거의 종일 아이를 돌본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손목이 욱신욱신 쑤시는
통증이 오기 시작해 병원을 찾은 결과 '손목건초염'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다.
*^*황혼육아’ 골병*^*
맞벌이 가정의 절반이 조부모에 육아 맡겨
퇴행성 척추염-퇴행성 무릎 관절염에 노출
부모님께 육아를 맡기는 직장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맞벌이 가정 510만 가구 중
절반에 해당하는 250만 가구 가량이 조부모가 육아를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아동보육 실태 조사에서도 국내 0~3세 영유아의 70% 이상이,
미취학 아동의 35%가 일과시간(09~18시)에 조부모나 외조부모의 돌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대신 아이를 돌보는 ‘할빠’(할아버지+아빠), ‘할마’(할머니+엄마)와 같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황혼육아는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건강증진의원 양지애 과장은
“황혼육아를 담당하는 어르신들에게 가장 흔한 질병은 퇴행성 척추염 및 퇴행성 무릎 관절염이다.
쪼그려 앉아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를 안고 앉았다 일어나면서
무릎 및 허리에 힘을 주는 자세를 가장 피해야 한다.
즉, 무릎과 허리 등 이완된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증상이 발생하면 충분한 휴식을 갖고, 증상의 호전이 없을 시에는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하루 10만 회 움직이는 관절
인체에는 140여 개의 관절이 있고, 그 관절이 하루에 움직이는 횟수만 10만 회 정도가 된다.
그러다 보니 관절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젊은 나이부터 노화가 시작되어,
40대의 90%에서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다.
아이를 안고 업는 과정을 반복하면 손목, 어깨, 허리, 무릎 등에 영향을 주어
연골 파열, 인대 손상 위험이 증가해 이러한 퇴행성 관절질환을 가속시킬 수 있다.
황혼육아 평균 시간은 주 5일(47시간) 이상이다.
주 5일 이상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아이를 돌보는 것은 사실 젊은 사람들에게도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다
. 노화로 인해 관절이나 디스크 등이 이미 쇠약해진 상태에서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육아로 인해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다.
2012년 국립국어원은 황혼육아로 육체·정신적 질병을 얻은 상태를 일컫는 ‘손주병’을 신조어로 추가했다.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황혼육아, ‘손주병’에 고생하지 않으려면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돌보아야 할까?
# 손가락이 아프다
7~10kg 되는 아이를 안을 때 보통은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들어올리기 때문에
엄지손가락과 손목 사이의 힘만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건초염’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
건초염은 손가락의 근육과 힘줄이 반복적인 충격을 받아
손안에 있는 건초(손의 힘줄을 에워싸고 있는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오랜 기간 누적되어온 피로에 의해 나타난다.
건초염이 생기면 엄지손가락을 잘 움직이지 못하고,
주먹을 쥐거나 문을 열기 위해 열쇠를 돌리는 등 손가락에 힘을 줘야 하는 행위에서도
쉽게 통증을 느끼며, 심하면 엄지손가락이 붓고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손가락과 손목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하던 일을 멈추고 10~20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스트레칭도 통증 완화에 좋다. 정면을 향해 손바닥을 편 뒤 엄지손가락 힘을 빼고
손가락 아래 도톰한 부위에 나머지 네 손가락이 닿도록 구부린다.
이렇게 ‘쥐었다 폈다’를 약 10회 반복하면 긴장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 손목이 자꾸 시큰거린다
아이를 안고 젖병을 물리고, 하루에도 수십 번
기저귀를 갈고, 손수건이나 기저귀를 손빨래하고….
이런 반복적인 육아활동에 가장 먼저 고통을 호소하는 곳은 손목이다.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손목의 시큰거림을 모른 척 외면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발전하게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갑자기 무리하게 손목을 사용하는 상황이 늘어날 경우,
손목터널(손목 앞쪽 피부조직 밑에 뼈와 인대들로 형성된 작은 통로)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통증과 함께 손바닥과 손가락 끝에 전기가 오듯 찌릿한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움직이기도 힘들게 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손목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더운물에 20~30분 찜질하면 증세가 완화된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 안거나 업기는 30분 이내로
아이를 돌보는 일은 곧 하루 종일 아이를 안고 있다는 말이다.
