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공룡능선 등정을 해냈습니다. 마등령까지 안내해주신 박지은 대장님, 감사합니다!
2년 정도 등산하며 이번 설악산 종주가 가장 힘들었지만 또한 가장 멋진 날이었습니다. 끝청과 중청, 소청에서 상고대와 운해를 보았고 공룡능선과 마등령->비선대 가며 완전 청명한 날씨 속 설악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 코스는 한계령->끝청->중청대피소->소청->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소공원
출발은 한계령휴게소. 새벽 3시에 등산로 입구가 열립니다. 한계령삼거리 가는 길이 경사가 있고 길이 험해 2.3km 1시간 반 만에 도착합니다.
추운 날씨에 올라갈수록 길에 눈이 많이 보여 걷는 속도가 느려지네요. 끝청봉에 가까이 가자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올해 첫 상고대를 생각도 안했는데 오늘 산행에서 보네요. 춥고 길은 미끄럽지만 기분 최곱니다. 끝청까지 5.4km 2시간 15분.
중청까지 40분 정도 결려 도착하니 7시반으로 일출은 끝나있네요. 대신 중청은 물론이고 대청봉을 비롯하여 보이는 곳마다 상고대와 운해 세상입니다. 공기는 깨끗하고 바람이 없어 천만다행입니다.
중청대피소에서 30여분간 쉬며 아침을 해결합니다. 이때 마침 산악대장님과 두 여자분이 공룡능선으로 향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따라가기로 합니다. 나에게는 초행길에 어렵다는 코스라 혼자 가기 두려운데 천만다행입니다!
대청봉 왕복은 생략하고 바로 소청봉을 거쳐 희운각으로 갑니다. 아이젠은 준비했지만 착용할 정도의 눈은 아닌 것 같아 그냥 가는데 그래도 미끄러워 조심해야 되고 시간이 걸립니다. 한창 공사중인 희운각에 도착하니 9시반이 넘었네요. 중청대피소에서는 1시간 25분, 처음 출발부터는 6시간반 넘게 걸린거죠.
공룡능선 5.1km 가는 길은 눈은 없어 미끄럽진 않지만, 여러번 오르고 내리느라 여간 힘든게 아니네요. 그렇지만 가는 내내 설악의 진면목을 즐기며 갑니다. 어제까지 내린 눈/비로 대기에 먼지가 없고 날씨가 청명한 날에 여기 온게 천복을 받은거죠. 희운각에서 천화대, 1275봉(오르지는 못했지만), 나한봉을 지나 마등령삼거리까지 5.1km 4시간 10분 걸렸습니다.
마등령에 도착한 시각이 13시50분.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비선대, 소공원을 거쳐 C지구 상가까지 3시간이면 가겠지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비선대 내려가는 3.5km가 계속 너덜길로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다리에 힘이 빠져 자칫 다칠 위험이 있어 시간이 걸리다 보니 2시간 반 걸렸습니다. 비선대 도착시간은 16시 20분.
소공원까지 속도를 내어 걸은 다음, 택시 타고 C지구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미안하게도 약속시간에 15분 지각했네요.
전체적으로 앱에 찍힌 거리는 21.28km이고 소요시간은 설악동 소공원까지 14시간 5분(쉬는 시간 포함)입니다. 산악회의 기준 시간은 13시간인데 1시간 이상 초과된거네요. 끝청봉에서 희운각까지 길이 미끄러워 시간이 많이 걸린 이유도 있지만 오늘 함께 산행한 우리의 산행 실력이 아직은 부족해서 그런거죠.
오늘 약간의 추위와 미끄러운 길 때문에 고생했지만 뜻밖의 상고대와 운를 감상하였고 공룡능선을 넘으며 설악의 아름다운 산세를 실제 내눈으로 100% 담아가는 행운을 가진 하루였습니다. 마등령까지 우리를 이끈 대장님과 함께 한 두분의 산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멋진 상고대 만나셨군요.
사진 후기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좋은기회 놓치지 않고 잡으셨네요.
후기 잘보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곧 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운이 좋았어요.
멋지시네요~ 저두 가고싶어서 계속 남들 오른것만 쳐다보며 열심히 마음 다잡는중입니다! 꼭 가고싶네요!
예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날 오색으로 올라 보름달과 동행하며 아 오늘은 일출도 볼수있을것 같아
빠른속도로 대청봉에 도착 일출과 상고대와 정말 행복했어요
중청에서 아침 간단히 식사하고 소청과 봉정암 가야동 계곡은 너무 미끄러워 몇번 꽈당하고
백담사계곡으로 방향을 바꾸어 여유있게 하산을 했네요
일출 상고대 단풍 설악에서 이런 행운을 또 만날수 있을까?
맞아요. 이런 행운은 자주 오지않죠?