손이 가장 많이 가는, 돌이 막 지난 아이의 체중은 보통 10kg.
이 아이를 안으면 무릎에는 아이 체중의 3배인 30kg의 하중이 실린다.
아이를 안고 내려놓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퇴행성 척추 통증 및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여성 환자 74만 명 중
50세 이상 여성이 92%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나타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주지만, 아이를 안거나 업는 시간은 3
0분 이내로 하도록 하고, 그 후에는 충분히 관절을 쉬게 할 것을 권한다.
손빨래 시 욕실 바닥에 쪼그려 앉는 것보다 허리 높이의 세면대나 싱크대에서 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를 안아 올릴 때는 무릎을 굽히고 서서히 일어나도록 하고,
가슴과 밀착해 안아야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 일 수 있다.
오랫동안 한 방향으로만 안지 말고 자세와 방향을 달리하여 아이를 안는 것도 바람직하다.
# 관절 건강을 위한 육아 노하우#
1. 식탁에 일거리를 놓고 의자에 앉아 일한다.
2. 바닥 청소할 때 봉걸레를 이용해 허리와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3. 아기 안는 횟수를 줄이고 유모차나 아기침대 등 보조기구를 자주 사용한다.
4. 잠들기 전, 누워있는 상태에서 다리를 쭉 편 채 번갈아 들어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5. 아이를 돌보지 않는 날에는 수영이나 산책 등 몸을 가볍게 풀어주는 운동을 한다.
*^*관절 건강*^*
찬바람 부니 무릎-허리가 욱신거린다고?
지속적으로 통증 나타난다면 관절염 의심
찬바람이 부는 요즘, ‘아이고 삭신이야’, ‘뼈마디가 쑤시네’ 등
무릎-허리 등이 욱신거리고 아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만일 지속적으로 관절 통증이 나타난다면 ‘관절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 여가 활동 많아지면서 젊은 세대도 위협
주부 김모(58)씨는 날씨가 쌀쌀해지자 앉았다 일어나기도
힘든 무릎 탓에 집안일을 거의 놓다시피 했다.
몇 년 전부터 무릎 통증을 느꼈지만 나이가 들면 다 그런 거라는 핑계로 방치해왔고,
시간이 지날수록 무릎은 점점 더 뻣뻣해졌으며,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김씨는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활발한 성격의 대학생 최모(22)양은 종종 아침에 손가락이 욱신거리며 부었지만
, 평소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최근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고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한창 왕성한 시기에 관절염이라니, 최양은 의아할 뿐이다.
관절염이란, 말 그대로 관절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종류에는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해
외상 후 관절염, 화농성·결핵성 관절염, 건선 관절염 등 다양하다.
요즘에는 특히 노화에 따라 연골이 닳은 퇴행성 관절염이 증가하고 있는데,
심각한 점은 비만한 젊은 세대, 과도한 운동으로
무릎에 무리를 가하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스포츠 등 여가 활동이 많아지면서 인대-반월상연골 손상 등도 증가하는 추세다.
# 계단을 오르내릴 때 아프시다면…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 내의 연골이 닳고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을 말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가량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여성이 퇴행성 관절염에 취약한 주원인 중 하나는 폐경에 의한 여성 호르몬의 분비 감소를 꼽을 수 있는데,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면 관절 연골이 약해지고 골밀도가 낮아져 상대적으로 연골이 손상되기 쉽기 때문이다
.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어 같은 강도의 충격이라도 관절에 더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증상으로는 ▲통증 ▲붓기 ▲관절 변형 ▲관절 운동 감소 ▲관절 강직 등이 있으며,
계단을 오르내릴 때 특히 심해진다. 이 중에서도 통증은
날이 춥거나 습기가 많은 날씨에 악화돼 일상생활을 하는 데까지 지장을 준다.
비만인 경우에도 무릎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무릎은 척추와 더불어 우리 몸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관절로,
체중이 증가하면 그만큼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커지게 돼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 및 그 정도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오랫동안 앓고 있는 경우에는
관절 주위의 근육이 퇴화되어 있고 안짱다리와 같은 변형을 동반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경우, 움직이는 것이 귀찮고 쉽게 피곤해져 운동량이 점차 줄게 되는데,
이는 근육의 힘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체중도 증가할 수 있어 통증을 가중시키게 된다.
관절염 환자가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면 통증이 악화돼 거동이 더욱 어려워진다.
치료하는 방법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요법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하지만 모든 치료법을 시행한다고 해도 이미 퇴화한 관절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고,
단지 유발된 증상을 완화하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만약 관절염이 이미 진행된 상태라면 약물치료 등으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이와 함께 관절 주변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 치료 늦어지면 기능 떨어뜨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 현상으로 관절의 연골이 닳아 없어져서 생기는 병인 데 반해
류마티스 관절염은 만성-전신성 염증관절염으로,
관절액을 만드는 활막에서부터 염증이 생겨서 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손 관절을 예로 들면, 퇴행성 관절염은 손가락 끝 마디가 딱딱하게 굵어지는데,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중간 마디나
손등과 손가락의 연결 부위인 중수지관절, 손목관절이 붓고 열이 난다
.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 인구의 약 1% 정도가 앓고 있으며,
환자의 80%는 주로 30~40대고, 여자가 남자보다 3배 정도 더 많다.
이 질환은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흡연, 감염, 여성호르몬 등의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관절 중에서도 특히 손가락 관절이나 손목이 붓고 열이 나며, 3곳 이상의 관절 부기가 6주 이상 지속된다.
이때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이런 증상이 수개월에서 수 년 동안 지속되면 관절이나 주위 조직이 손상되면서 관절의 변형이 올 수 있고,
만성 염증으로 인한 전신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일 경우,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관절 변형과 파괴를 초래해 외형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관절의 기능까지 떨어뜨려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통증 완화
관절염 치료는 통증을 경감하는 것이 치료의 1차 목표이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관절 변형과 손상을 막는 의학적인 관해(Remission) 상태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발병 이후 1~2년 내에 급속도로
관절이 변형되는 질환으로, 한번 변형된 관절은 회복하기 어렵다.
질환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통증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거나
잘못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법은 관절염이 발생한 관절의 가동 범위 운동을 포함해서 적절한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다.
병이 잘 조절되는 상태에서 적당히 운동하는 것은 관절을 지지하는 근육과 인
대들을 튼튼하게 만들어서 관절기능 손실을 최소화시킨다.
아울러 불필요한 약물이나 무분별한 건강식품 섭취를 지양하고,
관절염을 극복하고 조절하겠다는 적극적인 신념과 함께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바람직한 운동으로는 ‘스트레칭’이 꼽힌다.
스트레칭은 집 안에서도 쉽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절에도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몇 가지 동작만 반복적으로,
또한 규칙적으로 시행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은 기본적인 동작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누운 자세나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관절을 최대한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인데,
이때 한 동작을 30초 동안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체중의 부하가 적은 수영이나 걷기, 자전거타기 등이 추천된다.
수중에서 하는 에어로빅(아쿠아로빅)은 무릎관절에 체중의 부하가 줄어들고
물의 저항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근력 발달을 가져와 관절염 환자에게 좋다.
이처럼 운동을 하면 약해진 근육이 튼튼해지고 아픈 것도 줄어들며
체중관리도 용이해져 활동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좋아 우울과 불안감도 감소하게 된다.
*^*부모, 자식, 손주…끝없는 '뫼비우스의 띠' 황혼육아*^*
트리플케어에 내몰린 50·60세대…수고비도 거의 없어
"가족 부양과 노후준비 사이에 적절한 균형 찾아야"
경기도 파주에 사는 김 모(62) 씨는 주중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머문다.
딸 집에 상주하며 손주를 봐주기 위해서다.
직장에 나가야 한다며 "울며불며 애 봐달라는" 딸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남편(65)과 주말부부로 지낸 지 벌써 1년. 딸과 사위는 여전히 바쁘고, 김씨가 얻은 건 수시로 찾아드는 통증이다.
지난 15일 저녁 삼성동에서 만난 김씨는 "손목이며 허리며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했다
김 씨처럼 황혼 육아에 뛰어든 이들이 적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부 2명 중 1명은 부모님께 육아 도움을 받는다.
문제는 김 씨와 같은 50·60세대가 자칫 '트리플케어'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성인 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더블케어' 가구가
손자 육아까지 떠맡을 가능성이 크고 빈곤층이 될 여지도 높다고 우려한다.
◇ "내 처지가 서글프다"…노부모·성인 자녀에 손주까지 돌봐
"시어머니가 작년에 치매가 와서 지금 요양병원에 계세요.
비용은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 들죠. 주말에 가볼 때가 많고,
평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아들 내외 손주를 보고 있어요."
경기도 성남에 사는 박 모(53) 씨는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하소연했다.
박 씨는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는데, 손주까지 봐야 하니 내 처지가 서글플 때가 있다"며
"가끔은 손주를 보고 집에 돌아와 밀린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화가 울컥울컥 치민다"고 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간한 '2018 미래에셋 은퇴라이프 트렌드 조사' 보고서를 보면
노부모와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50·60세대 '더블케어' 691가구 중
손주 양육에도 참여하고 있는, 이른바 '트리플케어' 상태에 놓인 가구는 39가구다.
일반적으로 손주가 있는 가구의 절반 이상은 황혼 육아를 경험한다.
주된 이유는 맞벌이가구의 증가에 있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6년 30대 가구주 가계의 맞벌이 비중은 44.6%에 이른다.
젊은 세대가 맞벌이를 지속하려면 어린 자녀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다.
◇ 황혼 육아 수고비 55만 원…못 받는 경우도 태반
황혼 육아는 증가추세지만 경제적 보상은 적다.
트리플케어 중인 50·60세대 10가구 중 3가구(28.2%)만이
손주를 돌보며 자녀에게 정기적으로 양육수고비를 받았다.
매월 약 55만 원 정도다. 양육수고비를 받지 않는 경우는 43.6%에 달했다.
손주를 돌보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 체력의 소진을 고려하면
고강도의 노동인데 무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조부모가 양육비 받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2015년 황혼 육아를 하는 조부모 500명 중
자녀 양육비를 받지 않는 112명을 대상으로 이유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는 '자녀가 경제적으로 빨리 안정됐으면 해서'(52.7%)라고 답했다.
뒤를 이어 내 손주이므로 양육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37.5%)였다.
조부모는 손주를 돌보며 제일 힘든 건 '체력적 한계'(55.6%)라고 답했다.
스트레스로 심장 등 신체적 질환이나 우울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2003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4년간 일주일에 9시간 이상
손주를 돌본 60세 전후 노인 1만여 명을 조사했더니 동년배의 다른 노인들에 비해
심장병 발병률이 5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 10명 중 7명은 여건만 된다면 손주를 그만 돌보기를 원했다.
◇ 50·60세대 노후준비 미흡…사회 전반 관심 필요
전문가들은 수명 연장과 취업난, 만혼 등으로
트리플케어가 보편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50·60세대가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노후생활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성인 자녀와 노부모에게 매월 생활비를 주고 있는
더블케어 가구(491가구) 중 케어 푸어 가구는 108가구로 전체의 22%다.
케어 푸어 가구는 현재 월 소득 대비 가족 부양(성인 자녀와 노부모 생활비 지원)
지출 비율을 산출해 이 비율이 상위 25%에 해당하는 가구다.
심현정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50대와 60대는
성인 자녀와 부모를 부양하면서 노후생활까지 걱정해야하는 세대"라며
"노후준비 자금을 먼저 준비한 뒤 나머지 금액으로
자녀를 지원하는 등 가족 부양과 노후준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혼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제도 개선 및 관련 정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 박사는 "육아는 이미 사적 영역이 아닌 공
적 영역"이라며 "중앙정부가 주당 40시간 이상 근로하는
맞벌이 부부에 한해서 조부모의 양육수당 지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지난해 12월 '할마할빠법(아이돌봄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손자·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고
조부모가 손자·손녀와 동반할 경우
공공시설이나 여가문화시설 이용료를 감면해주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